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핵가족은 부모됨의 선행경험과 자녀양육에 대한 정보와 교육을 충분히 제공받기 어렵다. 이는 결국 자녀양육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져 어머니의 심리적인 안정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Kim & Yun, 2014). 가족구성원의 축소, 마을길이 사라지고 폐쇄적고립적 주거지 환경의 정착이라는 현 조건에서, 양육자들의 커뮤니티는 더욱 어려워졌다. Lee and Ok(2001)은 어머니의 육아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사회적 네트워크라는 것을 시사하며, 어머니들이 서로의 육아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교류의 장소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육아세대의 양육 스트레스의 완화를 위해 육아세대 간 교류와 돌봄 품앗이가 주효하지만 양육자 간 교류가 빈번히 일어나지 못하고 커뮤니티 형성이 어려운 실정이다. 성인 위주로 계획된 주거지 외부환경은 육아환경으로서 부적절하여 ‘어린 자녀를 데리고 나갈 엄두가 나지 않은’ 육아세대들은 집안에 ‘갇혀’있다. 육아세대들이 커뮤니티를 도모할 만한 공간은 부재하고, 양육을 위한 정보 및 서비스를 제공받을 만한 경로 또한 체계적이지 않다.
옥외공간의 질이 양호할수록 선택적 활동이나 사회적 활동의 발생량이 증가하게 되고(Kim & Moon, 2011), 물리적 공간이 사람과 사람 간의 약화된 공동체 의식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거점의 역할을 하므로(Baik & Park, 2002), 모임 장소(gathering place) 개발이나 주민공동체 형성을 위한 정책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물리적비물리적 커뮤니티계획 또한 어린 자녀를 동반하기에 적절치 못한 계획이라면 육아세대들은 여전히 소외되고 커뮤니티 형성이 어렵게 된다.
주거지 외부환경과 커뮤니티 공간은 모든 주민들이 사용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화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일상생활에서 자녀를 동반하여 활동할 수밖에 없는 육아세대의 특수한 상황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채 주거지 커뮤니티공간이 계획되어져서 육아기 세대들은 주거지 사용 및 커뮤니티 형성에 불편을 겪고 있으므로, 그들의 경험과 요구를 면밀히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한편, 육아기에 있어서 커뮤니티 형성은 육아의 사회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육아활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커뮤니티는 서로간의 육아 스트레스가 경감될 뿐 아니라, 지역의 공동체성 회복으로도 이어진다. 지역의 공동체성 회복은 육아를 돕는 형태로 선순환된다. 더욱이, 함께 자란 자녀들의 커뮤니티 형성은 ‘대물림되는 공동체성’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Kim, Lee, and Lee(2015)의 연구에 의하면, 공동주택단지 주민들이 이웃과 교류하게 된 계기로 ‘우연한 만남’다음으로 ‘육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육아’는 이웃을 연결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데 영향력 있는 동기가 된다. 육아커뮤니티를 지원하는 환경에서의 후세대 자녀출생은 곧 주민공동체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출발선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육아커뮤니티의 특성에 주목하여 주거지 외부공간과의 관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육아세대에게 초점을 맞추어, 양육자들의 육아커뮤니티 특성 및 장소 경험, 주거지 외부공간에 대한 인식 및 문제점 그리고 개선요구를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최종목표는 육아커뮤니티환경 세팅이라는 결과물이며, 탐색적 연구로 주거지 유형별 비교를 통해, 육아커뮤니티를 형성하도록 지원하는 환경요소들을 도출하여, 육아환경복지 정책 수립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II. 연구의 범위 및 방법
1. 연구 범위
1) 공간적 범위
본 연구에서의 주거지 범위는 양육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어린 자녀와 함께, 혹은 유모차를 이용하여 보행하여 다닐 수 있는 보행권 거리(8001000m)로 정의한다.
주거지내 커뮤니티 공간 범위로 Seo(2008)는 공동주택단지 내(시설형공간형동선형 커뮤니티 공간)와 공동주택단지주변(근린생활공간)으로 분류하였고, Hwang(2007)은 외부공간의 커뮤니티, 주거지의 매개공간, 실내공간의 커뮤니티로 구분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다세대주택 주거지의 경우, 사적 공간 및 준사적 공간1)을 제외한 준공적 공간과 공적 공간이 해당하며, 아파트단지 주거지의 경우, 단지의 옥외공간을 포함하여 단지 주변의 공적 공간으로 정한다.
2) 내용적 범위
본 연구의 내용적 범위는 ‘육아환경’과 ‘커뮤니티 활성화’라는 두 주제의 접점에 있다<Figure 1>. 육아환경은 물리적 환경과 사회적 환경을 포함하며, 공동체 활성화는 주민교류를 포함한 사회적 관계망과 지역 커뮤니티 회복을 내용으로 한다. 이 두 가지 주제의 교집합 부분에 있는 육아커뮤니티를 지원하는 환경이 본 연구의 내용이다. 육아커뮤니티를 지원하는 환경을 주거지 외부공간과 본 연구에서 설정한 양육자 허브로서 가상의 육아커뮤니티센터, 그리고 이 육아커뮤니티 센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프로그램의 3가지 요소로 정의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그 첫 번째 범위에 해당하는 주거지 외부공간을 환경적 지원요소로 보고 내용적 범위로 한다.
2. 조사대상
영유아 양육자들의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적 요구조사는 다세대주택다가구주택 및 아파트 거주자의 환경적 차이를 고려하여 포커스그룹을 2개로 구성하여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주거지 외부공간에서의 양육자간 교류를 살펴보는 본 연구주제와 성격이 맞지 않은 개인마당을 소유한 단독주택 거주자를 제외하였으며, 다가구주택은 건축법 상 단독주택에 해당하나, 주거의 물리적 형태와 주거지 외부환경이 다세대주택과 큰 차이가 없으므로 다가구주택 거주 양육자들도 본 연구의 대상자로 포함하였다.
표집은 인터넷 카페 청주 영유아 엄마들의 모임을 통해, 목적과 방법 및 주제에 대해 공고하여 희망자를 모집하였다. 청주시에 거주하는 영유아 양육자들 중 다세대주택다가구주택(이하 다세대주택으로 표기) 거주자 9명 및 아파트 거주자 9명이 연구 참여자로 선정되었다. 선정된 대상자들에게는 토의가 진행되기 4일 전에 토의내용을 미리 숙지하도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공지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18개월 전후 영유아들의 주양육자들이다. 생후 18개월은 영아가 걷기 시작한지 반년이 지나 부모와 손을 잡고 걷거나 혼자 걷는 것이 어느 정도 안정적이고 아동발달학적으로 바깥활동이 필요하고 확대되는 시기이다. 이러한 영유아를 양육하는 3040대의 취업주부 및 전업주부들로, 현 주거지에서의 거주 기간은 5개월에서 7년 사이이다. 가장 어린 자녀 연령은 425개월이며, 시설보육 및 가정양육이 고루 분포되었다<Table 1>.
Table 1.
Participants for Focus Group Interview
3. 질문 내용
질문지를 구성하기 위해 다세대주택 및 아파트단지 주거지의 육아환경 및 커뮤니티 관련 선행연구(Min, 2001; Kim & Moon, 2011; Kweon & Kim, 2012; Yoo, Kang, & Park, 2014: Kim, Lee, & Lee, 2015; Lee & Koo, 2015; Lee, Ahn, & Park, 2016)를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반구조화된(semi-structured) 질문지를 구성하였다. 질문의 형태는 Krueger and Casey(2000)가 제시한 5단계 질문방식을 참고로 하여, 도입 질문(육아커뮤니티 특성: 알고 지내는 이웃 육아모 수, 교류빈도와 장소), 전환 질문(자녀 동반 육아모들이 이용하기 좋은 커뮤니티 공간 경험), 주요 질문(주거지 외부공간에 대한 인식 및 문제점), 마무리 질문(주거지 외부공간에 대한 개선 요구: 공간적 측면, 동선적 측면, 시설설비적 측면)등 4단계로 구성하였다.
4. 자료 수집
다세대주택 및 아파트 거주자로 구분하여, 총 2차례의 포커스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가 진행되었다. 다세대주택 거주자 토의는 2017년 4월 21일, 아파트 거주자 토의는 2017년 4월 24일에 각각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편안한 모임공간에서 이루어졌다. 포커스그룹 인터뷰는 Morgan(1998)이 제시한 질적 분석방법으로 해당 주제에 관해 잘 알고 비슷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성된 자료를 수집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양적자료 분석방법을 보완하는 매우 유용한 연구방법이다(Lee & Shin, 2005). 연구자가 연구목적에 적합한 대상자로 집단을 구성하고 토론을 통해 결론을 찾아가는 것인데, 허용적이며 자유로운 환경에서 참여자들은 이미 선정되어 있는 큰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피드백을 교환한다(Kim & Kang, 2014). 타인의 의견을 들으면서 서로 의견을 주고받기 때문에 하나의 주제에 대해 개인적 인터뷰나 설문지 방식보다 심층적으로 생각하도록 유도된다는 장점을 가진다.
인터뷰는 면담진행자(연구자) 1인 및 대학원생 2인의 보조로 진행되었다. 면담진행자는 포커스그룹 인터뷰 실시 전, 인터뷰 음성녹음, 개인정보 보호 및 비밀유지, 인터뷰 결과 활용에 관한 전반적 설명을 구두로 전달하였고, 연구 참여자들은 인터뷰 음성녹음에 대한 동의란에 직접 서명하였다. 인터뷰 과정은 연구 참여자 동의하에 시작부터 종결까지 약 2시간동안 모두 음성녹음을 실시하였다. 면담진행자가 주제에 적합한 내용이 토의되도록 질문과 토의를 이끌었으며, 보조자 1인은 녹음을, 다른 보조자 1인은 사진 및 영상 촬영을 담당하였다<Figure 2>.
본 연구는 하나의 연구내용에 대해 모든 참여자들이 응답하여 빈도를 중심으로 결론에 도달하는 방식이 아닌, 한 명의 의견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의견을 찾아내어 심층적으로 탐색하는데 목표를 두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는 그룹 토론에서 일정 주제가 표면화되는 횟수인 빈도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 수 있으며, 때로는 단 한 사람의 의견일지라도 매우 중요하다는 관점(Ju, Kim, & Won, 2012)을 따른 것이다.
5. 자료 분석
녹음된 파일을 축어록 형태로 전체 내용을 빠짐없이 한글 파일에 기록하여 자료를 분석하였다. 자료분석은 질적분석 프로그램인 NVivo 11을 사용하였다. NVivo 11은 컴퓨터를 활용한 질적 자료 분석(Computer Assisted Qualitative Data Analysis) 도구로 자료의 구조화, 주제 발견 등을 지원해 질적 연구 결과물에 대한 글쓰기 과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Park & Lee, 2013). NVivo를 이용하여 주요 의미단위를 찾아내고 범주를 구조화하였다.
III. 문헌 고찰
육아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관점에서 이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룬 기존의 연구가 없기 때문에, 주거지 육아환경 및 커뮤니티 관련 선행 연구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1. 양육자의 고립과 양육 스트레스
어린 자녀를 둔 어머니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친구 관계 및 사회적 활동범위가 줄어들고 제한되어 결과적으로 사회적 관계가 약화된다(Kim & Yun, 2014). Lee and Ok(2001)은 어머니는 육아에 대한 불안, 스트레스, 우울을 경험하지만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 이를 해소할 수 있다고 하였다.
Kang and Kim(2014)은 일본사회에서 육아지원의 문제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 국가적 차원의 중요한 정책과제이므로, 국내에서도 ‘육아의 사회화’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피력하였다. 특히 어머니의 고립과 스트레스는 육아를 부담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첫 자녀 육아기의 부정적인 감정과 경험이 추가출산을 포기하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육아기 부모의 부정적인 감정과 경험을 줄여줄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 중 일본의 지역양육지원거점사업은 영유아(03세)의 양육자들이 상설 모임을 열고 교류하는 ‘광장형’ 육아지원활동을 하는 단체 등과 연계하여 전문적 지원을 하는 ‘센터형’ 018세 아동 및 부모들의 건강과 정서를 증진시키는 목적으로 설치되어 만남의 장을 여는 ‘아동관형’ 등 3유형의 사업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확장하고 있다(Lee, 2013).
2. 커뮤니티의 개념 및 형성과정
커뮤니티(community)라는 용어는 매우 다의적으로 학자에 따라 다양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칼흔(Calhoun, 1980)은 커뮤니티를 ‘공간적 단위로서의 지역사회’와 ‘사회적 연결망으로서의 공동체’로 두 가지를 모두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하였다. Kim(1999)에 의하면, 개인들이 상호의존적 관계의 체계를 통하여 그들의 일상적 욕구의 많은 것을 충족시켜 나가는 제한된 지리적 영역의 정주 집합체로, 또는 공통된 전통이나 관심을 공유한 집단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흔히 전자는 지역공동체로, 후자는 정신적 공동체로서 표현된다. 다수의 연구에서 커뮤니티 개념범주를, 물리적 공간을 말해주는 ‘지리적 영역’ 사회관계를 나타내는 ‘사회적 상호작용’ 집단의식을 나타내는 ‘공통의 연대로 정리하였다(Chang, 2004). Kim, Koo, and Won(2009)도 커뮤니티의 구성요소를 지역적 특징(공간, 기능, 물리적인 것), 공통의 감정이나 의식(가치, 친밀도, 관심), 사회적 상호작용(행위, 교류, 활동, 조직)의 3가지로 구분하였다. 이상의 선행연구를 검토하여,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육아커뮤니티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여 육아라는 공통의 가치관심유대를 가지고 사회적 상호교류를 하는 집단’으로 규정하였다.
커뮤니티 형성의 과정2)은 ‘집 밖으로 나오는 것’으로 시작하여, 사람과 만나고 인사를 함으로써 주변 이웃들과의 교제가 시작된다. 육아세대에게 있어 특히 커뮤니티 형성이 어려운 이유는, 아동을 데리고 집 밖으로 나가면 ‘위험하고’‘불편하여’집 밖으로 나오는 자체가 어려우므로, Kim, Koo, and Won(2009)이 제시한 커뮤니티 형성과정의 첫 번째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육아세대의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서는 ‘집 밖에 나오기’단계에서부터의 환경적 해결이 필요하다. 또한, 그 다음단계의 커뮤니티 형성 과정이 지원될 수 있는 ‘체계적 장치’가 필요하다.
3. 선행연구 고찰
1) 주거지 외부환경과 영유아기 발달
Moore(1987)는 성장 단계에 있는 아동들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통해 영향을 받으며 성장 발달의 과정을 거치면서 인격형성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고 하였다(Oh, 1994, 재인용). 전 생애 발달의 기초를 이루는 영유아기는 발달학적으로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라고 명명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아동은 놀이를 통하여 언어, 인지적, 사회적, 신체적, 정서적 발달을 이룬다. 특히 외부환경은 아동들에게 다양한 자극을 제공하고 자유로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며, 실내 환경에서 발생한 긴장과 억압으로부터 해방감을 느끼는데 큰 도움을 준다(Gweon & Lee, 2004).
Byun(2013)은 아동의 사회성 발달을 위하여 다양한 연령,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과 관계 속에서 키워져야 하므로, 이웃 및 지역과 만나고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생활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Min(2001)은 아동이 주거지 외부공간의 주 사용자임을 인식하고 주거단지계획은 물론이고 도시설계, 택지개발계획 등 커뮤니티 계획에서 우선적으로 아동요구를 고려하는 시각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 육아환경으로서 주거지에 관한 선행연구
저출산 해결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이루어지면서 주거건축도시 등 주거지 계획분야에서도 육아환경에 대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본 연구의 공간적 범위인 육아환경으로서 주거지 외부공간을 중심으로 고찰하였고, 보육시설에 관한 내용은 제외하였다.
선행 연구들은, 영유아 육아자들의 유모차 통행 환경에 대한 인식(Oh, Lee, & Park, 2015), 생활권 범위의 보육시설환경, 양육지원시설, 공원녹지환경, 문화환경, 복합상업환경, 의료환경 등의 개수와 면적에 대한 분석으로 육아인프라에 대한 전반적인 수준 평가항목 개발(Lee & Koo, 2013), 4세 이상과 초등학생의 아동친화적인 주거커뮤니티를 위한 디자인지침 개발(Chong & Lee, 2009)등이 있다.
육아환경 연구에 있어서 외부공간 계획만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연구는 많지 않다. Kim and Park(2017)은 육아환경 관점에서 아파트단지 옥외공간의 친육아환경 계획요소를 도출하고 개선안을 제시하였으며, Yoo, Kang, and Park(2014)은 아파트와 기타유형별 미취학 아동의 육아환경에 관한 만족도 연구에서 내부환경, 외부환경, 보육시설로 육아환경을 분류하여 주거지 외부환경을 일부 다루었다. Lee and Koo(2015)는 근린생활권의 육아환경 요소에 대한 영유아모의 인식 연구에서 육아환경 요소를 주택내부특성과 근린특성, 입지특성으로 분류하여 주거지 외부환경에 대한 내용을 부분적으로 포함하였다. Moon and Choi(2016)는 친육아주택 인증후보에 대한 중요도 평가 연구에서 주거실내계획과 실내환경을 포함하여 보행, 대중교통 접근 등의 외부환경 및 서비스 부분을 일부 다루었다. Lee, Ahn, and Park(2016)은 신혼 및 육아가구를 위한 주택계획가이드라인 연구에서 주거공간과 커뮤니티 공간으로 분류하고, 커뮤니티 공간 중 옥외공간에 대해서는 옥외화장실과 옥외놀이터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금까지의 육아환경 계획 관련 연구들은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으나 육아세대들의 교류를 포함한 커뮤니티 환경을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또한, 실태조사와 양적연구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육아 관련 물리적 환경에 대한 질적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Jeon(2017)의 연구에서 양적연구의 전단계로 전반적인 탐색을 위해 질적 연구를 활용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육아세대들의 교류와 장소에 중점을 두고, 질적 연구방법을 이용하여 다세대주택 및 아파트 거주 양육자들을 구분하여 각각 집단 토의하고 비교분석하여 선행연구들과 차별화하였다.
3) 주거지 커뮤니티공간에 관한 선행연구
Kim and Moon(2011)은 광장을 중심으로 도시공공공간의 커뮤니티 활성화 요소를 분석하였는데, 광장의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안전성(영역적 경계, 보행자와 교통수단의 분리), 편리성(가변적복합적 공간구성, 바닥광장의 레벨 형성으로 교류활동 및 활동의 선택성 높임), 지원성(자전거 대여, 다채로운 동선 형성으로 활동 유도), 접근성(광장과 교통시설의 연계, 보행로와 차도의 조정) 등이 장치가 될 수 있음을 밝혔다. 이와 비슷한 관점으로 공동체는 공동체를 위한 장소와 연관된다는 연구(Seo, 2017)는 대로변이 아닌 가로의 교차로, 막다른 길, 꺾인 길 등의 환경적 특정요소가 사회적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장소를 제공하거나, 반대로 또 다른 특정요소가 사람들 간의 접근을 막으면서 교류를 저지할 수 있다고 보았다. Seo(2008)은 동선형 커뮤니티공간에는 다른 계층과 달리 유년층이 통행 이외의 다양한 행위를 하고 있어 동선형 커뮤니티공간의 계획에 있어, 유년층의 안전성과 쾌적성에 대한 고려가 요구된다고 제안하였다.
Kim, Koo, and Won(2009)이 제시한 바와 같이 커뮤니티의 특징에 따라 그곳에서 일어나는 활동, 이웃관계, 교류의 특성을 파악하여, 그에 맞는 장소나 시설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커뮤니티의 활동과 환경과의 상관성을 고찰한 후, 거주지 유형별로 육아커뮤니티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궁극적으로 이 육아커뮤니티의 특성이 물리적 공간 계획 시 고려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Kim, Lee, and Sohn(2014)의 연구에서 주민 간 교류를 하게 된 계기가 자치회 활동이나 ‘육아’가 높은 비중을 나타낸다는 결과와 Park(2010)의 연구에서 이웃과의 왕래 계기가 물리적 근접성 다음으로 자녀교육 등 자녀들로 인한 경우가 많다는 결과는, 육아세대의 커뮤니티 특성을 밝히고 이를 고려한 환경계획에 초점을 맞춘 본 연구가 필요함을 뒷받침한다.
IV. 결과 분석
1. 육아커뮤니티 특성
1) 알고 지내는 이웃 육아모 수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들의 알고 지내는 이웃 육아모의 수는 도보거리에 평균 4.2명, 차를 타고 가야 하는 거리에 평균 16.2명이었다. 알고 지내는 이웃이 도보 거리보다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 4배 정도 많은 것이다. 아파트 거주 육아모들의 경우, 도보거리의 이웃은 평균 7.2명, 자동차 이용 시 평균 4.6명으로 도보거리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웃이 있었다. 도보거리에 있는 이웃 육아모의 수만을 비교해 보면, 다세대주택보다 아파트 거주 육아모의 이웃 수가 1.5배 가량 더 많았다.
이는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가 아파트 거주 육아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보 거리에서 이웃 교류가 어렵고 차량을 이용해야만 많은 육아모와 알고 지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세대주택 주거지 내에서 육아모간 공동체 형성이 어렵고, 알고 지내는 이들이 도시에 분산되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아파트 거주 육아모의 경우, 도보 거리의 이웃 수가 차량 거리의 이웃 수보다 더 많다는 것은, 굳이 차량을 이용하여 이웃 교류를 할 필요가 없이 도보거리에서 이웃 교류가 가능함을 보여준다.
2) 교류 빈도 및 장소
집 근처에서 이웃 육아모를 ‘우연히 만난 후 인사하고 지나가는 경우’ ‘우연히 만나 서로의 자녀와 함께 놀게 된 경우’ 그리고 이웃 육아모와 ‘약속을 하고 만나는 경우’등 세 가지 경우로 나누어 질문하였다.
(1)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
알고 지내는 이웃에 육아모가 있어도 우연히 마주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는 응답에 모두 동의하였다. 우연히 만나더라도 아이와 함께 놀게 된 경우는 없었고, 인사만 하고 지나친다고 답했다. 약속을 하고 만나는 경우는 2주에 한번 이하였다. 만나는 장소는 키즈카페, 놀이공간이 있는 식당, 집이었고 집이 가장 편하다고 하였다<Table 2>.
“우연히 마주쳐서 놀러간 경우까지는 없어요(다#5). 집근처에는 정말 없는 거 같아요. 약속을 하고 만나야지(다#3). 마주쳐도 그냥 인사하고 대화하고 헤어지죠(다#1). 갈데도 없고(다#6).”
“네. 그런 이웃은...근처에 좀 있었으면 좋겠어요. 전 그래서 아파트에 사는 엄마들이 부러운데 다세대에 사는 엄마들보다는 그런 게 좀 더 많은 것 같아요. 어린이집을 그 근처로 다 보내잖아요. 그래서 하원 후에 다 같이 놀이터 앞에 있다가 끝나고 수다도 떨다가...(다#3).”
“다세대 살다가 얼마 전에 아파트로 이사갔어요. 일주일 됐어요. 전에는 인사하는 엄마도 없고 옆집 아줌마도 거의 쓰레기 버릴 때나 좀 보고. 다세대 살 때 옆 집 애도 우리 애보다 한 살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안하거든요. 근데 아파트는 같이 (어린이집에) 보내고 하니깐 끝나고 커피 한잔해요 이런 이야기 하더라구요. 그런 게 좋은 거 같아요. 아파트는 그런 연령대도 많고 바로 앞에 놀이터도 있으니까 (어린이집) 끝나고 바로 같이 놀기도 하고...(다#8).”
“다세대 살면서 혼자서 진짜 벽만 보고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아파트 사는 친구들 이야기 들어보니깐다 공유하고 ...(다#8). 몇 동 언니 이런 거(다#6).”
“집 앞에 먹을 거 조금씩 싸가지고 와서 애들은 놀이터에서 놀게 하고 엄마들은 테이블에 앉아서 치킨 먹고 저는 너무 부럽더라구요(다#3).”
Table 2.
Exchange Frequency and Places by Residential Type
(2) 아파트 거주 육아모
이웃 육아모를 우연히 마주치는 경우, 거의 못 마주침, 하루에 한 두 번, 한 달에 두 세 번으로 대답이 다양하였다. 우연히 마주치는 장소는 놀이터, 산책로, 마트, 병원, 아파트 입구, 엘리베이터 등이었다. 마주친 다음에 아이와 함께 놀게 된 경우는 거의 매일, 2주에 한번, 2년 동안 한번으로 다양하였으나, 전업주부의 경우는 약속하지 않더라도 유치원 하원할 때 만나서 거의 매일 놀이터에서 논다고 하였다. 약속을 하고 만나는 경우는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두 번이었고, 장소는 키즈카페, 집, 놀이공간 있는 식당, 도서관이었다<Table 2>.
3) 주거지 유형별 육아모들의 교류 비교
아파트 거주 육아모들에 비해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들은 주거지에서 교류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두 주거지 거주 육아모들이 집 근처에서 아동을 동반하여 교류하는 장소는, 아파트단지 내 놀이터와 도서관을 제외하면 공통적으로 집, 놀이방 있는 식당, 키즈까페 뿐이었다. 이로서, 육아모들의 커뮤니티 형성을 지지하는 장소가 부재하며, 아동들이 신체 및 인지정서적 발달을 하는 시기에 다채로운 환경을 경험하지 못하고 반복적이고 제한적인 환경만을 경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Table 2>.
알고 지내는 육아모 수, 교류 빈도 및 장소에 대한 결과를 종합해보면,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들은 아파트 거주 육아모들에 비해 집 근처에서 교류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차량 이용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육아모가 더 많은 반면, 아파트 거주 육아모는 이웃 육아모와의 교류가 집 근처에서 비교적 활발히 일어나고 있으며 장소도 상대적으로 다양하다. 이러한 현상은 다세대주택 주거지에 우연히 만날 수 있는 공간이나, 우연히 만났더라도 함께 놀이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없는 것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2. 자녀 동반 육아모들이 이용하기 좋은 커뮤니티 공간
1)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
‘집 주변에서 아이들이 놀기 좋고 부모들에게 쾌적하고 유모차나 도보로 접근하기 쉬운 장소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들은 모두 ‘없다’고 답하였다.
2) 아파트 거주 육아모
아파트 거주 육아모들은 연령대별로 방이 나뉘어져 있는 도서관(아#2)과 등산로(아#9)라고 하였다. 이 밖에 단지 내 공원(아#2), 단지 내 산책로(아#9), 아파트 단지들 사이의 작은 공원(아#8), 옆 아파트 놀이터(아#8)등을 이용하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이용한다고 답변하였다. 차를 타고 나가지 않는 한, 주로 아파트 단지 내에서 활동하였고, 만족해 본 적이 없지만 갈 곳이 없어서 간다(아#7)고 하였다. 또한, 주거지에서 양육하기 좋은 환경을 찾기는 힘들다(아#1)고 하였다.
“도서관에 방이 있어요. 애들 책은 연령대별로 볼 수 있게 돼 있고, 좀 어린 애들은 방이 따로 있어요(아#2).”
“1단지는 조금 괜찮은 게 산책로 같은 거리가 있어요. 600~700 m? 1 km될까? 유모차 끌고 걷기 시작하면 15분에서 20분 정도 거리가 되고 뒤에 산이 있어서 아침에 애기 데리고 그 등산로를 쭉 걸으면 산책로 같은 느낌이 있어요(아#9).”
“애는 나가야 되니 데리고 나가긴 해야 되는데 뭐 마땅히 갈 데는 없으니까. 그냥 여기 한바퀴 돌자 이런 식으로 가는...(아#7).”
“저희 같은 경우는 아파트 단지 4개가 모여 있어요. 가운데에 진리의 길이라고 해서 공원같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우리 아파트에서 놀다가 다른 아파트 가서 놀다가 왔다갔다...(아#8).”
3) 주거지 유형별 육아모들이 이용하기 좋은 커뮤니티 공간 비교
주거지별로 육아모들이 자녀를 동반하여 가기 좋은 커뮤니티 공간을 비교해 보면, 시설의 경우 다세대주택 양육자들은 전혀 없다고 답하였고, 아파트 거주 양육자들의 응답에는 도서관 이외에는 없었다.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들은 외부공간에 대해서도 자녀와 함께 갈 만한 곳이 전혀 없다고 답한 반면, 아파트 거주 육아모들은 아파트 단지 외부공간과 아파트단지들이 조성될 때 함께 조성된 단지들 주변의 걸을 수 있는 길이라고 답하였다. 주거지에서 부모들이 자녀를 데리고 가기 좋은 장소로서, 두 그룹에서 공통적으로 도서관과 산책로, 공원을 생각하였다.
3. 주거지 외부공간에 대한 인식 및 문제점
1) 다세대주택 거주 유아모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들은 아파트에 비해 주거지 외부공간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인식하였다. 집 주변 가로는 주차장과 차로, 보행의 구분이 없어 위험하다고 인식하였고(다#5), 배기가스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아동의 건강에 해로운 환경(다#5)이라고 생각하였다.
놀이터가 없으며(다#8), 아동들이 뛰어놀 만한 장소가 없고(다#모두), 공용 놀이터가 노후화되었으며 관리가 미흡하다는 점(다#5)이 지적되었다. 아동이 만지고 놀 만한 자연이 없다는 것(다#8)을 문제점으로 제시하였다. 자차가 아니면 교통편이 불편(다#6)하였고, 아동과 함께 갈 만한 장소가 부족하고 식사와 놀이가 함께 해결되지 않아서 옮겨 다니기 힘들며, 야외의 경우 영역이 보호되지 않은 점(다#6)을 지적하였다.
외부공간의 부적절한 요소를 주요 키워드로 정리하면, 가로의 위험, 건강에 해로운 환경, 놀이터 및 놀이장소 부재, 공용 놀이터 노후화, 자연 부족, 영역이 보호되고 양육자에게 편리한 장소 부재, 대중교통이용 불편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다세대 주택은 밀집되어 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주변에다 주차되어 있어요. 그래서 유모차를 끌고 가면 차가 뒤에서 오고 불안한 거예요(다#5).”
“애들이 배기가스 냄새도 많이 맡고 환경이 되게 안 좋아요(다#5).”
“놀이터가 없어요, 다세대 지역은요. 아파트 근처까지 가야 해요.(다#8)”
“잔디밭 같은 거 없어요. 아예 없어요(다#모두).”
“다세대 주택가에 있는 놀이터는 노후화가 심하고 관리가 안돼요. 할머니, 할아버지들 쉼터예요(다#5).”
“흙을 만지고 그런 게 없어요. 만질 만한 게 없고. 다치지... 더러운 흙만 있잖아요(다#8).”
“야외를 가면 가둬지지를 않으니까 그게 힘들고...식사도 해결되고 아이들 놀이도 해결되고 뭔가 한군데서 해결되는 곳이 없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옮겨 다니기도 힘들고 옮겨 다니더라도 갈 데가 없고(다#6).”
“박물관이나 동물원을 가기에도 교통편 같은 게...자가용 아니면 가기가 너무 어려워요(다#6).”
2) 아파트 거주 유아모
아파트 거주 양육자의 경우도 다세대주택 거주 양육자처럼 주거지가 육아를 하기에 부적절한 점이 많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자녀를 데리고 나가면 자동차의 위험으로부터 통제하기가 힘들고(아#7) 불편하다는 인식(아#2)을 가지고 있었고, 외부환경이 더 안전하다면 편하게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하였다(아#모두). 아파트단지와 주변 시설이 유아 이상 아동기 위주로 계획돼 있다(아#2,아#7, 아#8)는 점을 문제점으로 제시하였고, 이로 인해 영유아기 자녀의 탐색 욕구를 충분히 존중해주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스트레스(아#2)를 받고 있었다.
환경호르몬 노출로 인해 인공재료의 놀이터에 대해 불신(아#9, 아#6, 아#7)이 있었다. 외부환경에서 안전하게 자연을 접하지 못하므로 자녀가 오랜 시간 집 안에서만 생활하며 자녀가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 인공적이라는 것에 대해 아동발달을 걱정(아#9)하였다. 신체적이나 정서적, 사회적 발달이 일상의 외부환경에서 이루어지기에 부족하다는 의견(아#2)에 모두 동의하였다.
성인기준으로 조성된 주거지의 바닥재질이 어린 자녀에게는 적합하지 않았고(아#9),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에 도로 턱이 불편한 점(아#1,아#6,아#9), 도로가 안전하게 옆 동네까지 이어지지 않은 점(아#1)이 지적되었다. 아파트단지 내 공사 지역에 안전관리가 미흡함(아#7), 도보 거리에 인라인 등을 타고 놀 만한 장소가 협소해서 위험한 곳에서 놀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였다(아#7). 가까운 곳에는 공원이 없고 도보로 공원 이용이 어려움(아#6), 놀이터 외에 갈 만한 곳이 없다(아#7)는 점이 지적되었다.
외부공간의 부적절한 요소를 주요 키워드로 정리하면 자동차로부터 위험, 연령 구분 없는 아동시설로 영유아기 아동의 이용기회 부족, 인공재료의 놀이터에 대한 불신,자연 접촉 기회 부족으로 아동발달 우려, 아동 및 유모차 통행에 불편한 보행로, 단지 내 안전관리 미흡, 놀이터 외 놀이 장소 접근 어려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나가는 것 자체가 피곤해요. 컨트롤해야 하니까. 어디로 뛸지 모르고 위험하고 특히 아파트단지는 차가 많으니까 훅하고 애들이 뛰어나가니까 잡으러 가야 하잖아요(아#7).”
“놀이터 가면 큰 애들한테 치여서 요맘때 두돌에서 세돌 넘어가는 이 사이의 애들이 갈 만한 곳이 딱히 없어요. 큰 애들한테 힘으로 많이 밀리니까(아#7).”
“재질이 플라스틱 재질, 우레탄 같은 재질...그 작은 놀이터 정도의 평수라고 한다면 그 관리비로 충분히 모래를(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고...자연재료가 전혀 없어요(아#9).”
“밖으로 나가서 햇빛도 보고 뭐도 만지고 올라가고 내려가고 이런 것도 해야 되는데 전혀 그런 게 없는 거예요(아#2).”
“예전에 살던 아파트는 놀이터 같은 모래놀이 공간이 있고, 거기 수돗가 같이 손 씻고 할 수 있는 데가 있었는데, 물 다 부어서 진흙같이 그런데도 막 놀고 데리고 들어가서 씻기기도 하고 그랬어요(아#8).”
“아동의 인지발달...걱정되죠. 지금 우리 아기에게 줄 수 있는 환경이 인공적이라는 점. 그리고 다 똑같은 키즈카페, 이미 다 만들어져 있는 환경이라는 점...외부환경이 건강하지 않고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엄마들이 바깥활동을 하지 않잖아요(아#9).”
“우리 아파트 단지 주변에 산책로가 있긴 있어요. 근데 바닥이 다 돌로 돼 있어서 울퉁불퉁하고 연석과 연석 사이 이어지는 길이 자연스럽게 있으면 좋은데 어떤 길은 쭉 가다가 우리가 유모차를 끌고 갈 수 없는 턱이 있어요. 그거 돌았다돌았다 하는 게 너무 힘든 거예요.(아#9).”
“커뮤니티 센터처럼 도서관도 있고 어린이집도 있고 그런 센터가 있어도 마찬가지예요. 그런데도 아예 밑에를... 돌이 울퉁불퉁. 애기랑 같이 접근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장소더라구요(아#9).”
“슈퍼가는 것도 (유모차보다) 그냥 안고 가는 게 더 편해요. 끼워맞추는 보도블록은 사실 유모차 같은 거 다니기에는 되게 불편하거든요(아#1).”
“산책로마저도 위험한 게 1년째 공사를 하고 있어요. 공사를 하려면 잘 막아 놓든가 그물만 하나 달랑 쳐서 애들이 밑으로 기어 들어가면 훅 빠질 정도로...(아#7).”
“배드민턴을 칠 수 있는 데는 있어요. 차가 못 다니게 기둥을 세워 놓긴 했는데, 택배차들이 들어오고 가끔 이사를 온다거나 하면 그게 열리면 위험하죠(아#8).”
“너무 멀어요. 가까운 지역 내에 공원이 한 두 개만 있어도 갈 텐데 진짜 멀어요(아#6).”
3) 주거지 유형별 외부공간 인식 및 문제점 비교
다세대주택 및 아파트 거주 육아모들이 인식하고 있는 주거지 외부공간에 대한 문제점을 종합하면, <Table 3>과 같이 안전, 건강, 관리, 놀이장소, 영역보호, 접근성, 자연요소, 연령구분으로 범주화된다. 두 주거지 육아모들이 공통적으로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는 ‘자동차로 인한 위험’과 ‘주거지 내 자연요소 부족’으로 나타났다.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의 경우 안전, 건강, 시설관리, 놀이장소, 영역보호, 접근성, 자연요소 면에서, 그리고 아파트 거주 육아모의 경우 안전, 건강, 안전관리, 놀이장소, 자연요소, 접근성, 단지 내 시설의 연령 통합 면에서 환경이 불편하고 부적절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Table 3.
Comparison of the Problems in Multi-Family Houses and Apartment Area
아파트 거주 육아모들은 단지 내 시설이나 옥외공간을 이용하며 도보권 내에서 어느 정도의 생활이 이루어지고 있고 질적인 부분들(바닥 턱, 놀이터 재료나 면적)을 언급하고 있는 반면,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들은 도보권 내에서는 아동과 활동이 거의 어려우며 야외로 나가고 있었다. 접근성에 있어서도 아파트 거주 육아모는 도보로 접근이 어려운 환경(유모차를 밀기 힘든 바닥 재질)을 말하고 있는 반면,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들은 도보로 접근할 장소가 부재하므로 대중교통 이용의 어려움을 말하고 있다. 이 결과는 앞서 육아커뮤니티 특성에서 나타난 것과 비슷한 양상으로,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는 아파트 거주 육아모에 비해 도보 거리에서 이웃 육아모를 만나는 빈도와 장소가 더 적다고 나타난 결과와 같은 맥락에 있다. 즉, 아파트 거주 육아모들은 도보권 내에서 비교적 자녀를 데리고 이웃 육아모와 교류할 장소가 있으므로 도보 시의 불편함이나 시설의 질적인 부분을 인식하고 있는 반면,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들은 자녀를 야외에 데리고 나갔을 때의 불편함이나 대중교통 이용의 어려움 등을 응답하여서 도보권을 벗어난 환경에 대한 인식이 크다는 차이점을 나타낸다. 이는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의 경우 도보거리의 이웃보다 차량 이용 시의 이웃이 많다고 나타난 결과와 함께, 다세대주택 주거지 도보권 내는 영유아를 데리고 활동할 만한 환경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 되는 셈이다<Table 3>.
4. 주거지 외부공간에 대한 개선 요구
1) 아동 측면
다세대주택 및 아파트 거주 육아모들은 공통적으로 오픈스페이스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잔디밭(다#1,다#8,다#4, 다#5,아#1), 산책로 중간에 아동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아#1), 공원(다#1,아#6)등 자녀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모래놀이 공간(다#8,다#3), 흙(아#2), 진흙(다#3), 물(다#모두,아#4,아#9), 분수대(다#1,아#1)등의 자연친화적인 요소(다#모두,아#모두)를 요구하였다.
그 외에 음수대와 간단히 손 씻을 수도(아#9)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놀이터 시설을 유아 이상 아동들과 함께 이용하는 경우 영유아들에게는 위험하거나, 이용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있어서 놀이터 시설은 연령 별로 나뉘어져 있기를 희망하였다(다#9,아#7).
놀이터에 자연재료가 비위생적일 수는 있지만 관리를 잘 한다면 인공재료 사용으로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는 것보다는 낫다는 의견(아#9,아#6)에 모두 동의하였다.
아동의 인지 발달을 위해 만지고 조작할 수 있는 자연(다#모두,아#2,아#9)이 주어지기를 희망하였다<Table 4>.
“저는 애들한테는 넓은 공간이 좀 있어야 하는 거 같아요. 잔디밭 같은 공간이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아요(다#1). 공놀이 할 수 있는 곳(다#8).”
“잔디밭이 가운데 있어서 애기들이 뛰어 놀고 싶으면 뛰놀고 가장자리에 흔들다리 있고 정글...놀이터 같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다#4).”
“굳이 단지 안이 아니더라도 밖에 내가 걸어서 한 5분에서 10분 갔을 때, 아이를 풀어놓을 수 있는 곳만 있으면 좋겠어요(아#6).”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그런 게 많았으면 좋겠고 정말 너무 없어요. 뛰어놀 수 있는 공간. 오감발달에 좋은 것들(다#모두).”
“저는 놀이터에 모래 있는 게 제일 좋아요(다#8).”
“저희 산귀퉁이에 모래만 따로 모아 놓은 곳이 있는데, 거기서 왔다갔다 하다 보니까 애들이 삽이나 이런 거 가지고 와서 앉아서 모래 가지고 놀고 해요(다#3).”
“물놀이도 좋아요(다#모두,아#4).”
“분수대가 참 좋아요. 저는 수영장보다 그게 더(다#1).”
“멀리 안가고 집 앞에서 진흙놀이 할 수 있으면 좋죠. 관리하시는 분들이 힘들죠(다#3).”
“대충이라도 씻어야 하니까 수도라도 있으면 좋아요. 간단하게 씻을 수 있는(다#8).”
“손가락을 빨다보니까 손 하나 닦기 위해서 화장실을 찾아야 되고 불편하더라고요. 음수대와 간단히 손 씻을 수 있는 수도가 있으면 좋겠어요(아#9).”
“미끄럼틀이 연령 별로 탈 수 있는 게 나누어져 있어요. 큰 애들이 놀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작은 애들이 놀 수 있는 공간도 있어요(다#8).”
“가까운 곳에 자연친화적인 곳이 있어서 애들이 인지발달 할 수 있게(아#9).”
Table 4.
Demand for Improvement of Outdoor Space in Residential Area
2) 양육자 측면
주거지 외부공간에 대해, 특히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들은 이웃과 자주 마주칠 수 있는 외부 공용공간(다#8) 및 노인정과 같은 육아공간(다#1)이 있기를 희망하였다. 부모들을 위한 생활스포츠 공간(아#9)과 가족 단위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원(아#1,아#9), 유모차를 끌고 오랜 시간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가로(아#8), 유모차 통행에 불편 없는 바닥 턱과 재료(아#2), 대중교통 이용의 편리(다#6) 등의 이동 요소와, 양육자를 위해 놀이터에 파라솔(다#6), 정자(아#9) 등의 시설요소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Table 4>.
“다세대도 공용의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다#8).”
“아파트에 노인정이 있잖아요. 우리나라에서 복지로 케어하는 게 애기들 육아랑 노인들인데, 육아공간을 노인정처럼 똑같이 만들어주면 좋을 거 같아요(다#1).”
“아파트가 대여섯 개 밀집되어 있으면 그 가운데에 부모들도 생활스포츠 같은 거 있잖아요. 배드민턴이나...”
“아파트단지 근처 어떤 섹터마다 가족들끼리 모여서 뭔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원다운 공원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아#9).”
“일단은 산책로도 한 10분에서 15분 걸을 수 있어야지 산책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아#9).”
“놀이터에 큰 파라솔 같은 거 펴져 있잖아요. 저는 그런게 좋더라구요(다#6).”
“동네에 정자같은 거라도 하나 있으면 모여서 음식도 먹고...(아#9).”
3) 주거지 외부공간에 대한 요구 종합
주거지 외부공간에 대한 개선 요구들은 다음과 같이 범주화되었다<Figure 3>.
공간적 요구 면에서는 자유활동공간(잔디밭광장 등 공놀이할 수 있는 공간, 아동의 자유로운 활동 공간, 가족들의 생활 스포츠를 위한 공간, 가족공원)과 자연재료(모래놀이 공간, 물, 흙, 진흙, 분수대, 만지고 조작할 수 있는 자연)에 대한 요구로 구분된다. 이동적 요구 면에서는 보행로(안전하게 이어지는 보행로, 유모차통행에 불편함 없는 바닥 재질, 바닥 턱없는 보행로)와 대중교통(영유아 및 유모차를 동반하여 이동이 가능한 대중교통)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시설설비적 요구는 놀이시설(놀이시설의 연령 구분)과 그 밖의 지원시설설비(음수대, 간단히 손 씻을 수 있는 수도, 파라솔, 정자)의 범주로 구분된다.
특별히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의 경우 ‘공용공간이 필요’하다고 요구하였는데, 이러한 요구는 도보 거리에 커뮤니티를 도모할 만한 오픈 스페이스가 전혀 없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위에서 나타난 공통의 요구들이 충족되면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의 주거지 외부공간에 대한 필요는 해결될 수 있다. 주거지에 부모와 아동이 모일 수 있는 실내 커뮤니티공간에 대한 요구는 후속연구에서 수행할 것이다<Figure 3>.
V. 논 의
본 연구의 결과에서 다세대주택 및 아파트 외부공간에 대해 육아환경으로서의 문제점으로 나타난 내용들을 토대로 다음과 같이 논의한다.
1. 다세대주택 주거지에 공공차원의 개입 필요
본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아파트 거주 육아모들은 놀이터의 연령 통합과 놀이터 재료 등 질적인 부분을 인식하고 있는 반면,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의 경우 놀이터 부재, 자차가 없이는 거의 집 안에만 있어야 하는 상황 등 육아 커뮤니티에 대해 질적인 부분에 이르지도 못하는 환경이었다. 이는 Lee and Koo(2015)의 연구에서, 아파트단지에 비해 다세대 및 다가구 밀집지역의 보행환경, 보차분리, 녹지 및 가로식재, 놀이터에 대한 시급한 개선이 요구됨을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의 결과이다. 다세대주택 주거지에 공공 차원의 개입 없이는 환경의 개선이 불가능하다.
다세대주택 주거지의 문제점 중의 하나인 자동차로부터 점령당한 가로는 본 연구에서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들의 인식에서도 매우 큰 불만요소로 나타났다. 건물을 나오자마자 아동이 위험환경에 노출되는 다세대주택 주거지에는 녹지네트워크 등의 완충공간에 대한 재고 혹은 보차공존도로의 제도적 규정이 필요하다. 다세대주택 주거지의 가로가 통과도로가 되지 않도록 주행속도제한, 자동차의 속도를 줄이는 도로바닥재 사용, 별도의 공용주차장 설치 등을 의무화하여 차량통행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아동의 안전을 고려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주거지의 외부공간이 영유아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할 때, 양육자간 커뮤니티의 형성은 더욱 용이해지며 활성화되고 지속적이 될 수 있다. 커뮤니티 형성은 커뮤니티의 제1단계인 ‘밖으로 나오기’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2. 유모차 동반 가능한 대중교통 고려
육아모들의 커뮤니티 특성에서 특기할 점은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의 경우, 아파트 거주 육아모에 비해 도보거리의 이웃 수는 더 적고 차량 거리의 교류 육아모 수는 더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여 교류 빈도는 낮았다. 이를 통해, 다세대주택 주거지에서의 육아모간 공동체 형성이 아파트 단지에 비해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고, 휠체어나 유모차를 동반한 교통약자라도 대중교통 이용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배려한 대중교통(사례: 발판이 설치된 저상버스)이 갖추어지면 육아모들의 교류가 넓어지고 확대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들의 인식에서 나타났듯이,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의 경우 도보 거리에 아동이 활동할 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다른 육아모와 약속을 하고 만나는데, ‘자녀를 동반하여 짐을 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불편하다. 그럼에도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니까 나간다’는 경우와, ‘나가면 위험한 것이 많아서 아이가 부정당하는 경험을 하게 되며, 환경이 힘들기 때문에 차라리 집에서 혼자 키우는 게 편하다’는 경우가 있었다. 이들 모두 ‘아이를 데리고 나가면 환경이 불편하고 힘들다’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아동이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자유로운 외부환경과 함께, 유모차를 사용하여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함이 갖추어진다면 육아생활과 아동의 경험이 풍요로워질 뿐 아니라 육아커뮤니티가 한층 활발해질 수 있다. 왜냐하면, 자녀를 동반하여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되면 혼자 있기보다 더 자주 이웃 육아모를 불러내어 함께 갈 것이고, 더 자주 이웃을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중교통은 목적지로의 수단인 동시에 그 자체로도 자녀와 함께하는 놀이시간이 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육아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수단으로서 대중교통 이용의 편리성은 중요한 요소이다.
3. 양육자뿐 아니라 아동을 위한 가로의 커뮤니티 공간화
육아모들이 주거지의 외부공간 이용 시 유모차를 이용하는 것보다 차라리 안고 나가는 게 편하다는 것은, 주거지의 가로가 일반 성인의 기준에서는 불편함이 없음에도 영유아가 걷거나 유모차가 통행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의 환경으로 인해, 아동은 스스로 보행할 수 있음에도 보행약자가 되어 있다. 아동이 걷도록 하는 것은 자동차로 인해 위험하고 유모차를 이용하는 것도 불편한 현 주거지 상황에서 무장애 환경계획은 최소한의 계획요소일 뿐이다. 환경이 현재처럼 위험해지기 이전에 아동은 독립적인 보행자였고, 탐험자였다. 가로는 아동에게 있어 커뮤니티 공간이었다. Jo, Do, and Yu(1989)에 의하면 아동은 걸으면서 주위를 탐색하고 자율감을 획득하게 된다. 또한 아동에게 있어 보행은 놀이의 원천이고, 그들 스스로 주변에 대한 지식을 증가시키는 방법이다(Short, 1989, as cited in Hwang, 2014). 따라서, 양육을 위한 가로 계획은 양육자만을 고려하여 유모차의 이동 편리함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되며, 유모차가 통행한다고 해서 아동의 보행욕구와 주변탐색적 욕구가 채워지는 것은 아님을 인지하고, 아동의 보행에 대한 권리와 주변과의 상호작용을 회복하는 환경 계획이 요구되며, 주거지는 아동에게도 커뮤니티공간화 되어져야 한다.
4. 아동발달을 전제로 한 커뮤니티환경 계획
양육자를 고려한 커뮤니티환경은 아동발달을 전제로 해야 한다. 양육자의 외부활동을 제한시키는 환경은 양육자로 하여금 집 위주로만 머물도록 하여 결국 아동의 경험과 지적 자극이 제한되어, 양육자의 정신건강 뿐 아니라 아동의 발달이 우려된다. 육아환경의 개선은 양육의 질과 관계가 있다. 따라서, 주거지 외부공간 계획 시, 양육자들이 서로의 자녀를 돌보며 자연스럽게 교류하도록 고려함과 동시에, 아동발달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지식을 바탕으로 아동의 발달을 자연스럽게 도모하고 자극하도록 계획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독일의 놀이터 디자이너 귄터(Günter, 2015)는, 아동은 놀이터에서 위험과 만나고 위험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위험을 제지하고 금지하는 것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연에서 스스로 탐험하도록 하는 것은 아동에게 위험을 다룰 수 있게 하고 스스로를 통제하는 힘과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준다. 커뮤니티 공간 계획 시, 주로 신체운동을 위해 제작된 단일 기능의 장비를 모아 놓은 것에 불과한 놀이터(Frost & Klein, 1979, as cited in Min, 2001)에서 벗어나 놀이를 통해 길러지는 아동의 호기심과 탐색 의지 및 자기 제어 능력 등을 지원하는 것은 미래 세대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또한, 연령 별로 분리되지 않은 놀이터는 2세 전후의 아동들에게는 적합한 놀이공간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다양한 연령의 아동을 위한 놀이기구가 섞여 있는 연령 통합의 놀이터에서 사회성이 발달하므로 놀이기구를 연령별로 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Susan, 2016)이 있으나, 그럴 경우의 연령의 한계와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아동발달에 있어서 또래와의 사회성 발달은 만3세 이후로 보고 있으며, 2세 전후의 아동은 언어가 자유롭지 않고 스스로의 탐색을 통한 인지발달과 애착형성을 하는 단계에 있으므로, 놀이에 있어서도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이다. 더욱이 사회성은 주로 놀이기구를 통해서가 아니라 연령이 혼합된 협동놀이를 통해 길러질 수 있다. 부모 도움 없이 놀이를 할 수 있는 연령의 유아와 아동들이 놀이기구 주변에서 다양하게 섞여 자유롭게 협동놀이를 할 수 있도록 빈 장소를 계획하되, 부모와의 상호작용과 탐색이 무엇보다 필요한 영유아기 아동에게는 유아기 이상 아동기의 아동들에게서 받는 간섭으로부터 보호와 안전을 위해 놀이영역의 구분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VI. 결 론
본 연구는 육아네트워크를 형성한 커뮤니티환경 구축이라는 최종 결과물을 위한 탐색적 연구로, 다세대주택 및 아파트 거주 영유아 양육자들을 대상으로 교류 현황, 커뮤니티 장소 경험, 각 주거지의 외부공간에 대한 인식, 그리고 개선 요구를 파악하였다. 본 연구의 주제는 육아환경과 커뮤니티라는 두 개의 다른 영역의 접점영역에 위치한다. 먼저 현재의 육아커뮤니티 특성부터 살펴본 후, 커뮤니티는 ‘집 밖으로 나가기’로부터 시작될 수 있기 때문에 외부환경과 접근성에 대해 논의하였다.
아파트 거주 육아모와 비교하여,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들은 도보거리의 이웃 수가 적으며 차량 거리의 이웃 수가 많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이웃 육아모와의 교류빈도와 장소를 함께 살펴보았을 때 다세대주택 주거지에서 영유아를 동반하여 이용할 수 있는 공용공간이 부재함에 기인하였다. 이를 근거로, 커뮤니티는 커뮤니티를 위한 장소와 연관된다(Seo, 2017)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 영유아를 동반하여 일상생활을 하는 육아모들은 육아모간 교류와 환경을 특별히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주거지 외부 환경에 대해 불편함을 겪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들은 아동을 데리고 바깥활동을 할 만한 외부 공용공간이 없어서 도보거리에서 육아모간 교류가 거의 없었고 공용공간을 요구하였다. 아파트 거주 육아모들은 도보권 내에서 비교적 자녀를 데리고 이웃 육아모와 교류할 장소가 있으므로 보행 시의 불편함이나 시설의 질적인 부분(유모차 통행이나 놀이터 재료나 면적)을 인식하고 있는 반면, 다세대주택 거주 육아모들은 아동이 집에서 나오자마자 자동차로 인해 위험하고 배기가스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건강이 위협받는 등 질적인 부분에 이르지도 못하고 집 안에만 ‘갇혀’있는 답답함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두 주거지 육아모들은 주거지 공용공간에 대해 오픈스페이스와 자연요소 및 보행로가 이웃 동네까지 연결되기를 요구하였다. 아동발달을 지원하는 외부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양육자 간에 교류하고, 유모차나 아동을 동반하여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행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기를 희망하였다. 아파트 거주 육아모들도 아동놀이가 아파트단지 내에서만 이루어지며 단지를 넘어서면 같은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도시 정비 전체에서 두 주거지의 양육자와 아동을 고려하는 계획이 요구된다. 육아세대의 생활특성을 특별히 인식하지 못하고 계획된 주거지환경이 아동의 발달과 양육자간 커뮤니티 형성을 저해해왔음을 생각해본다면, 앞으로는 생애주기 상의 모든 거주자(아동, 임산부, 성인, 장애인, 노인 등)가 불편 없이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계획되어야 한다는 계획개념과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육아세대의 커뮤니티특성과 장소와의 관계를 파악하였다는 데 의의를 갖는다. 또한, 영유아 양육자들의 일상생활특성을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대표되는 두 주거지의 영유아 양육자들을 대상으로 질적 연구방법을 이용하여 상호 비교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그러나, 육아커뮤니티 환경에 대한 초기 연구로서 질적 연구방법을 이용하여 탐색연구를 시도하였기 때문에 일반화에 있어서 한계가 있으므로, 추후 양육자를 대상으로 양적연구 및 전문가를 대상으로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