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1. 연구 배경 및 목적
몽골은 13세기 초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영토를 정복했었던 칭기스칸의 대몽골 제국과 유목민 국가로 알려져 있다. 현대의 몽골은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동아시아 내륙에 위치하여 1,003만 헥타르(ha)에 이르는 큰 영토를 가지고 있으며 대체적으로 건조하고 연교차가 매우 큰 기후특성을 나타내고 있다(National Agency Meteorology and the Environmental Monitoring, 2017). 이러한 척박한 기후조건은 몽골인들이 한 지역에 정착할 수 없게 만드는 환경요인이었으며 유목생활을 통해 기후조건을 극복할수밖에 없었다(Tsevegdorj, 2012). 유목인에게는 이동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가볍고 손쉬운 설치 및 해체가 가능한 게르(Ger)가 등장하게 된다(Batsaikhan & Undrakhbayar, 2015).
사회문화, 환경적 배경에서 탄생한 몽골게르는 약 3천년의 오랜 역사를 가지며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왔으며, 현재도 몽골을 대표하는 전통 주거유형으로써 자리 잡고 있다(Narantuya, 2018). 현대 몽골게르는 주로 농촌지역과 도시지역의 게르 밀집지역에 건축되고 있다. 정부사업으로 현대주거를 대량 공급하게 되면서 몽골게르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나, 몽골 수도인 울란바토르시 주거유형 중 25%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1)
이처럼 몽골은 현대식 주거유형인 단독주택, 공동주택과 전통 주거양식인 몽골게르가 공존하고 있다. 현대 주거양식은 외관상 게르와 전혀 다른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으나, 공간특성과 거주자 사용행태 측면에서 전통 주거문화가 계승되어 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선행연구는 몽골 전통주거인 게르와 주거문화에 중점을 두어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몽골의 전통 주거문화가 현대 주거문화에 어떠한 형태로 계승되어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미비하다. 이에 본 연구는 현대 몽골 주거문화에 나타나고 있는 전통 주거문화 특성을 공간과 사용행태 관점에서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 연구의 범위 및 방법
본 연구에서는 현대 몽골의 주거문화 특성을 구체화하기 위해 공간특성과 공간 사용행태 관점에서 주거유형을 비교분석하고자 하였다. 연구에서 분석대상으로 하는 주거유형은 전통게르 부터 현대적으로 변형된 현대게르, 그리고 현대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의 4개 유형으로 하였다. 먼저, 전통게르의 주거문화 특성을 파악하고 몽골의 전통주거 특성이 현대게르와 단독주택, 공동주택에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지 공간특성과 사용행태 관점에서 제시하였다. 분석대상의 범위는 단위세대 평면으로 한정하였으며, 단위세대 내 공간에서 거주자의 행태를 살펴보고자 하였다.2) 현대게르, 단독주택, 공동주택의 주거유형별로 도면수집을 통해 공간특성을 비교분석하였으며 해당주거유형 거주자를 대상으로 인터뷰와 관찰을 통해 사용행태를 분석하였다.3) 몽골의 주거유형별 평균 면적과 인구구조 검토를 통해, 30대 부부와 자녀가 거주하는 주거유형별 1개의 사례를 선정하였다. 선정한 사례가 몽골 대표 주거유형이라 제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국가 프로젝트로써 설계된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사례를 선별하고 현지인 인터뷰를 통해 사례의 적정성을 검증을 하고자 하였다.4) 현대게르 사례는 몽골 홉스골 아이막(Aimag)에 살고 있는 B씨의 게르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단독주택 사례는 몽골 에너지절약 단독주택 프로젝트에 의한 Hybrid House(2020), 공동주택 사례는 2016년부터 건설도시개발부(Ministry of Construction and Urban Development)의 국민 공동주택 프로젝트에 의한 N.A.P.-National Architectural Project(2017)를 선정하였다.
II. 이론적 배경
1. 몽골과 게르
몽골은 세계에서 17번째로 넓은 영토를 가진 국가로 중국의 북쪽과 러시아의 남쪽에 위치한 내륙 국가이다. 냉대 대륙성 기후대로 인해 1년 중 대부분이 춥고 건조하며, 몽골 중부에는 스텝기후대로 초원지대가 넓게 분포하고 있다.5) 이러한 혹독한 기후대로 인해 한 지역에 정착하기 어려운 환경여건을 가지고 있으며, 초원을 따라 양이나 말 등 가축을 기르며 계절 마다 이동하는 유목문화가 발달하였다(Chong, 2014). 여름에는 바람이 부는 강변지역, 겨울에는 강바람을 피할 수 있는 산이나 언덕과 가까운 지역에 살아왔다. 이동이 이루어지는 유목문화에 따라 설치와 해체가 용이한 게르(Ger)라고 하는 주거 양식이 2-3,000년에 걸쳐 발달하였다(Narantuya et al., 2018). 게르가 가지고 있는 이동성은 13세기 초 칭기스칸이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영토를 정복하는데 기여했고 알려져 있다(Tsevegdorj, 2012).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한 게르의 원형은 어워훠(Ovoohoi)라 불리는 게르이며, 나무 세워 만든 구조물에 동물 가죽을 덮은 형태이다(Kim, 2012). 현대 몽골게르 형태를 갖추게 된 시점은 기원전 2세기경 훈족이 사용했던 훌룬훈루(Hunlun Hunlu)로 불리는 게르로 어워훠를 유목생활에 적합하게 발전한 형태이다(Kim, 2012). 게르가 몽골인의 보편적 주거형태로 자리잡은 시기는 6~8세기에 들어서 부터이며, 이동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보다 부재를 간소화하고 규격화하기에 이른다(Kim, 2012). 13세기 칭기스칸이 몽골부족을 통일한 시점에서는 이동식, 고정식, 그리고 수레 위해 게르를 설치한 첨척 게르(Tsomtsog Ger)로 발전하기에 이른다(Batsaikhan & Undrakhbayar, 2015).
2. 게르의 특징
오랜 시간 진화과정을 거친 게르는 부재가 매우 가볍고 유연하며 여러 차례 분해하고 조립할 수 있는 내구성, 간편한 구법이 특징이다(Tsevegdorj, 2012). 벽과 기둥을 캔버스 천과 펠트로 덮은 둥근 지붕을 밧줄로 묶어서 만들며, 두 세명의 어른으로 구성된 작은 가족이 30분 이 내에 분해하고 1시간 이내에 조립할 수 있다(Batsaikhan & Undrakhbayar, 2015)., 게르 지붕 정중앙에 위치한 원형천장(Toono)은 채광과 환기 역할을 하며, 원형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을 통해 시간을 알 수 있다(Narantuya et al., 2018). 게르는 둥근 벽을 구성하는 5개의 격자, 문, 원형천장을 지탱하는 기둥(Bagana) 2개, 그리고 원형천장과 벽체를 연결하는 기둥(Uni) 88개로 구성된다(Batsaikhan & Undrakhbayar, 2015).
게르는 이동성과 설치 및 해체의 용이성 뿐 만 아니라, 환경 및 구조적 기능성도 가지고 있다. 내부에서 온도를 쉽게 조절할 수 있으며, 18~20 m/s에 이르는 봄바람을 견딜 수 있도록 둥근 원 형태의 공기역학적인 구조와 형태로 고안되었다(Narantuya et al., 2018). 또한 주로 북서쪽에서 오는 바람을 피하기 위해 입구를 남쪽에 설치하여 실내에 찬 바람의 유입을 최소화하고 있다.
몽골인은 유목민 생활에 맞게 간단하고 작은 구조를 가진 게르를 개발하였다. 현대에 이르기까지 규모와 형태측면에서 다양하게 발전하였으나 가구로 영역을 구분하는 공간배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시대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게르의 공간구성은 공간 가운데 위치한 화로를 중심으로 크게 상석 공간, 남성 공간, 여성 공간, 출입 공간으로 구분한다(Gantogtokh, 2014). 특히, 게르 출입구에서 맞은편에 위치한 거실부의 상석은 역사적이고 종교적인 의미를 가지는 중요한 공간으로 제단공간, 문화생활 공간이 위치한다. 몽골은 티베트 불교인 라마교가 전체 인구의 53%를 차지하고 있어 절반 이상의 가정에 불교 제단을 두고 있으며, 주거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배치하고 있다. 게르에서 가장 중심적이고 중요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거실공간은 몽골인의 대부분의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전통적으로 조리와 취침은 각 영역에서 이루어지지만 취식과 휴식, 여가, 학습, 접객 등의 행위가 거실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3. 근현대 주거양식의 정착과 인구구조
1920년대에 몽골인들은 사회주의 국가의 대열에 합류했으며 사회주의 초기에 대규모의 현대적 건물들이 지어지기 시작하였다. 1940년대에는 대부분의 사원 건물이 철거되었고 재료는 새로운 사회주의 건물에 재사용되는 등 울란바토르를 현대 도시로 바꾸는 과정이 시작되었다(Buyanbaatar, 2020). 몽골의 공동주택은 1954년 몽골인민혁명당 제12차 당대회에서 사회주의의 물질적, 기술적 기반구축을 목표로 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하였다(Barilgamn, 2019). 울란바토르시 기본계획에 이러한 목표가 반영이 되면서 산업, 교통, 공공시설 아파트를 신설하기 시작했다(Batsaikhan, 2016). 1999년도에 들어서는 보다 안정적인 주거공급와 품질개선을 위해 몽골 국가주택으로써의 정책 및 법률도 제정하였다(Ministry of Construction and Urban Plan Development of Mongolia & The Governor’s Office of the Capital City, 2013).
1950년대에 들어 본격적으로 현대주거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몽골인들에게 유목생활의 필요성이 없어졌다. 유목생활에서 정착생활로 적응하게 되면서 게르보다는 단독주택이나 공동주택을 선호하게 되었다(Buyanbaatar, 2020).6) 많은 단독주택에서 상하수도, 냉난방 등 도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 설비 및 편의시설이 정비되어 있는 공동주택을 선호하는 편이나 층간소음이나 비싼가격, 주차공간 부족의 문제도 있다(Altankhuyag, 2017).
이러한 배경으로 몽골 울란바토르시의 42% (148,000 가구)는 공동주택에 살고 있으며 32% (112,751 가구)는 단독주택 나머지 26% 정도가 몽골게르에서 거주하고 있다(Altankhuyag, 2017). 몽골게르는 전체 주거유형의 1/4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나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몽골의 공동주택 중 77% 정도가 60-80 m2 규모의 단위세대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단독주택은 2-3방을 갖춘 100 m2 규모의 주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Altankhuyag, 2017).
몽골의 인구는 약 300만 명으로 1,564,116 km2에 이르는 광대한 영토에 비해 굉장히 낮은 인구밀도를 가지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울란바로트시에 집중되어 있다.7) 몽골 인구 구성에서 주목할 점은 인구구조가 피라미드 형태의 구조를 취하고 있어 고령자의 인구는 매우 적으며, 30대 이하의 인구가 전체인구의 70%에 가까운 인구구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Mongolian Statistical Information Service, 2021). 특히, 여성 1명당 출산율은 2.9로 세계에서 11위에 이를 만큼 높으며, 0세부터 10세아동 인구는 전체25%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Data Commons, 2020).8)
4. 선행연구 고찰
국내에서 주거문화에 대한 연구는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지만 국외 주거문화에 대해 연구하고자 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Choi et al.(2014)는 카자흐스탄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거주민을 주거요구 경향을 인터뷰하여 단위세대 내 평면 변경경향을 파악하고자 하였으며, Shon et al.(2017)은 베트남 소재 한국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베트남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실시하여 거주유형과 특성을 분석하고자 하는 등 현지답사를 통해 주거문화를 파악하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몽골 주거에 대한 연구도 이와 비슷한 관점에서 진행되고 있으나 다른 나라에 비해 주제가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주로 몽골을 대표하는 주거유형인 전통게르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어 게르의 역사, 변천, 전통요소, 주거 복지 및 환경의 관점으로 진행되었다. Narantuya et al. (2018)은 몽골 게르의 전통적 요소를 도입한 실내디자인 표현 특성을 연구하여 전통게르의 실내디자인 요소가 현대 주거나 상업공간에 반영되어 있음을 제시하였다. Kim(2012)는 몽골 전통게르의 공간특성을 공간구조와 의미로써 분석하고자 하였으며, Bayaret et al. (1999)는 몽골주거가 현대화되는 과정에서의 평면요소변화를 제시하였다. Chong(2014)는 전통게르의 건축적 구조와 공간구성 원리를 고찰하고 현대생활에 적용되어 있는 요소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가 선행연구와 다른 점은 전통게르에서 주거문화 특성의 고찰뿐만 아니라 현대주거에 남아있는 공간 및 공간사용 행태를 제시하였다는 점이다.
III. 유형별 주거공간과 공간사용 행태
1. 분석 개요
몽골의 현대주거는 유형별로 1개의 사례를 선정하였다. 선정된 단독주택과 공동주택 사례가 몽골을 대표하는 주거유형이라 제시하기에 어려움이 있으나, 국가 프로젝트프로젝트에서 사례를 선별하고 현지인 인터뷰를 통해 사례의 적정성을 검증을 하고자 하였다.9) 현대게르는 대부분 동일한 유형을 사용하고 있어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대게르와 전통게르는 면적의 차이가 나타날 뿐 형태나 공간사용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다(Chong, 2014) (몽골인 유학생 인터뷰, 2021.5.21.). 그러나 현대게르는 현대적 편의성이나 사용성에 따라 일부 변형이 된 게르로써 전통게르와 구분하여 현대 주거유형으로써 다루고자 하였다.
게르는 몽골 홉스골주(州)에 살고 있는 B씨의 게르를 대상으로 선정하였으며,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은 몽골 국가프로젝트인 Hybrid House, N.A.P (National Architectural Project)를 선정하였다<Table 1>. 거주공간 사용행태가 담긴 사진촬영은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 후, 평소 일상모습을 촬영하였다. 거주자 구성은 몽골인구 통계를 검토하여 30대 이하 인구구성이 70%에 가까운 점을 고려하여 3개 주거유형 모두 30대 젊은 부부와 자녀를 두고 있는 세대를 선정하였다. 대상 거주자 모두 2-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Table 1>.
Table 1.
Overview of Case
2. 현대 몽골게르의 공간특성와 사용행태
현대 문화요소가 반영됨에 따라 전통게르에서의 공간구성이나 사용행태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제단이 놓였던 위치에는 TV나 오디오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으며, 제단은 TV 밑 수납장으로 이동되고 있다. 기존 제단이 있던 공간은 현대에 들어 거실 공간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텔레비전을 시청하거나 가족식사를 하거나 자녀들의 학습과 놀이공간으로 사용된다. 숙소 및 체험용도로 건축된 게르나 무종교인 거주자가 거주하는 현대게르에 기존 제단공간을 자녀의 취침공간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으나 대부분의 현대게르의 경우 제단공간이나 TV나 오디오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전통게르의 경우, 출입구 기준 우측의 여성공간은 요리 등 가사노동의 영역으로 주로 여성이 이용하였으나, 현대에 들어 부부 취침공간으로 변하였으며 남성공간은 자녀들 취침공간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공간에는 화장품이나 냉장고, 부엌 수납으로 공간이 이어지는 등 여성공간으로써의 성격이 남아있으며, 출입구에 인접하여 세탁기, 세면 공간, 주방영역, 게르 중심부에 위치한 난로 공간은 전통게르와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다.
사례대상지인 B씨 게르(Ger)는 몽골 최북단인 홉스골주(州)에 위치하고 있으며, 올란바로르시에서 550 km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30대의 젊은 부부와 2명의 자녀(남아 7살, 여아 4살)로 구성된 B씨의 게르는 전형적인 현대게르이며 하나의 공간에서 가구배치에 따른 영역을 구분하는 전통게르와 공간구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제단이 위치했던 장소에 TV가 놓여지는 등 공간을 현대적으로 변용하여 사용하고 있다.10) B씨 가족은 거실 TV 앞에 테이블 놓고 있으며, 아이들 학업, 여가 및 휴식, 식사, 접객 등의 복합적 생활을 거실에서 해결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3. 몽골 단독주택의 공간특성와 사용행태
몽골은 겨울철 마다 전통난방에 따른 대기오염이 심각하여 2018년부터 정부차원에서 현대식 난방방식을 도입한 Hybrid house의 보급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울란바토르시 게르 밀집지역에도 현대식 단독주택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몽골의 단독주택은 단층집과 이층집으로 구분되며 거실, 부엌, 침실 2-3개의 구성을 취하고 있는 평면이 일반적이다. 몽골의 혹독한 기후를 극복할 수 있는 단열 및 난방성능이 우수한 현대 주거양식이 도입되었으나 냉난방, 상하수도 등 도시 인프라와 연결된 단독주택은 많지 않다(Barilgamn, 2019).11)
사례는 울란바토르시에 위치한 2LDK 형식의 단독주택이다. 공간구성에 비해 면적은 99 m2로 넓은 편이며 이중거실은 약 30 m2 정도에 이를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공간구성은 게르와 달리, 벽체로 공간이 구획되어 있으나, 게르와 동일하게 북측의 추운 바람을 피하기 위해 남쪽에 위치한 현관을 통해 진입을 하며, 현관에 인접하여 화장실이 위치해 있는 점은 유사하다. 그러나 현대적 공간구조를 취하고 있는 단독주택 평면은 전통게르의 공간구조와는 크게 다른 형식을 취하고 있다. 거실이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는 전통게르와 달리 단독주택의 거실은 현관에 인접해 있으며 거실을 통해 주방과 침실로 연결이 된다. 또한, 전통게르에서 중심에 위치했던 난방공간은 개별난방에 적용됨에 따라 화장실 안쪽 다용도실에 위치하게 된다. 현대 주거에서 공간구성이 변화하였지만 거실공간이 갖는 중심성과 의미는 유사하다. 거실 공간은 전체 면적의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행위가 거실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몽골인 유학생 인터뷰, 2021.5.21.).
단독주택 사례지에는 공무원 부부와 2~4살의 아들 2명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 거주자들은 직장생활을 하며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평범한 가정이다. 현대 사회와 문화를 수용하게 되면서 몽골인들은 사적 공간을 보다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으며, 벽체로 구획한 공간구성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수용하게 되었다. 공간이 벽체로 구분되었지만 거실공간은 전통게르의 공간사용 행태를 유지하고 있다. 거실은 담소를 나누는 등 휴식과 여가기능으로 사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손님접대, 식사, 종교공간으로써 의미를 두고 있다. 이들 가족은 주방 공간에 조리가 이루어지며 식탁이 마련되어 있지만, 거실에서 테이블을 마련하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 방과 부부 침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방에서 아이들의 놀이나 취침공간으로 사용되지만 학습이나 휴식은 주로 거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 가정에는 거실 TV장 밑에 제단에 놓여 있으며, 매일 아침 제단 인근에 우유차를 올려둔 후 가족과 차를 마시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이들 가족은 인터뷰를 통해, 제단공간 근처에서 주요 생활을 보냄으로 종교적 보호와 축복받을 수 있음을 말하고 있으며, 하루의 안녕을 기원하는 만큼 중요한 공간임을 말하고 있다.
4. 몽골 공동주택의 공간특성와 사용행태
몽골 공동주택 사례는 건설도시개발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국민 공동주택 평면(N.A.P.)이다. 공동주택의 주동평면과 단위세대 평면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나 울란바로트시의 공동주택의 단위세대 평면이 상당부분 이와 비슷한 평면구조를 취하는 경우가 많음을 인터뷰를 통해 확인하였다. 몽골에서는 전체 가구의 51%가 1LDK 형식의 공동주택에 거주하며 앞으로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Altankhuyag, 2017). 이러한 구조를 취하고 있는 공동주택은 단독주택에 비해 규모가 64 m2 정도로 작은 편이지만 난방 및 상하수가 도시 인프라 시설과 연결이 되어 있으며, 공동 편의시설이 구비되어 있어 단독주택에 비해 분양단가가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LDK 형식의 공동주택이 4-5인 가족의 몽골 젊은 층에 인기가 높다. 방의 개수는 1개로 제한되어 있지만, 거실이나 침실의 면적이 한국의 단위세대 평면에 비해 넓은 편이며, 거실공간을 침실겸용으로 사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거실면적은 약 25 m2으로 단위세대 면적의 40%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출입문이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출입문에 인접하여 화장실과 주방, 수납 공간이 위치하고 있으며, 복도나 홀 공간으로 통해 거실과 침실로 연결되는 공간구조가 전통게르와 유사한 점이라 할 수 있다.
사례 대상 공동주택은 단독주택 사례와 동일하게 울란바토르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공무원 부부와 3명의 자녀와 함께 거주하고 있다. 몽골에는 3자녀를 둔 가정이 많으며, 사례와 같은 공동주택 면적에 5인 가정이 거주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몽골인 인터뷰, 2021.5.31.). 부부가 사용하는 침실은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나 취침이 이루지지만, 다른 주거유형과 마찬가지로 일상생활 대부분을 거실에서 보내고 있다. 침실 개수는 1개이지만 거실이 충분한 면적을 가지고 있어 몽골인의 다양한 일상생활 행위를 수용할 수 있다. 특히, 아이들 방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3명의 자녀는 거실공간에서 취침한다. 현대게르에서 아이들은 서측에 위치한 침대를 사용하며, 부부는 동측에 위치한 침대를 사용하는 경향과 같이 거실과 침실의 위치에 따라 자녀와 부부침실을 구분하고 있다. 또한 이들 부부는 TV장 밑에 제단의 종교적 기능이아이들을 보호해줄 것으로 여기고 있어 거실을 아이들 침실로써 사용하는 이유 확인할 수 있었다.
공동주택에는 주방과 거실 사이에 식탁이 위치하는 등 현대적 주거양식을 취하고 있으나, 거실에서 좌식 테이블을 두고 취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이들 가정은 지인이나 친인척이 빈번하게 방문하며, 접객시에도 거실의 테이블을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IV. 유형별 주거양식의 비교분석
1. 3가지 주거의 공간특성 비교분석
현대주거에서 나타난 공간적 전통주거 특성은 공간의 위치 및 구조와 거실의 면적을 통해 설명될 수 있다.
1920년 이후 국제주의 건축양식을 갖춘 현대주거가 몽골에 도입되었지만 전통게르와 완전히 단절된 주거로 자리잡은 것이 아닌 몽골 전통 주거문화가 반영되어 있다. 전통게르에서 나타난 공간적 특징은 현대게르, 공동주택, 단독주택 순으로 유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주거 내 공간의 위치는 남쪽에서 진입하는 현관, 현관에 인접한 화장실으로 세 개 유형 모두 전통게르와 동일한 공간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공간구조는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이 다른 구조를 보이고 있다. 단독주택은 공간구조상 현관에서 거실에 바로 접해있고 거실에서 주방이나 침실로 연결되는 공간구조를 취하고 있어 전통게르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공동주택은 거실이 가장 안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홀에서 침실로 연결되는 구조는 전통게르의 공간구조와 유사성이 나타나고 있다.
대체로 전통게르는 현대주거에 비해 면적이 작지만 게르 외부의 광활한 초원을 누릴 수 있어 몽골인에게 실내면적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 사회변화와 외부공간이 부족해진 도심지 생활은 점차 개인공간을 중요시 하게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벽체로 구획된 현대주거를 수용하게 된다. 사례에서 다룬 현대게르는 홉스골 지방에 위치하여 외부공간이 여유로운 데에 비해 울란바토르시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은 주거면적이 넓어진 대신 벽체가 구획되어 있다. 한국과 동일 면적 주택과 비교하면 몽골의 주택은 방의 개수가 적은 대신 거실 면적을 크게 사용하고 있다. 현대주거에서 거실면적은 전체 단위세대주거 안에서 30~40%를 차지할 정도로 넓게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거실이 가지고 있는 중심성과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전통게르에서 거실공간은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하며 중심적인 공간이었다. 실내는 벽체로 구획되지 않았기 때문에 적어도 시각적으로 거실의 영역은 게르 전체로 확장될 수 있었다. 현대주거에서는 거실은 벽체로 구획되었으나 시각적으로 확장된 거실 영역이 면적으로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2. 공간별 행동장면에서 비교분석
주거유형별로 몽골인 거주행태를 분석한 결과 이하와 같이 전통 주거문화와 연관 지을 수 있는 세 가지 특성을 보이고 있다.
먼저, 거실에서 이루어지는 공간사용 행태가 매우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점이다. 전통게르에서의 거실과 같이 현대주택의 거실에서도 여가 및 휴식의 기능 뿐 아니라, 식사, 취침, 학습, 접객, 종교 등 복합적인 행위가 거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여느 나라 주거의 거실도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몽골의 주거에서 거실은 더욱 일상생활의 중심이 되는 공간이고 다양하고 기능을 수용하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서도 세 가정 모두 주거공간에서 가장 오래 시간을 보내며 중요하게 여기는 공간을 거실로 언급하고 있다.
두 번째로 거실의 종교적인 기능이다. 이는 몽골인들이 거실을 주거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으로 여기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몽골에는 16세기에 들어 불교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였으며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불교를 종교로 갖게 되었다. 전통게르에는 가장 중심되고 깊은 공간인 거실 북측에 불교제단을 두고 있다. 북측은 12간지의 쥐(子) 방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시작”을 상징하는 동시에 성스로운 방위로 인식되고 있어서 가정의 액막이, 장수, 평화를 가져다준다고 믿고 있다(Batbuyan, 2018). 현대주거에서도 제단은 거실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매일 아침 수테차(우유차)를 끓여 제단에 올려놓은 후 연장자 순으로 차를 마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관습이 남아있다(Batmandah, 2015).12) 현대 주거에서 제단은 사회문화 변화에 따라 그 위상이 줄어들어 TV나 오디오가 그 위치를 대신하게 되고 꼭 북측에는 위치하지 않게 되었지만, 매일 아침 제단에서 차를 마시는 관습과 제단과 가까운 곳에 아이들 침실로 사용하고 대부분의 생활을 거실에서 행하는 데에는 종교적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주방과 거실의 공간사용에서의 연결성이다. 주방과 거실의 연결구조는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권에서도 나타날 수도 있지만, 특히 몽골 식문화와 연관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몽골인들의 음식은 가축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우유와 육고기로 만들어진다. 우유, 우유차를 마시며, 우유를 가공하여 아롤(Aaruul), 에뎀(Eedem) 등 유제품을 만들며 육류는 삶거나 건조시켜 저장하여 먹는다(Enkhbat, 2019). 현대 몽골사회에는 음식의 종류가 다양해졌지만 채소류보다는 육고기와 유제품이 주요 음식이기 때문에 주방에서 조리하는 시간이 긴 편이다. Dashzeveg(2020)는 몽골요리 조리시간이 길기 때문에 조리과정에서 TV나 오디오 등을 시청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기 위한 이유로 거실과 주방이 연결되어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몽골인 유학생 인터뷰(2021.5.21.)를 통해서도 주방공간은 많은 시간을 들여 조리를 하는 공간이며 조리된 음식은 바로 거실로 이동하여 가족들과 식사를 한다고 응답한 바와 같이, 조리한 음식을 바로 거실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개방형 주방이 유리할 것이다. 이처럼 주방에서 조리 후 거실에서 취식하는 문화는 전통 게르 중앙에 위치한 난로에서 음식을 조리 후 거실영역에서 취식을 하였던 전통 주거문화와 관련이 있으며, 현대 주거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V. 결 론
본 연구는 몽골 현대주거에 나타난 주거문화 특성을 주거유형별로 공간특성과 거주자 공간 사용행태 관점에서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전통요소를 고찰하고 현대주거유형에 어떠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지를 비교분석하였다. 전통게르, 현대게르, 단독주택, 공동주택의 도면을 통해 공간특성을 비교분석을 하였으며, 해당 주거에 거주하고 있는 거주자의 공간 사용행태를 인터뷰와 관찰을 통해 분석하여 아래와 같은 특성을 제시하였다.
먼저, 현대주거는 전통게르의 공간특성을 일부 나타내고 있다. 남쪽에서 진입하는 현관, 현관에 인접한 화장실은 모든 현대주거 유형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공동주택은 전통게르와 유사한 공간구조를 취하고 있다. 또한 한국주거에 비해 넓은 거실 면적을 할애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현대주거 사용자 행태에서 나타난 전통 주거문화 특성은 거실에서 다양한 생활이 이루어지는 점, 거실공간에서 제단의 중요성, 고유 식문화에 따른 거실과 주방의 연결성을 들 수 있다. 거실은 몽골인에게 가장 중요한 공간이자 다양한 행위를 담는 공간으로 종교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취침, 취식, 여가 및 휴식, 교류 등의 행위가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만큼 체류시간도 가장 길다. 육류와 유제품을 주식으로 하는 몽골인은 주방에서 오랜 시간 조리 후에 거실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식문화로 인해 주방과 거실은 공간사용의 연결성이 높다.
본 연구는 몽골의 전통 주거문화가 어떠한 형태로 현대주거에 계승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몽골 현대주거 유형별로 주거문화 특성을 정성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의미가 있으나 추후 연구에서는 단위세대 뿐만 아니라 단지공간 등 외부공간에 대한 범위확장과 충분한 수의 사례분석을 통해 정량적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