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1989년 우리나라 최초로 분양전환되지 않는 공공임대주택인 영구임대주택이 공급된 이후 30년이 지났다. 정비사업으로서 리모델링과 재건축이 가능한 최소 경과연수가 각각 15년, 30년이라고 했을 때, 이제 공공임대주택도 정비사업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 1990년 전후에 공급된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이미 주택 내외부의 노후화와 주택의 성능 저하에 대해 생활상의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아직 정책은 이러한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높은 주택가격, 전세가격 급등, 저소득가구의 주거불안, 유럽 등 주요 선진국 수준에 못 미치는 공적 임대주택 재고량 등의 상황에서 공공임대주택의 신규공급은 아직 우리나라 주거정책의 핵심적인 과제로 자리잡고 있다. 이 같은 여건에서 노후 공공임대주택의 정비는 부차적인 문제로 여겨졌다. 한정된 재정으로 더 많은 저소득층이 주거안정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존 주택의 정비보다는 신규공급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거정책에서 노후 공공임대주택의 정비를 소홀히 다룰수록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지금도 대규모 단지로 공급된 공공임대주택은 주변 지역사회와 원활한 소통보다는 단절에 더 가까운 모습을 띠고 있다. 그런데 공공임대주택의 노후화가 방치되고 성능 향상을 위한 정책적 개입이 부진할 경우, 해당 공공임대주택은 노후화가 진행된 채로 주변 지역사회로부터 더욱 고립될 것이다. 공공임대주택 주민들은 심리적 위축을 경험하며, 공공임대주택을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려 할 것이다.
그 결과는 공공임대주택 정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확산이며, 이는 공공임대주택을 계속 공급해야 하는 정당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노후 공공임대주택의 정비는 신규공급만큼이나 중요하다. 둘 중 어느 하나가 미흡할 경우 공공임대주택 정책이 제대로 운용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공급과 정비는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떠받치고 있는 두 개의 기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그동안 소홀하게 다뤄진 노후 공공임대주택의 정비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하지만, 단순히 물리적 정비에 한정하지 않고 사회경제적 측면까지 포괄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본 연구의 주요 착안점이다. 이미 널리 알려졌듯이, 초기에 공급된 공공임대주택 단지들은 최저소득계층 위주로 입주가 이루어졌고, 이제는 주민의 고령화가 상당 수준으로 진행되면서 단지의 활력이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물리적 정비와 단지의 활력 제고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면, 노후 공공임대주택의 실질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담는 실천적 개념으로서 ‘단지재생’이라는 용어를 제안한다.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촉발시킬 수 있는 물리적 정비수단으로서 ‘별동 증축’을 상정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정비수법은 재건축일 수 있겠으나, 아직 공공임대주택 단지들이 재건축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게 노후한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 게다가 주택의 장수명화가 중요시되는 추세에서 재건축을 무비판적으로 선택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1) 따라서 본 연구는 재건축 이외의 정비방안으로서, 별동 증축과 연계한 정비를 그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하려 하며, 이를 통해 단지재생까지 확산될 수 있는 경로를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자 한다.
2. 선행연구 검토 및 연구범위
본 연구는 경험적 사실에 대한 실증분석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현재의 여건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정책프로그램을 새롭게 구성하여 제안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아직 단지재생의 관점에서 별동 증축을 활용한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적이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은 정책의 필요성과 추진방안을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데 방점을 둔다. 이 맥락에서 선행연구 검토결과와 연구범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선행연구 검토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에 대해서는 평면확장(Choi et al., 2009), 옥외공간 재구성(Park et al., 2011), 노인공동 생활가정 계획(Kwon et al., 2014)과 같이 세부영역에 대한 건축적 접근의 논문과 공간위계 또는 사업목적에 따라 리모델링 사업의 유형을 도출하는 논문(Cho et al., 2010; Lee et al., 2013)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들은 단지재생이라는 종합적인 관점이 반영된 연구라고 보기는 어렵다. 별동증축과 관련한 선행연구로는 주거복지동을 통해 복지서비스를 효과적으로 공급하거나 신규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가 있다(Yoon et al., 2011; Cho et al., 2012). 그러나 본 연구와 같이 별동증축과 정비사업을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본 연구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는 일부 연구들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옥외공간 정비 위주로 검토하거나(Youm and Um, 2014), 사회적 측면에 대한 고려가 미흡한 채 물리적 정비에 치중하거나(Lee and Park, 2011), 대강의 방향성 제시에 머무르는(Yoon et al., 2012) 한계가 있었다. 이에 본 연구는 별동증축과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를 연계한 사업방식을 구상하되, 단지재생의 관점에서 물리적 측면과 사회경제적 측면을 종합하여 효과적인 대안을 도출함으로써 선행연구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한다.
2) 주요 용어의 정의
본 연구에서 ‘단지재생’은 건물의 노후화 및 성능 저하라는 물리적 문제와 입주자의 고령화 등에서 기인하는 단지 활력의 저하와 같은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Ohtsubo, 2010). 따라서, 단지재생은 물리적 문제를 주로 다루는 정비사업을 포괄하는 보다 넓은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정비’는 새로운 성능을 부가하여 준공 시점보다 그 성능을 향상시키는 건축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보통 ‘유지(관리)’나 ‘보수’는 최초 준공시점의 수준을 기준으로 건축물 성능의 저하 속도를 늦추거나 그 수준까지 회복시키는 활동으로 정의된다(Yoon, 2000). 따라서 정비는 유지나 보수에 비해 주택의 성능을 사회적 요구 수준까지 향상시키고자 하는 보다 적극적인 행위로 이해할 수 있으며, 현행 법률에 근거할 때, 리모델링과 재건축이 이에 해당한다. 리모델링의 경우,「건축법」과 「주택법」에 따라 대수선, 증축형 리모델링,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으로 세분화된다. 본 연구는 재건축보다 리모델링 중심으로 정비사업을 구상할 것이다.
Table 1.
Types of Home Remodeling by Law
Source. Ministry of Government Legislation (moleg.go.kr)
또한, 국토교통부의 ‘리모델링 기본계획 수립지침(2013)’에 따르면, 세대수 증가를 수반하지 않는 리모델링을 ‘맞춤형 리모델링’으로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건폐율, 용적률, 단지배치, 주택형별 구성 등을 고려할 때 세대수 증 가형 리모델링보다는 맞춤형 리모델링으로 주택성능 개선이 가능한 경우에 적용되며, 노후배관 교체, 화장실·방 추가 등이 해당된다. 이는 현행 법령에서 대수선과 증축 중심으로 규정되는 리모델링 개념과 다소 상충하는데, 이 연구에서는 구조나 외부형태의 변경이 아니더라도 맞춤형 리모델링에 포함될 수 있는 주택성능 향상 노력도 리모델링에 포함하고자 한다.
한편, 본 연구에서 다루는 공공임대주택(public rental housing)은「공공주택 특별법」제2조에 따라 ‘공공주택사업자가 국가 또는 지자체의 재정이나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아 공급하는 공공주택(public housing)2)’ 중 임대를 목적으로 공급하는 주택을 의미한다. 그런데 공공임대주택에서 별동 증축은「장기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삶의 질 향상 지원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동법 제10조의2에 따르면, 사업주체는 임대의무기간이 30년 이상인 장기공공임대주택 단지에 별도의 동을 증축하여 공공임대주택을 건설·공급할 수 있으며, 건축기준 및 주택건설기준을 완화하여 승인받을 수 있다. 리모델링 유형 중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조항은 2010년 4월 동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포함되었다. 뒤에서 자세히 논의하겠지만, 정책적으로는 주거복지동, 공공실버주택이라는 이름으로 구체화되었다.
3) 연구의 범위와 방법
본 연구는 서울 소재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대상으로 하되,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가 공급·운영하고 있는 단지를 다룬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공급한 단지도 있으나, 서울은 SH가 공급한 단지가 다수를 점하고 있고, 서울시 정책과의 연계도 용이하다는 판단 하에 LH가 공급한 단지는 제외하였다. 또한 영구임대주택, 50년 공공임대주택 등 경과연수가 오래된 단지를 주요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리모델링 가능성을 감안하여 2020년을 기준으로 15년 이상 경과한 단지로 제한하여 추출했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내용과 방법으로 구성된다. 우선 제II장에서 단지재생의 기본개념과 추진방향 등을 살펴봄으로써 단지재생이 갖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검토한다. 이를 위해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 관련 국내외 문헌 조사를 실시했다. 다음으로 제III장과 제IV장에서는 기초 현황으로서 서울의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 실태를 검토하는 가운데 별동 증축과 연계한 단지재생의 추진 가능성을 타진하고, 정부의 별동 증축 정책을 진단한다. 이를 위해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주체인 SH와 LH의 공공임대주택 관련 데이터, 정부의 보도자료 등을 확보하여 분석했다.
이러한 현황분석을 바탕으로 제V장에서는 별동 증축을 통한 단지재생 방안을 제시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SH가 운영하는 서울 소재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 중 별동증축 대상지를 몇 가지 기준에 의해 추출한다. 그리고나서 이 대상지를 바탕으로 별동 증축과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를 연계하는 사업구조를 제시한다. 더불어 복리시설 운영 및 입주민 지원서비스를 중심으로 단지의 활력제고를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함으로써 단지재생의 개념에 부합하는 사업방안을 구상한다. 특히 별동 증축 대상지 추출과 정비사업 방식 구상, 복리시설 서비스 개발에 대한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공공임대주택 단지에 대한 SH 내부자료 및 유관사례를 분석하는 한편, 실무자 인터뷰와 전문가 자문을 통해 가급적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제Ⅵ장에서는 지금까지의 전체 논의를 요약·정리한 후, 향후 별동 증축과 연계한 단지재생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정책과제를 제시할 것이다.
II. 단지재생의 개념과 추진방향
1. 기본개념
주택단지의 재생은 지역사회에 기반한 주민들의 공동활동이라는 연성적(soft) 측면부터 주택과 단지 내 시설을 완전히 새롭게 정비하는 재건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다뤄지고 있다(MLIT, 2016). 대체로 단지재생은 물리적 정비의 측면과 입주가구의 생활을 고려한 사회적 측면을 종합하는 의미로서 사용되고 있으며(Chiba-city, 2007; Ohtsubo, 2010), 이러한 종합적 성격 때문에 단지재생 개념이 갖는 독창적 의미가 확보될 수 있다.
단지재생의 개념이 제기된 것은, 주택공급 후 시간이 지나면서 동시적으로 나타나는 두 가지 문제에 대응해야 했기 때문이다(Matumura, 2017). 하나는 주택과 단지 내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이를 현재의 생활수준 및 사회적 발전에 적합한 성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비슷한 시점에 같이 입주한 주민들 사이에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주택단지의 활력이 저하된다는 문제였다. 더불어 이러한 두 가지 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채 악화되면, 해당 주택단지가 입지해 있는 지역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단지재생이 제기된 배경 중 하나이다.
이처럼 물리적 측면 또는 사회적 측면 중 어느 하나에 치중할 경우, 현재 노후 주택단지가 처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단지재생에 대한 접근을 낳았다고 할 수 있다.
2. 추진방향
단지재생 개념에 입각하여 적용할 수 있는 추진방향을 살펴보면, 5가지 정도의 범주로 구분할 수 있다(Chiba-city, 2007; Ohtsubo, 2010, n.d.; Matumura, 2017).
첫째, 사회적 요구 수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물리적 성능 개선이다. 주택단지가 건설되어 공급될 때는 기존의 주거문화를 개선하고 선도했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현대의 주거문화에서 오히려 뒤처지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를 위한 정비수법으로서 재건축을 쉽게 떠올릴 수 있으나, 주택재고의 효과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리모델링 수법도 비중 있게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주택단지와 주변 지역사회의 연계성 강화이다. 이전에는 주택단지와 주변 지역사회와의 구분이 명확했다. 단지를 둘러싸는 담, 울타리 등이 설치되고, 주동이 부지경계로부터 떨어져 입지하면서 주변 지역사회와의 교류 또는 동선 연결 등 기능적 연계가 부족한 여건이 지속되었다. 주택단지와 주변 지역사회가 일체화된 마을로 형성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으며, 이는 주택공급 당시 충분히 예상하기 어려웠던 문제였다.
셋째, 주택단지의 활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입주가구들의 주거이동이 빈번하지 않은 경우, 주택단지의 고령화 속도는 사회 전체의 평균적인 고령화를 앞지를 가능성이 높다. 노인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은 역으로 청년층의 비중이 줄어든다는 것이며, 주택단지 내 각종 주민활동에 대한 참여가 저조하여 단지 내 활력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청년과 노인이 함께 거주하면서 공동체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청년층 거주를 유도하는 시설을 갖추고 다양한 연령세대를 위한 생활지원서비스를 확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노인가구가 거주하기에 적합한 여건을 만들 필요가 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 움직임이 둔해지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주택단지 전체적으로 무장애화(barrier-free)를 구현하고, 돌봄서비스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자칫 은둔형 외톨이 현상이나 고독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택 외부에서 여러 활동을 기획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학습욕구를 지속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구상하거나, 노인들이 가지고 있는 삶의 지혜와 경험, 기술이 주민들과 공유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순환형 사회와 같은 새로운 사회적 가치와 연계한 단지재생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자원 및 에너지 절약, 폐기물 저감, 탄소배출 억제, 친환경적 생활양식의 정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단지재생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재건축을 통한 물리적 정비에 치우치기보다 기존 주택재고의 활용과 장수명화에 초점을 맞춘 정비수법의 개발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의 사업방향들은 취사선택하여 개별적으로도 추진할 수 있겠지만, 단지재생의 기본개념을 고려하면 종합대책으로 다뤄져야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리적 여건으로서 주택 및 주거환경이 갖는 매력과 편리성 등이 감소하면, 아무리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더라도 주택단지의 활력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단지재생을 물리적 재생과 사회적 재생으로 구분한 기본개념과 주요 추진방향을 연결하여 정리하면 <Figure 1>과 같다.
III. 서울의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 현황
1.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의 연도별 추이
2020년 기준 리모델링 법정연한인 15년을 넘긴 단지는 168개(11.3만 호)에 달한다. 이 중 SH가 운영하는 공공임대주택 단지가 148개로 거의 대부분의 물량을 차지하고 있다. 리모델링 법정연한을 넘기는 단지는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2026년이 되면 341개(15.3만 호)로 단지 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취약계층이 집중 거주하고 있는 영구임대주택, 50년공공임대주택, 재개발임대주택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30년 이상 운영되는 장기공공임대주택 중심으로 노후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Table 2.
The Number of Public Rental Housing Estates over 15 Years after Completion in Seoul
또한, 재건축 법정연한인 30년을 넘긴 단지는 2020년 기준 3개(2.6천 호)에 불과하나,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꾸준히 증가하여 2026년에는 50개 단지(6.1천 호)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로 취약계층이 다수 거주하는 영구임대주택, 50년공공임대주택, 재개발임대주택이 해당되는데, 2026년 기준으로 30년 이상 경과된 단지는 SH가 운영하는 단지 33개, LH가 운영하는 단지 17개로 구성된다.
2. 거주가구 특성
앞 절에서 살펴봤듯이, 당분간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는 주로 영구임대주택, 50년 공공임대주택, 재개발임대주택과 같이 1990년대에 공급된 주택이 될 것이다. 이 유형의 공공임대주택 단지에 거주하는 가구의 특성을 SH의 내부자료(2017년 5월)를 통해 살펴보면 <Table 4> 및 <Table 5>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Table 4.
Tenants Distribution of SH’s Public Rental Housing by Household Size
(2017, %)
Table 5.
Tenants Distribution of SH’s Public Rental Housing by Householder Age
(2017, %)
가구원수의 경우, 각 유형 모두 1·2인 가구의 비중이 62~70% 수준에 이르고 있어, 비슷한 시기의 서울시 1·2인 가구의 비중(54.7%)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인 이상 가구의 비중은 서울시 평균보다 낮았다.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가구가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가족 내에서의 지지만으로는 부족하며 외부로부터의 일상적인 지원체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가구주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각 유형 공히 50대 이상 가구주의 비중이 서울 평균치를 넘어서고 있는 반면, 40대 이하의 젊은 가구주 비중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공공임대주택 거주가구의 고령화가 이미 상당정도 진행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의 가구원수 분포와 연결하여 생각해보면,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에는 1·2인으로 구성된 노인가구가 다수 거주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이 비중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유추할 수 있다.
3. 별동증축과 연계한 단지재생의 추진 가능성
이상에서 서울에 위치한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의 양적 규모 및 향후 증가 전망과 함께 공공임대주택 거주가구의 특성을 간략히 살펴보았다. 단기적으로 정비의 대상이 되는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는 1989년부터 공급된 장기공공임대주택이 될 것이며, 이러한 유형의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가구들은 1·2인 가구, 노인가구 등 취약계층이 다수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취약계층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들의 생활기반에 큰 혼란을 주지 않으면서 시행할 수 있는 단지재생사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이 단지들은 1989년부터 공급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대체로 현행 서울시의 상한용적률3)보다 낮은 건축 밀도를 가지고 있다. 일례로 2020년 기준으로 경과연수 15년이 도래하는 SH의 영구임대주택, 50년 공공임대주택, 혼합단지 34개 중 32개 단지의 용적률이 서울시 조례에 의한 상한용적률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구임대주택 단지의 평균 용적률은 181%이며, 50년 공공임대주택 단지가 210%, 혼합단지가 183%였다. 영구임대주택 단지 중3개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 나머지 11개는 제3종 일반 주거지역에 입지하고 있는데 14개 단지 모두 상한용적률 미만이다. 50년 공공임대주택 단지 중 16개 단지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 1개 단지는 준공업지역에 있는데,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한 2개 단지만 서울시 상한용적률인 250%를 초과하였다. 혼합단지는 모두 제3종 일반주거 지역에 입지해 있는데 서울시 상한용적률을 초과하지 않고 있다. SH공사에서 1990년 전후에 공급된 장기공공임대주택 단지의 용적률과 건폐율 사례는 <Table 6>과 같다.
Table 6.
Floor Area Ratios and Building-to-Land Ratios of Public Rental Housing Estates Owned by SH
이처럼,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의 밀도가 서울시의 상한용적률 미만이라면, 단지 내에서 별동 증축을 통한 추가적인 주택공급이 가능하고 이를 매개로 순환거주 및 기존 주택 리모델링 등을 적용하여 단지재생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거주가구의 사회경제적 취약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무리한 주거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별동증축과 연계한 단지재생을 추진할 근거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IV. 정부의 별동 증축 추진 실태와 진단
1. 주거복지동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주거복지동 사업은 2009년 3월에 제정된「장기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삶의 질 향상지원법」에 근거하여 시행되고 있다. 주거복지동은 기존 공공임대주택 단지 내 여유 부지를 활용하여 임대주택을 증축하고 복지시설을 확충하여 주거와 복지시설을 결합시킨 임대주택이다. 이 사업의 목적은 주거와 복지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입주자들의 복지를 증진시키고, 부족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데 있다. 따라서 주거복지동은 휠체어가 다니기 편리하도록 복도의 폭을 넓히는 등 노인, 장애인이 거주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설계되었으며, 주택 내부는 무장애 공간으로 조성하였다. 주거복지동 저층부에 위치하는 복지시설(종합사회복지관)에는 재활치료실, 보육시설, 자원봉사실, 공동식당, 체력단련실 등이 설치된다.
주거복지동에 새로 공급되는 공공임대주택은 주로 영구 임대주택, 국민임대주택 등의 장기공공임대주택이며, 유형을 혼합하여 공급할 수도 있다. 입주자 선정 시에는 기존 주택 입주자 중 노인 및 장애인을 우선 선정한다. 이후 남은 주거복지동 내 주택은 시·군·구청장이 시·도지사와 협의하여 입주자를 우선적으로 선정할 수 있다. 경쟁이 있다면 해당 단지 거주기간, 연령 또는 장애등급, 세대원 수를 고려하여 점수를 매기고 고득점 순으로 선정한다.
주거복지동에 위치하는 종합사회복지관은 시·군·구청이 사업주체로부터 무상으로 인계받은 후 복지법인에 위탁운영을 맡기고 있다. 복지관은 정부 보조금, 후원금, 자체 수익금 등으로 운영되며, 정부 보조금은 지역, 복지관의 규모, 운영 프로그램에 따라 상이하다. 종합사회복지관의 활동은 공공임대주택 주민들의 자립·자활 및 복지수준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일환으로 요보호 대상자에게는 사례관리를 통한 각종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며 노인, 아동, 다문화가족 등 특정 대상에게도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Figure 2>는 서울 중계동의 3단지에서 시행된 주거복지동 사업의 전후 사진이다. 기존 종합사회 복지관과 굴뚝을 철거한 부지에 주거복지동을 건설하였다.

Figure 2.
Example of Extension of Separate Building in Jung-Gye3 as Welfare Housing Project
Source. Myhome Portal (www.myhome.go.kr)
2. 공공실버주택
정부는 노인 가구의 소득수준과 가구특성 등을 반영한 공공주택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2015년 12월 29일「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을 통해 공공실버주택 도입의 법적근거를 마련하였다. 공급방식은 택지개발지구나 지자체 부지 등을 활용하는 방법과「장기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삶의 질 향상 지원법」에 따라 기존 영구임대주택 단지에 증축하는 방식으로 구분하였다.
기존 단지를 활용하는 방식은 주거복지동사업과 유사한데, 공공실버주택은 영구임대주택으로만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층부에 사회복지관을 설치하여 양질의 주택과 복지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은 주거복지동과 동일하다. 공공실버주택으로 공급된 영구임대주택은 주거복지동의 입주자 선정방식과 마찬가지로 기존주택 입주자 중 고령자 및 장애인을 우선 선정한다. 잔여물량에 대해서는 별도의 선발기준이 있지만,4) 시·군·구청장이 별도 기준으로 입주자를 선정할 수도 있다.
저층부에 설치되는 사회복지관(실버복지관)은 노인에 특화된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별도의 운영주체가 선정될 수도 있지만, 단지 내 기존 종합사회복지관의 운영주체가 해당 복지관을 운영할 수도 있다. 주요 이용자는 공공실버주택 및 기존 영구임대주택 입주자이며, 단지 외 지역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 사회복지관에는 간호사실, 물리치료실, 헬스케어시설, 체력단련실 등과 같은 의료·건강관리 시설과 공용식당, 카페 등 일상생활지원 시설이 마련되고, 사회복지사, 간호사 등이 상주하면서 의료·건강관리, 일상생활지원(식사, 목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공용 텃밭이나 교양강좌실 등과 같은 여가활동 지원 시설도 마련된다. 기존 영구임대주택 단지에 설치된 공공실버주택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Figure 3>과 같이 경기도 분당구의 목련1단지가 있는데, 기존 종합사회복지관 건물을 철거한 후 건립되었으며, 기존 종합사회복지관은 단지 내 타 부지에 신축되었다.
3. 별동증축 추진결과 종합 및 진단
2021년 현재, 주거복지동 또는 증축 방식의 공공실버주택으로 공급된 단지는 <Table 7>과 같이 중계 주공3단지, 분당 목련1단지, 인천 삼산1단지, 경주 용강1단지 등 전국에 총 9개(수도권 5개)로 모두 LH가 운영하는 단지이다.5) 분당 목련1단지에는 주거복지동 1개 동과 공공실버주택 1개 동이 공급되었으며, 나머지 8개 단지에는 주거복지동만 공급되었다.
Table 7.
Completed Extension of Separate Building in Public Rental Housing Estates
Source. Myhome Portal (www.myhome.go.kr)
주거복지동과 공공실버주택을 아우르는 별동 증축의 사업실적은 풍부한 편이 아니다. 게다가 2016년 이후에는 신규사업 대상단지가 추가로 지정되지 않았다. 별동 증축사업이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황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특히 공공실버주택 사업 시 공급되는 실버복지관의 운영예산은 민간사회공헌기금으로 충당하고 있었는데, 2017년 이후에는 그마저 고갈되었다. 전반적으로 별동 증축사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의 건축밀도에 다소 여유가 있고, 단지 내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하고 있는 여건이라면, 이미 제도화된 별동 증축 사업을 이대로 방치하기보다는 한 단계 발전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별동 증축 사업을 공공임대주택 신규공급의 원천이자, 단지 내 노인 및 장애인의 돌봄 기능 강화의 수단으로서 고려했던 것이 1세대 별동 증축 사업이었다면, 2세대 별동 증축 사업은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의 재생과 연계한 사업모델로서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구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노인, 장애인이 다수 거주하는 장기공공임대주택 단지의 특성을 감안하면, 재건축이나 주동의 수직·수평 증축과 같은 방식보다는 별동 증축이 단기적으로 수용 가능한 정비 방식이 될 수 있다. 즉, 별동 증축 사업의 기능과 역할을 단지재생이라는 맥락에서 새롭게 정립하고, 그에 부합하는 사업구조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V. 별동 증축을 통한 단지재생 방안
1. 후보단지 추출
제III장에서 검토한 서울 소재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대상으로 별동 증축 대상단지 도출 프로세스를 <Figure 4>와 같이 구상했다. 이 프로세스는 별동 증축이 가능한 단지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건축연한, 임대·분양 혼합여부, 도시관리계획상 추가적인 증축 가능성, 단지 내 활용 가능한 여유부지 유무, 별동 증축공사 제약요인의 조정 가능성을 추출 기준으로 사용했다. 이 과정을 통해 유지관리, 맞춤형 리모델링, 별동 증축사업이 가능한 단지를 각각 구분했다.

Figure 4.
Process and Result to Select Suitable Estates for Extension of Separate Building
Note. ( ) standing for number of public rental housing estates.
첫째, 건축연한은 현행법상 리모델링이 가능한 15년을 기준으로 한다. 2020년 현재, 건축연한이 15년 미만인 단지는 유지관리 대상이며, 15년 이상인 단지만으로 리모델링 사업유형을 구분한다. SH가 소유한 영구·50년 공공임대 단지 37개소 중 34개, 재개발임대 단지 200개소 중 114개가 건축연한 15년 이상 경과한 단지이다.
둘째, 현행법상 리모델링이 가능한 단지를 대상으로 임대·분양 혼합단지 여부를 확인했다. 임대·분양 혼합단지는 사업 시 주민들의 입장 차이 등으로 발생하는 갈등과 사업지연 등의 문제가 예상된다. 특히 재개발임대주택 단지는 주거동 개수가 적어 여유부지 확보가 쉽지 않으며, 인접한 분양단지의 반발이 예상되므로 별동 증축 검토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재개발임대주택 단지 114개소는 맞춤형 리모델링 사업 대상으로 분류했다.
셋째, 도시관리계획상 추가적인 증축 가능성을 검토했다. 증축 가능성은「서울특별시 도시계획조례」에 의한 상한용적률과 현행 단지별 용적률을 비교하여 파악했다. 용적률의 여유가 없어 증축 가능성이 없는 영구임대·50년 공공임대주택 단지 3개소는 맞춤형 리모델링을 적용한다.
넷째, 용적률에 여유가 있어서 추가적인 증축 가능성이 있더라도 별동 증축방식의 리모델링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단지 내 여유부지가 존재해야 한다. 단지 내 별동증축이 가능한 부지 선정과정은 전문가 자문 및 현장조사를 통해 진행했다.6) 영구임대·50년 공공임대 단지 31개 중 15개는 활용 가능한 여유부지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조사되어 이들은 맞춤형 리모델링 적용 단지로 분류했다.
다섯째, 단지의 추가적인 증축 가능성도 있고, 활용 가능한 여유부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동 증축공사 과정에서 제약요인을 조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송신탑 등 시설이 있거나 부적절한 부지형상 등이 해당된다. 이 경우에는 공사 제약요인의 조정이 쉽지 않다고 판단하여 맞춤형 리모델링 사업을 적용한다. 그 외 공사의 제약요인이 경미하거나 조정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14개 단지는 별동 증축이 가능한 후보단지로 간주했다.
이상의 단지 추출 프로세스를 통해 선별한 14개 단지의 특성을 개괄하면 <Table 8>과 같다.
Table 8.
Characteristics of Estates Selected for Extension of Separate Building
2. 물리적 재생
1) 별동 증축 부지의 특성
별동 증축 후보단지로 선정한 14개 단지의 증축 부지는 동일하지 않다.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한 증축 부지 특성을 정리하면,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공원, 운동장, 어린이놀이터 등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지상시설물이 특별히 존재하지 않는 부지가 있다. 대지 형태로 존재하므로 철거공사 없이 건축행위가 가능하므로, 비용 측면에서 별동 증축을 적용하기에 가장 효율적일 수 있다(유형1). 다음으로, 비주거 건물이 있어 이를 증축하거나 재건축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사회복지관, 상가, 관리동, 어린이집 등으로 이용되고 있는 건물을 주택과 복합화하는 방안이다(유형2). 더불어 한 단지 내에서 2개 동의 증축이 가능할 수 있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유형3). 서로 떨어져 있는 비주거 시설 각각에 대해 증축 또는 재건축을 적용하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상가와 사회복지관, 상가와 관리동, 운동시설과 관리동 각각을 증축 또는 재건축을 통해 주택이 포함된 복합개발을 시행하는 것이다. 필요시, 비주거 시설을 한 곳으로 집약한 후, 남은 공지를 주택으로 개발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 외에 일부 단지에서는 사회복지관과 상가, 관리동과 운동시설 등 비주거 시설들이 서로 연접하고 있는데, 이를 묶어서 증축 또는 재건축하면 더 큰 규모의 복합개발이 가능할 수 있다(유형4).
그런데 이러한 4가지 유형은 별동 증축을 어떻게 구상하는가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한 단지 내에서 선택가능한 복수의 유형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14개 단지 내 별동 증축 대상 부지의 특성과 유형을 종합하여 정리하면 <Table 9>와 같다.
Table 9.
Characteristics of Underutilized Lands Selected for Extension of Separate Building
2) 별동 증축동의 유형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 온 주거복지동, 공공실버주택 공급정책은 주로 노인, 장애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러나 부지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건설되는 증축동의 기능이 반드시 노인, 장애인에게만 맞춰질 필요는 없다. 단지에 거주하는 가구 특성에 따라 증축동의 역할도 달라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증축동을 돌봄형과 사회통합형으로 구분하고자 한다. 돌봄형은 종래의 주거복지동, 공공실버주택과 유사하게 노인, 장애인의 안전한 주거생활 보장과 복지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춘다면, 사회통합형은 다양한 세대·계층의 혼합거주를 통해 단지 활력을 제고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해당 단지의 여건에 따라 두 가지 유형을 혼합하여 공급할 수도 있을 것이다.7) 두 가지 증축동의 성격을 비교하면 <Table 10>과 같다.
Table 10.
Types of Housing Supplied by Extension of Separate Building
예를 들어, 노인 및 장애인 가구의 비율이 높은 단지에서는 돌봄형 증축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노인 및 장애인 가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에는 사회통합형 증축사업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하철역까지의 도보거리가 짧아 역세권에 위치한 단지들에 대해서는 청년 및 중장년층의 수요가 있을 수 있으므로 사회통합형 증축사업에 적합한 대상지가 될 수 있다. 물론, 공급의 여력이 충분하다면, 두 가지 성격을 갖는 증축동 건설을 구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데이터 확보가 용이한 65세 이상 가구주가 있는 노인가구의 비중과 지하철역까지의 거리를 기준으로, 14개 단지에 대해 우선적인 검토가 필요한 증축동 유형을 판별했다. 편의상 노인가구 비율이 단지 내 거주가구의 50% 이상을 차지하는지의 여부, 단지입구부터 지하철역까지의 거리가 500 m를 넘는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적용했고,8) 그에 따라 ‘돌봄형 우선 검토’, ‘사회통합형 우선 검토’, ‘혼합형(돌봄형+사회통합형) 우선 검토’로 14개 단지를 분류할 수 있었다. 이를 종합하여 정리하면 <Table 11>과 같다.9)
Table 11.
Types of Extension of Separate Building for Selected Estates
3) 별동 증축과 맞춤형 리모델링의 연계
별동 증축의 부지 특성을 확인하고 증축동의 유형을 결정했다고 해서 물리적 재생이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 별동 증축이 단순히 개별 건물을 건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단지재생이라는 관점에서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존 주택에 대한 정비와 연계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증축동으로 이주할 수 있는 가구수는 제한돼 있기 때문에 증축동 자체만으로 기존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는 어렵다.
이런 점에서 맞춤형 리모델링과의 연계방안이 필요한데, 맞춤형 리모델링과 별동 증축 연계의 기본개념은 순환형 리모델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증축동을 활용한 순환형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주택도 신규주택에 준하는 성능으로 개선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궁극적으로는 순환형 리모델링을 통해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 전체의 성능이 개선될 수 있다.
순환형 리모델링의 단계별 수행절차는 개략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증축동이 완공되면 기존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증축동에 입주를 한다. 이 때, 주민 이주로 인해 빈집이 발생하거나 기존 주민의 퇴거로 인해 자연적으로 빈집이 생길 수 있다. 둘째, 주민들의 증축동 입주가 완료되면 기존 주택의 빈집을 대상으로 맞춤형 리모델링 사업을 시행한다. 맞춤형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주택의 성능이 증축동과 유사해지도록 한다. 빈집의 맞춤형 리모델링 사업이 완료되면, 퇴거로 발생한 빈집은 신규입주자(대기자)에게 배정하고, 그 외는 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이 우선 입주한다. 셋째, 모든 기존 주택에 대해 맞춤형 리모델링 사업이 끝날 때까지 두 번째 과정을 반복한다. 마지막으로 기존 주택에 대한 빈집 입주가 완료되면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 전체의 성능이 개선되는 정비 과정이 마무리된다. 이처럼 네 단계를 통해 이루어지는 순환형 리모델링 사업의 절차를 정리하면 <Figure 5>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한편, 순환형 리모델링의 사업절차는 증축동의 유형에 따라 다소 상이할 수 있다. 돌봄형은 증축동의 입주자와 기존 공공임대주택의 입주자 조건이 유사하여 단지 내 순환형 리모델링이 가능하다. 위에서 설명한 기본적인 사업절차와 일치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증축동 입주자와 기존 주택의 주민 특성이 상이한 사회통합형 증 축사업은 증축동으로 이주한 주민들이 기존 주택의 맞춤형 리모델링 사업이 모두 끝난 후에 다시 기존 주택으로 돌아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따라서 재이주비용, 주택선택 등의 사항에 대해 주민 협의와 안정적인 사업관리가 필요하다.10)
또한, 공공임대주택 단지 내 2개 증축동 건립을 위해서는 2개 동을 모두 활용하여 순환형 리모델링 사업을 시행하거나, 1개 동만 순환형 리모델링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증축동과 기존 주택의 입주자 특성이 유사한 경우, 2개 동을 활용하면 순환형 리모델링 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을 것이며, 이와 달리 2개 동 중 1개 동을 사회통합형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 그 외에 1개 동은 순환형 리모델링을 적용하고 다른 1개 동에 대해서는 순환형 리모델링 없이 증축동 입주와 맞춤형 리모델링을 별개로 추진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다.
3. 사회적 재생
1) 복리시설 설치 및 운영
제IV장에서 살펴봤듯이 주거복지동 또는 공공실버주택 공급 시 복리시설이 함께 공급된다.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에는 노인, 장애인이 다수 거주하고 있으므로 이들의 복지서비스 소요를 충족하려면 복리시설이 필수적이다. 물론 영구임대주택 단지에는 이미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사회복지관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영구임대주택 단지 이외의 주택 단지에는 사회복지관이 존재하지 않으며, 현행 사회복지관의 복지서비스 제공 역할도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증축동에 설치되는 복리시설은 주민들의 서비스 소요에 부합하면서도 새롭게 확충될 필요가 있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앞 절의 물리적 재생에서 논의한 증축동 유형과 연계하면, 증축동 유형에 따라 복리시설의 공간구성과 서비스가 달라야 한다.11)
우선, 돌봄형으로 공급되는 증축동은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입주를 전제로 하므로 돌봄서비스가 강화된 복리시설이 필요하다. <Table 12>와 같이 돌봄서비스의 제공은 전문 서비스 제공인력을 확충하거나 전문시설을 유치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때, 전문적인 돌봄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적정 규모의 공간을 증축동 내에 갖춰야 할 것이다. 그 외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교육시설, 주민들의 공동체 활동이 이루어지는 커뮤니티시설, 생활체육시설, 직업훈련 시설 등이 함께 배치됨으로써 다양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복리시설이 돼야 할 것이다.
Table 12.
Social Services of the Separate Building Focusing on Care
또한, 증축동을 사회통합형으로 공급한다면, 돌봄서비스 제공보다는 다양한 연령대와 가구특성을 가진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Table 13>에서 제시했듯이, 다양한 취미를 살릴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이나 주민공동체 활동 등이 가능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며, 공동작업장, 창업교육, 취업상담 등 경제활동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도 구상해 볼 수 있다. 또한 자녀양육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보육시설 및 도서관, 노인이나 장애인을 위한 공동식당과 공동세탁실 등의 공간도 함께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Table 13.
Social Services of the Separate Building Focusing on Social Mix
물론, 이상과 같은 공간구성은 고정적이지 않다. 단지별로 상황에 맞게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공간구성을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선호와 단지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공간 조합을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런데 단지재생의 관점에서 추가적으로 강조돼야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복리시설은 주변 지역사회로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 바깥에서 거주하는 지역주민들이 증축동 내 복리시설을 활발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사회 내 거점시설로서의 위상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주변 지역주민들이 해당 단지를 왕래하면서 자연스럽게 공공임대주택 주민들과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면,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가 주변 지역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고 활기가 넘치는 곳으로 변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증축동의 복리시설은 단지 내 주민들의 소요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주민들의 소요까지 고려한 복지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2) 주민참여 및 공동체 활성화 지원
별동 증축, 맞춤형 리모델링 등을 포함한 정비사업이 시행되고 나서, 단지재생의 효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주민참여와 공동체 활동이 뒷받침되어 단지의 활력이 유지·강화돼야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주민들의 사회적 관계가 확대되고 주민들이 책임감이나 자신감의 향상을 경험함으로써 주민조직이 만들어지고 주민리더가 배출될 필요가 있다.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운영하는 임대사업자 입장에서도 주민참여와 공동체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은 주택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며, 주민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여 책임감에 따른 협력관계가 구축될 수 있다. 나아가 주민 피드백을 통해 관리업무의 질적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주민참여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지원은 임대사업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활동이다.
이와 같은 의의를 갖는 임대사업자의 주민 지원은 개인서비스(individual tenant service)와 커뮤니티서비스(community service)로 구분할 수 있다(Atkinson and Willis, 2005; NSW Federation of Housing Associations, 2012). 우선, 주민 중에는 적극적인 참여행태를 보이는 이들도 있지만, 단지 내 사회적 관계를 회피하고 고립상태에 있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장애가 있거나 고령인 1인 저소득가구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크게 나타나는데, 이들이 필요로 하는 개인서비스를 개발하여 참여 태도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일자리 상담과 지원, 자살예방, 각종 교육프로그램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을 텐데, 일부는 증축동 내 설치되는 복리시설과 연계하여 지원할 수 있지만, 복지서비스로 포괄하기 어려운 지원에 대해서는 임대 사업자가 직접 자원을 투여하여 시행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주민참여 여건을 조성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커뮤니티서비스도 필요하다. 커뮤니티서비스는 공공임대주택 단지 내에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형성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는데, 공동체 활성화와 주택관리 참여로 세분화할 수 있다. 공동체 활성화에는 이웃간 교류 촉진, 주민들의 공동이용 공간 제공, 주민조직 활성화, 반사회적 행동 저감 등이 해당하며, 주택관리 참여는 관리사무소의 행태 개선, 동대표의 역할 정립 및 협력 강화, 주민의견 수렴, 관리업무의 투명성 강화 등의 과제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한국토지주택공사, 주택관리공단, 지방공사 등에서 임대사업자로서 입주민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왔지만, 체계적인 지원사업이라고 보기 어려웠다(Seoul Housing and Communities Corporation, 2017). 공급자 위주의 서비스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주민 참여율이 높지 않았으며, 일선 관리사무소의 소극적 태도, 지원사업의 중단과 시행의 반복, 양적인 실적 위주의 관행 등의 한계를 드러냈다. 향후 단지재생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면, 임대사업자에 의한 주민 지원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 개인서비스와 커뮤니티서비스를 종합할 수 있는 체계적 프로그램으로 새롭게 정비하여 시행해야 할 것이다. 장기공공임대주택인 영구임대주택, 50년 공공임대주택, 재개발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서비스 소요를 종합하여 정리하면 <Table 14>와 같다(Seoul Housing and Communities Corporation, 2017).12)
Table 14.
Service Needs for Resident Participation and Community Revitalization
Source. Seoul Housing and Communities Corporation (2017), Nam & Lee (2022, forthcoming)
4. 소결: 별동 증축을 통한 단지재생 효과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하면,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 내 별동 증축은 단지재생을 구성하는 물리적 재생 및 사회적 재생을 촉발하는 유력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별동 증축을 통해 건설되는 주거동에는 기존 주민 중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나 장애인을 입주시킴으로써 이들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안전에 대한 지역사회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또한 청년층과 같이 젊은 연령대의 가구를 입주시킴으로써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의 가구 구성을 다양화하여 단지의 고립과 침체를 방지하는 계기로도 삼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별동 증축을 지렛대 삼아 단지재생을 유도할 수 있다. 물리적으로는 맞춤형 리모델링과 연계하여 주민들의 순환 거주를 통해 주택 및 주거환경의 물리적 주거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더불어 증축동에 부설되는 복리시설을 통해 입주민 및 주변 지역주민들에 대한 복지서비스 지원을 확충하고 임대사업자에 의한 주민 지원을 강화하여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가 활력 있는 주거지로 거듭나도록 한다. 단순히 물리적인 주택성능 개선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삶의 질을 제고하고, 나아가 주변 지역사회와의 단절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별동 증축은 단지재생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다. 이상과 같이 별동 증축을 통한 단지재생 효과를 정리하면 <Figure 6>과 같다.
VI. 결 론
본 연구는 30년 이상 경과된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들이 출현하고 주민의 고령화가 상당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별동 증축을 통해 주거의 물리적 성능 향상과 단지의 활력 제고를 함께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우선, 이론적 기초가 될 수 있는 단지재생의 기본개념을 검토했으며, 서울 소재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의 실태와 기존 정책으로서 주거복지동 및 공공실버주택의 추진현황을 점검했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서울 소재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 중 별동 증축이 가능한 단지를 추출하여, 이 단지들을 사례로 물리적 재생의 적용방안을 제시했다. 단지 특성에 따라 증축부지와 증축동의 성격을 다양화하되, 기존 주택의 맞춤형 리모델링과 연계한 순환형 정비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사회적 재생을 위한 접근으로는 증축동에 병설되는 복리시설을 통해 복지서비스 제공 기능을 확충하고, 주민참여 및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임대사업자의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음을 제시했다. 특히 해당 복리시설은 주변 지역주민들에게도 개방하여 공공임대주택과 주변 지역사회의 활발한 교류를 촉진할 것을 제안했다. 이상의 물리적 재생과 사회적 재생에 대한 논의를 종합할 때, 별동 증축사업은 단지재생에 기여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의의가 있음을 논증했다.
물론, 별동 증축이 모든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에 적용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활용가능한 부지가 있어야 하며, 도시관리계획 상 용적률도 여유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먼 장래에 재건축을 추진한다면 증축동에 대한 처리 문제가 쟁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의 재생 또는 정비수법은 단지 특성에 따라 다양화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별동 증축도 하나의 대안적 수법으로서 인식될 필요가 있다. 또한 순환형 사회에 부합하는 주택의 장수명화 등을 위해서는 재건축보다 별동 증축이 더 적합한 방식일 수 있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단지재생을 위한 대안적 수법으로서 별동 증축사업이 널리 확산되고 안정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적·제도적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한 향후 과제를 결론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의 재생사업을 중앙정부의 정책으로서 공식화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현재는 노후 공공임대주택에 대해 ‘재생’보다는 ‘재건축’이라는 용어를 더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단지재생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매우 적다. 별동 증축을 포함한 다양한 단지재생 사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도록 도시재생 정책 등에 단지재생을 공식적으로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둘째, 2009년부터 중앙정부가 공공임대주택에 대해 시행해온 시설개선사업과 최근 시행하고 있는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규모를 확대하고, 세대 내부 리모델링까지 포괄하는 사업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특히 노후 공공임대주택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바라는 것은 세대 내부의 정비이나 그동안 옥외공간의 정비 위주로 치우쳤던 게 사실이다. 이에 세대 내부 리모델링의 모델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거주가구의 특성에 맞게 적용하는 사업이 필요하다.13)
셋째, 위 두 가지 정책과제를 종합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계획체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장기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삶의 질 향상 지원법」에 의해 5년마다 수립되는 ‘입주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본계획’에 단지재생에 관한 사항을 포함시키고 그에 적합한 실천과제를 설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넷째, 본문에서 제시한 별동 증축사업은 기존 주거동 규모와 유사한 수준으로 증축하는 방식을 상정했지만, 별동 증축방식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접근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단지 상황에 따라 관리동이나 사회복지관 건물에 3~4개 내외의 층을 증축하는 중소규모의 사업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경우, 별동 증축을 적용할 수 있는 단지의 범위가 넓어질 것이다. 또한 맞춤형 리모델링만 가능한 단지라도 인근의 별동 증축 단지와 연계할 경우 순환형 리모델링 방식의 적용이 가능할 수 있으므로, 인접한 여러 개의 단지를 묶어서 별동 증축 및 단지재생을 추진하는 방식도 검토할만하다.
다섯째, 단지재생은 비단 중앙정부만의 정책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해당 정책을 추진할 때 지역별 수요맞춤형 정책 추진이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지자체도 노후 공공임대주택 단지의 재생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예산을 배정하는 한편, 사업추진 경험을 활용하여 중앙정부 정책의 개선을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별동 증축으로 인해 단지 내에 새로운 주거동이 들어서고 거주가구가 늘어난다는 사실은 기존 주민들에게 자칫 거부감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별동 증축을 포함한 단지재생 사업은 철저하게 주민참여를 전제로 추진돼야 한다. 사업계획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 주민대표와의 간담회, 주요 쟁점의 확인과 조정, 주민설명회 개최 등은 단지재생의 필수적인 절차로서 운용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