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서양과 동양을 잇는 무역항로에 위치한 동남아시아의 주요 도시들은 각기 시기의 차이는 있으나 식민지화와 더불어 서구적 도시계획에 의거하여 도시가로가 정비되고, 식민지양식 행정 건물들이 건립되었으며, 역사, 학교, 병원, 대규모 시장과 같은 근대식 건물들이 들어서는 방식으로 근대화되기 시작하였다(Ju, Choi, & Lee, 2010). 이미 후기 식민지시대에 이르러 이들 도시는 서구형으로 변모되었으며, 독립전후로 하여 산업화가 가속화 되었다(Dick & Rimmer, 1998). 동남아시아의 산업화는 풍부한 천연자원과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진행되어 왔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경공업 중심으로, 싱가포르는 해운업과 금융업이 발전하는 등, 주요 도시들은 행정, 물류, 생산의 중심지로 변모하였다.
1950~60년대 도심지역에서는 농촌지역으로부터 도심으로 이동하는 인구 및 이민자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였다(Ginsburg, Koppel, & Mcgee, 1991). 이와 같은 도시화는 도시기반시설의 포화, 혼잡, 인구밀집, 주택부족, 빈곤, 오염 등의 혼란을 야기 하였다. 신도시는 도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써, 생산기지 확대, 주거지 안전성 도모, 불량 주거지 개선, 주거 양적공급 등을 목적으로 대도시의 경계 또는 위성도시에 건설되었다.
또한, 산업화와 도시화는 도시의 형태와 토지 사용에서 큰 변화를 가져왔는데, 특히 대도시 주변은 제조 공장들과 인구 급증의 중심지가 되었고, 동남아시아가 세계 경제로 통합되는 과정을 가속화하게 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국제화로 정의된다.1)
본 연구는 상기와 같은 변화를 공통적으로 겪은 동남아시아의 주요 신도시를 대상으로 한 비교연구를 통해 각 국가별 특성 및 공통점의 도출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중 본 연구는 단계적 연구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를 대상으로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신도시 사례연구를 통하여 신도시의 주거단지 계획 특성을 찾는 것을 주요 연구목적으로 하며, 주요 연구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론적 고찰로써 인도네시아 신도시의 개발 배경을 파악 한다.
둘째, 인도네시아 신도시의 주거단지 계획 방법을 분석한다.
셋째, 상기의 연구 내용을 종합하여 인도네시아 신도시의 주거단지 계획 특성을 도출한다.
2. 연구방법
1) 연구의 범위 및 방법
본 연구의 범위는 자카르타 광역시(Jakarta Metropolitan Area, JMA)2)에 위치한 신도시로, 시나르 마스 랜드(Sinar Mas Land)가 개발한 ‘부미 세르퐁 다마이(Bumi Serpong Damai; BSD)’와 치푸트라(Ciputra)가 개발한 ‘치트라 라야(Citra Raya; CR)’이다.3)
분석대상은 인도네시아의 신도시 개발 전략 및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 500 ha 이상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하였다. 신도시의 선정은 문헌조사, 현지 자문가4) 추천, 조사허가 요청의 과정으로 이루어졌다. 먼저 문헌조사를 통해 자카르타 광역시의 대규모 개발인 24개 신도시가 선정되었고<Figure 1>, 가장 많은 신도시(9개)가 위치하고 있는 탕에랑(Tangerang)시를 선정 하였다. 다음으로, 해당 신도시의 개발회사를 대상으로 현지조사 및 인터뷰를 요청, 허가의 과정을 거쳤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분석대상으로 최종 2개 신도시가 선정되었다.5)
분석 대상 주거단지는 인도네시아에서 신도시 개발이 시작된 시기인 1980년대부터 개발된 주거단지를 대상으로 하였다. 각 개발사에 대표 주거단지의 추천 및 답사 허가를 요청하여, 이 중 회사의 추천 및 현장조사가 허가된 주거단지 8곳을 대상으로 분석이 이루어졌다.
현장조사는 2013년 8월, 2014년 2월과 8월 총 3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각 회사를 방문하여 전체 신도시의 개발 배경 및 개요에 대해 설명을 들었으며, 신도시 및 주거단지 계획에 관한 도면 등의 자료를 제공받았다. 또한, 전체 신도시와 추천받은 주거단지를 방문하는 현장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조사 내용의 기록은 사진촬영, 스케치, 개발 담당자 인터뷰로 이루어졌다.
2) 연구의 관점
신도시 또는 주거계획에 관한 문헌을 살펴보면, 도시 계획, 주거단지 계획, 주거 계획의 관점으로 분류되어 분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6) 도시계획은 개발 목표, 위치, 면적, 인구, 개발시행자, 개발년도와 같은 마스터플랜, 주거·상업·공공·기반시설의 면적 및 배치계획을 다루는 토지이용계획, 그리고 도로체계로 구성된다. 주거단지 계획은 계획 목표, 위치, 면적, 주동계획, 주동배치로 구성되며, 주거·상업·공공·기반시설의 면적과 배치에 관한 토지이용계획, 그리고 도로체계를 다룬다. 주호 계획에서는 디자인 목표로써 디자인 컨셉과 디자인 전략, 부지 디자인에서는 주거부지의 유형과 면적, 그리고 단위주호 디자인에서는 주거유형, 평면 및 입면계획, 구조로 구성된다. 이들은 도시의 계획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검토해야 할 필수 항목이라 할 수 있겠다.
본 연구자가 기 수행한 동남아시아의 신도시 계획에 관한 연구들에서도 상기와 같은 연구틀로 분석을 시도하였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의 신도시에 대한 선행연구7) 결과, 동남아시아의 신도시 계획에는 공통적으로 ‘폐쇄적 공동체(gated community), 소득계층간의 조화 추구, 자연친화적 환경’이 주요 특성으로 파악되었다. 이러한 특성은 인도네시아의 신도시에 관한 연구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슈들이다(Cowherd, 2000; Winarso, 2000; Leisch, 2002; Firman, 2004; Belgawan, 2011).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동남아시아의 신도시 연구에서 다루어지는 주요 특성인 ‘폐쇄적 공동체’, ‘소득계층간의 조화 추구’, ‘자연친화적 환경’을 분석의 틀로 설정하고, 이에 근거하여 조사대상 신도시의 주거단지 계획을 분석하였다.
II. 인도네시아 신도시의 개발 배경
1. 신도시의 개발 역사
인도네시아 신도시 개발 역사는 크게 세 시기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식민제국주의시기 신도시(Dutch Imperialism Era New Town)이다.8) 17세기부터 시작된 네덜란드의 인도네시아 진출로 전파된 유럽 문화와 인도네시아 전통문화가 절충되어 ‘인디스 문화(Indische culture)’9)라는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었다. 또한 네덜란드식 계획기법에 의거하여 행정건물과 네덜란드인들을 위한 주거지역이 형성되었다. 180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일반 네덜란드인에 대한 시장개방으로 많은 수의 네덜란드인이 인도네시아로 이주하여 기업인들로 구성된 중산층 네덜란드인의 인구가 급증하였다. 이 결과 증가한 주거수요를 맞추기 위해 주거개발을 민간사업(private business)으로 하는 시도가 시작되었다(Belgawan, 2011).
두 번째는 독립초기 신도시(Early Independence New Town, 1945~1970s)로, 식민자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 권력과 근대성을 강조하였다(Kusno, 2004). 1973년 수하르토(Soeharto) 행정부에서 내걸었던 GBHN (General State of Guidance)에 주거분야가 정식으로 포함되면서부터 주거는 인도네시아의 정책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Struyk, Hoffman, & Katsura, 1990). 수하르토 행정부 이후의 시기는 주택개발과 관련된 기관을 조직하고, 관련 법령을 수립해가는 시기로써, 주택청(Ministry of Housing)과 공공주택을 전담하는 기관(PERUMNAS; Public Housing Cooperation)이 발족되었다.
세 번째는 신도시의 새로운 시대(New Generation New Town, 1980년대 이후)이다. 이 시기는 “민간 주택개발회사의 전성기(Proliferation of Private Housing Development Companies; Belgawan, 2011)”로 정의되기도 한다. 1980년부터 자카르타 주변 동쪽의 베카시(Bekasi)와 서쪽의 탕에랑(Tangerang)이 개발되었다. 당시 면적 66,000ha의 자카르타 수도 도시 지역(Capital City Region of Jakarta)은 1997년에 이르러 133,000 ha로 확대되었고, 2015년에는 인구 3,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세계 10대 광역 대도시권 중 하나로 진입하였다.
2. 신도시의 개발 배경
인도네시아의 신도시는 다른 많은 개발도상국에서와 같이 급속한 경제 발전과 그 결과로 파생되는 도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모색된 것으로 도시의 인프라 즉, 산업지역(industrial estate), 유료 고속도로(toll road), 항구, 공항 등의 개발이 함께 진행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Dick & Rimmer, 1998). 신도시는 수도의 접경도시 또는 위성도시에 개발되어 도미토리 시티(dormitory city)의 기능을 담당하였다(Firman, 1999; Firman, 2004).
1980년대 500 ha 규모였던 초기 신도시 프로젝트는 1989년에는 6,000 ha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로 개발이 진행되었는데, 주로 몇 몇 대규모 민간 회사에 의해 주도되었다.10) 1989년 6,000 ha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로 시작된 부미 세르퐁 다마이(Bumi Serpong Damai)에는 골프코스와 ‘gated community’가 처음으로 소개되었고, 도시의 중심에 300 ha 규모의 학교, 오피스, 쇼핑몰 등이 계획된 업무중심지역(CBD, central business district)을 배치시켰다. 이러한 신도시는 “bundled city”로 정의되며 자급자족이 가능한 도시로 계획되었다(Dick & Rimmer, 1998).
Leaf(1991, 1994)는 이러한 거대 신도시의 성장 배경을 산업화의 결과로 증가한 중산층의 수, 그리고 이들이 안전한 커뮤니티를 찾는 것 때문이라 설명하고 있다. 주택개발회사들은 신흥 중산층들이 복잡하고 위험한 도심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현대적이며 안전한 환경에 살고 싶어 하는 요구를 반영한 신도시 개발에 주력하였다. 1990년대에만 해도 500~6,000 ha의 면적을 대상으로 약 25개의 거대한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었으며, 이 신도시들은 자카르타를 순환하는 고속도로에서 동, 서, 남으로 뻗어나가는 고속도로를 따라 개발되었다.
III. 조사대상 신도시의 일반적 특성
1. 개발 계획
부미 세르퐁 다마이(Bumi Serpong Damai; BSD)와 치트라 라야(Citra Raya; CR)는 2~3단계에 거쳐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신도시들이다. BSD는 1989년, CR은 1994년에 개발을 시작하여 현재까지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CR은 개발 종료 시점을 계획하지 않았으며, BSD는 약 50년을 신도시 개발 기간으로 책정하였다. 개발 기간은 개발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현지의 사정 및 정책적 변화에 따라 대부분의 프로젝트에서 더 연장되는 것이 보편적이다.11) 개발 방식은 주거단지를 하나씩 완공하고, 이를 분양하여 기 지출한 자금과 앞으로의 개발 자금을 확충하여 다음 주거단지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주거단지 위주의 소규모, 순차적 개발이 이루어진다. 각 신도시의 단계적 개발 계획은 <Table 1>과 같다.
Table 1.
Overview of New Town
BSD는 탕에랑(Tangerang regency)의 36개 지구(district) 중, 세르퐁 지구(Serpong district)에 위치하며, 조화로운 도시 개발을 위한 국가 5개년 개발 계획에 해당되는 사례이다(Sujarto, 2003). 1989년부터 2035년까지 총 3단계에 걸쳐 6,000 ha에 대한 개발을 목표로 시작되었으며, 2단계인 현재까지 전체의 65%에 달하는 3,936 ha에 대한 개발이 이루어졌다. BSD의 전체 개발이 완성되면 총 28만호의 단위주호에 112만 명의 인구가 거주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신도시 개발의 1단계에서는 도시에 필요한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고, 2007년 시작된 2단계 개발에서는 도시의 활성화, 그리고 3단계에서는 도시의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1단계 개발은 전체 부지의 동쪽에서부터 시작되어 서쪽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되어 왔으며, 1단계와 2단계는 치사나데 강(Cisadane river)으로 구분되며, 2단계와 3단계는 남-북을 잇는 녹지축으로 구분된다.
CR은 탕에랑의 치쿠파 지구(Cikupa district)에 위치하고 있으며, 1994년 이 지역의 제조 산업의 활성화와 더불어 노동자들의 주거 제공을 주요 목표로 개발되었다. CR과 BSD 모두 탕에랑의 공간계획(spatial planning)12)에 따라 계획되었다. CR 역시 BSD와 같이 단계적 신도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1단계 695 ha, 2단계 377 ha, 총 1,072 ha에 대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94년 부지의 북쪽과 남쪽 부분을 대상으로 1단계 개발이 시작되었고, 1999년 부지의 중심부를 대상으로 한 2단계 개발이 시작되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1단계 개발에서는 저소득층을 위한 기본주거(basic housing)로 구성된 28개 주거단지가 만들어졌고, 2단계에서는 29개 주거단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 완료 시점에는 24,101호의 주호에 96,402명의 인구를 수용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2. 토지이용 계획
BSD와 CR 모두 지속가능한 자급자족의 신도시의 개발을 목표로 거주자의 근무(work), 생활(live), 여가(play)를 모두 도시 내에서 수용할 수 있는 도시건설을 추구한다.
Table 2.
Land Use of New Town
토지이용계획을 파악해 보면, BSD는 총 6,000 ha의 개발부지 중 주거지역 68%, 상업지역 11%, 공공시설 4%, 녹지 3%, 기반시설 14%이며, CR은 총 1,072 ha의 면적을 주거지역 59%, 상업지역 4%, 공공시설 5%, 녹지 2%, 기반시설 30%로 계획하였다. 규모는 BSD가 CR에 비해 약 6배 큰 면적으로 프로젝트의 규모에서는 차이점이 나타나지만 주거지역, 공공시설, 녹지의 비율은 유사하게 나타났다. 차이점으로는 상업시설과 기반시설의 비율인데, BSD의 상업시설의 비율은 CR의 약 3배 규모로, 대규모 프로젝트인 BSD는 대도시의 기능을 충족하기 위해 상업시설의 비율을 높게 계획한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기반시설은 CR이 BSD 보다 약 2배의 규모를 가진다.
병원, 학교, 정류장, 종교시설, 공원, 관공서 등의 공공시설은 이용 편의를 위해 주거단지에 인접하고 도시 내 주요국지도로를 따라 위치하였다. 쇼핑몰, 오피스 등 대형 상업시설은 중심상업지구(Central Business District, CBD)에 밀집하도록 하였다. BSD는 도시의 중앙부에 CBD를 위치시켜 접근성을 고려하였으며, CR의 CBD는 고속도로와 인접한 도시의 북서쪽에 위치하였다.
기반시설로써 도로는 두 도시 모두 자카르타-메락 고속도로(Jakarta-Merak tollroad)와 연계되며, 고속도로와 신도시를 연결하는 하나의 집산도로(collector road)를 가지고 있다. BSD의 집산도로는 남북으로 이어진 도로로, 북쪽 방향으로 가면 고속도로와 연결된다. CR의 집산도로는 부지 최북단에 동서방향으로 이어진 도로가 고속도로에 연결되는 형태이다. BSD는 동서방향으로 폰독 인다 도로(Pondok Indah road)와 BSD 대로(BSD grand boulevard road)가 주요국지도로(primary collector road)로써 신도시 내의 주요 교통망을 형성하고 있다. CR은 남북방향의 치트라 라야 대로(Citra Raya boulevard road)를 주요국지도로로 하여 도로를 따라 주거단지가 가지를 뻗듯 배치되고 있다.
IV. 사례 분석
분석대상 주거단지는 1980년대에서부터 2010년대에 건설된 8개(BSD 4개, CR 4개)의 주거단지이다.13)
BSD의 주거단지는 1단계 개발 시기인 1980년대에 건설된 코스타리카(Costarica; CO), 라 빈티지(La Vintage; LV)와 2단계 개발 시기인 2000년대에 건설된 더 마자(The Maja; TM)와 브라씨아(Brassia; BR)이다. CO가 LV보다 주거밀도가 약 2배 정도 높게 계획되었으며, 모두 주거단지 내 상업시설은 포함되지 않았다.
CR의 주거단지는 1단계 개발 시기인 1990년대에 건설된 타만 푸스피타(Taman Puspita; TP), 쿠수마 뒤파(Kusuma Dwipa; KD)와 2단계 개발 시기인 2010년대 건설된 주거단지인 파크 뷰(Park View; PV), 더 리프(The Leaf; TL)이다. KD를 제외한 3개 주거단지는 상업시설이 계획에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숍하우스14)로 건설되었다.
Table 3.
Overview of Clusters
1. 폐쇄적 공동체
주거단지는 BSD의 경우 총 6개 대단지(grand cluster)와 82개의 소단지(sub cluster)로 구성되어 있다. 각 대단지 게이트를 통과하면 그 안에 위치한 10~14개의 소단지로 진입하게 된다. 자신의 집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보안 게이트를 통과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계획부지의 규모 차이에 의해 주거단지가 위계적으로 구성된 것이다. BSD의 1개 대단지의 규모는 CR의 전체 면적과 비슷하다. 각 신도시의 주 출입구에는 도시를 상징하는 그랜드 게이트(grand gate)를 가지는데, 외부지역과 신도시를 분리하는 영역구분의 표식이자 일종의 상징물로, 매우 화려하고 거대한 규모로 건설된다. 또한, 주거단지의 주출입구에도 별도의 게이트를 설치하며, 주거단지의 독립성, 영역성, 안전성을 위해 폐쇄적 공동체(gated community)로 계획되는 것이 전형적인 방법이다.
분석대상 주거단지도 폐쇄적 공동체로 계획되었으며, 주요국지도로와 연결된 1개소(CO와 LV는 2개소)의 게이트를 통해 주거단지를 출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각 게이트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관리자가 상주하여 단지 내 출입자를 통제하며, 외부인의 방문 시 방문 장소 등을 기록하여 관리한다<Figure 5>. 주거에 가기 위해서는 신도시의 그랜드 게이트, 주거단지 게이트, 그리고 주거의 게이트를 거치는 3단계 안전계획이 적용되었다.
LV의 경우 거주자 게이트와 외부인 게이트를 분리하고, 외부인용 주차장은 외부인 게이트에 별도로 계획하는 등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계획들이 파악된다. 이는 주거단지 내 거주자의 안전을 위해서 적극적인 방식으로 외부와 차단을 하는 것이며, 안전성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주거단지를 쾌적한 환경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독립적으로 계획되기도 한다.
따라서 주거단지의 외부는 녹지(호수, 강 포함), 도로로 둘러싸여 외부와 단절된 계획이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외에도 건축물로 차단벽을 구성하는 사례가 TP, PV, TL에서 파악되었는데, 주요국지도로에 상업시설인 숍하우스를 면하도록 건축하여 숍하우스가 차단벽의 역할을 하도록 하였으며(TP, PV), TL의 경우 주거단지의 3면을 숍하우스가 둘러싸도록 하여 보다 적극적인 차단벽을 구성한 사례이다<Figure 6>. 숍하우스에는 게이트를 배치하여 출입구의 역할도 병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폐쇄적 공동체 개념은 서구에서도 일반적인 주거단지 계획방식이며, 중세시대의 성문과 고대의 성과 같은 모습을 차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Leisch, 2002). 폐쇄적 공동체는 외부와 단절이라는 의미에서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안전성이라는 측면이 더욱 고려된 계획이다(Firman, 2004). 안전성을 우선시 하는 배경은 1960년대 동남아시아의 경제성장에서 나타난 신흥 중산층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편안함, 고급스러움, 안전함, 쾌적함 등을 갖춘 주거단지에 대한 요구를 가지고 있으며, 폐쇄적 공동체 개념은 이와 같은 수요를 반영하였다는 것이다.15)
안전성에 대한 고려는 내부도로(inner road)의 구성에서도 파악된다. 주거단지의 내부도로는 쿨데삭(cul-de-sac)과 루프(loop)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CO, BR, LV는 부지의 외곽선을 따라 형성된 내부도로와 그 내부도로에서 파생된 쿨데삭형 도로로 계획하였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차량의 출입이 방지되고, 각 주동은 독립적인 내부도로를 사용하게 되어 안전성 및 영역성이 확보된다. KD, TL은 루프형 내부도로로 계획되었는데, 국지도로가 루프형의 내부도로를 가로지르면서 상호 동선이 교차되는 형태이다. TP와 PV는 루프형과 쿨데삭형이 혼합되어 내부도로가 다른 사례에 비해 복잡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십자형 국지도로에 루프형 도로가 교차되어 각 주동의 진입로가 연계되는 형태이다.
그 외에 TM의 내부도로는 그리드형(grid)으로 계획되었다. 그리형 도로는 교차되는 동선이 많아 혼잡을 야기할 수 있으나, 게이트에서부터 주거단지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필지까지의 동선길이는 다른 사례에 비해 짧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같이 다소 복잡하게까지 보이는 동선계획은 주거단지의 안전성 추구와 주동의 독립적인 내부도로를 확보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요구가 적극 반영되어 나타난 결과라고 한다.
2. 소득계층간 조화 추구
주거의 유형은 모두 링크하우스16)로 저층 저밀 주거이며, 주거단지는 소득계층간의 조화를 위해 다양한 면적17)의 주거를 공급하고 있다. 각 단지별로 주 공급대상인 계층의 차이가 나타나나,18) 다양한 계층을 공급대상으로 하여 조화를 추구하고 있었다. 선행연구의 분석 결과 도출된 필지면적 데이터를 통해 필지의 규모 분류기준을 설정하였고,19) 분류기준에 따라 각 주거단지의 필지면적을 분석한 결과는<Table 4>와 같다.
Table 4.
Plot Type of Clusters
사례 주거단지의 주 타겟 층은 중산층이라 할 수 있는데, 대형주거만 공급한 BR과 중형주거로만 계획된 LV를 제외한 모든 주거단지에서 소형과 중형, 중형과 대형, 그리고 소형, 중형, 대형을 혼합하여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소형으로만 공급된 주거단지는 없었으며, 주로 소형과 중형(CO, TP, TL), 중형과 대형(TM, KD)을 한 주거단지에 계획하였다. PV에서는 소형(71%), 중형(27%), 대형(2%)을 모두 혼합하였고, 주요 공급대상은 소형으로 파악되었다. 이때, 주거단지 내에서 규모별 영역이 구분되기는 하지만<Figure 8>, 도로, 공원, 상점 등의 배치는 거주민들의 이용을 통해 거주민들이 단지 내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이 적용되었다고 한다. 전체 사례를 살펴보면, PV에서는 소형필지(44%)와 중형필지(41%)가 주력 공급되는 유형이다. 대형(15%)은 소형필지의 1/3에 불과하였다.
필지의 면적은 필지의 규모에 따라 다양한 유형(Table 4의 type)으로 공급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소형필지만을 대상으로 살펴볼 때, CO에서는 소형에 해당되는 1개 유형의 필지를 총 84개 공급하였고, TP에서는 소형에 해당되는 필지 280개를 면적이 다른 4개 유형으로 공급하였다. 필지의 유형은 적게는 1개에서 많게는 9개까지 제공하여 선택의 폭을 넓혔다. 전체 사례를 살펴보면, 필지의 유형은 중형이 27개 유형으로 가장 다양하며, 다음으로 대형 16개 유형, 그리고 소형 9개 유형의 순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필지의 유형에서는 중대형에서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BSD에서는 소형필지의 공급이 비교적 저조하지만, CR에서는 소형필지의 공급이 주로 파악된다. 이러한 차이는 CR이 제조 산업 노동자를 위한 소형 주거 제공을 주요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며, 또한 중대형(43%)필지의 수가 소형(35%)보다 많게 나타나는 것은 소득수준의 증가로 거주면적에 대한 요구 역시 증가하면서 1980년대에 비하여 주거의 규모가 대형화되는 추세라고 이해된다.
1990년대 중반, 인도네시아 정부는 소득계층간의 불균형 해소하고 모든 계층에게 적합한 주거를 제공하기 위하여 인도네시아 주택청(National Housing Authority)을 통해 주거의 규모별 비율을 1:3:6로 할 것을 명기하였다. 1:3:6 정책은 민간개발사가 신도시 및 대형 주거단지를 개발할 때 지켜야 할 의무사항으로, 1채의 대형주거(large; luxury)를 건축할 때 마다 3채의 중형주거(medium; modest)와 6채의 소형주거(small; low-cost)를 함께 공급하도록 규정한 것이다.20) 이 정책은 신도시 전체 공급차원에서 적용되는 것으로 특정 단지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본 연구에서는 이 기준을 적용받지 않지만,21) 사례 주거단지의 계획에서는 다양한 규모 및 면적의 주거를 공급하여 계층간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자연친화적 환경
주거단지에서는 공원, 산책로, 정원 등 녹지의 조성과 주거단지에 인접한 강과 호수를 자연요소로 끌어들이는 계획이 파악되었다. 주거단지의 배치를 비교해 보면, BSD는 단지 인근 자연환경을 그대로 유지하여 유기적인 형태로 단지가 계획되었으며, CR의 KD는 BSD와 같은 유기적 단지 배치를 보이나, CR의 다른 주거단지는 비교적 그리드 패턴으로 구성되는 것이 차이점이다.
분석대상 주거단지의 평균 녹지 비율은 약 16%로, 동남아시아의 신도시를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에서, 말레이시아 33%, 인도네시아 19%, 베트남 21%로 조사되었는데, 이에 비해 낮게 나타난다. 하지만 각 비교국가의 평균수치가 아닌 특정 사례 분석과 단순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
BSD의 녹지는 평균 23%이지만, CR은 6%로 약 4배의 큰 차이를 보이는데, 회사에 따라 신도시 토지이용계획에서 녹지 비율을 다르게 잡고 있는 것이 차이의 이유이며, 회사의 정책차이라기 보다는 해당 주거단지의 입지적 특성에 따라 녹지비율을 조정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현장답사에서는 두 도시 모두 풍부한 녹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모든 주거단지에서 자연친화적 계획이 위치, 규모, 용도 계획에서 고려되었다고 한다.
녹지의 계획은 주로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나타났다. 먼저 녹지가 주거블록을 둘러싸는 형태로, 최대한 넓은 면적의 녹지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계획된 BSD의 주거단지(CO, LV, TM)가 해당된다. 주거블록과 도로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녹지로 제공하는 형태로, CO가 사례 중 녹지 비율이 가장 높다.
녹지를 주거블록의 중심축으로 계획한 사례도 있었는데, BR이 이에 해당된다. BR은 주거단지의 중심에 남북 방향으로 1.37 ha에 이르는 보행자 전용 녹도 축을 계획하였고, 차량은 주거단지의 외곽으로만 통행할 수 있게 하여 적극적인 보차분리를 시도하였다. 이 녹지에는 3 km 길이의 조깅트랙과 5개의 테마정원이 포함되며, 자연스럽게 주거블록과 연결되어 거주자들의 야외활동을 촉진하고, 안전한 휴식공간의 역할을 한다. 또한, TL도 녹도를 적용한 사례인데, BR에 비해 녹지의 비율은 낮지만 게이트와 연결되는 단지의 국지도로를 따라 녹도를 배치하고 아름다운 조경을 조성하여 단지의 첫인상에서 자연친화적 계획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CO와 KD는 강 또는 호수가 주거단지를 둘러싸고 있다. KD는 주거단지를 둘러싼 호수로 인해 휴양지에 온듯 한 느낌을 주며, 호수는 주거단지가 매력적인 장소가 되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거단지는 호수로 인해 마치 섬처럼 독립되어 고소득층이 중시하는 프라이버시를 강하게 확보한다는 면이 큰 장점으로 부각된다.
다른 녹지계획의 방법으로는 녹지블록을 형성하여 주거블록이 녹지블록을 둘러싸는 계획으로, 녹지블록은 주거단지의 여러 곳에 분산 배치된다. TP, KD, PV가 이에 해당되며, 링크하우스와 같은 저층형 주택으로 구성된 주거단지에서 고밀 주거단지 계획 시 사용되는 녹지구성 방법이다. 녹지블록은 소공원 정도의 규모이지만 각 주거블록 마다 녹지가 인접할 수 있도록 배치가 고려되며, 이때 녹지는 주로 공원과 어린이 놀이터의 용도로 계획된다.
IV. 결 론
본 연구는 인도네시아 신도시의 주거단지에 대하여, 선행연구 및 문헌고찰을 통해 도출된 주요 특성들을 분석틀로 설정하고, 이에 따라 조사대상 주거단지의 계획적 특성을 파악하였다. 연구의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신도시의 개발은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 소규모, 저밀도로 진행된다. 이는 선행연구의 동남아시아 신도시 개발에서도 공통적으로 파악된 신도시 개발 방식으로, 주거단지 단위의 소규모 개발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 개발자금의 확충을 위해 하나의 주거단지를 완공, 분양하여 확보한 자금을 활용하여 후속 주거단지를 개발하는 방식이며, 성공적인 분양을 위하여 현지에서 선호하는 주거유형인 링크하우스를 계획, 저밀도 주거단지가 건설된다.
둘째, 주거단지는 영역성,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폐쇄적 주거단지로 계획된다. 이는 편안함, 고급스러움, 쾌적함과 무엇보다 안전성을 우선으로 하는 주거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각 주거단지는 개별 게이트를 통해 출입하며 관리자에 의해 출입이 통제된다. 또한, 외부와의 차단을 위해 차단벽, 완충녹지 등을 설치하기도 하며, 숍하우스가 주거단지 외곽을 둘러싸도록 배치하여 시각적, 청각적 차단벽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셋째, 하나의 주거단지에는 다양한 면적의 주거를 공급하여 소득계층간의 조화를 추구한다. 주로 구매력이 높은 신흥중산층이 개발사의 주요 타겟이며, 이들을 위한 중형 규모의 필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면적 유형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제적인 소형필지와 대형필지도 함께 공급하여, 모든 계층이 조화롭게 거주할 수 있는 주거단지를 계획한다. 소형, 중형필지 중심의 공급은 신도시가 중산층을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넷째, 주거단지는 주변 자연환경(강, 호수 등)을 그대로 보존하여 활용하거나 단지 내 녹지를 배치하는 등 자연친화적 환경으로 계획된다. 녹지의 비율의 경향을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모든 주호에서 녹지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하였다.
본 연구는 소수 사례의 분석에 근거한 것으로 연구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연구자가 본 조사대상 외에 추가로 주변 신도시를 방문한 결과, 각 클러스터의 입구 표지판 없이는 크게 주거단지별 차이점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매우 유사한 계획 수법을 따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본 연구의 결과가 인도네시아 신도시의 전형적 특성을 제시하는데 부족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연구결과의 보편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후속연구로 인도네시아의 제2의 도시이며, 최대 항만도시인 수라바야(Surabaya) 소재 신도시 분석을 예정하고 있다. 또한 지역적 주거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위주호 분석이 필수적이므로, 조사대상 신도시 단지 내 단위주호 특성에 대한 연구도 예정되어 있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를 통하여 인도네시아의 독특한 주거문화와 디자인을 이해하고, 궁극적으로는 타 국가에 대한 비교 연구를 시도하여, 동남아시아 신도시 주거단지 계획의 일반적 특성을 파악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