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019년이 지나면서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 중 30년 이상 경과한 주택이 처음으로 출현했다. 1989년 서울에 공급된 저층 공공임대주택인 하계5단지가 그것으로, 하계5단지를 시발로 30년이 경과되는 공공임대주택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제도적인 측면에서 경과연수가 30년이 지났다는 것은 재건축사업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굳이 30년이라는 숫자에 연연하지 않더라도 이제는 공공임대주택의 노후화에 대해서 정책적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가 되었다. 실제로 중앙정부는 지난 2016년 4월 28일 ‘맞춤형 주거지원을 통한 주거비 경감방안’의 하나로 노후 임대단지의 재개발 중장기 계획 수립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으며, 2017년 11월 29일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에는 노후 영구임대단지의 재건축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었다. 또한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노후 공공임대주택의 재건축을 통한 신규주택 공급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가 있었으며, 후보자 간 토론에서 쟁점으로 불거지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노후 공공임대주택의 정비는 향후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주요 영역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 정책은 1989년에 본격 추진되었기 때문에 아직 노후 공공임대주택의 정비 경험이 거의 전무하다.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역사가 오래되어 일찍이 정비사업을 시행해 온 해외 국가들과는 대조적이다. 향후 공공임대주택의 정비사업을 모색하고자 한다면, 해외의 정책 동향과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에 대한 심층적 검토를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이상과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일본의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 정책을 검토하고자 한다. 일본은 1951년 「공영주택법(公營住宅法)」제정을 계기로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시작했고, 1970년 전후로 공영주택의 정비사업에 착수하는 등 우리나라에 비해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역사가 오래되었다. 50여 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일본의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는 정책목표나 사업방식 등에서 변화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러한 일본의 경험이 우리나라에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바, 본 연구는 오사카부의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 정책을 사례로 삼아 일본의 정비 정책을 검토하고, 이로부터 우리나라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 연구의 범위 및 방법
본 연구는 일본의 광역지자체인 도도부현(都道府縣) 중도쿄도(東京都), 가나가와현(神奈川縣)에 이어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지역인 오사카부(大阪府)를 사례지역으로 선정하여, 이 지역의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 정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오사카부는 주간인구로는 도쿄도 다음으로 많은 일본 제2의 지역으로서, 일본 서부지역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주택정책 역시 도쿄도와 더불어 타 지역들보다 선진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공공임대주택 재고량은 도쿄도 다음으로 많다(Statistics Bureau of Japan, 2020). 이런 점에서 오사카부의 정비 정책은 우리나라에 대한 시사점 도출에 유용할 것으로 판단했다.1) 또한, 오사카부 현지조사를 수행한 시점이 2017년이고, 이로부터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본 논문을 작성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는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 정책이 시작된 시점부터 2017년까지의 정비정책을 검토할 것이다.
본 연구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우선, 오사카부와 오사카부주택공급공사의 정비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일본정부의 정비 정책체계를 사업유형, 계획수립, 재원조달 등을 토대로 살펴본다. 그리고나서 이러한 정책의 집행사례로서 오사카부의 공영주택인 부영주택(府營住宅)과 오사카 부주택공급공사의 공사임대주택에 대한 정비 정책을 차례대로 검토할 것이다. 각 정비 정책에 대한 세부내용은 공공임대주택 재고 현황 및 거주자 특성, 유형별 정비사업추진, 정비계획을 중심으로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 정책을 정책체계와 정책집행으로 구분하여 그 특성을 도출하고, 이로부터 우리나라의 향후 정책과제를 논의한다.
한편, 본 연구는 오사카부와 오사카부주택공급공사(이하 오사카부 등)의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 정책을 파악하기 위해 현지조사와 문헌연구를 병행했다. 노후 공공임대주택의 정비 정책 또는 그와 관련된 해외사례에 대한 연구는 아직 국내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는 현지조사를 통해 오사카부 등의 정비 정책과 사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자 했다. 2017년 8월 21일 부터 26일까지 오사카시에 체류하면서, 담당 공무원 및 공사 직원을 인터뷰하고 사례 지역을 방문했다.2)
인터뷰를 통해 오사카부 등이 보유하고 있는 내부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으며, 인터뷰 내용은 참석자의 동의를 얻어 녹취함으로써 오사카부 등의 정비 정책을 정리하는데 정확성을 기하고자 했다. 더불어, 인터넷 웹사이트나 관련 문헌 등을 통해 일본의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 정책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정리함으로써 현지조사에서 포착하기 어려운 거시적인 정책 변화를 이해하고, 현지조사의 객관성을 확보하려 하였다.
II. 일본의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 정책
1. 공공임대주택 유형과 정비 개념
일본의 공공임대주택은 공영주택, 공사임대주택, UR임대주택으로 세분화할 수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도시재생기구(都市再生機構)가 보유·관리하는 UR임대주택을 제외하고, 오사카부 또는 오사카부주택공급공사(大阪府住宅供給公社)가 보유·관리하고 있는 공영주택(公營住宅)과 공사임대주택(公社賃貸住宅)을 중심으로 정비 정책을 살펴볼 것이다.3)
한편, 본 연구에서 언급하는 ‘정비(rearrangement)’는 리모델링과 재건축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규정한다. 우리나라 법령을 기준으로 하면, 리모델링은 「건축법」제2조와 「주택법」제2조에 따라 “건축물의 노후화를 억제하거나 기능 향상 등을 위해 대수선하거나 건축물의 일부를 증축 또는 개축하는 행위”로 정의되며, 대수선, 증축, 세대수 증가형으로 구분된다.4) 재건축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제2조에 따라 “정비기반시설은 양호하나 노후·불량건축물에 해당하는 공동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으로 정의되며, 리모델링과 달리 전면철거를 수반한다. 더불어, ‘정비’로 포괄되는 리모델링과 재건축은 <Figure 1>과 같이 해당 주택의 주거성능을 사회적 요구 수준까지 향상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사회 전반적인 주거수준과 주거의식 등이 이전보다 향상될 수 있는데,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초기성능 이상의 성능을 갖추고자 하는 건축행위를 ‘정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비’는 준공시점의 초기성능 수준을 유지·회복하는 데 목적이 있는 수선 또는 보수와는 구분되는 개념이다.
2. 공영주택
1) 정책의 전개과정
2018년 현재 공영주택은 약 192만 호가 운영 중이다. <Table 1>의 공영주택의 공급추이를 살펴보면, 1970년대에 57.4만 호에 달하는 대량공급이 이루어졌고 이후 계속적으로 공급량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일례로 2016~2018년은 4.3만 호 공급에 그쳤다. 따라서 전체 재고량의 약 62%는 30년 이상 경과한 1991년 이전에 건설된 주택이차지하고 있다(Statistics Bureau of Japan, 2020).
Table 1.
Publicly-Operated Housing Stock by Year
| Year | units(%) | Year | units(%) |
|---|---|---|---|
| 1996~2000 | 184,100(9.6) | Total | 1,922,300(100) |
Source. Statistics Bureau of Japan(2020)
1951년 제정된 「공영주택법」에 근거하여 공영주택 공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1965년 이후 목조 공영주택의 노후화, 주거환경의 악화 문제가 나타났다. 또한 지가상승으로 도시지역에서 공영주택 건설에 필요한 용지확보가 어려워졌다. 이에 1969년 「공영주택법」을 개정하여 재건축사업과 관련한 규정이 처음으로 포함되었다.5) 1974년에는 증축과 평면확장 등 주호개량사업이 제도화되었고, 1976년에는 단지 내 부대시설의 정비와 개선을 위한 환경개선사업이 신설되었는데, 이 두 사업은 공영주택재고의 개선사업으로서 1980년에 통합되었다(Nakayama & Moriyasu, 2005). 1980년 후반 이후에는 기존 주택재고의 활용과 관리로 정비 정책의 무게중심이 이동했고, 2000년에 들어와서는 주택의 장수명화를 본격 지향하게 되었다. 특히 공공임대주택 단지의 재생과 마을만들기 사업이 연계되었고, 사회적 약자인 노인과 장애인을 배려한 정비, 지역경제 및 커뮤니티 활성화 등이 강조되었다.
2) 정비사업 유형과 계획체계
노후 공영주택에 대한 정비는 ‘재건축사업’과 ‘주택개선사업’으로 구분된다. 우선, 재건축은 공영주택을 철거한 후 해당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 구역에 공영주택 및 공동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Figure 2>. 재건축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공영주택 등 장수명화계획 책정 지침(2016)」에 의한 ‘공영주택 등 장수명화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공영주택의 재건축사업은 「공영주택법」제36조와 동법 시행령 제3조의2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은 요건을 충족하는 대상지에서 사업이 가능하다.

Figure 2.
Reconstruction of Public Rental Housing in Osaka City (Komiya Estate)6)
Source. Osaka city homepage (www.city.osaka.lg.jp)
• 철거 대상 공영주택이 시가지 또는 시가화 예상 구역안에서 정령(政令)으로 정한 규모 이상의 일단의 토지에 집단으로 존재하는 경우
• 철거 대상 공영주택이 내용연한의 1/2를 경과했거나 재해 등으로 공영주택 기능이 저하된 경우(내용연한 : 내화(耐火)구조 70년, 준(準)내화구조 45년, 목조 30년)
• 정비되는 공영주택의 호수가 철거되는 공영주택의 호수 이상일 것
• 정비되는 공영주택이 내화 성능을 갖출 것
재건축사업의 시행자는 「공영주택법」제36조에 따라 기초 및 광역 지방자치단체이다. 또한 공영주택의 재건축 시행으로 해당 주택을 철거한다면, 「공영주택법」제39조 및 제41조에 의해 철거 전 최종 입주민에게 임시거처를 제공하고, 주거 이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다음으로, 주택개선사업은 ‘재고종합개선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재고종합개선사업은 양질의 주택재고를 미래 세대가 이용할 수 있도록, 주택관리 및 수선을 통해 공영주택의 성능 향상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재고종합개선사업은 본래 2000년 ‘공영주택 등 재고종합활용계획제도’가 마련되면서 시작되었으나, 현재는 「공영주택 등 재고종합 개선사업 대상 요강(2005)」을 기반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재고종합개선사업은 ‘전면적 개선사업’과 ‘개별개선사업’으로 다시 구분되며, 보조 대상 금액이 100만엔 이하인 소규모 개선사업은 원칙적으로 조성 대상에서 제외된다(MLIT, 2017). 전면적 개선사업은 공영주택의 주동 및 단지 단위 중심으로 이루어지거나 그에 준하는 개선을 시행하는 사업이다. 전면적 개선사업의 대상은 원칙적으로 1981년 이전에 국가 보조금의 교부를 받아 건설된 주택으로, 내화구조 및 준내화 구조이어야 한다. 또한 개선사업 후 약 30년 이상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 판단되는 공영주택이 대상이다.
개별 개선사업은 공영주택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규모의 증·개축’, ‘주호 개선’, ‘공용부분 개선 및 옥외·외부구조 개선’과 ‘주차장 등의 공동시설을 정비하는 사업’이다. 개선사업 후 10년간 사용 가능하며, 1990년 이전에 국가 보조금을 교부받아 정비된 공영주택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개별 개선사업은 ‘거주성 향상형’, ‘복지대응형’, ‘안전성 확보형’, ‘장수명화형’의 4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거주성 향상형은 공영주택의 편리성, 위생, 쾌적성 등을 위한 설비를 개선하며, 복지대응형은 고령자와 장애인 등의 원활한 거주를 위한 설비 개선에 중점을 둔다. 안정성 확보형은 내진성과 내화성 등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설비의 개선을 진행하며, 장수명화형은 열화(劣化) 방지, 내구성 향상 및 유지 관리를 위해 설비를 개선한다.
3) 재원조달
지자체가 공영주택의 재건축과 주택개선사업을 시행할 때, 중앙정부는 ‘사회자본정비종합교부금’으로 사업비의 50%를 보조한다. 사회자본정비종합교부금은 주택, 마을만들기, 도로, 하수도 등 지방자치단체가 진행하는 사업마다 개별적으로 지원되던 보조금을 2010년 하나로 통합시킨 교부금 제도이다. 이 교부금은 국토교통성 소관으로, 지자체가 교부금을 자유롭게 사용하여 정책목표를 계획적으로 달성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회자본정비종합교부금의 지원 유형7) 중, 공영주택 재정비는 ‘지역주택계획에 근거한 사업’에 해당하는데, 물리적인 사업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다양한 창의적인 사업에도 적용된다.
한편, 공영주택은 복지거점으로서 효과적인 활용이 요구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예산과 조직, 인력 부족 등으로 재건축사업의 시행이 어려울 때가 있다. 이 때에는 민간사업자의 투자로 재건축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 민간투자가 이뤄질 경우, 공영주택의 소유권은 지방자치단체가 갖되 민간이 건설·운영하는 방식, 공영주택의 건설과 소유권은 민간이 갖되 지방공공단체에게 임대하는 방식 등으로 운영된다. 이는 1996년 「공영주택법」개정으로 도입됐다.
4) 정비사업 유형 선정
공영주택의 정비사업 유형 선정은 국토교통성이 제시한 「공영주택 등 장수명화계획 책정 지침」에 따라 총 3차의 판정 과정을 거친다. 최종 판정 결과는 재건축, 개선사업, 유지관리, 용도폐지로 구분된다. 이 중 유지관리는 유지보수, 경상수선, 계획수선, 공가수선 등이 해당한다. 용도폐지는 내용 연한의 1/2을 경과한 시점에서 적정한 주거환경을 형성하는 것이 곤란할 때, 또는 주택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될 때 적용된다(MLIT. 2016).
1차 판정에서는 수요, 효율성(고도이용 가능성), 입지에 근거하여 공영주택을 ‘계속 관리’ 또는 ‘판단 유보’로 구분하고, 각각에 해당하는 주택 단지에 대해 현재 물리적 특성에 따른 개선 필요성을 토대로 정비사업 유형을 임시로 설정한다. 2차 판정에서는 ‘계속 관리’ 단지 중 유지관리와 재건축 시행이 확실한 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단지와 ‘판단 유보’ 단지들에 대해 정비사업 유형을 구체화한다. 3차 판정에서는 공영주택의 집약·재편8) 등의 가능성을 토대로 정비사업 수법을 재판정하고, 사업비 및 사업추진 시기를 검토하는 등 장기계획이 결정된다.
3. 공사임대주택
공사임대주택은 1965년 제정된 「지방주택공급공사법(地方住宅供給公社法)」에 근거하여 중간소득계층에게 공급하는 공적 임대주택이다. 지방주택공급공사는 광역지자체인 전국 도도부현에 29개, 인구 50만 명 이상의 정령지정도시에 8개가 설치되어 있으며, 이들이 관리하고 있는 공적임대주택은 2019년 기준 약 14.8만 호이다. 공사임대주택은 건축 후 30년이 지난 주택재고가 이미 전체의 2/3를 차지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노후화가 진행 중이다(Building Center of Japan, 2021).9) 건축 후 30년이 지난 공사임대 주택 중 대부분은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고령자와 장애인, 자녀양육세대가 거주하기 불편하며, 건축연도가 오래된 단지일수록 노인가구의 비중이 높다. 공사 임대주택 정비사업의 주체는 각 지역의 지방주택공급공사이며, 정비사업은 ‘공사 일반임대주택의 재편 정비계획’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이 계획은 「공사 일반임대주택의 재고활용 기본방침」을 근거로 한다. 이에 따르면, 지방주택 공급공사는 공사임대주택의 정비와 관련한 개별 계획이나 지침을 수립해야 한다. 지방주택공급공사가 추진하는 정비사업은 지역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띠고 있으나, 공영주택과 마찬가지로 재건축을 시행하거나, 주택재고의 활용에 중점을 둔 개선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III. 오사카부 및 주택공급공사의 정비 정책
1. 부영주택
1) 주택재고 및 거주자 현황
2018년 현재, 오사카부는 21만 호의 부영주택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건설연도별로 살펴보면, 1980년까지 건설된 재고가 전체 재고의 47.7%를 차지하고 있어 절반 정도가 40년 이상 경과한 주택이라 할 수 있다(Statistics Bureau of Japan, 2020). 2016년 기준으로 중층주택이 전체 재고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1964년 이전에 건설된 목조 부영주택은 모두 재건축되었고, 1955~1974년에 건설된 간이내화(簡易耐火)주택은 약 560호가 남아있다. 단지 수는 총 315개로, 1천 호 이상 단지는 30개이며, 1.5천 호 이상 2천 호 미만이 5개, 2천 호 이상 단지가 2개이다. 또한 부영주택은 주로 가족을 이루고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공급해왔기 때문에 3DK가 6.1만 호(47.8%)로 가장 많으며, 2DK (17.4%), 3K (13.4%), 2K (10.5%) 순으로 재고가 많다(Osaka Prefecture, 2016).
부영주택 입주자 22.2만 명의 고령화와 노인가구의 신규 입주 증가로 인해 입주자의 고령화율은 2015년 39%에 이르렀다. 같은 시점에서 오사카부의 평균 고령화율이 25.4%임을 감안할 때 매우 높은 비율이다. 또한 2016년 기준 소득 제1십분위 이하의 가구가 83.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비율은 지속 증가하는 추세이다(Osaka Prefecture, 2016).
2) 재건축사업
부영주택 중 목조주택의 재건축사업은 1965년에 시작하였고, 간이내화주택의 재건축사업은 1993년에 착수하였다. 중층주택 중 노후화가 심각한 주택에 대해서는 2004년부터 재건축사업이 시행되었고, 2006년부터는 내진성이 낮은 주택의 재건축사업에 착수했다. 2011년 이후에는 노후화를 이유로 하는 재건축사업은 시행하지 않고 있는데, 사실상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로 진행된 주택에 대해서는 재건축이 이미 이뤄졌기 때문이다. 다만, 내진 성능이 낮거나 기초지자체와 연계한 마을만들기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하여 재건축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재건축사업 시행 시 임시이주를 할 수 있는 빈집이 단지 내에 없으면 신축동을 건설할 수 없다. 따라서 재건축사업을 위해서는 사업에 착수하기 수년 전부터 입주자 모집을 중지하여 빈집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단지 내 빈집이 적을 때는 민간임대주택으로 이주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이사비뿐만 아니라 재입주 전까지 임대료의 일부를 보조한다. <Figure 3>과 같이 순환이주방식으로 재건축사업이 진행되면 최종적으로는 활용가능한 새로운 용지가 창출되며, 이를 노인복지시설 유치 등 마을만들기에 활용하게 된다.

Figure 3.
Reconstruction Procedure for Osaka Prefectural Housing
Source. Interview with public officers.
한편,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재건축사업에 민간자본을 이용하는 PFI (Private Finance Initiative) 방식이 도입됐다. 내진화율을 90%까지 달성하려면 2006년부터 10년간 2만 호의 재건축이 진행되어야 하나, 오사카부는 재원 및 인력 부족에 직면하게 됐다. 이에 재건축사업을 통해 창출되는 활용용지의 처분수익을 전제로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PFI를 추진하게 되었다. 민간사업자가 부영주택의 재건축과 활용용지 창출에 관한 사업계획을 제시하고, 이를 오사카부가 채택하면 민간사업자는 거주자 이주, 기존주택 철거, 재건축 주택의 설계 및 시공, 공사감리, 활용 용지 처분 등을 일괄 시행한다. 이 과정에서 활용용지의 처분수익은 재건축 사업비로 활용된다. 2017년 7월 현재, 12개 단지 4,254호에 대해 PFI를 통한 재건축사업이 시행되었거나 시행 중이다.
3) 개선사업
오사카부에서는 1975년부터 협소한 주택과 욕실이 없는 주택을 대상으로 거실이나 욕실의 증·개축을 시행하는 주호개선사업이 시행되었으며 2001년에 완료되었다. 또한 노인, 장애인을 배려한 무장애화를 위해 주호 내 무장애화사업, 단지 내 무장애화 사업, 휠체어 이용 가구를 위한 개선사업을 시행하는 한편, 2002년부터 중층주택에 대한 승강기 설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승강기 설치는 주민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2007년부터는 내진 성능이 낮은 고층주택에 대해 내진개수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2012년 이후 중층주택도 포함되었다. 2015년까지의 부영주택 개선사업의 실적을 정리하면 <Table 2>와 같다.
Table 2.
Performance of Osaka Prefectural Housing Improvement
| Type | Period | Performance |
|---|---|---|
| Bathroom installation | 1986~1997 | 389units |
Source. Osaka Prefecture (2016)
4) 정비계획
오사카부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을 계획기간으로 하는 ‘부영주택 재고종합활용계획’을 2016년 12월에 수립하였다. 기본방침은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찾아오는 매력 있는 오사카의 마을만들기를 위해, 양질의 주택재고 형성과 효과적 활용을 꾀함으로써 입주자와 지역주민들을 위한 활력·매력, 안전·안심을 창조한다’로 정했다. 기본방침에 근거하여 ‘활력·매력의 창조’, ‘안전·안심의 확보’를 중심 테마로 정하고, 이 두 가지를 뒷받침하는 ‘양질의 주택재고 확보와 효과적 활용’을 구체적인 추진방안으로 설정했다(Osaka Prefecture, 2017).
‘활력·매력의 창조’를 위해 오사카부는 부영주택 재고를 마을만들기와 적극 연계시키고 있다. 또한 빈집이나 재건축사업을 통해 창출된 용지를 사람들이 모이는 거점이나 각종 활동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소규모 보육소, 유치원, 노인·장애인 시설, 청년 취업지원공간 등을 설치하고, 이에 대한 운영을 민간사업자나 비영리조직에게 맡기고 있다. ‘안전·안심 확보’를 위해서는 주동의 상황에 따라 철골 버팀대(brace)나 내진벽을 설치하는 등의 공법을 통해 향후 5년 이내 모든 내진개수사업을 완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재건축사업을 시행하는 주호는 손잡이 설치, 단차 제거, 복도 폭 확대 등이 적용되는 ‘아이아이주택(あいあい住宅)’을 공급하며, 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 장애인에 대해서는 재건축 시 MAI하우스를 공급한다.10) 기존 주호의 개선 시에는 무장애화가 진행되지 않은 모든 주택에 대해서 주호 및 단지 내 주요 통로의 단차 제거, 손잡이 설치 등을 진행하며, 승강기 설치를 계획적으로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양질의 재고 형성과 효과적 활용’과 관련해서는, 내진 성능을 갖춘 부영주택은 준공 후 70년 이상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장수명화 추진을 위한 계획적인 수선을 시행한다. 계획기간 내 50년이 경과되는 주택에 대해 열화도 조사 등을 진행하여 재고활용이 가능한 기간을 검토하고, 장기 활용이 가능하도록 기능 향상 또는 유지보전 등의 방침을 결정한다. 과거에는 재건축사업이 활발했으나, 재원 부족, 공사기간의 장기화 등의 문제가 있어 내진개수사업 등을 통해 장기 활용하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졌다. 수요가 적은 단지 등 효과적인 활용이 어려운 주택에 대해서는 집약사업을 시행한다. 신규입주자 모집 시 입주신청 가구가 모집호수보다 적은 단지는 거주가구의 주거안정을 확보하면서도 지역의 필요에 부응하는 새로운 토지이용으로 전환하거나 용도폐지를 추진하는 등의 여러 방안을 모색한다. 재건축사업에서 민간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주택건설과 용지활용을 패키지화하는 등의 PFI 도입도 검토한다. 오사카부의 부영주택 재고 종합활용계획의 목표를 정리하면 <Table 3>과 같다.
Table 3.
Comprehensive Utilization Plan Objectives for Osaka Prefectural Housing Inventory
| Type | Objectives (by 2025) |
|---|---|
| Resolving non-returned housing related to single-person death | 191units by 2020 |
Source. Osaka Prefecture (2016)
2. 공사임대주택
1) 주택재고 및 거주자 현황
오사카부주택공급공사(이하 공사)는 1950년부터 공사임대주택 공급을 시작하여 2013년까지 약 2.9만 호를 공급했다. 1993년부터 시행된 재건축으로 인해 주택재고가 일부 조정되면서, 2019년 말 현재 공사는 21,498호의 공사임대주택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북부의 센리(千里)뉴타운, 남부의 센보쿠(泉北)뉴타운 등에 대규모 단지가 형성돼 있다.11)
2014년 기준으로 1945년부터 1965년까지 건설된 공사 임대주택이 갱신기를 맞이하였다. 또한 1981년 이전에 건설된 주택 중 현행 내진기준을 만족하지 않는 주택이 있으며, 1965년부터 1985년까지 건설된 주택 중에는 설비나 평면 등에 있어서 거주성능의 개선이 필요한 주택도 있다. 주거면적은 40~50 m2 미만의 주택이 가장 많으며, 50 m2 미만의 주택이 전체 재고의 72%를 차지하고 있다. 40 m2 미만의 소규모 주택은 모두 중층계단식으로 공급되었다. 평면구조는 재건축이 끝난 단지를 제외하면 2DK, 3DK 등 DK유형이 대부분이며, LDK유형은 주택개선을 통해 일부 주택에 적용하고 있다. 한편, 2014년 1월 현재 공사임대주택 거주자의 고령화율은 32.6%로, 오사카부의 평균(22.4%)보다 높다. 또한 15세 미만의 인구 비율은 5.9%로, 오사카부의 평균(13.3%)에 비해 낮은 편이다. 가구주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3년 6월 현재 65세 이상 노인 가구주의 비율이 44.6%를 차지하고 있다(OPHC, 2014).
2) 재건축사업
공사임대주택은 1945~1965년에 건설된 단지가 주축이 되는 ‘재편대상단지’와 1965년 이후 건설된 단지로서 재편대상단지를 제외한 ‘경영계속단지’로 구분한다. 전자는 재건축, 집약, 용도폐지 등을 시행하며, 후자는 거주수준 향상과 효과적 활용을 검토한다.
2018년부터 재건축에 착수한 재편대상단지는 25개 단지, 3,535호이다. 건물이나 설비가 노후화되는 등 경과연수가 오래된 단지나 내진 성능이 미흡한 단지에 우선 시행한다. 재건축을 기본으로 하되, 입지조건, 부지 규모나 형상, 경과연수, 주택수요 등을 고려하여 지역재편, 재건축, 단지집약, 용도폐지 중 적절한 사업수법을 선택한다. 일시적으로 재건축이 집중되면 일정 기간 운영 후 재건축 등의 방향성을 결정하며, 단지재편 시 자녀양육시설, 노인지원시설 등을 도입하고 주변 지역주민들도 이용하도록 한다.
공사임대주택의 재건축은 1993년부터 시행되었으며, 2013년 말까지 7,372호가 철거되고 5,271호가 신축되었다. 또한 재건축을 통해 단지를 고층화함으로써 창출된 부지는 마을만들기를 고려한 사업제안을 공모하여 민간분양아파트, 유료 노인홈, 병원, 시영주택 등을 건설하며, 부지매각 수익은 차입금을 줄이는 데 활용한다(OPHC, 2015).
<Figure 4>에서 보듯이 재건축사업은 우선 대상단지의 가구별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재건축사업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후 가구에 대한 개별상담이 진행되는데, 이를 통해 주택희망조사표가 공사에 제출되며 공사는 확인서를 발급한다. 이 과정에 약 2개월이 소요된다. 기존 가구들은 재건축 후 재입주를 희망하는 가구와 그렇지 않은 가구로 구분되는데, 양자 모두 공사와 이주계약을 체결한 후 1개월 내 이주를 실시한다. 이주가 완료되기까지 약 1.5년이 소요되며 이 기간동안 공사는 설계를 시행한다. 이주 완료 후, 약 2년에 걸쳐 건물해체와 건설이 이루어지며, 재입주를 희망하는 가구는 재입주 계약을 공사와 체결하고 입주한다.
3) 개선사업
경영계속단지로서 1965년부터 1985년까지 건설된 주택은 전체 재고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주택들이 일제히 갱신기를 맞이한다면 공사의 경영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장래 사업량이 분산될 수 있도록 중층단지의 일부에 대해 조기에 개선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기존 재고를 활용하여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단지의 매력도를 높이는 한편, 젊은 층의 입주를 유도하고 노인이 안심하며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물리적 정비에 그치지 않고 기업, 대학, 비영리법인 등 다양한 주체와 연계하여 빈집 등을 서비스 시설이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함으로써 단지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주택재고의 효과적 활용을 촉진한다. 특히 단지쇠퇴가 심각한 센보쿠뉴타운을 모델단지로 선정하고 오사카부, 사카이시, 도시재생기구 등과 협력하여 공사임대주택을 활용한 뉴타운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OPHC, 2017).12) 경영계속단지의 개선사업 유형을 정리하면 <Table 4>와 같다.
Table 4.
Types of Public Rental Housing Improvement by OPHC
Source. OPHC (2015)
4) 정비계획
2012년 4월, 공사는 향후 10년간의 역할과 방향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경영이념’이라는 이름으로 경영비전을 제시하고, 경영의 기본방침을 정한 ‘경영계획’을 수립했다. 공사의 역할은 오사카부가 2012년 3월에 공표한 ‘오사카 부주택마을만들기마스터플랜’에 근거하여,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는 기능을 중시하고, 지역의 마을만들기와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것을 경영의 기본방침으로 제시했다. 그 일환으로, 공사는 2028년까지를 계획기간으로 하는 ‘재고활용기본계획’을 2014년 3월에 수립했다. 또한 2015년 6월에 공사는 기본계획에 기초하여, 2021년까지를 계획기간으로 하는 ‘재고활용실시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에는 재건축 및 집약사업, 용도폐지, 내진개수, 주호개선, 단지재생 등 개별사업의 실시방침과 대상단지를 명확히 하고, 사업을 계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재고 재편계획’, ‘내진화 계획’, ‘장기유효활용계획’이 담겨 있다(OPHC, 2014).
재고 재편계획은 재무여건을 개선하고 효율적인 투자를 시행하는 것을 지향한다.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관리호수를 2021년까지 약 2만 호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내진화 계획은 2021년까지 내진화율을 100% 달성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장기유효활용계획은 설비수준의 향상, 양호한 주거환경의 제공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실시계획은 새로운 내진기준이 제시된 1981년 이전에 건설된 공사임대주택을 대상으로 하며, 상대적으로 경과연수가 오래된 주택은 재편계획으로 대응하는 한편, 나머지 주택은 내진화 계획 또는 장기유효활용계획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었다.
공사의 재고활용기본계획은 ‘안전하고 안심하며 살 수 있는 쾌적한 주거환경 제공’, ‘다양한 가구의 소요에 부합하는 주거 제공’, ‘단지 특성을 고려한 효율적인 사업 추진’이라는 3가지 관점으로 추진한다. 각 관점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정리하면 <Table 5>와 같다.
Table 5.
Directions of the Basic Plan for Public Rental Housing Inventory Utilization by OPHC
Source. OPHC (2014)
IV. 일본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정책의 특성
이상에서 일본의 공영주택과 공사임대주택을 중심으로 노후 주택의 정비에 대한 정책체계와 오사카부 및 오사카부주택공급공사의 정책집행사례를 살펴보았다. 오사카부가 일본 정부의 정책을 대표한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일본 제2의 지역이라는 위상을 가지면서 공공임대주택 재고량도 도쿄도 다음으로 많은 지역임을 고려할 때, 타 지역에 비해 정비 정책의 비중이 클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노후 공공임대주택의 정비 정책에 있어서 일본의 사례가 갖는 특성을 정책체계와 정책집행으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정책체계의 측면에서는, 첫째, 일본은 주택수요, 효율성, 입지, 입주자 속성, 골조의 안정성, 피난가능성, 거주성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진단하여 정비사업의 유형을 결정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둘째, 일본은 국토교통성이 「공영주택 등 장수명화계획 책정지침」. 「공사 일반임대주택의 재고활용 기본방침」을 마련하고, 이에 근거하여 지방자치단체, 지방주택공급공사 등 사업주체가 10년 이상의 장기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셋째, 노후 공영주택 정비에 소요되는 재정 마련을 위해 포괄보조금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개별 사업 단위로 지원되던 각종 보조금을 2010년 ‘사회자본정비종합교부금’으로 일원화하였는데,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를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이 포괄보조금을 정비사업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일본의 정비 정책체계는 정비사업 유형을 판정하는 시스템 운영, 장기 정비계획 수립, 포괄보조금을 통한 재정 지원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오사카부와 오사카부주택공급공사의 정책집행 사례에서는 다음과 같은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최근에 올수록 정비사업 중 주택개선사업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미 목조주택 등 열악한 상태의 주택은 재건축이 완료되었고, 준공 후 70년 이상을 사용하는 주택의 장수명화가 핵심 정책기조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물론 재건축을 아예 시행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내진 성능이 낮거나 수요가 없어공실이 다수 발생하는 경우 등은 재건축의 대상이 된다.
둘째, 재건축은 순환이주방식을 채택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집약·재편 방식을 통해 신규용지를 창출하는 시도를 병행하고 있다. 저소득가구에게 공공임대주택은 중요한 삶의 기반임을 고려할 때, 재건축이 거주가구의 생활불안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집약·재편 방식은 자칫 공공임대주택의 양을 줄이는 효과를 낳을 수 있겠지만, 수요가 충분치 않아 공가가 많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지역사회에 필요한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거주자의 특성과 수요를 고려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일본은 노인인구 비중이 크게 늘고 있고, 15세 미만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의 급속한 전개는 공공임대주택에 더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에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 정책은 노인, 자녀양육가구에게 적합한 주거환경의 정비를 추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장애화, 보육원·유치원신설 등이 정비사업에 포함되는 것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넷째, 세 번째 특성의 연장선상에서 주택개선사업의 구성이 다양하다는 점도 하나의 특성으로 꼽을 수 있다. 오사카부와 오사카부주택공급공사가 수립한 정비계획에서 알수 있듯이, 평면변경, 설비갱신, 무장애화, 옥외공간 정비, 에너지 효율화, 방범 및 방재대책, 내진 성능 향상, 승강기 설치 등이 주택개선사업에 포함되어 추진되고 있으며, 이는 거주가구의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섯째, 노후 공공임대주택을 지역의 자원으로 인식하고 마을만들기 등을 통해 활용 방안의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은 지역과 주민의 소중한 자원으로서, 지역과 주민의 이익을 위해 활용되어야 한다고 인식한다. 이에 따라 재건축 후 창출된 여유부지에 지역주민을 위한 복지시설을 설치하고, 마을만들기와 연계하여 지역경제와 커뮤니티 활성화를 꾀하는 사례도 있다. 또한, 공실률이 높은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방치하지 않고 주민간 교류와 지역복지 및 지역경제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V. 결 론
본 연구는 준공 후 30년을 넘어선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 재고의 정비정책 추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 오사카부의 정비정책 사례를 검토함으로써 일본 정비정책의 특성과 한국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했다. 제II장에서는 정비사업의 개념을 토대로 일본의 공영주택과공사임대주택의 정비정책에 대한 추진체계를 검토했다. 제III장은 오사카부가 운영하는 부영주택, 오사카부주택공급 공사가 운영하는 공사임대주택 각각의 정비사업에 대해 살펴봤다. 이를 토대로 제IV장에서는 일본의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정책의 특성을 ‘① 재건축보다는 장수명화에 입각한 주택개선사업의 확대 추세, ② 재건축은 순환이주방식으로 이뤄지며 신규용지 창출을 병행, ③ 거주자의 특성과 수요를 고려한 정비사업 추진, ④ 주택개선사업의 내용적 다양화, ⑤ 커뮤니티 활성화와 정비사업의 연계’로 정리했다.
이상과 같은 일본의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정책의 특성을 살펴보면, 아직 정비정책이 걸음마 단계에 있는 우리나라와 매우 대조적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제 30년이 경과한 공공임대주택이 나타나기 시작한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이러한 대조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주택시장 불안과 연계하여 신규주택 공급을 위해 공공임대주택의 재건축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체계적인 정비정책의 운용을 통해 도출된 주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회취약계층의 주거지임에도 이들의 삶을 충분히 고려한 주장인지도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우리나라에서도 노후공공임대주택의 정비는 피할 수 없는 정책적 도전이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노후 공공임대주택 정비 정책의 체계를 차분하게 만들어 나가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더 이상 재건축 일변도의 주장이 제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필요할 것이다. 일본 사례의 특성을 토대로 향후 정책과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노후 공공임대주택의 정비사업 유형을 판정하고 장기 추진방향을 담는 계획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정비사업을 규정하고 있는 「장기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삶의 질 향상 지원법」에는 5년마다 수립하는 ‘입주자 삶의 질 향상 기본계획’에 해당 내용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계획의 실효성이라는 측면에서 현행과 같은 규정이 타당할지, 정비사업에 특화된 별도의 계획이 필요할지에 대해 검토해야 하며, 전자라 하더라도 해당 기본 계획에 포함되는 사항을 보다 분명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지방자치단체나 공사가 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재정지원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비사업을 위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정부 계정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정비 정책이 안정적으로 추진되기 어렵다. 매년 일정 금액의 정부재정 할당뿐만 아니라 주택도시기금 내 운용항목 신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셋째, 우리나라의 리모델링 사업은 일본의 주택개선사업과 많이 닮아있는데, 주택개선사업처럼 다양한 내용을 포괄하고 있지 못하다. 게다가 2009년부터 시설개선사업이 추진되었지만 주로 옥외공간에 적용되었으며, 주택내부는 초기성능을 회복하는 유지보수 위주로 시행되었다. 사회적 요구 성능을 충족하고, 공공임대주택에서 늘어나는 노인, 장애인 등의 소요에 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리모델링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넷째, 단지재생 또는 지역사회의 재생이라는 관점에서 노후 공공임대주택의 정비사업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공공임대주택은 주변 지역사회로부터 고립된 곳이었지만, 정비사업을 계기로 주변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주거단지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주택 및 주거환경의 물리적 개선이라는 측면을 넘어서 주민들의 고용, 교육, 복지, 공동체 활성화까지 아우르는 종합적 프로그램으로 시행함으로써, 단지 또는 지역사회의 활력 제고와 주민의 사회·경제적 안정에 정비사업이 기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