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우리나라 인구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의 복지를 위해서는 노인을 위한 별도의 시설보다는 거주하고 있는 지역사회를 개선 할 때 보다 많은 노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aging in place의 개념을 위한 연구가 더 많이 필요하다(Jeong & Moon 1990; Kim, 2018). 노인들은 활동성이 떨어지면서 주변의 가까운 생활환경과 넓은 인간관계보다는 작지만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친밀한 관계가 더욱 더 중요시 하게 된다(Carstensen, 2006; Cagney et al., 2013). 그러므로 집주변의 영역과 이웃과의 유대가 노인의 사회 활동과 더 나아가 삶의 질의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을 가진다(Thomese & Van Tilburg, 2000). 왜냐하면, 거동이 왕성하지 않은 일부 노인들이 집주변에서 서로 도움을 주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필요물건 대여 및 구입위한 이동, 건강정보 또는 서비스 이해 및 활용 등)을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인이 교류하는 상대방이 가까운 거리에 살수록 교류빈도가 더 높아지는 것이 보고되었으며(Kim, 2011) 우리나라의 산업화에 따른 도시이주로 핵가족화가 심화되고, 노인의 경우 직장을 구하지 못하여 사회적 활동 감소할 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지인의 사별로 인하여 사회적 연결망이 위축 된다(Kim, 2011). 이러한 사회적 연결망 감소는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과도 연관된다고 연구들은 보고하며(Baltes & Carstensen, 1996), 현재 자살률 세계 1위 등 우리나라의 정신건강을 보여주는 지표는 좋지 않은 방향으로 바뀌어 왔고 독거노인의 자살 등이 사회 문제화 되는 반면 사회경제적으로 양호한 이웃이 있을수록 퇴원 후 생존률이 높아지는 등의 이웃의 긍정적 영향을 고려 할 때(Kim, 2011) 이웃과의 교류는 축소되는 노인의 사회적 네트워크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노인들의 이웃교류와 접근이 용이한 집주변의 동네공간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한다. 특히, 노인의 신체능력변화에 대한 적응을 설명한 인간발달학 이론인 Baltes and Baltes(1990)의 선택(Selction), 최적화(Optimization), 보완(Compensation) (SOC)의 과정을 적용하여 아파트와 저층주거지역의 비교를 통해 파악한 노인들의 사회적 교류정도를 공간적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II. 이론적 배경
노인들은 다른 사람들 보다 주변 환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Cagney et al., 2013; Wahl, Iwarsson, & Oswald, 2012). 이러한 특징은 시력이 저하 되거나 활동의 속도와 강도가 약해진 노인이 바닥의 작은 높이 차이에도 걸려 넘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단적인 예로 이해 할 수 있다. 주변 환경에 민감한 특성 때문에 노인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사람(person)과 환경(environment)의 상호작용이 강조되기도 한다(Lawton & Namehow, 1974). 그래서 한 개인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어떠한 환경에 처해 졌는지에 따라 구현되는데 영향을 받고 마찬가지로 개인의 능력에 따라 환경적 자원이 활용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상호작용에 관한 이론적 정립이 되어 있었음에도 최근까지도 노인학 분야에서는 물리적 환경에 대한 연구는 무시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미미하다(Wahl, Iwarsson, & Oswald, 2012).
Lawton and Nahemow(1974)의 이론에서 더 나아가, Wahl, Iwarsson, and Oswald(2012)사람과 환경의 자원이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Agency (능동적 행위)와 Belonging (소속감)이 균형을 이룰 때 노인의 삶의 질이 높아 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 결과 노인의 자아와 자립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은 한 노인이 자신의 집에서 살아오다가 요양원으로 가게 되는 상황을 생각하면 비교적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자기 집에서 건강 등의 이유로 잘 걷지 못하거나 인지력이 떨어지는 것은 Agency (능동적 행위)의 저하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점이 요양원을 가게 되는 계기가 되며 요양원의 도움을 통해 그 곳에서 Agency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반면에, 집에서는 주변의 익숙한 사람과 환경으로 둘러싸여 있어 Belonging (소속감)이 컸으나 요양원에서의 낯선 환경과 사람들 속에서 소속감을 잃게 된다. 그러므로 Agency와 Belonging이 균형을 이룰 때 자아를 발전시킬 수 있고 자립할 수 있어 노인 복지의 긍정적인 발전이 이루어진다고 본다.
1. 교류활동과 영역성
앞서 언급한 이론들은 노인이 어떻게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지 이해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나 물리적 환경 자체의 성격을 묘사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인간 발달 및 심리학에 기반을 둔 이론들이 물리적 환경의 특징을 설명해 주지는 않기 때문에 이를 위한 개념이 필요하다. 외부환경에서 노인의 사회적 활동을 위한 주변 환경의 물리적 특징을 드러내는 개념으로 영역성(territoriality)을 활용할 수 있다. 선행연구들은 이웃 간의 교류활동에 있어서 영역의 성격을 중요하게 보았다(Altman, 1975; Kim & Lee, 1989). 공공장소에서는 한 사람 또는 몇 명의 사람이 모여있는 것 자체로도 영역성을 가진다. 영역이라는 것은 교류활동을 위한 사회적 소통 방식이다. 어려운 일의 상의 등의 교류활동은 친밀한 사이에서 가능한 것으로 행동자체가 영역적 속성을 드러내고 마찬가지로 영역성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면 사회적 활동도 용이 할 수 있다(Brown, 1987; Kim & Lee, 1989).
주거유형이 다른 지역사회의 차이가 이웃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선행연구들은 보고하였다(Jeong & Moon 1990; Kim & Lee, 1989; Song, 2017). 이러한 주거유형의 차이는 결국 물리적 구조의 차이를 가지고 있고 그 결과 교류 활동을 위한 영역성의 형성에 있어 다른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일시적으로라도 일정한 영역을 확보한다면 그 안에서 외부의 간섭을 줄이면서 자유롭게 서로 교류를 할 수 있다. 공원에서 노인이 한 장소를 차지하고 대화를 할 수 있다면 그 대화는 지속될 수 있고 특히 그 대상자의 영역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인식된다면 오랜 시간 동안 친밀한 사회적 교류를 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영역성의 확보는 노화의 적응을 공간적으로 설명할 때도 유용한 개념이다. 예를 들어, Lawton(1985)은 신체 변화 적응에 대한 예시로서, 노인의 거동이 불편해 지면서 집의 안과 밖 관찰이 용이한 거실의 위치를 차지하고 편안한 의자, 테이블, 그리고 생활에 필요한 물, 약, 리모컨, 문구류 등의 물건을 모아 놓아 신체능력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주변 환경을 자신에게 맞는 설정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예를 든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자기의 자리라는 영역성을(territoriality) 확보하는 공간적인 행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비록 집안이라는 사적인 공간이지만, 다른 가족들도 노인이 쓰는 물건들을 예전의 원래 자리로 돌려놓지 않고 거동이 불편한 것을 알기 때문에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그 자리에 두게 할 것이고 같은 이유에서 특정 위치의 의자를 차지하더라도 받아들이게 되고 노인이 우선적으로 그 자리를 차지하도록 양보할 것이다.
영역성은 집 앞처럼 근접하여 점유하기 쉬울 때 확보하기 용이하며(Kim & Lee, 1989)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 고층 아파트와 비아파트지역을 영역성에 관련하여 비교해 볼 수 있다. 비아파트지역은 주로 저층의 형태로서 고층인 아파트의 지상 공용공간에 비해 각 세대와 모이는 장소인 집 앞 길 사이가 근접하며 일정 조건(좁은 폭으로 인한 제한적 차량 접근 등)에서 임의 점유가 가능하다. 반면에 고층 아파트의 경우 많은 세대가 공유하는 공공영역으로 관리사무소가 관리를 담당하고 개인이나 일부 구성원이 점유하는데 있어서 제한적이다. 그러므로 주거 유형의 차이에 따라서 영역적 특성이 달라 질 수 있다.
여기서 어포던스(Affordance) 보다는 영역성에 주안점을 두는 이유는 물리적 요소가 제공하는 사회적 활동 행위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 보다 하나의 공간을 두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누가 우선적으로 사용하는가라는 배타적 영역에 대한 특성을 물리적 요소가 제공하기 때문이다(Salari, Brown, & Eaton, 2006). 또한 외부, 주로 공공장소에서 노인들이 머물 수 있는 영역을 차지 할 수 있다는 것이 노출과 마주침이 가능한 시간을 갖도록 함으로써 사회적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요건이 되기 때문이다.
2. Baltes(1990)의 노화적응모델
인간 발달학 측면에서의 노인에 관한 이론은 노인이 개인적 능력이 변화함에 따라, 선택(Selection), 최적화(Optimization), 보상(Compensation) (SOC)이라는 세단계의 적응 조절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Baltes & Baltes, 1990). 이것은 노인의 기능적 및 인지적 능력이 감소함에 따라 노인이 처한 환경에 대해 적응해 나가야 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앞서의 Lawton(1985)의 예에서 노인이 자신의 집에 있으면서 걷기 등의 이동성이 점점 더 어려워짐에 따라 특정한 위치와 의자를 선택(Selection)한다. 이 위치는 거실에서 효율적인 관찰이 가능하고 필수적인 물건들을 바로 옆 테이블에 모아 놓아 그 위치를 최적화(Optimization) 시킨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결과적으로 필요한 것이 있는 곳으로 가기 보다는 필요한 물건이 집중된 위치(영역)을 활용함으로써 걷기 힘든 자신의 상태를 보완한다(Compensation). SOC 이러한 전략적 과정을 통해 노인은 비교적 자립적으로 행동 할 수 있다.
노인이 자립적으로 생활한다는 것이 노인 복지의 주요 목적 중에 하나이다. 노인이 건강 등의 이유로 자립에 있어서 지체되는 기능이 있다면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재가복지 서비스나 요양병원 등의 서비스를 받게 된다. Wahl, Iwarsson, and Oswald(2012) 이론은 전반적인 노인의 복지를 위해 고려되어야 하는 큰 그림을 위해서 물리적 환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정성적 연구를 통해 노인의 전반적 상황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용이하다. 하지만, 물리적 및 인지적 기능이 변화하고 있는 노인이 적응해 나가는데 있어서 물리적 및 공간적 요소를 비교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Baltes and Baltes(1990)의 선택(S), 최적화(O), 보완의(C) 과정에(SOC) 얼마나 물리적 환경이 기여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노인을 위해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본 연구의 주요한 관심은 노인이 활동력이 저하 되어가는 상태에 적응 해 가며 자립적으로 교류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소는 어디인가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장소는 노인이 자아(identity)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장소이기도 하다(Wahl, Iwarsson, & Oswald, 2012). Baltes and Baltes(1990)의 이론에 따르면, 저하되는 여력을 보완하기(Compensation) 위한 대안을 선택하게(Selection) 되는데, 이것을 노인의 사회활동장소와 관련해서는 다른 노인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소를 활동력이 저하되는 자신의 상태에 맞춰 선택하는 것을 생각 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노인이 거동이 불편하게 되었을 때 다른 노인들이 그 노인이 많이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Compensation) 가까운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면(Selection) 다리가 불편한 노인도 사회적 활동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Optimization).
다른 말로 하면, 노인이 다른 동료들과 용이하게 대화를 나누기 위해 사회적 활동을 위한 영역을 어디서 쉽게 확보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장소에 따라 실제로 노인 간의 유대나 사회적 지지가 차이가 나는지 확인 해 보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개념적인 틀은 <Figure 1>의 다이어그램이 보여주는 것처럼 주거지역의 특정한 장소의 물리적 구조와 요소가 SOC과정이 가능한 영역성을 제공하고 그 영역 안에서의 교류를 통해 상호 보완하면서 자립적으로 함께 생활하는 것에 도움을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본 연구의 인터뷰에서 노인들은 비아파트 주거유형에서 아파트로 이사한 사례의 경우 아파트로의 이주 후 이웃과의 교류가 상당히 감소한다는 언급이 있었고 일부 노인들의 모임은 아파트와 비아파트 거주자가 혼합되어 있었는데 아파트에서의 이웃 간 교류의 어려움을 토로하였다.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가져올까? 그 차이에 영향을 주는 것 중에 하나가 영역성이 확보되어 SOC모델이 실현 가능한 물리적 환경의 구조라고 보며 다음과 같은 연구 가설을 설정했다.
가설: 아파트와 비아파트 주거지역의 사회적 교류와 물리적 구조를 비교하였을 때 SOC과정을 위한 영역성 확보가 집앞 길 등에서 용이한 비아파트 주거지역의 길에서 사회적 활동이 활발하고 유대가 강할 것이다.
III. 연구방법
연구 디자인은 탐색적 연구로서 노인들이 유대관계를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으므로 인터뷰와 인터뷰 전후에 관찰되는 활동들을 기반으로 유대정도를 판단하였다. 인터뷰 중에 본 연구의 가설과 같은 주거유형에 따른 유대 정도 차이를 예측하였고 각 유형의 물리적 특성을 파악하여 영역성 가능성에 따라 SOC모델의 작동과 유대의 차이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1. 연구대상지
대학 캠퍼스에서 도보로 접근이 가능한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일대가 조사 지역으로 아파트와 다가구/다세대 및 단독이 섞여 있는 주거지역으로서<Figure 2> 아파트는 기존 저층 주거지시설의 재건축과정을 통해 건설된 것 들이었다. 연구대상지의 선정은 연구진들에게 익숙한 지역으로서 주변의 시설과 접근성 대략적인 인구구성 등 노인들의 교류내용을 접했을 때 주변 정보와 함께 상대적으로 연구진들이 이해하가 쉬운 지역이며 추가 방문이 용이한 지역이었다. 전농동 일대에서 미리 위치를 선정하지 않고 연구진이 마주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하고 또 그 장소와 언급되는 교류 장소를 조사하였다. 저층주거시설은 단층 및 5층 이하의 주택으로서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경우를 말하며 상대적으로 최근(5년 이내)에 지어진 저층주거시설은 지상층에 기둥을 세우고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었다. 모든 아파트는 10층 이상이며 승강기를 설치되어 있고 여러 개의 동이 담장이나 식재, 바위로 단지 경계가 만들어져 둘러 싸여 있었다. 그러므로 아파트의 경우 특정한 위치에서만 단지 안으로 출입할 수 있는 구조였다. 연구대상지는 비록 하나의 행정동을 위주로 하였으나 아파트와 저층주거지역의 혼재와 아파트로 재건축된 변화과정은 다른 도시지역에서 거치고 있는 공통된 과정의 예시로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2. 인터뷰
인터뷰를 통해 노인들간의 유대를 확인하였으며 대화식으로 진행하여 동네, 가족관계, 이웃에 관련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으나 본 논문에서는 원래 의도하였던 사회적 유대와 장소의 물리적 특성에 관한 내용만 다루었다. 인터뷰의 시작을 “여기서(어디서) 자주 모이세요?”와 같은 부담 없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노인이 먼저 대화 중에 언급하는 유대관련 내용을 기록하고 미리 고려하고 있었던 10가지 유대에 관한 질문 중에<Table 2> 답이 없는 것은 다시 질문하여 확인 하였다. 질문지의 구성은 가벼운 시작 질문과 <Table 2>의 10가지 질문으로 하였으나 그 이외의 내용을 노인들이 언급하더라도 경청하여 대화 흐름을 유지하려고 하였으며 먼저 10가지 질문을 제시하고 답을 찾으려고 하지 않고 먼저 노인들이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내용을 들으려고 하였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교류활동 장소와 주거 유형 등을 질문하면서<Figure 2> 3월에서 11월까지 인터뷰 하였다. 미리 정해 놓은 장소나 대상이 없이 연구원 2명이 한조를 이루어 총 3개의 조가 이동하면서 만나게 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요청하였고 81곳의 모임 장소에서 인터뷰 하였다. 응답률은 60% 이상이었으며 결과적으로는 총 99명의 인터뷰 내용을 연구를 위해 분석할 수 있었다.
연구원 한명은 질문과 진행을 주로 하고 다른 한명은 종이노트에 수기로 기록을 주로 담당하였고 인터뷰 시간은 20분 내외 였다. 인터뷰 직후 두 명이서 같이 기록을 재검토하고 보완하였다. 연구진은 본 연구 이전에 선행된 연구에서 이웃간 교류에 대한 질문을 사용한 경험이 있었으며 그 질문 중에서 경험적으로 유용하다고 파악되는 질문을 선별하였다. 다음과 같은 인터뷰 질문에 동의 하는지(예, 아니오)를 파악 했다: 1. 인사를 주고받는다; 2. 음식을 나눠 먹는다; 3. 이웃을 자신의 집에 초대하거나 이웃의 집에 놀러간다; 4.사소한 물건(조미료, 공구 등)을 빌리거나 빌려 준다; 5. 이웃의 경조사에 참여 한다; 6. 어려운 일을 의논한다(금전, 집안); 7. 소일거리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는다; 8. 취미, 여가활동을 권유하거나 함께한다; 9. 지나가던 사람이 물건을 쏟으면 같이 주워준다; 10. 사람들은 믿을 만하다.
3. 현장조사
영역설정을 사회적 행위로 보았을 때 Altman(1975) 위의 질문 중에서 사적인 성격이 강한 위의 2, 3, 4, 5, 6, 7번의 교류행위는 이웃관계를 위한 영역적속성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다(Kim & Lee, 1989). 따라서 이러한 교류행위의 장소는 영역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노인들에게 직접 길에서의 영역성과 그 범위를 질문하는 것이 내용 해석에 한계가 있어 직접 모든 노인에게 질문하지는 않았다. 아파트는 고정적으로 명확하게 벤치 등이 설치되어 있으나 많은 거주민이 공유하여 독점적으로 점유할 수 없는 반면에 저층주거지역의 길에서는 설치된 것은 없으나 일정 시간동안 모임구성원들이 독점적으로 비교적 넓은 장소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복합적으로 상반된 상황으로 영역성이라는 개념을 일관되게 직접 질문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노인들이 모이는 장소의 위치와 그곳에서의 활동, 의자와 같은 사용하는 물체를 파악하여 교류활동과 장소의 특징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교류장소의 영역성을 연구자가 판단하였다<Figure 3>. 인터뷰 전후에 장소와 그곳의 물리적 구조와 요소를 관찰하고 사진을 촬영하였다. 물리적 요소인 의자나 집기 등의 물건, 문의 위치 등을 확인하고 길의 폭등의 치수를 측정하였다.
4. 수집자료분석
1) 인터뷰
분석의 틀은 앞서 제시한 개념적 모델에 따라<Figure 1> 자립에 도움이 되는 사회적 교류를 아파트와 저층주거지역을 비교분석하여 차이를 확인하고 그 차이와 연관된 변수로서 영역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서 물리적 환경의 차이를 조사하였다. 교류활동 질문의 답이 주거유형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분석하였다. 인터뷰의 진행에 있어서 여성노인의 활동이 두드러져 성별을 분리한 분석도 하였다. 대화식 인터뷰로 듣게 된 다양한 내용을 통해 교류활동의 배경과 상황을 이해하고 SOC 모델의 공간적 적용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노인의 활동 반경 위축에 따른 교류장소의 위치선정, 어려운 일 등을 서로 논의하거나 돕기, 음식이나 도구 공유 등을 파악하였다.
2) 길분석
대화식 인터뷰내용을 바탕으로 장소를 어떻게 교류활동을 위해서 사용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했다. 사람의 교류활동을 위한 길은 역설적으로 차가 얼마나 다니지 않느냐에 달려 있었다. 그러므로 차의 통행 가능정도에 따라 길의 유형을 분석하였다. 예를 들어, 왕복 할 수 있는 폭이 확보되지 않을 때 차량은 반대편의 차량을 기다려야만 통과할 수 있는 불편함이 있어야 반대로 사람들이 점유할 가능성이 있었다<Figure 3>. 그러한 길은 차량이 많이 다니지 않고 거기에 필로티나 주차장소 등 점유가능성 있는 공간의 확보가 가능하고 여러 집의 문이나 창이 길로 향하고 있는 접근성이 좋을 때 형성될 수 있는 교류장소로서의 영역성을 조사하였다<Table 3>.
IV. 연구 결과
인터뷰 대상자들은 남성 보다는 여성이 많았고 연령대는 70대와 80대가 주를 이루었다. 주거 유형은 아파트보다는 저층주거유형에 거주하는 분들이 더 많았다. 정확히 기록은 하지 못 했지만, 남성들이 인터뷰를 거절하거나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추후 연구에서 성별에 따른 분석이 필요하다. 70대 이상이 주로 인터뷰대상이 되었던 것은 낮 시간에 더 이상 일을 하지 않는 분들이기 때문일 것으로 짐작된다. 사회적 교류가 주거 유형에 따라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조사 하였고 사회적 교류 및 유대가 더 강하게 나타난 저층주거지역이 아파트와 다른 어떤 물리적 특징이 사회적 교류에 기여하는지 영역성의 관점에서 파악하려고 하였다<Table 1>.
Table 1.
Characteristics of Elders
(n=99)
| Gender | Housing | ||
|---|---|---|---|
| Male | 37 | APT | 17 |
| Low-rise | 15 | ||
| No-response | 5 | ||
| Female | 62 | APT | 21 |
| Low-rise | 31 | ||
| No-response | 10 | ||
| Length of residency | |||
| Under 5 year | 29 | ||
| 6-10 | 3 | ||
| 11-20 | 7 | ||
| 21-30 | 11 | ||
| 31+ | 25 | ||
| Age | |||
| 50s | 1 | ||
| 60s | 14 | ||
| 70s | 31 | ||
| 80s | 37 | ||
| Over 90s | 1 | ||
| no response | 15 | ||
1. 사회적 교류
1) 인터뷰결과
아파트와 저층주거유형 간에 t 검정(STATA 이용)으로 사회적 교류와 유대 관련 항목을 분석하였다. 이웃 간에 어려운 일을 서로 의논하느냐는 질문에 아파트 거주자에 비해 저층주거유형에서 유의미하게 더 많이 그렇게 한다는 응답을 하였다(p=0.016). 이웃의 경조사 참여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p=0.0269)<Table 2>. 여자 노인이 인터뷰 요구에 상대적으로 더 호의적이라는 인상을 받아서 이러한 차이가 성별에 따라 생기는지 확인하기 위해 남녀를 따로 교류활동을 비교를 해 보았을 때 여성들의 경우 비아파트 거주자가 이웃과 어려운 일을 더 많이 논의 하는(p=0.0028) 반면, 남성들의 경우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0.6940) 총 6명의 남자 노인이 이웃과 어려운 일을 논의한다고 응답하였고 2명이 아파트, 4명이 아파트가 아닌 곳에 거주하였다. 이웃 경조사를 참여하느냐는 질문의 경우 비아파트 거주 남성이 유의미하게 더 많이 참여 한다고 하였다(p=0.0468). 반면 여성은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여성들이 남성보다 더 많이 서로 이웃과 어려운 일을 논의 한다는 것은 인터뷰과정에서 지켜보았을 때 놀라운 발견은 아니었다. 여성들이 집주변에서 특히 저층주거지역에서 모여서 얘기를 나누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믿을만 하다’라는 질문에서는 모든 주거유형을 통합하여 분석 했을 때 남자가 여자보다 더 그렇다고 대답하였다(p=0.0276). 반면, ‘소일거리 정보를 주고 받는다’(p=0.0413)와 ‘지나가던 사람이 물건을 쏟으면 주워준다’(p=0.0347)라는 질문에서는 여자가 유의미하게 더 그렇다는 대답을 하였다.
Table 2.
Interview on Social Relationship
(n=99)
표본수가 많지 않고 후속 연구에서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이웃 간의 교류가 아파트가 아닌 저층주거지역에서 더 활발한 것으로 인터뷰와 관찰을 바탕으로 추측된다.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은 노인들 간에 많이 있는 일로 주거 유형에 상관없이 분포하여 차이가 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음식 재료, 공구, 돈 등이 오가는 것과 이웃의 집을 방문하는 경우는 전반적으로 많지 않아 주거유형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웃 간 교류 또는 유대에 대하여 주거유형에 따른 차이 이외에 가능한 다른 설명 중에 하나는 거주 기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사 온지 얼마 안 된 경우에는 서로 아직 친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웃 간의 유대는 1-2년 정도 살면 서로 알고 친하게 지내는 것으로 인터뷰에서 노인들이 언급하였다. 이웃 간 교류가 상대적으로 적은 아파트의 경우 거주자 중에 2년 미만의 거주기간을 갖고 있던 사람은 1명뿐이었기 때문에 거주 기간이 짧아서 아파트에서 교류나 유대가 더 없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또 다른 설명은 경제력의 차이이다. 하지만, 생활비를 질문하는 것은 인터뷰 대상자들에게 민감한 부분이고 솔직한 응답여부가 의심되는 경우도 있었다. 자녀가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 독거, 부부, 다른 가족과 같이 거주하는 등 노인 개인별로 경제적 상황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와 응답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가지 가능한 설명은 아파트 거주자들이 경제적으로 더 여유가 있으며 상대적으로 덜 여유로운 저층주거 주민들이 서로 돕고 있다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판단할 만한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지는 못 하였다. 하지만, 특히 70세 이후에 직장을 갖고 있지 않은 노인들이 대부분으로써 주거유형에 상관없이 경제적으로 풍요롭지는 않은 경우가 인터뷰가 진행된 지역에서는 대부분일 것으로 추측된다.
2) 기능저하 적응을 위한 사회적 교류
인터뷰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70대 초반의 노인들이 거동이 상대적으로 불편한 다른 노인들을 대신해서 활동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이는 장소에 나타나지 않은 사람을 찾으러 집이나 가게 주변을 둘러보고 불러 보는 역할을 하거나, 눈이 잘 안 보이거나 읽지 못하는 노인들을 위해서 글을 읽어 주기도 하였다. 한 노인은 이웃집의 전구 교체 등 간단한 수리를 해주기도 하였으며 음식물이나 수저 등을 사오거나 가져오기 등 이동이 필요한 활동을 상대적으로 젊은 노인이 담당하였다. 무료 물리치료나 보건소의 서비스 등의 정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정보가 공유되는 노인의 모임이었다. 다양한 상호 교류에 의한 도움 중에서, 무엇보다도, 취약계층인 노인들에게는 다른 사람과의 유대가 주는 안정감이 가장 클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우울증 치료를 가장 많이 받은 계층이 70대 여자 노인이라는 점(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2013)과 우리나라 자살률이 60대 에서 나이가 많아질수록, 특히 남성에 있어서, 더 많아진다는 것은 노인일수록 더욱더 사회적 유대가 필요 하다는 것을 볼 때 개연성을 가진다.
시력, 운동력 등의 능력이 저하 되는 것을 교류를 통해 서로 도와주는데 있어서 교류가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모인 장소의 주변 환경이 아파트와 다른 저층주거지역에서 서로 도와주는 정도가 더 많다는 것을 볼 때 가늠해 볼 수 있다. 구체적 물리적 특징을 추가 연구에서 확인해야 하겠지만, 저층 주거지역에서는 개인의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모여 접근성이 좋고 아는 노인을 불러내기 쉬우며 필요한 음식이나 물건을 가지러 가기 쉽다. 대로가 아닌 주거 지역 내의 길에서 채광이나 그늘을 찾아 모이는 위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특히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있을 경우 그 사람 집 앞에 모인다. 이것은 특정한 위치를 선택하여(Selection)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걷지 않아도 모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류를 최적화(Optimizatin) 하고 걷기 어려운 불리한 상황을 보완(Compensation) 한다. 이러한 SOC의 과정은 서양에서 개인의 적응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이나 Baltes and Baltes(1990) 한국 노인의 모임에서 공동체가 함께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적용할 수 있고 특히, 본 연구에서는, 예를 들어, 모이는 위치를 거동이 불편한 사람에게 가깝게 함으로써 공간적으로 SOC의 과정이 실현되는 것을 발견 하였다.
2. 물리적 공간의 특징과 영역성(Territoriality)
노인의 사회적 교류를 위해서는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한다. 노인이 모이게 되면 어느 장소에서나 의도 여부와 상관없이 영역성을 가지게 되는데, 모임을 위한 장소를 노인들이 점유하는 영역성을 확보하는 것이 인터뷰 내용과 목격되는 노인의 모임을 보았을 때 저층주거지역에서 더 용이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영역적 속성을 가지는 교류행위(어려운 일 논의) 또한 저층주거지역에서 유의미하게 더 많았다. 이러한 영역성을 갖는 것은 공간적 구조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Salari, Brown, and Eaton(2006) 그 특징을 조사하였다. 동네길 또는 골목길의 경우, 예를 들어, 집의 문이 직접적으로 길에 닿아 있고 차량이 많이 다니기 힘든 폭을 가졌을 경우 길 전체가 노인이 점유하기 용이한 영역이 될 수 있다. 반면에, 아파트도 몇 개의 주거동이 단지를 구성 할 때 주민을 위한 단지 내 지상공간이 영역성을 갖지만 개인이 점유하는 것이 용이하지는 않다. 주민 한사람이 일시적으로라도 개인 물건을 공유 장소에 놓기는 힘들다. 본 연구에서 조사한 노인의 사회적 활동에 용이한 저층주거지역의 공간적 특성은 간단한 몇 가지 특성으로 설명되기 보다는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요소가 다양한 규모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1) 길의 구조
주거 지역의 길은 그 폭에 따라 차가 다닐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 차가 많이 다니는 길에서는 사람들이 머물기 힘들고 반대로, 차가 다니기 힘든 곳에 사람들이 모일 수 있다(Choi & Noh, 2000). 또한 막다른 길이나 목적지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회전을 몇 번 해야 하는 경우 운전자들이 기피하게 된다. 인터뷰를 하면서 대로에서 바로 들어가는 골목임에도 그 폭이 3미터 내외로 차가 지나갈 수 없는 폭의 길에 화분과 플라스틱 의자가 길에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심지어 햇빛을 가리기 위해 골목 위로 천막을 설치 해 놓았다. 5미터 내외의 폭은 차가 지나 갈 수 있으나 양 방향 통행이 어렵다<Table 3> <Figure 6>. 한 쪽에서 차가 오면 다른 쪽에서는 기다려야 한다. 적어도 차량 한대가 지나 갈 수 있는 폭이지만 길의 위치가 주택가 안 쪽에 있는 경우 <Figure 2>의 화살표 실선이 보여주는 것처럼 버스가 다니는 주요도로로부터 몇 번의 회전을 한 후에나 다다를 수 있다. 이러한 길에서는 택배 트럭을 제외하고는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 보였다. 반면에 노인들이 의자를 내어 놓고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으며<Figure 3> 이웃 집 앞의 범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모이는 길 위의 위치를 햇볕이나 모이는 활동의 내용에 따라 잡을 수 있었다. 이러한 점유는 공간의 물리적 구조가 사적교류가 일어나느 영역성 형성에 영향을 주는 것 때문에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Table 3.
Street Types for Social Use
2) 주택 디자인(높이, 문과 창)
다세대 또는 다가구의 경우 5층 이상을 넘지 않는다. 반면 아파트는 5층이나 최근에 지어진 조사 지역의 아파트 들은 10층 이상이었다. 주거시설의 높이가 높아질수록 지상의 길과의 교류 가능성은 줄어 들 수밖에 없다(Gehl, 2011). 저층 주거지에서는 심지어 한 노인이 집안에 있는 다른 노인을 길에서 부르는 경우도 있었다. 집안에서의 다양한 소리, 예를 들어, 음식을 준비하는 소리, 싸우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길에서 집까지의 직선거리도 짧아 노인들이 모여 있는 중에도 필요한 물건을 집에서 가져오기도 했다. 또한, 다세대 다가구 단독의 저층주거시설은 길에 바로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집 문이 열리게 된다. 개인의 사유지가 공적공간인 길에 맞닿아 있어서 누군가의 집 앞이라는 암묵적인 영역성을 가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주택이 가지는 길과의 근접성, 연결성 때문에 집 앞의 길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집과 길은 하나의 영역으로서 형성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아파트의 경우 각 세대가 높이로 인해 공공영역인 길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길의 활동과 교류가 어렵다<Figure 4>. 많은 세대가 지상에서는 하나의 현관을 공유하게 소속감이나 영역성을 느끼기 어려워 사회적 활동에 긍정적인 기여를 기대하기 힘들다(Newman, 1996). 게다가 지상도 아파트 단지의 경우 순수한 공공영역이라고 보기 힘들다. 단지 안은 관리를 받기 때문에 저층주거지역에서처럼 일시적으로 의자나 화분을 내어 놓는 것이 용인되기 어렵다. 또한, 노인들이 잠재적으로 모일 수 있는 위치도 차량 접근이 제한적인 저층주거지의 길 전체가 자유롭게 사용되는 반면에 벤치 등이 배치되어 있는 장소로 한정 되는 경우가 많다.
3) 길 위의 개인 의자
아파트와 저층주거지 모두 개인 물품을 공동 또는 공공영역에 일시적으로 놔두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고추를 말리거나 빨래를 집밖에 볕이 잘 드는 곳에 놓는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공간적 구조 때문에 아파트보다는 저층 주거지의 길에서 개인 물건을 공공영역에 놓는 것이 암묵적으로 용인된다. 이는 2.2 주택 디자인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기 집 앞 길에 물건을 놓는 것과 달리 아파트의 경우 각 세대는 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많은 세대가 한 현관을 공유함으로써 소유의식이 약화된다(Newman, 1996). 개인 의자를 놓는 것 자체가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그 장소의 영역성과 관련하여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요소였다. 누군가 자기의 개인 의자를 공공장소에 놓는다는 것은 그 공간에 대한 소유의식이 있을 때 가능하다<Figure 5>.
V. 결 론
저층주거지역에서 어려운 일 논의 등 영역적 속성을 가지는 교류행위가 더 많았다. 이것은 고정적이고 한정된 고층 아파트의 지상 벤치 쉼터와 같은 교류장소와 달리 저층주거지역의 집 앞 길은 뚜렷한 접근성과 함께 이웃집 앞이라는 영역의 범위에서 위치 선택이 자유로워 노인의 활동성 변화에 대응하는 모임의 위치 선정이 가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자유로움은 몸이 불편한 노인의 집 앞을 선택하여(Selction) 그 노인이 걷지 않아도(Compensation) 모임을 참여할 수 있도록(Optimization)하는 것이 가능하였다(SOC). 이러한 영역성은 단순히 모이는 공간의 바닥면적확보를 포함할 뿐만 아니라 차량이동여부, 개인주거공간과의 관계, 의자 등의 도구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거주기간 등 개인적 속성이 직접적으로 이웃관계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주거유형의 지역적 차이가 주는 집합적 특성을 매개로 개인적 속성이 이웃간 관계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Jeong & Moon, 1990). 이에 대한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 해석은 주거유형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물리적 구조의 차이(Salari, Brown, & Eaton, 2006)가 동네공간에서의 교류를 위한 영역성에 영향을 주면서 교류의 장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이는 실외에서 노인들이 자리를 잡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서도 알 수 있다. 자리라는 영역을 차지할 수 없었다면 대화를 지속적으로 나누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저층주거지역에서는 모임 구성원이 사는 집 앞길의 일정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위치를 잡으며 노인들이 모여 있었다<Figure 3>.
SOC모델(Baltes & Baltes, 1990)의 공간적 해석이 가능한 것은 한명의 개인 입장에서 적응모델을 해석하는 서구 문화권과 다르게 본 연구에서 파악한 한국의 노인들은 작은 이웃공동체 구성원들이 한 구성원의 신체적 변화를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해 하나의 위치를 공간의 영역 속에서 선정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더 나아가 기능의 보완을 위한 위치 선정뿐만 아니라 같은 모임 안에서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을 위해서 대신 읽어주고 다리가 아픈 사람을 위해 대신 물건을 사다주는 등의 서로 보완하는 공동체가 작동한다. 특히 이러한 것이 가능한 것이 공간의 구조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립을 위한 교류가 일어나는데 있어서 골목길 전체에서 자유롭게 위치를 선택해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이웃 노인들의 영역성이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특히 이웃과 어려운 일을 논의 하는 것에 관해서 여성들의 경향이 두드러졌으며 인터뷰 중에도 주로 여성들이 관찰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인터뷰 대상자도 여성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는데 이것은 연구 방법이 미리 대상자를 정해 놓지 않고 걸어 다니면서 만나게 되는 노인들을 인터뷰하였는데 여성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집 주변에서의 교류 활동이 여성들이 더 활발하기 때문에 더 많이 발견된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대상자를 미리 정해놓고 남성과 여성을 같은 비율로 질문해보는 방식의 연구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여성 노인들의 경우, 교류가 상대적으로 활발한 노인 이웃 공동체를 커뮤니티 케어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 볼 수 있다. 이미 자체적으로 안부확인과 일부 일상지원 서비스가 자체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웃모임 구성원의 눈과 귀를 활용하여 모임구성원과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배우자와 주변 노인까지 안부확인 등의 서비스 제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노인의 사회적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적 구조가 집주변에 있고 그러한 구조의 길이라는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다른 복지보다 더 보편적이고 지속가능할 수 있다.
무작위로 실외에서 인터뷰하는 방법 때문에 아파트에 사는 노인의 교류활동에 대한 분석이 취약했거나 교류활동 자체가 아파트에서 저조 했을 수 있다. 이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거주자들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거나 주거지역에서 벗어나 이웃과 함께 또는 다른 사람들과 교육 또는 취미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며 교류활동을 활발히 할 수도 있다.
노인을 위한 주거 환경 및 일반적 한국의 현대 주거환경 자체에 대한 분석, 조사 기록이 주거 유형별로의 장단점은 물론이고 물리적 구조 자체에 대한 기록이 미비한 실정이다. 아파트의 경우 역사적 기록과 연구를 찾을 수 있으나(Park, 2017) 본 연구에서 사회적 활동과 긍정적으로 연관되는 것으로 보이는 저층 주거지역에 대해서는 기록 자체가 희귀하다. 이러한 공간의 구조가 장점을 가지고 있고 그러한 공간을 재생산하기 위한 설계측면에서 기초조사가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이것은 노인을 위한 환경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의 주거환경에 있어서 한국인의 공간구조와 스케일을 이해하기 위해서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주거유형의 물리적 구조 차이가 서로 다른 영역성 형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며 그것이 용이한 저층주거지역 교류장소에서 SOC 모델이 공간적으로 적용되며 노인들이 서로를 챙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연구 방법상 한정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였지만 공간을 활용한 노인 이웃 공동체의 상호 보완 기능의 가능성을 확인함으로써 Aging-in-place의 관점에서는 지역사회 공간의 노인의 공동체적 자립을 위한 역할을 이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