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the Korean Housing Association. 25 December 2018. 101-109
https://doi.org/10.6107/JKHA.2018.29.6.101

ABSTRACT


MAIN

I. 서 론

1. 연구배경과 목적

한옥은 우리나라 고유 전통문화를 담고 있어 친숙함과 애착을 불러일으키며, 목조와 흙 등의 재료가 사용되어 친환경적, 친인간적 건축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역사 문화 환경을 구성하는 중요한 자원으로 주민에게 지역 자부심을 가지게 하고 외부인에게는 그 지역을 방문하고자 하는 매력적인 대상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현대 사회요구와 기능을 수용하지 못하면 한옥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실제로 국제주의 건축양식이 팽배해진 우리나라 상황은 한옥이 자생적으로 생존하기에는 척박한 상황에 이르렀다. 한옥이 지역 정체성을 계승하고 자생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품어 안으면서도 미래 지향적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형태로 발전해야 한다(AURI, 2012). 이는 한옥을 규범과 원형보존의 개념 속에 가두어 무작위로 복제하는 행위가 아닌, 전통적 핵심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사회의 요구를 충족시켜 활용함에 따라 스스로 살아 숨쉬는 한옥을 만들어 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한옥의 전통적 규범과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사회 전반적으로 우세한 가운데, 고유 건축규범에 순응하면서도 보편성을 충족해야 하는 이른바 양가성 만족의1) 어려움으로 현대사회에서 한옥의 진화는 더딘 상황이다.2)

한옥이 현대적 보편성을 만족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현대적인 토지이용과 용적률을 높이려는 시장구조에 적합하지 않다는 데에 있다. 한옥의 목구조로 용적율이 높은 대형 건축물을 구현하기에는 구조적, 경제적 부담이 월등히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자 한옥이 가지고 있는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현대건축의 구조기법으로 고밀도 공간을 수용하고자 하는 하이브리드 한옥이 등장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한옥의 진화가 순조롭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현대적 요구를 수용하고자 하는 한옥연구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현대와 전통의 이질적인 재료, 구법, 디자인 요소가 결합된 사례고찰을 통해 현대 도시환경에 적용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한옥의 유형을 제시하고, 이에 적용될 수 있는 구성모델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는 단순히 한옥의 구조적 문제를 현대 구조기술로 개선하거나 방법론적인 관점에서 분석이 이루어지는 연구가 아니며, 그 이전에 연구자 주관적 분석에 의한 하이브리드 한옥으로서 발전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하는 연구이다.

2. 연구내용과 방법

본 연구에서는 한옥의 현대건축에 적용 가능성 도출을 위한 3가지 관점에서의 고찰이 이루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한옥의 구성모델 및 유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전통건축, 현대건축에 이질적 요소가 융합된 사례를 통해 외관에서 대조되는 특성을 구조적, 의장적 관점에서 고찰하여 현대건축에 한옥의 적용가능성과 문제점들을 살펴보았다. 고찰이 되는 관점은 이하 3가지와 같다.

1) 전통건축에서 이질적 요소가 혼합되어 적용되거나 다층건축의 조형요소 고찰 2) 현대 한옥풍 다층건축의 융합 사례 3)현대건축과 한옥이 수직, 수평으로 대립되어 하나의 프로젝트로 건축된 사례의 특성을 고찰하였다.

다음으로 고찰을 통해 하이브리드 한옥의 유형을 정리하고 이를 통해 발전될 수 있는 구성모델을 제시하여 조적조와 한옥의 목가구조를 구성하여 변형이 가능한 몇 가지 모델을 제시하였다.

II. 하이브리드 한옥의 개념

1. 하이브리드 건축

본래 잡종 또는 이종을 뜻하는 하이브리드(Hybrid)의 개념은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두 개 이상의 요소가 합친 융합의 특성을 지향한다. 요소 간 융합은 문화, 재료, 구법, 양식 등 다양한 관점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상호 간의 영역이 긴장과 갈등과정을 통해 새로운 혼성적 영역을 만들어 낸다(Hernandez, 2010; Shon, 2018).

하이브리드 건축은 이질적인 디자인 요소를 하나의 건축구성에 활용함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이다. 일제강점기에는 한옥과 양식건축이 절충되어 선교사 주택이 출현하였고, 70년대 이후 콘크리트 구법을 활용한 한식 박물관, 기념관 등 중요 시설들이 확산되었다.3) 이처럼 한옥을 현대적으로 재현하고자 하는 건축에 대해 잡종 또는 흉물이라는 인식과 함께 한옥스럽지 않거나 전통적이지 않다는 사회적인 논란이 야기된 바 있다.4)

일반적으로 건축의 진화와 역사는 건축양식의 변화를 통해서 자주 비교된다.5) 지역 정체성이 축적된 건축양식은 건축가들에게 훌륭한 지식을 제공하며, 지식에 전통양식이 담겨 후대에 계승이 된다. 한편, 건축가는 역설적으로 건축규범으로 부터 벗어나 다양한 시도로부터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려는 욕구가 존재한다. 그러나 기존 건축양식의 규범으로부터 탈피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건축요소를 분해하고 조합하여 새롭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현대건축에서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기도 하였다.6)

2. 하이브리드 한옥

하이브리드 건축의 개념과 동일하게 하이브리드 한옥은 이질적인 요소가 융합된 개념으로 전통과 현대기술의 융합으로서 창의적인 건축디자인을 추구하는 건축이다.

하이브리드 한옥의 용어는 National Hanok Center가 주최한 포럼(2013)에서 Yoon(2013)의 ‘하이브리드 한옥과 한옥 하이브리드’라는 주제발표에서 처음 사용되어, 전통한옥이 강하게 지켜지면 하이브리드 한옥, 현대적 편의성이 더 많이 추구되면 한옥 하이브리드라는 개념으로 구분하여 사용하였다. Jeon(2013)은 한옥의 전통기법과 형식의 충실도를 기준으로 한옥유형을 5가지로 구분하고 있으며, 현대적 편의성과 전통형태를 동시에 만족하는 방향으로서 신한옥을 언급하고 있다.7)

하이브리드 한옥은 전통한옥, 개화기의 절충한옥, 일반주택, 그리고 아파트의 생활공간 등의 경험을 수용한다. 이들의 주택유형은 우리나라 경제, 사회의 발전과정에서 적용된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건축양식과 구조 그리고 디자인 요소의 특성과 장점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이 하이브리드 한옥의 형성과정과 유사하다. 하이브리드 한옥은 Jeon(2013)의 한옥형태의 충실도나 현대적 편의성에 따라 구분된 한옥유형의 일부와 결을 같이 하기도 하지만, 시대적 요구에 따라 한옥의 규범과 현대건축이 대립되고 융합되는 관계에서 형성된 점이 차이가 있다.

신한옥과 하이브리드 한옥은 지향하는 방향이 같다고 할 수 있으나, 한옥유형의 경계는 여전히 불명확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하이브리드 한옥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자 한다.

1) 전통한옥과 현대건축의 조합으로서 건축기술을 채택한다. 2) 집합 구조체의 구법은 전통한옥의 구조, 외피 그리고 공간구성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현대건축의 기능성, 현대적 공간구성과 기술적 장점을 수용한다. 3) 전통건축과 현대건축이 하나의 집합 구조체에 완결된 디자인은 각각의 건축 요소를 어떻게 채택하는 가에 따라서 다양한 모델이 설정될 수 있고, 부분 요소의 조합방법에 의해서 새로운 건축모델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3. 하이브리드 한옥의 디자인 개념

하이브리드 한옥은 전형적인 한옥규범을 고집하기보다 전통과 현대의 공간의 복합과 혼용, 각기 다른 디자인 요소를 활용하여 새로운 건축으로 생성되는 열린 디자인으로서 한옥을 추구한다. 이러한 태도는 건축에서 디자인의 복합성과 대조성을 저술한 Venturi(1977)의 이념과 유사하다.8) 그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하이브리드 한옥은 이질적인 건축양식의 요소들이 하나의 건축물에서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전제에서 다루어진다.9)

일반적으로 한옥은 기둥, 벽체, 창호, 기단과 지붕 등의 요소를 온전히 유지하거나 전통기법이 충실히 재현된 것을 일컫는다<Table 1>. 이와는 대조적으로 하이브리드 한옥은 전통한옥이 가지고 있는 감성적 특성과 현대건축의 합리적 기술로서 벽체, 창호, 그리고 비한옥 구조체의 건축요소가 어떻게 조합되는가?라는 복합성, 대조성의 방법과 비중에 따라 새로운 건축유형을 창조하는 가치를 추구한다<Figure 1>.

Table 1.

Characteristics of Traditional and Hybrid Hanok

Traditional Hanok Hybrid Hanok
Pursue Cultural IdentityEvolutionary Creativity of Hanok
Follow Style & CanonHanok Style and Canon in part
Identity & PurityComplexity and Contrad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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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Concept and Composition of Hybrid Hanok

하이브리드 한옥은 이질적인 건축요소를 다양하게 선택하여 디자인함으로서 전형적인 한옥의 문화적 건축의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규범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여 자유롭고 창의적 디자인을 구현한다. 이질적인 요소를 융합하는 기본적인 단계는 현대건축과 한옥 간 볼륨의 조합이다. 보다 세밀한 레벨에서 융합방법은 전통적인 한옥의 규범을 지붕, 벽체, 창호, 담장 등 외피요소를 부분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와 같이, 현대건축 또한 볼륨, 구조, 재료, 창호와 벽체 등의 요소가 해체되어 조합될 수 있다는 가설로 부터 하이브리드한옥을 찾고자 한다.

III. 전통 건축에서의 융합 사례

1. 전통 한옥의 융합요소

이질적 요소의 융합은 현대건축뿐 아니라 전통규범을 준수한 전통건축에서 발견된다. 전통건축에서 융합은 이질적 재료의 융합이나 부위별 중첩에 의한 이미지의 융합으로 찾아볼 수 있다.

한옥의 벽체는 면, 선의 디자인요소 사용과 변화가 많은 부위이다. 입지하는 지역의 특성, 대지조건, 그리고 마당의 안과 마당바깥에서 보는 시점에 따라 벽체의 구성요소가 달라지는데, 대지가 충분히 넓다면 목가구조에 흙벽 그리고 창호지문으로 외피가 구성되어 담장이 놓여지는 반면, 도심지와 같이 대지가 협소하여 도로에 외벽이 접해 건축되는 경우, 외벽 하부는 조적조, 상부는 목가구조의 이질적인 디자인 요소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벽체 하부가 견고한 조적조가 놓여지는 경우, 벽체는 동일부위에 회벽과 조적벽이라는 이질적 요소가 혼합되어 목가구, 지붕의 조합으로 한옥의 이미지를 결정한다. 한편, 마당이 넓지만 담장으로 둘러싸인 한옥의 경우, 벽체 자체는 이질적 요소의 혼합이 이루어지지 않지만, 목가구조의 면 분할과 돌담 또는 흙담의 이미지 중첩을 통해 이질적 요소가 융합되는 특성을 가지게 된다. 특히, 경사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한옥은 동일한 타입의 한옥이라도 놓여지는 상황에 따라 벽체와 담장, 지붕이 다양하게 중첩되면서 이미지가 변화된다.

예를 들면, 소쇄원은 기단과 목조가구조의 벽체 그리고 지붕으로 이루어진 전형적 한옥이다. 소쇄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한옥자체보다 담장과 한옥의 목가구조의 벽체, 그리고 지붕으로 중첩된 광풍각과 제월당을 동시에 바라보는 장소를 가장 선호하고 있다.10) 이처럼 한옥은 이질적인 요소의 중첩에 의해 한옥의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에 의해 선호될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2. 다층 전통건축의 융합과 조형

한옥은 단층이 주류를 이루지만, 상징성, 중심성을 지닌 건축물은 규모, 높이, 층수, 위치, 지붕구조 등으로 위계를 나타내는 동시에 조형의 다양성을 표출한다. 사찰이나 궁궐건축의 주요 다층건물은 2층, 3층, 5층, 9층 등으로 건축되는데(Yoon, 2005), 다층건축의 층간에는 층간지붕 또는 난간이 설치되며,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층고나 기둥의 높이, 그리고 지붕이 작아지는 체감비례는 다층 전통건축의 안정적인 조형을 구현한다<Figure 2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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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Composition of Multi-Storied Traditional Hanok

또한 방어시설인 성곽건축을 보면, 성곽부는 조적식 석조로 이루어지는 반면, 누각부는 목조건축이 사용되는 석조와 목조가 혼합된 복층건축이다<Figure 2b>.12) 이러한 특성은 한옥의 전형적인 외관과 구조수법이 다르지만, 조적조의 중후함과 목조건축의 친숙함을 간직하여 전통건축으로서 감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질적 요소의 융합으로서 한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한옥이 목조 건축양식이라는 기존 인식에 대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다른 재료 및 구조의 복합구성을 통해 다양성을 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누각이나 열주를 이용한 건축물에는 석주를 사용한 사례가 많다. 특히 불국사는 중량감이 있는 커다란 석축위에 목구조인 회랑을 구축한 복합구조로 다층건축으로서 미를 잘 보여주고 있다<Figure 2c>.13) 기단의 가구식 석축은 석조 기둥과 수평부재인 석재가 결구되어 그 사이에는 조적식으로 돌을 쌓아서 기단부를 이루고 있다. 석조가 목조한옥에 흔히 사용되는 경우는 주초석, 빗물에 노출되는 기둥하부, 혹은 누각 기둥에 흔히 사용된데 비해, 불국사 기단은 선적인 요소뿐 아니라, 기단 전체가 조적조로서 면적인 조형이 되고 있다. 이는 그 위에 축조된 목조 구조물인 한옥과 대비되면서 동시에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한옥유형에 대한 지평을 넓혀주는 좋은 사례이며, 한옥건축 외관의 단조로움을 탈피하면서 디자인요소의 다양성을 확대시켜 주는 가능성을 담고 있다<Figure 2c>.

3. 전통건축에서의 하이브리드 한옥

전통과 현대건축 요소의 융합디자인은 현대에 새로이 나타난 새로운 시도인가? 아니면 전통건축에서도 존재하는 것인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주 오래된 건축도 조적조의 매시브한 볼륨과 목조가구조의 선적인 디자인을 이질적인 요소로 본다면, 성곽의 방어부의 조적조와 목가구조의 건축이 대조를 이룬다. 또한, 불국사에서처럼 경사지형에 건축된 대형 건축물은 커다란 기단과 목조건축이 대조를 이루고 있으나, 두 가지 경우 모두 전통건축으로서 친근하고 아름답다고 인식되고 있다.

이와 같이 전통건축은 자연소재로 건축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는 가운데, 석조 혹은 벽돌로 건축된 매시브한 부분과 목조가구조의 선적인 부분이 대조를 이루면서 조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러한 전통건축에서 이질적인 건축의 융합개념과 같이, 하이브리드 한옥의 개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디자인 완성도 측면에서 보면, 전통건축의 감성에서 논란의 여지는 없다. 다만, 전통건축에서 이질적인 디자인요소를 조합한 건축물들이 소수라는 점이다.

전통건축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이질적인 요소의 사용은 도로에 면하는 대지에 건축하는 한옥에서 벽체하부를 돌담, 흙담으로 축조한 한옥이 있다. 혹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한옥, 그리고 경사지에서 담장과 한옥, 지붕과 지붕 등 중첩에 의한 이질적 요소의 이미지가 있다. 담장과 지붕이 중첩되는 이미지는 조적조의 면적인 요소와 한옥의 목조구조의 선적인 디자인 요소가 각각 이질적이면서도 다양성과 변화성, 그리고 역동성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전통한옥과 달리, 다층건축으로 높이가 높아지면 건축 볼륨에 의한 위압감과 압도감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위압감을 감소시키기 위해 거대한 대상은 부분적인 특성으로 인식되도록 디자인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부분적 특성이 강화되려면 이질적인 형태, 재료, 색상을 혼용하는 기술이 적용될 수 있고, 부분들이 집합되는 볼륨에 대한 조형특성은 위압감을 덜어주는 효과를 가지게 된다. 예를 들면, 불국사의 석조기단과 회랑은 이질적인 재료이면서도 석조기단이 가구조의 디자인 요소로 일관성을 주고 자연재료의 어울림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IV. 현대건축과 한옥의 융합 사례

1. 한옥풍 다층건축

문화재 주변과 같이 전통적인 장소성이 강한 입지는 경관조성을 위해 한옥건축이 장려되지만, 건축주 입장에서 일반건축보다 2배 이상의 건축비가 발생하여 경제성과 효율성의 측면에서 불리한 전통한옥을 기피할 수 밖에 없다. 한옥이 현대 다중시설 등과 같은 공간규모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목가구조의 재료와 구조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건축의 구법을 사용하여 내관 또는 외관 일부를 한옥형태로 모사한 한옥풍 건축이 문화재 주변 관광단지와 같은 상업시설을 중심으로 등장하기 시작하였다(Jeon, 2013). 한옥풍 건축물은 식당, 숙소, 기념물 판매장 등을 건축하기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변천과정을 거쳐 오고 있다.

한옥풍 건축은 전통문화에 기반하여 토지이용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추구하고 획일성을 지닌 현대건축의 보편성을 수용하고 있다. 현대 건축물의 구법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1층부터 최상층까지 외벽선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으며, 벽체구성은 한옥의 목조구조처럼 보이도록 기둥에 수장재를 외부에 붙여 사용하고 있다<Figure 3a>. 그러나 전통한옥에서 상부층으로 올라갈수록 나타나는 체감비례가 표현되지 않고 있으며, 벽체의 면적과 높이가 상대적으로 커지기 때문에 지붕이 상대적으로 빈약해 보이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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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Multi-Storied Hanok

다른 예는 3층 규모의 경사지붕을 채택한 목구조 한옥이다<Figure 3b>. 철근콘크리트가 아닌 목구조로 구성된 한옥임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축의 볼륨과 비례감으로 완성되어 있기 때문에 한옥풍 건축과 같이 3층의 기둥 및 벽면이 최상층까지 수직으로 연속되어 있으며, 한옥이 가지는 안정감, 친숙함 등의 감성은 표현되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토지가격이 높은 도시지역은 전통한옥의 여러 특징을 구현하기 쉽지 않다. 다층이면 토지 이용률이 높아지고 경제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도시한옥은 점차 다층구조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3층 이상의 한옥은 볼륨과 조형, 한옥이 가지는 친숙함, 고유성, 그리고 안정감 등 한옥의 감성이 크게 달라진다. 앞서 한옥풍 건축 또는 현대한옥의 다층한옥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부조화를 유발하는 공통점은 벽체높이와 면적이 전형적인 한옥에 나타난 지붕과 기단에 비하여 과도하게 크기 때문이다.

전통건축에서 나타나는 다층한옥을 보면, 층간 지붕, 난간 등과 같은 수평요소의 분할이나 벽체의 후퇴, 창호, 목조선에 의한 면분할은 현대적인 건축에서 한옥요소를 보다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이 되어 한옥의 감성을 강하게 나타낼 수 있다<Figure 3c>. 그러나 이러한 전통건축의 양식을 채택한다고 하더라도 다층한옥의 벽체면적과 층고가 커지게 되면 단조로운 특성이 더해진다. 전통한옥은 소형건축일 편안하게 느껴지는 한옥의 감성이지만, 다층으로 구성되는 경우 단층에 비해 한옥 외관은 압도감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느낌을 감쇄시키는 방법 중 하나로 전통요소와 이질적인 건축요소와의 혼합하여 이질적 요소가 부분 요소로서 먼저 인식하게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Lim, 2014).14)

다층한옥에서 나타나는 한계와 가능성을 건축 요소별로 정리하면 이하와 같다.

1) 지붕

한옥의 대표적인 지붕은 맞배, 모임, 그리고 팔작지붕이 기본형이며, 건축평면과 구성에 따라 건물의 윤곽이 달라지는 만큼 외관구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Shon, 2018). 현대 생활공간을 수용하는 현대한옥은 한옥의 평면의 깊이가 깊어지는 만큼 지붕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2, 3층 이상의 다층으로 구성되는 경우에는 벽체가 차지하는 면적이 커지기 때문에 지붕의 입면비는 줄어든다. 벽체구성의 시각적 안정감과 빗물에 노출되지 않도록 층간지붕을 설치하지만 시각적으로는 획일적인 규범요소가 반복되고 압도감을 주는 대상으로 인지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2) 벽체와 층간 요소

현대한옥의 높은 기둥과 벽체는 조형적인 불균형을 야기하는 원인을 제공하지만 이로 인해 파생되는 부조화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건축물이 흔히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사찰의 전각, 탑, 석탑 등에서 나타나는 다층 전통건축의 기둥과 수장재 등의 치수와 비례사용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전통한옥에서 다층구성은 층간지붕과 난간을 활용하여 수평비례, 안정감, 수직으로 올라갈수록 안쏠림이 느껴지는 체감비례를 통해 부분과 부분의 조화를 시도하는 디자인 전략이 담겨있다. 층수가 높아지는 전각이나 목탑 등에서는 상부층으로 올라갈수록 벽체 높이를 낮아지게 하고, 기둥을 안쪽으로 들여세워서 조형이 체감되는 특성으로 안정감을 가지도록 한다. 이는 층간지붕의 서까래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에도 필요한 부분이며, 이러한 구조적 기술과 조형적 안정감은 전통건축의 중요기술이다. 현대 한옥에서 수평요소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다층 벽체의 수직성이 강조되어 벽체 비례감이 흐트러지고 한옥의 이미지와 다른 건축물을 보게 된다.

3) 벽체의 재료와 구조융합

전체 벽체면적이 커짐으로서 벽면구성이 획일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다음으로, 다층으로 벽체높이가 높아지면서 수직요소의 변화가 필요하며, 난간, 층간지붕 등 변화있는 디자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목조가구조의 벽체구성 요소의 의장만으로는 시각적인 안정성과 다양성을 얻는 데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다층 목조벽체에서 안정성과 다양성을 얻으려면 목조가구조 구성요소 만이 아니라, 벽돌과 석조 등의 조적조 요소를 복합하여 변화를 줄 수 있다. 이와 같은 디자인 기법은 불국사의 석조기단과 목가구조의 회랑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불국사의 석조와 목조의 혼합구성은 목조한옥만으로 구성되는 건축물보다 더욱 역동적이고 한국 건축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이미지이다. 또한 많은 전통한옥에서도 궁궐, 종묘건축, 성곽의 석조와 목조건축의 조합 그리고 도시한옥에 적용된 단층한옥의 조적벽체와 목가구조의 벽체구성은 한옥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2. 한옥과 현대건축의 복합

철근콘크리트구조는 목구조에 비하여 견고하고 넓은 공간이 필요한 건축을 구축하기에 우수하다. 두 가지 구조방법을 동일한 건축물에 적용하면, 철근콘크리트구조가 저층부에 활용되고, 한옥구조는 상부에 놓여진다.

전통 경관지역에서는 일반건축 위에 한옥 지붕만을 리모델링하는 방법 또는 일반 건축물위에 한옥을 증축하는 방법이 적용될 수 있다. 보다 적극적인 방법은 석축 혹은 일반구조를 저층부에 두고 그 위에 목조한옥이 접목되는데, 특히 경사 지형에서는 지반의 불안정성, 빗물처리를 처리하는 데에 효과적이다. 이는 조적조와 한옥부의 구성비를 어떻게 하는 가에 따라 건축 디자인이 다양해진다<Figure 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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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Convergence Cases of Hanok and Modern Building

<Figure 4b>와 같이, 한옥(H)과 현대건축(M)의 조합은 현대건축 1개층(M1) 위에 한옥 2층(H2) 또는 현대건축 2개층(M2) 위에 한옥 1개층(H1)이 조합되는 방식 등이 가능하다.15) 복합구조로 조합된 건축은 전형적인 한옥이 아니지만 한옥의 감성을 구현하는 부분과 현대건축의 새로운 디자인 요소가 이질적이지 않고 시각적인 조화를 획득하는 융합디자인으로 한옥의 진화 가능성을 보여준다<Figure 4b>. 이처럼 두 이질적 요소들은 양식이 다르지만 볼륨감 있는 일반건축과 목조의 개방적이고 부드러운 요소가 공존하여 건축이미지의 복합성을 보여준다.

이와 반대로 외관 입면에서 보았을 때에 한옥이 저층부에 위치하고 현대건축이 상층부에 적용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건물자체는 현대건축의 구조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외관의 일부를 기와나 창호 등의 한옥요소를 덧붙이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H1+M2 등의 구성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은 주로 저층부가 전통성이 요구되는 용도인 경우에 주로 적용되고 있으며, 최소한의 한옥요소로 감성을 드러낼 수 있는 경제적 이점이 있다<Figure 4c>.

한편, 한옥과 현대건축은 다른 구조체이지만 수평으로 인접하고 있다면, 상호 보완적인 기능, 대조적인 디자인 모티브를 가지고 있으면서 복합 건축스타일로 건축될 수 있다. 한옥의 현대적 활용에서 보면, 한옥의 부족한 기능의 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서 상당히 일반화되어 있는 방법이다. 현대건축의 구성비를 늘려서 새로운 기능을 가진 건물과 한옥을 일체화시키고자 하는 현대한옥 디자인 방법이다. <Figure 4d>의 그림은 현대건축과 한옥건축이 수평적으로 조합되어 있다. 도로변에는 한옥건축이 필요하지만, 가려진 부분에는 대형공간을 구축함으로서 한옥보다 큰 공간을 조성하는 데에 효율적이며, 비용이 저렴해지기 때문에 건축주에게는 바람직한 복합구법이 될 수 있다.

3. 하이브리드 한옥의 디자인

그동안 전통건축이 현대건축과 하나의 건축물에서 융합되었을 때에 적절한가 또는 가능한 가에 대해 회의적 평가를 받아오거나 부정적인 시각으로 도외시해 왔다.

그러나 건축가들이 지지하지 않는 건축이라고 하더라도 사용자들이 한옥과 현대건축의 장점을 채택하여 이질적이고 새로운 건축물을 만들어 내었다. 규범적 한옥의 기준으로는 마땅치 않은 탄생이지만, 한옥이 가지지 못한 규모, 대규모 구조, 볼륨이 큰 건축에서 전통건축의 감성을 담고자 하는 수요에서 새로운 건축이 탄생되었다.

현대건축과 전통건축의 장점을 융합하여 새로운 건축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창조적 진화를 의미한다. 한옥의 정체성, 순수성의 틀을 벗어나면, 현대건축의 기능성과 디자인 요소를 수용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디자인의 복합성과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성을 추구하는 근대건축에 역사적 디자인 요소를 접목시키는 절충주의적 접근방법과 공통점이 있다(Yang & Yang, 2016).

전통과 현대건축의 융합이 가능하다면 작품으로서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는가 아니면 조화를 얻지 못하는 가에 따라 평가되어야 하는 문제이다. 한옥의 규범을 강하게 준수하는 타입, 한옥의 건축요소 즉, 지붕, 벽체, 창호, 목조가구조의 면분할 등 부분적으로 해체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믿음과 확신은 한옥의 디자인 스펙트럼을 넓게 보장해 준다.

이질적인 건축규범을 가진 건축물 각각의 건축요소를 해체하여 디자인 의도에 따라 재구성하는 방법은 해체주의 디자인 접근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시도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건축요소의 이질적인 요소의 선택과 디자인 요소의 융합은 한옥의 비정상적인 변태라기보다 현대사회에서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창조적으로 해석하고 디자인하는 접근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V. 하이브리드 한옥의 유형과 구성모델

1. 하이브리드 한옥유형

앞서 3가지 관점에서 고찰한 이질적 요소의 융합 사례를 통해 나타나는 하이브리드 한옥의 유형을 정리하였다<Figure 5>. 이 유형은 전통성이 요구되는 도시지역에 3층 규모로 건축되는 경우로 설정하였으며, 현대적 구법을 적용하였으나 외관 전체가 한옥풍으로 구성된 유형부터 현대건축요소가 일부 적용되는 유형 등의 범위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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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5.

Type of Hybrid Hanok

이들 유형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3층 전부 콘크리트 구조이지만 외장을 한옥처럼 꾸민 경우(H3)와 목조이지만 현대건축의 공간볼륨을 지닌 (H3)로 구분될 수 있다<Figure 5a, b>. 이들 유형은 건물 전체가 한옥으로 보이지만, 구조방식이나 공간볼륨에 의해 현대와 전통이 융합된 경우이다. 최근 3층 규모의 현대건축의 공간매스와 획일성을 띈 한옥풍 또는 목가구조 건축물이 증가하고 있는데, 전통 다층건축에서 적용되는 기법을 통해 층간지붕이나 난간 그리고 체감비율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수직방향으로 현대건축과 한옥이 융합된 경우, 1층은 일반건축으로 두고 상부에 한옥 2개층(M1+H2)으로 하거나<Figure 5c, d>, 일반건축이 2개 층이고 그 위에 한옥 혹은 한옥풍이 1개 층(M2+H1)이 건축될 수 있다<Figure 6e, f>. 또한 한옥이 상부에 위치한 경우와 반대로 건물 하층부 한옥 장식을 붙인 경우, 한옥이 하층부에 위치하고 현대건축이 상층부에 위치(H1+M2)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Figure 5g>. 이들 유형은 한옥과 현대건축을 상하로 조합하는 것만으로 전통적인 건축으로 인식될 수 있으며, 일반건축의 비율에 따라 한옥 구성비가 조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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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6.

Architectural Style and Design Component in Hybrid Hanok System

수직으로 융합된 모델은 다시 입면기준으로 벽체선 일체형, 외벽돌출 또는 후퇴형(M1E+H2, M2E+H1)으로 분류할 수 있다<Figure 5d, f>. 동일한 건축물에서 건축구법이 다른 한옥과 일반건축을 복합형으로 구성하는 효과는 외벽선을 돌출 혹은 후퇴하여 입체적인 조형구성이 가능하다. 이는 재료와 구법의 대조와 디자인 변화만이 아니라 볼륨변화를 통한 조형미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동일 프로젝트이지만 한옥과 현대건축이 수평적으로 위치(M3/H1)하여 융합된 경우이다<Figure 5h>. 전통성이 요구되는 가로에는 한옥을 배치하고 인접하여 대지 안쪽에 현대건축을 배치하는 방법으로 전통과 현대가 각각 독립된 건축 특성을 유지하면서 배치를 통해 관계의 융합이 이루어지는 경우이다.

창의적인 건축을 추구하는 의도라면, 하이브리드 한옥의 다양한 외피 디자인은 지속가능한 한옥의 진화과정으로 평가될 수 있다. 특히, 부분 증축 등 건축시기가 달라질 수 있음에 따라 단계별로 건축하는 데에 용이하고, 리모델링 혹은 증축을 통하여 전통경관 이미지를 조성하는 모델로 활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 하이브리드 한옥의 구성모델

근대건축이든 한옥이든 그 전형적인 규범을 따르는 건축은 변화에 한계가 있다. 또한 문화재나 전통한옥에 기준한 한옥의 정의 기준은 그 규범의 준수 여부를 강하게 고집한다. 결과적으로 변화나 창조적인 형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옥은 고유한 규범과 틀이 견고한데, 그 안에서 새로운 디자인이 가능하려면 한옥의 규범적 완전성 보다는 한옥규범의 해체요소, 즉 한옥의 유전자와 다른 건축스타일의 유전자를 새로운 질서로 조합함으로서 창의적인 디자인이 가능해진다. 하드웨어로서 하이브리드 한옥의 요소를 채택하는 원리는 이질적인 시스템 요소의 혼합을 통한 변화, 대조를 통한 강조와 조화, 그리고 비례와 리듬을 만드는 적극적인 사용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옥과 현대건축을 융합하는 하이브리드 한옥은 각각 건축을 요소단위로 분해하여 건축요소를 선택적으로 조합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서 이질적인 건축 요소들이 새로운 질서체계로 융합됨으로서 복합성과 대립성을 보여주는 건축으로 탄생된다. 전형적인 한옥, 전형적인 근대 건축물을 지붕, 벽체, 기둥, 벽체 등을 구조와 재료 특성을 가진 다양한 요소 군으로 보고 디자인하는 방식이다<Figure 6>. 특히, 벽체, 창호가 조합되어 벽체를 구성하는 부분은 서로 다른 재료 형태 색상을 해체하여 새로이 구성하기 때문에 최종 디자인의 유연성과 창의성의 가능성은 더욱 넓어진다.

본 절에서는 앞서 정리한 하이브리드 한옥의 유형을 바탕으로 요소분해를 통해 적용될 수 있는 구성모델을 예시로 제시하고자 한다. 이상의 구성모델 들은 건축물의 공간구성과 특성에 따라 반복, 중첩할 수 있으며, 건축볼륨의 분절과 지형의 고저차를 활용하게 되면 훨씬 다양하고 역동적인 건축구성이 된다.

<Figure 7a>에서 구성모델은 3층 건축물을 목표로 하여 1층이 현대건축물이고 1내지 2개 층을 한옥(M1+H1 or M1+H2)으로 건축한 방식이다. <Figure 7b> 구성모델은 a와 같이 1층은 현대건축, 2, 3층은 한옥의 구법으로 채택하는 것은 동일한데, 층간 지붕을 설치하도록 하였다. <Figure 7c> 구성모델은 1층을 현대건축 구법으로 하는데, 저층부분에서 한옥 부분을 돌출하는 기법으로 하여 일부만 현대건축으로 노출되거나, 1층의 일부분에 한옥요소를 돌출하여 하이브리드 한옥의 구성모델이 다양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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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7.

Architectural Style and Design Component in Hybrid Hanok System

이 밖에도 더욱 세부적으로 담, 층간지붕, 창호, 난간, 벽체 등의 여러 요소가 프로젝트 상황과 연관되어 무수한 패턴으로 조합방식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두 가지 이질적인 요소가 조합되었을 경우에 조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전제를 두고 있으나, 조합방식이 잘못될 경우 굉장히 부조화스러운 하이브리드 한옥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통건축이나 현대 한옥풍 다층건축을 통해 하이브리드 한옥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큰 틀에서 다층한옥에서 적용되어야 할 방향을 유형과 구성모델로서 제시하였지만, 불국사나 소쇄원, 남대문 등과 같이 보다 조화로운 외관을 위해, 사용자 감성평가 기법에 기반한 세밀한 단계의 조합방식의 추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V. 결 론

전통한옥에서도 디자인의 다양성을 시도하는 기법에 따라 그 가능성은 열려있었다. 다만, 모두 전통기법으로 정의하는 범주 안에 있었으며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조형을 구성하는 융합기법에 대한 조형적인 해석이 없었다.

현대사회에서의 한옥풍 건축은 철근콘크리트구조를 채택한 한옥이다. 전통적인 조형과 현대건축 구조를 융합하고 있지만 전통한옥을 구현하려는 시도는 한옥 규범을 따르려는 전체 규범에 갇혀있었다.

하이브리드 한옥은 한옥의 규범자체를 따르기보다는 현대사회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감성적 요구와 전통한옥의 가치를 현대건축과 융합한다. 이 연구를 통하여 얻은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한옥의 전체 이미지와 스타일을 온전히 구현하고자 하는 기존 한옥의 틀을 벗어나는 한옥을 지향한다. 하이브리드한옥의 특성으로 구조방식, 디자인 요소, 그리고 완성된 건축디자인은 한옥의 감성과 합리적인 건축요소를 수용하는 개방된 한옥을 지향하는 건축 구성모델을 전통건축, 그리고 현대건축에서의 사례를 통하여 발굴하였다.

2) 하이브리드한옥의 유형은 구조와 공간방식에 있어 전통과 현대가 융합된 유형, 수직방향으로 현대건축과 한옥이 융합된 유형(외벽 후퇴 또는 돌출형으로 변형), 또는 양자가 수평 방향으로 병립하는 유형 등 8가지 유형으로 정리될 수 있다.

3) 하이브리드 한옥의 특성은 사용 및 디자인 의도에 따라 디자인의 현대적, 전통적인 건축외관을 선택할 수 있으며, 전통한옥과 현대건축의 요소를 지붕, 벽체, 창문, 기단 등의 구성요소로 해체하는 해체주의, 양식과 양식을 융합하는 절충형 건축과 공통점이 있다.

4) 하이브리드한옥은 한옥과 현대건축을 절충 혹은 해체하여 구성하는 건축으로 한옥에서 진화하는 새로운 건축, 지속가능한 건축이다. 이와 같은 모델의 필요성은 대중들이 이미 부분적으로 시도하고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 큰 틀에서 다층한옥에서 적용되어야 할 방향을 유형과 구성모델로서 제시하였지만, 불국사나 소쇄원, 남대문 등과 같이 보다 조화로운 외관을 위해, 사용자 감성평가 기법에 기반한 세밀한 단계의 조합방식의 추출이 추후연구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Notes

[1] 1) 외부관광객들을 유인하는 것은 지역의 경제자원을 획득하는 것으로서 지자체들은 한옥을 관광 인프라로 활용하고 있다.

[2] 2) 전통건축의 가치를 발굴하고 보존하는 가장 전문적이고 엄격한 기준은 문화재이다. 전통건축 연구자들은 문화재적 관점에서 한옥을 다루다보니 현대적 요구와 창의적 디자인의 관점에서의 한옥은 그 가치를 훼손하는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3] 3) 개화기에 선교사들이 광주, 대구 등지에 사택으로 건축한 주택은 서양식 평면구성과 벽돌사용, 한옥스타일의 지붕 외관으로 복합양식건축이다.

[4] 4) 김수근의 부여박물관, 진주박물관, 그리고 독립기념관 등의 기념비적인 건축공간에 한옥의 조형성을 지향하는 현대건축, 콘크리트로 건축된 한옥스타일의 건축들이 있다.

[5] 5) 그리스 로마시대의 건축에서 도리아식, 이오니아식, 그리고 코린트양식은 독자적 요소들이 다른 요소와 절충하여 새로운 양식으로 다양화되었다.

[6] 6) 1960년대 Archigram 멤버들은 규범적인 권위주의적인 체계의 가치를 부정하며, 디자인은 콘텍스트를 분해하고 패턴군으로 바꾸고 전체형을 재조합하는 디자인 방법을 채택하였다(Yoon, 2001). 1980년대 이후 해체주의 건축가들은 기존 형태와 기하학적인 선을 탈피하고 건축요소에 왜곡과 혼란을 일으키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추구함으로서 근대건축의 전형적인 양식에서 벗어나려 하였다.

[7] 7) 문화재한옥, 정통한옥, 현대한옥, 한옥풍 건축, 한류건축의 5가지로 유형을 구분하고 있다.

[8] 8) 건축에서 과거와 현재의 결합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려는 현대적 시도는 Venturi가 선도적이다.

[9] 9) Venturi(1977)는 그의 저서에서 Mies van der Rohe ‘less is more’라는 주장과 역설적으로 ‘more is more’를 주장한다. 건축의 모호성, 의미의 풍부함, 공존의 태도, 수용에 의한 통일성 등을 새로운 건축의 디자인 개념으로 제시하여 포스트모더니즘의 길을 열었다.

[10] 10) Sosoewon(2017)의 저자 천득염과 대담(2017.11).

[11] 11) 목조 2층으로는 화엄사 각황전, 마곡사 대웅전, 무량사 극락전, 3층 전각으로는 금산사 미륵전, 단양 구인사, 5층 전각으로 법주사 5층 목탑, 9층탑 전각으로는 황룡사 9층탑 등이 있다.

[12] 12) 나주읍성의 4대 성문, 낙안읍성, 수원화성의 성문 등 성문은 석조와 목조건축이 융합된 전통건축이다.

[13] 13) 석재를 이용하여 목조 결구방식을 채택한 건축으로는 다보탑, 백제의 정림사지 석탑, 그리고 석굴암의 내부공간에도 사용되었다.

[14] 14) 대형 건축물은 저층부, 기준층, 상층부의 디자인 변화를 통하여 압도되는 느낌을 줄여주는 3분법 등의 이유와 상통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15] 15) H1은 한옥1층 H2는 한옥 2개층, M1은 현대건축 1개층 M2는 현대건축 2개 층으로 표기하였다.

Acknowledge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NRF, 2017R1D1A3B029791).

This paper is based on the contents of the paper presented in the Spring Conference of the Korean Housing Association in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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