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본 연구는 Borch & Kornberger(2015)가 제시한 지구환경 인류세(anthropocene) 시대로의 진입이라는 위기의식과 도시 공유(urban commons)라는 21세기 시대상을 바탕으로 현재의 콘크리트 주거 산업이 가지고 있는 환경오염 및 자원고갈의 상황에 대해 대안적 시도와 여기서 파생한 지속가능성의 청사진을 그리려 한다. 친환경적 가능성과 한반도 생태, 지역, 기후에 적합한 목재에 주목하고 새로운 유형의 공동 주거 가능성을 재료와 구성의 측면에서 접근하려 한다. 이는 현대건축과 도시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던 전면적 개발방식이나 기술적 이상향을 지닌 도시를 만드는 지금의 콘크리트 위주의 건설방식을 넘어 장기적이고 점진적이며 청정한 환경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한국적 건설문화를 위한 “콘크리트 수직 대지 위 목조 주거로서 나무아파트” 패러다임을 말한다.1)
이를 위하여 도시 자원의 효율적 이용의 측면뿐만이 아니라 이로 인하여 파생되는 경제 사회 문화적 현상, 그리고 건설 산업의 미래상을 다양한 층위와 관계로 연결된 통섭의 사고 틀로 바라보고 국내 임업 산업, 세계 목재 건축 현황, 디지털화, 모듈러(modular) 주거유닛의 제작 등현재의 획일적 주거공급의 대안 가능성을 목재를 중심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는 자원 및 에너지 고갈이라는 구체적인 환경문제의 대안을 건축과 도시 차원에서 새롭게 분석하고 적용함으로써 점점 증대되고 있는 수직 도시화와 환경문제에 대해 돌파구를 마련함에 있다.
2. 연구의 목적
개발국가 논의로 대표되는 국가주도의 경제발전과 동아시아 국가들의 도시화 모습은 이들 국가의 사회적 변혁과 함께 20세기 후반 근대주의 건축인 아파트와 콘크리트 재료의 확산과정으로 설명되곤 한다(Woo-Cumings, 1999; Gelezeau, 2003). 한국의 경우에서도 1965년에 최초의 레미콘 공장이 설립된 이래 이전의 목재 중심의 건축문화, 즉 목재와 이를 통해 파생되는 주거의 문화적 성격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철근 콘크리트 중심의 수직적 도시화 발전과정으로 대표되는 아파트는 당시 한국과 같은 후발 산업화 국가의 주거 공급 및 도시 발전과정에서 전형적인 모델이 되었다(Bang, 1993; Campanella, 2008). 이렇게 20세기 후반 동아시아에 흡수된 콘크리트 중심의 건축문화는 지구 전체 에너지 생산의 40%를 소비하고 이산화탄소의 주 배출원으로 열섬현상, 외부기후와 차단된 실내, 재료의 일회적 이용 등 많은 환경문제를 낳고 있다(Ibañez, Hutton, & Moe, 2020). 이러한 성장기 산업화의 파도가 지나가고 후기 산업 사회의 모습으로 변화된 지금, 서울과 같은 거대 도시에서 다음 세대의 아파트 문화, 특히 철근 콘크리트 중심의 대량 주거건설에 대해 많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본 연구는 Harman(2018)이 제기한 물리적 환경과 사회적 연결망의 상호 지속적인 상생, 순환 변화의 맥락에서 지구환경문제와 도시 문제를 연계하는 통섭적인 관점을 가지고 “한국형 나무아파트”라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고자 한다. 여기서 제안하는 목재와 콘크리트가 혼용된 새로운 도시 공동 주거의 모습은 미래의 다변화되고 지속가능한 주거문화를 위한 기초적 패러다임의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 거대 시공회사로 대표되는 획일적 아파트 산업과 소수의 건축가가 수백, 수천의 공동 주거를 일시적으로 완성하는 현재의 주거공급 관행을 Dehaene(2012)의 “유연한 계획”이라는 비판적 관점에서 바라보고아래로부터의 주거계획 가능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관련된 산업구조의 틀을 되짚어 보고 규모, 조직, 스케일에서 기존의 획일성과 차별되는 개성, 다양성 중심의 새로운 주거 가능성을 여는 초기 모델을 보여주는 연구가 되고자 한다. 공동체 디자인 과정과 영구적 재생에 기반을 두고 새롭게 고안된 “한국형 나무아파트” 연구는 현재 건설 산업 및 주거문화에 조그만 변화의 시작점으로서 의미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음을 기대한다.
3. 연구의 범위 및 방법
본 연구가 지향하는 “한국형 나무아파트”의 가능성과 기본형을 도출하기 위하여 현재 다양하게 주장되고 있는 목조 미래 주거의 대안들과 이론적 바탕을 <Table 1>의 문헌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이는 지속가능한 한국형 나무아파트의 계획개념을 도출하기 위하여 이들 연구를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목조의 고층화 시도와 목재의 대안을 알아보고자 함이다. 여기서 고층 목조 건축 사례들이 가지는 장단점을 한국의 콘크리트 아파트 문화와 대비하고 주목할 만한 사례와 관련 해외 이론의 전반적인 검토를 병행하였다.
Table 1.
Studies on the Wood Units and Concrete Frame
| Individual Infill House | |
|---|---|
| Aulthor & Year | Key Ideas |
| Aureli & Tattara (2015) | Production and reproduction of housing as the system of furniture on the existing construction |
| Lin (2010) | Wood as a regenerative framework in the Metabolist movement and their efforts to make new urban theory in the modern Japanese architecture |
| Moe (2012) | Building systems beyond the existing paradigm |
| Parvin (2013) | Architecture as tools for open source and for designing commons by making the wood assembly unit easy to understand, share, and build |
| Taro (2018) | Metabolism architecture and their architects’ philosophical outlook of growing architecture |
| Ibañez, Hutton, & Moe (2020) | Wood as new material for the future that makes ecological urbanism from the molecular to the territorial |
| Green & Taggart (2020) | Design, construction and performance of tall wood buildings |
| Pope (2015) | Use of Wood as new cellulose-based, carbon-free urban reform |
| Communal Open Structure | |
| Aulthor & Year | Key Ideas |
| Hardin (1968) | Aspect of resource depletion in the pursuit of each users symbolized in “The Tragedy of the Commons” |
| Habraken (1972, 1996) | Support Structure that invites individual design of homes and democratic participation |
| Ostrom (2009) | General framework for analyzing sustainability of social-ecological systems by designing space as a negotiation tool for commons |
| Kendall & Teicher (2010) | Residential Open Building in the legacy of Habraken’s support |
| Lloyd & Stoll (2010) | Possibility to use Infrastructure as Architecture |
| Borch & Kornberger (2015) | Rethinking the City in a sharing economies and Urban Common |
| Sanchez (2015) | Ourdoor space as an open system in the high density tall residentail building |
| Bhatia (2020) | Collective Design without pre-designed tendency and functional designation |
위 선행연구를 통해 드러난 목재와 콘크리트 건설재료의 다양한 흐름을 결합하여 목조 개별 주거와 콘크리트열린 구조의 혼합적 구성이 필요함을 2장에서 드러내려하였다. 여기서 “한국형 나무아파트”의 미래상은 산업, 기술, 경제적 지형을 새롭게 구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재료로써 목재의 지속가능성 및 대안 가능성을 연계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최근의 연구를 통해 드러난 고층 목조 건축의 이론과 기술적 적용을 읽어내는 노력을 통해 과거 산업화시대 패러다임에 놓여있는 콘크리트 아파트 디자인을 지금의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순환적” 주거로 변형시키기 위함이다. 현재 콘크리트 중심의 획일적 고층 공동 주거를 대체하려는 방식을 찾아내고 그중 가장 실현가능성이 있는 목조 개별 주거의 다원적 적용방식을 생각해 보려 하였다.
본 연구는 2017년 이후 현재진행형인 대표적 목조 고층 공동 주거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한국의 콘크리트 아파트 문화와 비교, 분석을 기초로 하였다. 현재 한국의 고층 공동주택이 가지는 미래 지속가능성을 비롯하여 최근세계 각국이 진행하고 있는 목조 고층 공동 주거 상황을 파악하고 이 흐름을 읽어내려 하였다. 여기서 이들의 장점보다는 한계를 드러내는 분석을 통하여 새로운 문제의식을 보여주려 하였다. 이를 콘크리트 아파트가 고층 공동 주거의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새로운 혼합형을 만들어 낼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즉 각각의 단점을 서로 보완하는 새로운 창안으로 “한국형 나무아파트”의 제안은 혼합적 재료의 적용과 개인화, 다원화할 수 있는 미래 공동 주거의 가능성을 짚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속가능성의 차원에서 실제적 조합이 만들어질 수 있는 “한국형 나무아파트” 제안을 위하여 다음의 여섯 가지 분석 틀을 고려하였다.
현실성-최근 산림청을 비롯한 임업의 부활 노력에서 보이듯이 산림파괴의 과거 상황에서 벗어나서 목재 기반의 지속가능한 건설 산업과 건축 재료의 전환을 요구하는 현재 상황이 있는가?
기술성-과거 대량생산 방식의 반복적이고 규격화된 기술이 개별맞춤에 의한 다양한 주거공간을 제작할 수 있는 유연한 도구와 장치로 전환, 제작될 수 있는가?
경제성-현재 중산층 중심의 대규모 고층 공동주택 공급에서 이들 개별 가구의 주거욕망이 주거 디자인을 새롭게 개성화, 차별화하는 상황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가?
문화적 일체성-한반도의 기후에 적합하고 자연과의 조화를 유지한 주거문화 전통에서 획일적인 평면의 아파트가 아니라 각자의 선호가 반영된 한국적 개별 주택의 수직적 배치가 이루어질 수 있는가?
외부공간-정원 등 주거의 외부를 수직화된 고층 공동주거에 도입할 수 있는가?
사회적 구성-수직으로 구분된 각각 독립된 대지를 기반으로 협업과 상호조율에 의한 협동적 설계과정과 커뮤니티 형성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가?
이들 질문에 답하는 과정은 미래 공동 주거가 가질 수 있는 기술, 사회, 문화, 경제, 공간적 특성을 지속가능성과 연결하고 그 해결책을 구하는 방식이다. 3장에서는 이들 여섯 가지 범주를 중심으로 “한국형 나무아파트”가 성립하는 가능성과 배경을 분석하려 하였다. 다음의 다이어그램은 기존 산업화시대 주거문화를 6가지 틀에 의해 분석하여 시대적 요구인 생태적 주거문화로 나아가는 연구의 흐름을 간략하게 표현하였다<Figure 1>.
이를 바탕으로 4장에서는 이들의 기본 모형이 될 수 있는 “한국형 나무아파트”의 실질적 모습을 공간적으로 구체화하고자 하였다. 여기서 “나무아파트”의 열린 구조와 개별 주거를 향한 다양한 분석은 각 항목이 개별로 다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호 중첩되고 교차되며 각 영역의 장, 단점을 연결하는 다층위(multi-scalar), 교차적(interdisciplinary) 과정으로 진행하였다(Latour 1991; 2018). 이는 공동 주거의 특성상 현실 적용과 기술적 가능 상황, 사회적 구성, 경제, 문화적 일체를 아우르는 통섭의 분석방법으로 지속가능한 주거문화의 성립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미래 공동 주거의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지속가능성을 찾아내고 수요자중심, 과정 중심의 다원적이고 점진적 모습의 “한국형 나무아파트” 기본형(prototype)을 연구의 최종결론으로 도출하려 하였다<Figure 2>. 이는 McGuirk(2014)의 도시이론에서 보여준 가장 작은 기본형들의 적용과 이들의 기하급수적 전파 상황으로 대변되는 아래로부터의(bottom-up) 도시화 방법론으로 지금까지 당연시 되어왔던 마스터플랜(master plan)의 주거공급 및 위로부터(top-down)의 계획방식과 대비된다. 목재와 기존 콘크리트/철골 재료의 혼합적 구성방식이 가져오는 개별 주거의 다양성에서 출발한 본 연구는 이러한 아래로부터의 계획으로 기존 계획 방식의 맹점을 보완하는 과정 중심의 주거 디자인을 4장과 결론에서 제안하였다.
II. 사례 및 선행연구 고찰
1. 지속가능 아파트의 국내 사례
최근 3년 동안 지속가능성에 대응한 대표적 국내 사례로 한국토지주택공사 장수명 아파트의 제안(2019)이 있다. 2019년 제안된 한국토지주택공사 장수명 임대주택은 기존의 콘크리트의 수명을 최대화하고 주거유닛을 가변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는 거주자의 삶에 맞추어 변형할 수 있고 장기간 지속하는 주거문화를 위하여 세 가지 기본 계획안을 담고 있다. 우선 내구성을 100년 정도로 연장하고 이를 위한 콘크리트 강도 증가(24에서 27 MPa)와 피복 두께(30 mm에서 40 mm)를 늘리는 방식을 제안한다. 다음은 가변성인데 거주자의 사용 편의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경량 건식 벽체를 적용하고 있다. 네 가지 평면의 기본 형태(남측 주방, 침실 통합형, 거실 확장형, 부분 임대형)에 따라 건식 벽체가 공간을 분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습식 철근 콘크리트 공법이 가지는 구조의 경직성을 허물고 새롭게 공간을 분할하는 방식이다. 벽체는 ALC (autoclave light-weight concrete) 블록 시공과 F-C (fiber cement) 석고보드 복합패널을 이용하여 내구성이 강화된 콘크리트 구조물에 덧붙이는 방법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장수명 아파트 구조의 수리 용이성을 제안한다. 이는 노후화된 설비 등을 쉽게 고칠 수 있도록 세대 내 독립설비 공간, 샤프트, 공동 점검구 및 공용 입상 배관을 설치하는 것으로 조립 배관, 건식 이중바닥(온돌 바닥), 유공보 공법적용 등을 예시하고 있다. 하지만 장수명 아파트라고 명명된 이들 특징은 아직도 콘크리트 재료의 광범위한 적용이라는 기존 건설재료의 연장선에서 이해되는 경향이 강하다. 다시 말해 주거유닛의 적층과 반복된 배열 방식에서 기존의 고정된 실내 공간 구획을 가변성 벽체로 대체하는 현행 콘크리트 아파트의 부분적 개선에 그치는 아쉬움이 있다<Figure 3>.
2. 고층 목조 건축의 국제 사례
여기서 사례로 든 고층 건축물은 최근 3년(2017-2020) 동안 해외에서 고층 주거의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건축문화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선도적인 작업을 선정하였다. 우선 콘크리트 패러다임을 벗어난 근본적인 대안으로서 목재 고층건축을 시도하는 노력이 캐나다, 호주, 스칸디나비아 등 구미 각국에서 시도되고 있다(Green & Taggart, 2020). 목재는 건축 재료로 탄소저장(carbon sink), 가공용이성 등 다양한 친환경적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미래 건축 대안으로 간과되어 왔다는 최근의 자성이 전세계적으로 등장하는 목재 고층건축 사례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목조 건축 해외시도 사례로 말카(Stephane Malka)가 제시한 고층 공동주택 주거의 확장사례, 오스트레일리아 제네스(Tzannes Architects)와 스마트(Bates Smart)가 시드니와 브리스베인에 각 건설한 목조 고층 오피스타워가 있다. 여기서는 목재를 이용한 설계 및 시공 예시를 볼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도 두드러져몰러(Møller Architects)의 8층 높이의 목조 아파트(스웨덴)와 발(Voll Arkitekter)에 의해 세워진 18층 높이 복합시설인 미에스토르네(Mjøstarnet, 노르웨이)타워가 있다. 여기서는 구축재로서 목재 합성재(gluelam, CLT)의 실질적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더하여 오스트리(Acton Ostry Architects)가 선보인 공동 주거(the Brock Commons Tallwood Housing) 설계는 조립식 목재를 이용한 고층빌딩에 브리티시 컬럽비아 대학 연구진이 제안한 목재 테라스 유닛적용으로 고층화의 모습을 한층 다양화시키고 있다. 한편 세계적 건축가인 일본의 시게루 반도 목재 구조를 극대화한 수미모토(Sumitomo Forestry) 회사의 350미터, 18층 목재 타워를 제안하고 있다. 여기에는 나무 혼합재 10%, 목재 90%를 이용한 초고층 빌딩 설계 및 시공 계획안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Figure 4>. 하지만 이러한 많은 사례들은 반복된 주거유닛과 목재가 기존의 구조역할을 대체하는데 치중하고 있어 디자인 측면에서 기존 콘크리트나 철골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거나 기둥이나 보와 같은 핵심 구축재료를 친환경재인 목재로 치환하는 한정된 패러다임을 보여준다.

Figure 4.
Recent Examples of Timber/Wood Construction
Source. Michael Green & Jim Taggart (2020), https://www.dezeen.com
3. Pier Vitorio Aureli(2010)의 오피스 철골 구조와 가구로서의 주택
벨기에 브뤼셀은 지난 30년간 유럽연합의 수도로 철근콘크리트, 철골로 된 오피스가 대다수를 이루며 고층건물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 왔다. 하지만 브뤼셀 내부순환도로의 동쪽에 있는 레오폴드(Quartier Leopold)와 공항 근처에 있는 자벤텀(Zaventem)지역 오피스들은 2008년 이후 불어 닥친 경기하강으로 눈에 띄게 공실률이 증가하고 폐허화 되었다. Aureli & Tattara(2015)는 이들 오피스를 유연한 실내 계획이 가능한 고층 공유 주거 형태로 바꾸자고 제한하였다. 그는 오피스의 기본적 구조(보와 기둥으로 이루어진 최소의 구조)는 가구 스케일로 구성된 유연한 주거의 성립에 이상적이라고 주장한다. 기존유형(typology)을 넘어선 건축의 재활용 접근으로, “일”을 대표하는 오피스를 휴식, 노동,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사회적 주거로 탈바꿈시켜 새로운 주거의 생산적 상황을 만들자고 주장한다. 이러한 논리에서는 보와 기둥으로 이루어진 일반적 오피스건물이 전형적인 중심코어와 장방형의 오픈플랜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유연하게 수용하는 플랫폼으로 작동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Pope, 2015). 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디자인의 형태적 특이성이 제거된 매우 전형적이고 일상적인 공간의 제공을 목표로 한다<Figure 5>.

Figure 5.
Dogma, proposal for Housing in office blocks, Brussels, Belgium, (2014 / 2015)
Source. Aureli & Tattara (2015)
Aureli & Tattara(2015)의 건축적 제안에서 가장 특기할만한 사항은 오피스 구조의 철근 콘크리트, 철골조의 새로운 가능성이다. 여기서 철근 콘크리트, 철골 구조는 오피스의 기능적 공간에 제한되지 않고 독립된 구조의 역할을 하고 있어 다양한 주거의 수용에 유연한 바탕을 제공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가 제안하는 변형 안은 공동 주거에서 공유와 대중적 산업 소재를 이용한 가구형식의 주거를 기존의 건축 환경 안에 재구성하는 것이다.
4. 도시 공공재(urban commons)로서 공유지의 비극과 한국의 수직 대지
Hardin(1968)의 “공유지의 비극”은 현대 도시 생활에서 공유물에 대한 관리와 경영의 문제를 학계에 적극적으로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공유된 목초지에 소를 방목하는 예시를 통하여 목초지처럼 제한된 자원이 무한적으로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될 때 결국은 공유지의 파멸로 공동체 전체의 파괴를 일으킨다고 경고한다. 그는 이를 “공유물에 대한 자유는 전체의 파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논리는 게임이론(game theory),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러한 그의 논지는 이후 노벨 경제학 상을 수상한 Ostrom (2009)의 이론으로 이어져 지금까지 생각되던 공공재의 지속가능 모델(상부의 중앙 통제적 권력이 자원을 배분하는 모델이나 공공재를 완전히 사유화한 모델)의 대안을 제시하였다. 그가 제안한 공공재의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모델은 주어진 게임의 틀은 바꾸는 “디자인”의 변경이라고정의한다. 여기서 파멸을 미연에 인지하는 원동력은 사회적 공동체를 어떻게 “디자인” 하는가에 크게 좌우되며 이는 공공재에 관계된 사람들 사이의 상생과 협력 그리고 스스로 부과된 조절의 의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경영하는가에 따라 달려있다(Ostrom, 2009). 즉 중앙권력의 일방적인 조절이나 완벽한 사유화가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적 자율조정능력이 비극의 해결 열쇠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21세기 도시환경에서 공동 주거와 같은 공동체를 말할 때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론으로 새롭게 정립되고 있다. 다만 여기서 Hardin과 Ostrom이 정의하는 공유지는 완벽하게 공공의 소유로만 인식되며 언제나 그 쓰임에서 한계가 있는 제한의 자원으로 정의되는 측면이 있다. 이러한 공공 자원에 대한 접근은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관리하고 경영하는가에 집중되어 있어 공유물 그 자체에 대한 새로운 접근은 관찰되지 않는다(Ostrom, 2009). “공유지의 비극”에서 “목초지”는 항상 일정 규격과 일정량의 목초를 생산하는 “상수로 존재하고 있다.
한국의 도시 공간을 다룰 경우, 지난 근대화가 이루어 놓은 고층 주거문화는 이 두 연구자의 이론을 보다 심층적이고 창조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즉, 도시 공간, 그중에서도 아파트와 같은 수직 주거문화는 도심 대지의 개념을 “상수”가 아닌 “변수”로 바꿀 가능성을 보여준다. 아파트와 같은 수직적 공동 주거에서는 주거용 대지가 지상에만 존재하는 한정된 자원이 아니라 수직으로 n층만큼 증식할 수 있는 무한 확장의 공공재적 대지로 존재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실질적인 예로 아파트의 현행 등기부 등본에서 나타나는 개인별 대지 소유는 전체 아파트 단지를 구성하는 대지면적을 각 동과 전체층수 n의 비율(1/n) 일부로 표현하고 있고, 거주자 역시 이를 당연시하는 공동 주거 문화가 있어 수직으로 확장 가능한 “변수”로 대지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5. 메타볼리즘을 중심으로 한 재료의 순환과 재생
60년대 겐조당게, 아라타 이소자키, 키쇼구로카와, 기요노리 기쿠다케, 후미이코 마키와 같은 건축가들은 전후일본 건축 흐름을 메타볼리즘 건축운동으로 통합하면서 목재 문화가 서구의 건축과 근본적으로 다른 세계관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였다(Lin, 2010). 특히 Isozaki(2011)와 Kurokawa(1977)는 윤회사상과 나무 재료의 일본 문화가 석재를 주재료로 하는 서구의 문화 상황과 다른 독특한 건축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구체화하였다<Figure 6>. 이들에 의하면 나무의 문화가 가진 재생과 반복의 개념, 관계의 순환 등이 일본건축 논의의 핵심이 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동양과 서양이라는 문화적 이분법에 근거한 이러한 이론은 일본 불교문화의 영향과 윤회의 논리를 인용하며 시간의 순환과 재생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일본건축의 특이성을 설명하고 있다(Taro, 2018).
이러한 일련의 특수성을 고려하면서도 Kim(2007)과 Lee(2005)는 메타볼리즘 이론의 배경이 되는 거시적 문화 현상이나 텍스트는 일본이란 국가주의에 국한되지 않는 한국과 동아시아 전반의 목조 문화 현상에 기인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부분과 느리게 변하는 부분의 구분(당게), 그룹 형태(마키), 형태보다 관계의 중요성 강조(구로카와), 목재의 조립식 구축 상황(이소자키) 등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재생산, 반복을 거듭하는 전체 동아시아 건축문화 흐름과 다르지 않음을 읽어낼 수 있다. 즉, 시대별 양식에 구해 받지 않고 오랜 세월 끊임없이 반복 지속해 왔던 동일한 방식의 조영법과 건축관은 어떤 특정 국가에 속하지 않는 동아시아 목조 건축문화의 특성이다. 이러한 목재 기반의 건축문화는 현 시점에서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그 핵심적 가치로 생태적 지속가능성과 재생의 환경관을 찾을 수 있다. 지금 콘크리트 위주의 소모적 건축 재료와 재생이 불가능한 광물자원의 일회적 사용이 아니라 생태적으로 순환, 반복적인 목재가 지속가능성을 여는 미래 건축의 중요한 열쇠로 다시 등장하고 있다.
6. John Habraken의 오픈 플랫폼
네덜란드 건축가 Habraken(1972)은 건축가의 역할을 일반인이 디자인하는 주거의 완성을 도와주는 조언자 역할로 제한한다. 그는 이어서 각 주거를 개별로 채움으로써 이미 건축한 지지구조 위에 세워지는 이른바,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 형식을 제안한다. “오픈 플랫폼”이란완성된 주거의 개념 대신 과정을 중요시하는 거주자 결정중심의 건설과 각 참여자들의 역할분담을 말한다. Habraken(1996)은 오늘날 주거가 진정한 의미에서 거주와 소외되어 있으며 이것을 회복하는 중요한 요소는 거주자자신이 집을 짓는 과정에 포함되어야 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여기서 건축가는 지난 근대주의 건축의 영웅적인 모습과 전혀 다른 보조자 역할로 거주민 상호간의 협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플랫폼이 실현되도록 전문가로서 조언하고 기술적으로 돕는 것으로 한정된다. Kendall & Teicher(2010)는 현대인에게 주거는 거주지의 개념을 잃고소비재로서 작동하고 있으며 이것을 회복하는 방식은 형태나 외관보다는 사용과 경험에 근거한 Habraken의 “오픈 플랫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구성된 “오픈 플랫폼”에 개별로 채워지는 주거는 시대와 환경 변화에 맞추어 유연한 세대를 구성하게 된다고 예측한다.
70년대 Habraken이 불러온 오픈 플랫폼의 과정 중심 설계는 공유경제로 대표되는 현시점에서 목재와 결합할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콘크리트구조나 철골구조를 플랫폼 구조로 건설하고 이후 개인이 원하는 주거를 자유롭게 그려보는 오픈 플랫폼 사례는 20세기 초 1919년 뉴욕 고층개발 주거 안이나 르꼬르뷰지에(LeCorbusier)의 알제리 오퍼스(Opus One) 주거 안을 본 받고 있다<Figure 7>. 특히, 90년대 중반 일본에서 만들어진 넥스트 21(NEXT 21) 주거는 이러한 방식을 집대성하였으나 그 외관과 재료의 선택에서 기존의 콘크리트 패러다임을 연장하고 있어 이후 별다른 후속 안을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다. 이러한 협동제안들이 적극적으로 도시 문제에 적용되지 못한 원인은 현재의 도시 문제가 2000년대 이후 생태와 환경을 중심으로 그 성격이 변화하였을 뿐만 아니라 미래 도시사회의 지속성을 좀 더 깊고 광범위한 사고로 결합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Figure 7.
Historical Cases for the Open Platform
Source. Evenson (1969), Koolhaas (1978), Wines & Phillips (1982), Leupen et al. (2005). The Journal of AIA (August, 2018), https://b2ai.com
III. 6가지 범주를 통한 한국형 나무아파트의 가능성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대표되는 한국 도시환경의 변화는 고층 주거형성 및 산업화와 동반한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기도 하였으나 최근의 환경 위기와 공동체적 삶에서 많은 한계점을 드러내게 되었다. 현재의 대규모 주거공급은 세대가 변함에 따라 용적률, 즉 밀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2020년 현재 공급되고 있는 30층 이상의 고층아파트가 그 수명을 다할 다음 세대의 경우 더 높은 용적률을 위한 환경파괴와 한층 더 심각한 자원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현재 콘크리트만을 위주로 한 자원 소모적 건설문화에서 탈피하여 미래세대와 지구환경의 보호를 위한 도시 및 건축의 지속가능성 탐색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주거문화를 위한 “한국형 나무아파트”의 가능성을 도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6가지 분석의 틀, 즉 현실성, 기술성, 경제성, 문화적 일체성, 외부공간 그리고 사회적 구성을 중심으로 “한국형 나무아파트” 제안을 위한 분야별 요소를 분석하였다. 여기서 보이는 개별 항목은 지금까지 건설 주재료인 콘크리트와 철골을 바탕 지지구조로 변환하고 이 골격 위에 전통적인 건축 재료였던 목재의 개별 주거(infill unit)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본연구가 목표로 하는 현 콘크리트 위주 고층 공동 주거 대안을 위한 분석 틀로 다음 장에서 이어지는 “한국형 나무아파트”라는 구체적 제안의 주요한 배경을 제공하고 있다.
<Table 2>의 여섯 가지 분석 틀을 통하여 기존 콘크리트 아파트의 한계를 새로운 나무아파트의 조합으로 변화시킬 시대적 당위성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경제, 기술, 문화, 사회적 조건이 서로 밀접히 연결되고 여기서 파생되는 주거문화 변화의 요구가 증대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목재를 도입한 공동 주거문화 변화의 지점에는 과학 기술에 열려있고, 비용을 줄이며, 한국적 현실을 반영한 유연한 주거의 모습이 핵심적인 과제로 등장한다. 더불어 미래 환경 변화를 대비한 자원고갈, 새로운 외부공간, 건축가의 창조적 역할, 사회적 공동체 사이의 통합을 끌어낼 수 있는 지속가능한 미래 주거로 “한국형 나무아파트”의 모습을 아래 4장에서 조명하려 한다.
Table 2.
Six Categories for the Making of New Korean Wood Apartment
IV. 목조 개별 주거와 철근콘크리트/철골 열린 지지구조를 이용한 한국형 나무아파트 디자인2)
1. 수직 대지로서 열린 지지구조(open structure)
증식 가능한 “변수”의 공간이라는 명제로 전체 대지를 3차원으로 확장하는 열린 지지구조(open structure)는 공동주거의 생활환경과 삶의 질을 높이는 “수직 대지”로 상정해 볼 수 있다. Lloyd & Stoll(2010)이 상정한 “기반시설로서의 건축”처럼 여기에는 녹지, 어린이 놀이터, 공동 휴게시설, 공공녹지 등이 함께 결합하여 수직 교통을 흥미있게 만들되 수직 확장된 대지의 공간적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디자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열린 지지구조(open structure)의 건설은 지금 건설 산업에서 대형건설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나 서울 주택공사 같은 공기업들이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부분으로 본 연구는 판단한다. 철골이나 철근 콘크리트가 중심이 되어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으로서 최적화되어 있는 구조를 상정해 볼 수 있다<Table 2. D3, D7, E1, E4>. 열린 지지구조(open structure)의 건설과정은 현재 아파트 건설과정처럼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어 효과적으로 전기, 데이터망, 상하수도 공급, 오수의 배출, 그리고 수직 교통이 원활하게 조직된 매력적인 기반구조의 창출 과정을 포함하는 것이다. 여기서 만들어진 대지는 기존 개념의 2차원 대지가 아니라 높이를 포함하는 3차원의 확장된 개념을 의미한다. 과거 Habraken(1976; 1999)의 “오픈 플랫폼” 디자인이 유닛 단위로 매우 협소하고 과밀해 기존의 아파트 디자인과 차별을 가져오지 못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Kendall & Teicher, 2010). 1-3가구 이상 수용할 수 있고 2층 이상의 (8 m) 높이가 확보되는 소규모 세대 그룹으로 “수직 대지”가 건설되는 것이 기존과 차별된 다양한 모습을 만들 것으로 판단한다. 대형건설사, 한국주택토지공사, 그리고 서울주택도시공사 등 대기업과 공기업의 주도로 형성된 열린 지지구조(open structure)는 완성된 시점에 “분양” 제도를 적용하여 각 개인이나 소규모 그룹에게 소유권을 분할, 이전시키는 “수직 대지”의 판매 단계로 마무리될 수 있다<Table 2. A4, D3, D7, E1, E4>.
열린 지지구조(open structure)의 재료 측면에서 보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철골 구조와 철근 콘크리트 구조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그 이유는 현재 건설 산업의 생태를 유지하는 측면과 아울러 이들 구조가 이루어 놓은 기술적 효율과 경제성을 현재의 수준으로 대체하기에는 세계 각국의 목조프레임 시도가 상당한 시간과 자본, 기술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예측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의 고층 목조연구나 설계제안 대부분이 목재프레임의 구조적 대안 가능성과 실현에 치중하고 있어 목재가 가져오는 광범위한 차원의 적용을 끌어내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지금의 철근 콘크리트나 철골 구조가 이룩한 괄목할 만한 성취를 목구조로 대치하는 대신, 목재가 개별 주거(infill unit)로 그때그때 수요 발생에 맞춰 결합되는 복합적 구축이 사회적 현실과 경제적 측면에서 더 이상적이다<Table 2. B5, B6, B7>. 즉, 콘크리트구조나 철골 구조가 이미 해결한 “밀도의 구조(수직적 효율과 기술, 경제성)”를 목재가 대체하기보다는 Aureli & Tattara(2015)의 제안처럼 기존의 철골과 철근 콘크리트가 가지는 장점을 오히려 새로운 열린 지지구조를 위한 인공대지의 기반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기존의 철골이나 철근 콘크리트 공법과 구조가 제공한 시공 용이성, 기술적 안정, 경제적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이 될 것이며 디지털 제작으로 대변되는 맞춤형 “한국형 나무아파트”를 구축하는 시작점이 된다<Figure 8>.
2. 디지털 제작 목재 개별 주거(prefabricated wood infill unit)
주거제작의 다양한 기술적 대안 중 하나로 등장한 지능형 제작(machine intelligent manufacturing)은 이미 상용화되어 있는 디지털 공작기계를 접목해 목재 개별 주거(infill unit)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목재는 그 가공성이 다른 여타 건설재료보다 뛰어나고 단열과 내구성이 잘 보장되는 재료로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여 지금의 건설방식과 완전히 다른 제작 과정을 창출할 수 있다. 개별맞춤 제작방식을 지원하는 알고리듬(AAD: algorithm aided design) 및 건물정보 모델링(BIM: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3차원 프로그램(Rabbit, 3D Max, Sketch Up, Rhinoceros)으로 디자인 환경을 만들고 디지털 공작기계에 연결하면 필요한 부재나 개별 시스템을 현장에서 바로 제작할 수 있다. 이렇게 자동화되고 개별화된 목조 부재의 제작은 완벽히 제어된 실내 환경에서 오차를 최소화할 수 있어 정확한 형태와 생산 규모를 조절하는 공정이 가능하다<Table 2. B2, B3, B4, B5, B7>.
목재의 디지털 제작방식은 한국전통 목구조의 조립방식을 계승해 목재 중심의 맞춤형 주거를 위한 한국적 건설문화를 새롭게 할 수 있다. 과거 한국 전통가옥의 목구조가 맞춤과 이음을 이용한 가구식 제작 공정을 가졌듯이 디지털 목재 제작 과정 또한 유연성과 재료의 가공 용이성으로 개별 주거(infill unit)를 조립하는 적합한 공정을 제공한다<Table 2. D2, D5>. 디지털 제작 조립 목조 주거를 살펴보면 사용자 요구의 변화에 따라서 아주 초보적인 3차원 프로그램(Sketch Up, Rhinoceros, 3D Max)으로도 작동하는 맞춤 생산의 공정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목제 합판과 같은 합성재로 기본골격을 만드는 과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여기서 자동 수치 제어 기계(robot arm, computer numeric control machine, laser cutter)와 같은 공작기계가 프로그램이 지정한 데로 다양한 형태의 부재를 맞춤 생산하게 된다. 이때 각 부재가 정확히 조립되도록 설계단계에서 치수 등에 대한 면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콘크리트에 대거 의존하는 현재의 주택건설시장과 획일화된 건축 시공기술의 한계를 개별, 소규모의 생산 상황으로 전환할 수 있는 변화의 중심에는 이처럼 단순 담백한 목재의 조립식 공정과 디지털 네트워크로 전달되는 광범위한 지식 공유가 그 중심에 있다<Table 2. A1, A2, A8, E5, F1, F2>. 최근 지식 공유기반(open source movement)에 근거한 가볍고 쉬운 공정을 주장하는 조립식 목조 주거제작자들은 미래의 공유경제 상황에서 주거기술의 발전을 공개(open source)해 누구에게나 제공할 것을 주장한다(Parvin, 2013). 이는 민주적 방법으로 주거건설의 가격을 혁신적으로 낮춘 다양한 주거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 단계에서 맞춤 디지털 생산 공정은 전체 건물의 시공에서 단지 30~40%만을 차지하는 주거프레임 성립에 주로 관여하고 있어 나머지 공정에 대한 자세하고 개별화된 연구가 필요하다. 더구나 한국과 같은 현실에서 대부분의 건축 재료가 콘크리트인 점을 생각한다면 이를 점진적으로 변환시킬 새로운 목재유통 생태계 설립이 적극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Table 2. A3, A5, C1, D2>. 즉 북미와 같은 주요 목재공급처나 목재 공정 전 과정을 지원하는 체계적인 유통 시스템, 그리고 품질을 보장하는 기준의 정비가 동반돼야 한다.3)
20세기 자원 소모적으로 진행되었던 도시화에 대한 대안과 지역적 모델의 다원적인 경로를 접목한 디지털 제작방식은 현재 획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주택공급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제작방식이 제시한 목재 가공의 개별화와 용이성은 나아가 다른 산업과 연계해서 목재와 관련 기반을 혼합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의 파생모델로 의미 있게 제시될 수 있다<Table 2. A1, A8, B4, C7>. 특히 세계 목재생산 1/3이 대부분 임업화한 산림업(forestry)에서 생산되고 있는 현실에서 산림의 효과적 이용문제가 한국 임업 산업에 제기되고 있다. 여기서 목재를 적극적이고 균형 있게 건설 산업에 도입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중요한 것은 수종의 지역적 다양성과 균형 잡힌 산림경작(silviculture)의 관점으로 과도한 채벌(採伐) 대신 연속성을 가지고 진행될 수 있는 목재 자원의 지속가능성을 수립하는 것이다<Table 2. A3, A5, C4, C6>.
3. 미래 주거로서 한국형 나무아파트의 성립
목재는 균형 있는 산림경작(silviculture)이 이루어진다면 탄소를 함유한 탄소 저감(carbon-negative & carbon-sink) 재료로 세대별 순환적 사용이 가능하다<Table 2. 1,2, 1.9). 한반도의 기후적 특성을 배경으로 만들어지는 미래의 “한국형 나무아파트”는 공간 디자인의 자유로움과 용이성을 3차원 수직으로 분할된 열린 지지구조(open structure)에 실현할 수 있어, 현재 도심 주거의 가장 취약한 문제인 외부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게 된다(Sanchez, 2015). 개별 주거(infill unit)들이 개별 주거 +외부공간+개별 주거구성으로 사이 공간을 만들게 되어 정원은 물론진동과 층간, 벽간 소음차단이 쉬운 조건을 형성한다<Table 2. A7, E1, E2, E3, E7>. O’Donnell(2015)이 명명한 “niche tactic”의 공간으로 사이 공간 형성은 단열 유닛 및 공기조화(HVAC) 유닛을 이곳에 배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기존 벽에 묻혀야만 했던 공기조화(HVAC) 유닛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어 보수와 수선에 유리한 구성을 이룰 수 있다. 이러한 개별 주거(infill unit)구성의 외부공간에 더하여 철골과 철근 콘크리트 열린 지지구조(open structure)를 수직 대지로 간주하게 되면 선호도와 상호조율에 따라 형태가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아래로부터 (bottom-up)의 디자인 과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여기서 개별 주거(infill unit)는 지금까지 기피되던 고층 공동 주거의 외곽부와 최상층 부분 전망 선호도를 높여 오히려이들 주거의 개성적 디자인과 자유로운 실내를 보여줄 수 있다<Table 2. A6, D6, E6, F3>.
개별 주거(infill unit) 건설공정에서도 디지털 기술이 주도하는 맞춤형 생산으로 원자재 소모가 적고 부재의 형태가 다양해지며 기존 습식공법과 비교하면 제작 기간을 과감히 줄일 수 있어 콘크리트 공정에 비해 높은 경제성을 갖출 것으로 판단된다<Table 2. B2, B3, B5, B7, C3, C5>. 현재 2주 내외로 좁혀진 맞춤형 공장제작 상황은 반복적 부재 제작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공정의 정확도가 높아져 부재의 맞춤과 조립이 더욱 유연해지고 있다(Rishabh & Susannah, 2018). 이러한 조립의 유연성은 사용자로 하여금 손쉽게 수시로 전면적 개선을 용이하게 할뿐만 아니라, 목재가 가지는 친밀한 분위기로 심적·육체적 편안함을 증대시킨 실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라돈 방출 등 유해 입자(volatile organic compounds)의 문제점도 목재가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어 생태적 재료와 조립식 건식공정이 보여주는 장점이 되고 있다.
한국기후에서 특히 목재의 사용은 부재의 무게와 벽 두께를 콘크리트보다 ½ 이상 줄일 수 있고 단열과 내구성에서 효과적인 건축의 외피를 구성할 수 있다<Table 2. B1, B8, D4>. 콘크리트는 열전도체로서 결로를 일으키는 열교 현상(heat bridge)을 완벽히 차단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축열로 인한 마감재 박리현상이나 부식을 막기 위해 외부단열 혹은 내부단열로 건물 전체를 빈틈없이 감싸야 하는 콘크리트에 비해 목재의 사용은 외벽 마감의 강도를 높이고 구조 자체가 단열재로 열전도 차단 성능을 높이는 이중의 장점이 있다(Moe, 2012; 2014). 더불어 일체형의 구조가 될 수밖에 없는 습식 콘크리트구조를 대신해서 목재 조립형 구조는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층간소음의 획기적 저감을 가져오는 건축디테일을 제공할 수 있다<Figure 9>. 이는 개별주거(infill unit)를 “수직 대지”로 명명된 3차원 대지에 넣는 방식에서 내진설계(rubber pad)를 철골/철근 콘크리트구조체와 개별 주거(infill unit) 사이에 적용함으로써 층간소음과 진동의 해결을 혁신적으로 도모할 수 있다<Table 2. B4, B6, B9>.
4. 한국형 나무아파트의 사회 경제적 변화
현재까지 한국의 주거공급 대부분은 대형시공사들이 단지형식의 아파트를 대규모로 공급하는 구조로 완제품을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상품 가치가 우선시 되어왔다. 이러한 소비재로써 주거제공은 투기심리뿐만이 아니라 커뮤니티의 형성에서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온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더구나 한국의 공적인 주거환경을 감당해야 하는 서울주택도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국가적 공기업도 주거의 제공에서 공급자 완제품 위주로 공공성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 역사가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문화를 정착시킨 한국의 주거 상황은 이처럼 과거 산업화의 관성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주거공급을 지금의 산업화(industrial) 패러다임에서 후기 산업화(post-industrial)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Table 2. A1, A4, A5, A8, C1, C2, C7>. 본 연구가 제시하는 “한국형 나무아파트”는 사용자와 과정 중심의 건설을 유도하기 위하여 주택건설 초기부터 거주자, 건축가, 건설회사가 같이 참여하는 태생적 공동체 상황을 전제로 한다. 이는 소수의 대형건설사와 설계사 중심으로 구성된 대자본 중심의 주택공급 구조를 다양한 규모의 건축회사와 시공회사가 협동적으로 참여하는 소자본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며, 설계의 다변화와 참여 주체의 확장을 의미한다<Table 2. F1, F2, F6>. 이러한 점에서 서울과 같은 대규모 밀집 환경에서 도시공동체의 새로운 가능성을 3차원 “수직 대지“와 커뮤니티라는 다원적 관계로 연결하고 현재 획일화된 건설모델인, 정책과 전략 위주(top-down)의 개발에서 사용자 중심의 아래로부터(bottom-up)의 지속적이고 생태적 맥락을 포용하는 건설공동체 모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Figure 10>.
현재 대규모 콘크리트 공동 주거모델이 가지고 있는 디자인 방식, 즉 수많은 주거생산이 건설사가 고용한 지극히 제한된 수의 건축회사에 의하여 획일적,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점을 극복하여 “한국형 나무아파트”는 소규모건축가들이 1대1로 “수직 대지” 내 개별 주거(infill unit)를 디자인할 수 있는 아래로부터(bottom-up)의 수요자 중심 주거건설 방식이다. 이것은 기존 건설시장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Bhatia(2020)가 제안하는 다수에 의해 지어지는 건축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재료와 구성의 혁신에 근거해 한 달 이내 조립식으로 만들어지는 목조의 개별 주거(infill unit)는 단위세대의 공사 가격을 현저하게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제성에 더해 다수의 건축가가 함께 참여해 만드는 협업의 디자인은 건설 산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공하고 참여의 범위에 세대별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Table 2. A9, D1, F3, F5, F6>. 즉 지속적인 재생이 이루어지는 목재의 시간성을 사회적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입하고 목재 주거의 재생 주기를 인류의 세대 주기(약 30년에서 40년)와 결합할 수 있는 세대별 변화와 지속가능성을 만들어 낼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세계 건설 산업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세대 구성원의 변화와 주거의 세대별 재창출을 수용하는 순환적 방식, 즉 소멸과 재생의 건설모델로 제시될 수 있다<Figure 11>. 더불어 기존의 철골과 철근 콘크리트 산업을 열린 지지구조(open structure)가 계속 지속할 뿐만 아니라, 여기서 “분양”된 “수직 대지”는 소규모 프로젝트를 열망하는 개별 소유주와 디자인 기회를 얻기 원하는 수많은 젊고 유망한 건축가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여는 새로운 시장 생태계를 만들 것으로 예측된다<Table 2. A1, E5, F2, F4>.
기술력과 정보화가 최우선으로 고려되는 도시 담론 속에서 “한국형 나무아파트”는 획일화된 주거문화를 탈피하여 다양성에 근거한 도심 주거를 그리고 있다. 본 연구에서 보인 모델은 그 최소 기본형으로 지속가능한 건축의 실현과 증식 가능한 “수직 대지”에 바탕을 둔 커뮤니티중심의 대안적 미래 주거를 보여주려 하였다. 이 기본형을 중심으로 문화적, 기술적, 경제적 특성에 맞게 한층 발전한 다원적인 경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환경 위기에 직면한 주거문화 재정립이라는 최근의 명제에 주목하여 3차원 도시 공간구성과 재료의 확장을 보여주는 “한국형 나무아파트”는 생태존중과 지속가능성의 미래 주거모델로 그 출발점을 제공한다<Figure 12>.
V. 결 론
본 연구의 “한국형 나무아파트” 제안은 지난 아파트 문화가 반세기 동안 만들어낸 독특한 “수직 대지”의 개념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건축과 주거의 미래 대안을 제시하려 하였다. 이를 위하여 이론적인 배경으로 오렐리의 도시건축 공유와 유연한 적용, 메타볼리즘을 위시한 동아시아 목조 건축의 재생, 반복, 순환적인 건축사고, 하브라켄의 “오픈 플랫폼”, 그리고 하딘과 오스트롬 “공유지의 비극”으로 대표되는 미래사회의 공간 자원문제를 목재와 콘크리트/철골의 혼합적 방식에 기반을 두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려 하였다. 여기서 목재를 이용한 현재진행형의 디지털 제작 목재 개별 주거(infill unit)와 철골이나 콘크리트 프레임의 열린 지지구조(open structure)를 새로운 방식으로 한국의 아파트 문화에 접목하였다.
이러한 시도는 현대건축과 콘크리트가 내재하고 있는 광물질 중심의 소모적이고 자원고갈의 문화에서 목재의 회복과 재생의 속성에 근거한 순환적이고 지속가능한 주거문화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더욱이 미래 세대에게 거대자본 중심의 획일적 주거 건설문화에서 벗어나, 문화적 다원성에 근거하고 의사결정이 민주적인 개별 주거생산의 사회적 속성에 주목하였다. 단순히 구축에서 드러나는 기술적인 지속가능성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면에서도 최초디자인 단계에서부터 행정기관, 개별 건축가, 개발자 그리고 대지 소유주 등 관련자 모두가 참여하는 상생과 협업의 공유 커뮤니티로서 도시주거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다.
3차원으로 분양된 “수직 대지”와 이웃 간의 협의 과정이 중요시되는 개별 주거 중심의 “한국형 나무아파트” 는 획일화되어 있고 환경보호의 가치를 상실한 현 아파트 주거문화의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건설 산업이 나날이 혁신되는 디지털 기술에 열려있고 다양성과 개성에 근거한 주거문화 혁신을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환경 위기에 대비한 근본적 해결을 가져올 실마리들을 본 연구는 제안해 보려 하였다. 하지만 목재개별 주거(infill unit)의 다양한 제시와 철근 콘크리트 혹은 철골프레임의 결합을 위한 구체적 형식이나 이들에 관한 경제성 연구는 본 연구의 한계로 남는다. 이기서 드러난 부족 사항은 차후의 연구에서 사회적 변화와 함께 더욱 자세히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디자인 측면에서도 디지털 기술을 구체적으로 현실화한 개별 주거 플러그인(plug-in) 방식과 공동 주거 속 화재의 위험성을 대비한 목재의 처리 및 이를 뒷받침하는 조립 공정을 후속연구에서 기대해 본다. 본 연구는 과거 동아시아의 도시담론이 되어온 생태, 스마트, 디지털화, 친환경에 관한 연구를 구체적 차원으로 전환하여, 지금까지 이해되어온 주거의 지속가능성 연구에 “한국형 나무아파트”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대입해 보았다. 이 과정에서 목재의 창조적 적용이 콘크리트를 중심으로 한 현재의 환경을 보완하고 미래세대에 대한 대안적 도시주거로서 잠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