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II. 덴마크 고령자 주거・돌봄 체계
1. 덴마크 고령자 주거정책
2. 고령자를 위한 지원과 돌봄
III. 연구방법
1. 조사방법 및 조사대상
2. 조사내용 및 분석방법
IV. 사례 분석
1. Generationernes Hus 개요
2. GH의 공간 구조
3. 서비스 및 운영 구조
V. 결론 및 시사점
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한국은 2025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였다. 이는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에 해당한다(OECD, 2022).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는 단순한 인구학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요양 수요의 급증, 돌봄 인력 부족, 사회적 비용 증가 등 복지체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평균 수명의 연장과 만성질환 및 기능 저하를 동반한 고령 인구의 증가는 장기간의 일상적 돌봄 수요를 확대시키며, 공급의 한계와 재정 부담의 증가, 삶의 연속성 단절과 같은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는 시설 중심 요양체계가 고령자의 장기적・복합적 돌봄 요구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대규모 요양시설은 관리 효율성과 인력 운영의 집중성 측면에서는 일정한 장점을 지니지만, 고령자의 일상성 유지, 사회적 관계의 지속, 지역사회와의 연결성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제약이 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WHO, 2015: OECD, 2020; Stuart & Weinrich, 2001; KL, 2021). 이에 따라 고령자의 주거와 돌봄을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이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핵심 정책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OECD, 2020; KL, 2021; Thissen & Mach, 2023).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최근 고령자 돌봄 정책과 주거계획 분야에서는 AIP(Aging in Place)와 AIC(Aging in Community) 개념을 중심으로, 가능한 한 기존 생활권 내에서 거주를 지속하면서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유연하게 제공하는 방향으로 정책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한국 역시 2018년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 정책 추진을 선언하며 돌봄 체계를 시설 중심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 전환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주거정책과 돌봄정책의 이원적 분리, 서비스 전달체계의 분절성, 지역 단위에서 작동 가능한 생활 지원 구조의 미비 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Kang et al., 2021). 이는 돌봄을 특정 시설에 ‘수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거 환경과 지역사회 안에 ‘통합’하는 접근이 요구됨을 의미한다.
덴마크는 이러한 전환을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제도적으로 추진해 온 국가로, 고령자 주거정책 전반에서 시설 중심 요양을 최소화하고 지역사회 기반 주거유형과 재가 돌봄 서비스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왔다. 덴마크는 주거와 돌봄을 개별 정책 영역이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지는 통합적 생활 지원 체계로 설계해 왔으며, 주거 유형의 소규모화, 공용・커뮤니티 공간의 강화, 주거와 돌봄 서비스의 공간적 인접성은 덴마크 고령자 주거환경의 중요한 특징으로 평가된다(KL, 2021).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등장한 세대통합 돌봄주거모델은 고령자 주거를 특정 연령 집단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세대가 일상적으로 공존하는 공간 구조 속에서 돌봄을 구현하려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덴마크 오르후스시에 위치한 Generationernes Hus(이하 GH)는 이러한 흐름을 대표하는 사례로, 고령자 주거와 청년 및 가족주택, 보육시설과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이 하나의 건물 안에 결합된 통합돌봄 주거모델이다. 특히 GH는 돌봄이 다양한 세대가 모여있는 일상 생활공간 속에서 어떻게 ‘보이지 않게’ 통합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돌봄이 특정시설이나 프로그램이 국한되지 않고, 공간 구조와 운영 방식, 사회적 관계 속에 내재화되는 과정을 분석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 대상임을 의미한다.
이에 본 연구는 덴마크의 주거와 돌봄 서비스 체계를 분석하고, GH 사례를 기반으로 통합돌봄 주거모델이 공간, 서비스, 운영 체계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하여 본 연구는 다음의 연구 질문을 설정하였다.
첫째, 덴마크의 지역사회 기반 주거-돌봄 통합 체계는 어떠한 제도적・운영적 구조를 통해 구현되고 있는가?
둘째, GH 사례에서 공간 구성과 돌봄서비스 결합 방식은 어떠한 특성을 가지며, 이는 주거-돌봄 통합의 실현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가?
본 연구는 단일 사례를 중심으로 한 질적 분석을 통해 덴마크 주거 기반 통합돌봄 모델의 제도적 특성과 운영 메커니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문헌자료와 현장조사를 결합함으로써 서비스 제공 과정과 운영 맥락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II. 덴마크 고령자 주거・돌봄 체계
1. 덴마크 고령자 주거정책
덴마크의 고령자 주거 정책은 재가 복지를 지향하며, 고령자가 자립적으로 기존 생활을 유지하면서도 필요에 따라 적절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주거와 서비스가 결합된 통합적 지원 체계를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정책은 1979년 고령자정책위원회(Ældrekommissionen)가 제시한 ‘연속성의 유지’, ‘자기결정의 존중’, ‘자기자원의 활용’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이는 고령자를 보호와 돌봄의 대상이 아닌 자율적인 생활 주체로 인식하고, 삶의 질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다(Matsuoka, 2008; Stuart & Weinrich, 2001; Otsuka, 2016).
이러한 인식은 1980년대 후반 이후 본격화된 탈시설화(deinstitutionalisation) 정책을 통해 구체화 되었다. 덴마크는 전통적인 프라이엠(Plejehjem, 요양시설)의 신규 건설을 중단하고, 고령자가 지역사회 내에서 자립적인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주거 모델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였다. 특히, 1996년 「고령자・장애인 주거법」 개정과 1997년 「공공주택법(lov om almene boliger)」 통합을 통해 고령자 주거 유형과 재정 체계를 일원화함으로써, 주거와 돌봄을 개별 정책 영역이 아닌 하나의 통합된 생활지원 체계로 재구성하였다(Gottschalk, 1993). 이러한 제도적 전환은 고령자 주거를 ‘시설’이 아닌 ‘주거’로 재정의하면서도, 필요 시 돌봄 서비스가 결합되는 구조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기반이 되었다.
덴마크 고령자 주거는 크게 엘더보리(Ældrebolig)와 프라이에보리(Plejebolig)로 구분된다. 엘더보리는 자립형 고령자 주택으로 무장애 설계를 기반으로 공급되는 사회주택으로, 입주자는 일반 임차인과 동일한 주거권을 보장받으며 독립적 생활을 전제로 한다. 대부분의 엘더보리는 데이센터(day center)1)에 인접하여 배치되고, 이를 거점으로 24시간 재가돌봄과 방문간호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처럼 엘더보리는 주거와 지역사회 서비스가 공간적으로 결합된 특징을 보인다(Matsuoka, 2008).
반면, 프라이에보리는 24시간 돌봄이 제공되는 주거 유형으로 거주자는 서비스 이용 여부와 별개로 임차인의 지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시설과 구별된다. 개별 주거 유닛은 욕실과 간이 주방을 포함한 독립적 공간으로 구성되며, 특히 욕실은 2인 돌봄을 전제로 7 m2 이상의 면적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약 10명 내외의 소규모 생활단위를 중심으로 공동 거실과 식당, 재활실 등이 결합된 공간구조를 가진다(Matsuoka, 2008).
이와 같이 엘더보리와 프라이에보리는 기능과 서비스 수준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두 유형은 단절된 주거 유형이라기보다 고령자의 기능 상태 변화에 따라 이동 가능한 연속적 주거-돌봄 스펙트럼의 일부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일반주택-엘더보리-프라이에보리로 이어지는 구조는 서비스강도와 지원 수준을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체계를 형성하며(KL, 2021), 고령자가 가능한 기존 생활환경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점에서 덴마크 고령자 주거정책은 단순한 주거 유형의 다양화에 그치지 않고, 주거를 매개로 돌봄 서비스가 유연하게 결합되는 구조적 특징을 가진다. 이는 돌봄이 특정 시설에 고정된 서비스가 아니라, 개인의 욕구와 기능 변화에 따라 주거 환경 속에서 통합적으로 제공되는 체계로 작동하며, Aging in Place를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기반으로 이해할 수 있다(Kvist, 2018).
2. 고령자를 위한 지원과 돌봄
1) LTC 시스템의 기본 구조와 운영 원리
덴마크의 고령자 지원 및 돌봄체계는 「사회서비스법(Serviceloven)」과 「보건법(Sundhedsloven)」을 기반으로 제공되어 왔으며, 2025년 개정된 「고령자법(Ældreloven)」의 시행을 통해 고령자 중심의 통합적 돌봄 체계로 재구조화되고 있다. 사회서비스법에서는 재가돌봄, 재활, 예방적 가정방문, 재활치료 및 유지훈련 등 등 생활지원 중심 서비스를 규정하고, 보건법에서는 방문간호와 보건의료 서비스를 주요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다(Ministry of Social Affairs, Housing and the Elderly, 2023). 그러나 고령자법에서 제시된 ‘통합돌봄(helhedspleje)’은 이러한 제도적 분절을 넘어, 개인의 욕구와 기능 변화에 따라 돌봄과 지원이 하나의 연속적 과정으로 제공되는 체계를 지향한다. 이는 돌봄을 개별 서비스의 집합이 아닌, 고령자의 삶 전반을 포괄하는 권리로 재정의한다는 점에서 덴마크 LTC 체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Ministry of the Elderly, 2025).
덴마크의 장기요양(Long-Term Care, LTC)는 공공 돌봄 시스템으로, 사회보험 방식이 아닌 조세 기반으로 운영되는 서비스로 소득 수준이나 가족 부양 여부와 관계없는 모든 시민의 보편적 권리이다. 이는 LTC를 고령자의 삶의 질과 자립을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권리로 이해하는 복지국가 모델의 특성을 반영한다(Kvist, 2018; Ældreministeriet, 2025).
운영적 측면에서 덴마크 LTC의 핵심 특징은 코뮌(kommune, 지방정부)이 서비스 제공의 중심 주체이다. 전국 98개의 코뮌은 서비스 필요 평가, 제공 결정, 서비스 운영 및 품질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을 지며, 중앙정부는 법・제도와 재정 원칙을 설정하는 역할에 집중하는 분권적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일부 의료 서비스는 5개 광역 권역(regions)이 담당하지만, 실제 서비스 제공은 지역 단위에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구조는 지역 여건과 개인의 욕구에 부합하는 유연한 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LTC를 지역사회 기반의 생활 지원 체계로 조직하는 제도적 기반으로 작동한다(Kvist, 2018; Ministry of Health, 2017; Ældreministeriet, 2025).
서비스 구성은 예방-재활-돌봄으로 이루지는 단계적 구조를 가진다. 특히 덴마크 LTC는 재가돌봄 제공에 앞서 재활을 우선 적용하는 특징을 보이며, 이는 돌봄을 단순한 일상 보조 행위가 아닌 기능 회복과 자립 촉진 과정으로 재정의한다. 이러한 접근은 돌봄 의존의 장기화를 억제하고, 고령자가 기존 주거환경에서 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기제로 작동한다(Kvist, 2018; Danish Health Authority, 2020). 또한, 보조기기 제공과 주택개조, 복지기술 적용 등 환경적 지원이 결합됨으로써 주거 공간은 단순한 거주 장소를 넘어 재활과 돌봄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장소가 된다(KL, 2021).
이처럼 덴마크 LTC 체계는 <Table 1>과 같으며, 예방과 재활을 중심으로 한 연속적 지원 구조를 통해, 주거 기반의 통합돌봄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Table 1.
Structure of the LTC System in Denmark
2) 예방적 가정방문
예방적 가정방문은 덴마크 LTC 체계에서 초기 개입 단계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예방 서비스로, 고령자의 기능 저하와 생활 위험을 사전에 발견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코뮌이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공공 서비스로(서비스법 §79a), 코뮌마다 연령기준, 방문횟수, 우선 대상이 다르게 적용된다. 이는 단순한 상담 방문이 아니라 대상자 선정, 개별화된 상담, 사후 관리까지 포함하는 체계적 개입으로 운영된다(Danish Health Authority, 2020).
특히 예방적 가정방문은 건강 상태 및 낙상 위험을 점검하고, 고령자의 일상생활 수행능력(ADL/IADL)과 주거환경의 안전 점검,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등을 평가하고, 필요시 재활, 보조기기・주거환경 개선, 재가돌봄 등으로 연계하여(Danish Health Authority, 2020) 초기 케어 조정 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덴마크 LTC가 사후 대응이 아닌 예방 중심 체계로 설계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3) 방문평가(visitation)
덴마크 LTC는 공식적인 ‘방문평가(visitation)’를 통해 필요기반 서비스를 제공된다. 모든 서비스는 법률에 근거2)한 개별적 평가와 행정결정을 통해 서비스 수준과 내용이 결정된다(Danish Regions, 2005; Rostgaard & Szebehely, 2012).
방문평가에서는 신체적 기능 수준, 인지 및 정신 상태, ADL/IADL 수행능력, 주거환경의 안전성, 사회적 관계망 및 비공식 돌봄 자원의 존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Rostgaard & Szebehely, 2012), 특히, ‘help-to-self-help’ 원칙이 우선 적용되어 가능한 재활을 통해 자립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설계된다(Rostgaard, 2018).
프라이에보리의 입주 여부도 방문평가 절차를 거치며, 제공되는 재가서비스로는 안전하고 적절한 생활 유지가 어려운 수준의 기능 저하가 인정되는 경우에 입주가 승인된다. 이러한 구조는 고령자의 욕구와 기능은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는 점을 전제로, 서비스 제공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 관리와 조정’ 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Rostgaard, 2018).
4) 재가돌봄
재가돌봄은 고령자의 삶의 질과, 자립적인 생활의 지속으로 가사 지원과 개인돌봄으로 구분되며, 기능 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제공된다(Rostgaard, 2018; Rostgaard & Szebehely, 2012; Healthcare Denmark, n.d.). 가사 지원은 청소와 세탁, 식사 준비, 장보기, 정리 정돈 등 일상 생활 유지에 필요한 활동을 보조하며, 개인 돌봄은 목욕과 개인위생 관리, 옷 갈아입기, 화장실 이용, 이동 지원 등 일상생활 수행 능력의 저하로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 제공된다(Rostgaard & Szebehely, 2012). 특히 서비스 제공과정에서 공공 및 민간 공급자 간 선택권(frit valg)이 보장되며(Healthcare Denmark, n.d.), 이는 이용자의 자율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또한 최근 고령자법에서는 가사 지원과 개인 돌봄이 통합돌봄의 일부로 재구성되면서, 서비스 간 경계를 완화하고 있다.
5) 재가간호(Home nursing) 및 복지기술
재가간호(Home nursing)는 의료적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으로, 간호사 자격을 갖춘 전문 인력이 수행하며, 재가돌봄과 의료서비스를 연결하는 핵심 기능을 담당한다(Rostgaard & Szebehely, 2012). 재가간호 서비스는 투약 관리 및 복약 지원, 상처 처치와 드레싱, 카테터 관리 등 의료적 처치와 만성질환 관리, 건강 상태 모니터링과 같은 지속적인 관찰과 말기 돌봄까지 포함하고 있다. 병원과 지역사회 간 연계를 통해 지속적인 건강 관리가 가능하도록 한다. 특히, 퇴원관리팀(Udskrivningsteam)3)을 중심으로 병원 퇴원 이후 재가돌봄과 재활이 통합적으로 계획되며, 이는 의료와 생활지원 서비스 간 연속성을 확보하는 핵심 기제로 작동한다.
최근에는 원격 모니터링과 디지털 기술이 결합되면서 서비스 제공 방식도 다양화되고 있다. 복지기술은 정보통신기술, 센서, 자동화 장치, 원격 모니터링 등을 포괄하며, 보조기기와 결합되어 재가돌봄과 재가간호를 보완하고 예방・재활 중심의 돌봄 제공 방식을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복지기술은 인력 중심 돌봄의 한계를 보완하고, LTC 체계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정책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Ministry of the Elderly, 2025; Healthcare Denmark, n.d.).
III. 연구방법
1. 조사방법 및 조사대상
본 연구는 덴마크의 주거 기반 통합돌봄 모델의 제도적 구조와 실제 운영 방식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기 위하여, 문헌연구와 현장조사를 결합한 질적 사례연구 방법을 적용하였다. 먼저 문헌연구를 통해 덴마크의 고령자 주거・돌봄과 관련된 법・제도, 국가 및 지방정부 정책 보고서, 선행연구, 통계 자료 등을 검토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통합돌봄 체계의 제도적 전개 과정과 기본 구조,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책임, 서비스 제공 원칙을 정리하고, 현장조사 자료를 해석하기 위한 이론적・제도적 배경을 구축하였다.
조사대상으로는 덴마크 오르후스시(Aarhus)에 위치한 Generationernes Hus(이하 GH)을 선정하였다. GH는 세대통합형 복합 주거단지로, 다양한 주거 유형과 돌봄・복지 기능이 단지 내에 통합된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동일 단지 내에서 엘더보리(Ældreboliger)와 프라이에보리(Plejeboliger)가 공존하며, 주거와 돌봄 서비스가 연계되는 통합돌봄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례 연구 대상으로 적합하기 때문이다.
현장조사는 2025년 7월 25일 GH를 방문하여 수행하였다. 조사는 사전 협의를 통해 방문일정과 인터뷰 대상을 확정한 후, 현장 관찰과 반구조화된 (semi-structured) 인터뷰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인터뷰 대상은 GH 총괄 관리자(Head of GH) 1인과 프라이에보리 담당 매니저 2인(district nursing home manager & chief of staff)으로 구성되었다. 총괄 관리자와는 약 1시간 동안 인터뷰를 실시한 후,단지 내부를 함께 이동하며 공간 구성 체계, 세대통합 운영 전략, 커뮤니티 프로그램 운영 방식 등에 대해 추가 질의를 수행하였다. 이후 프라이에보리 매니저들과 약 50여분의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며, 이 과정에서는 지역 통합돌봄 서비스의 운영 구조, 서비스 전달 체계, 프라이에보리 운영 방식 등을 중심으로 논의하였다. 인터뷰 이후 프라이에보리 1곳(9.3)을 직접 관찰하며 생활단위 구성과 돌봄 제공 환경을 확인하였다.
모든 인터뷰는 사전 동의를 거쳐 녹음하였으며, 이후 전사하여 분석 자료로 활용하였다. 또한 조사대상 사례의 단지 배치도와 평면도, 사진 및 영상 촬영을 통해 공간환경에 대한 자료도 함께 확보하였다.
2. 조사내용 및 분석방법
본 연구의 조사내용은 Generationernes Hus(GH)의 주거 기반 통합돌봄 모델을 분석하기 위하여 물리적 공간 구성과 돌봄서비스의 제공 및 운영 체계로 분석기준을 설정하였다. 이는 GH가 세대통합 주거와 서비스・운영 체계가 결합된 통합 모델이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먼저 물리적 공간 구조는 주거 유형 구성, 건축 배치, 공용 및 전이 공간의 조직 방식, 동선 체계를 중심으로 검토하였다. 다음으로 운영 및 관리 영역은 돌봄서비스, 거버넌스, 커뮤니티 구조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돌봄서비스는 재가돌봄, 방문간호, 재활 및 예방 서비스의 제공 방식과 주거 공간과의 연계 구조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거버넌스는 공공과 비영리 주체 간 역할 분담, 행정 조정 체계, 서비스 통합 관리 구조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커뮤니티는 입주민 참여 프로그램, 세대통합 활동, 주민협의회 운영 방식 등을 중심으로 공동체 형성과 참여 구조를 검토하였다. 각 분석 항목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Table 2>와 같다.
Table 2.
Analytical Framework of the Study
수집된 자료는 인터뷰 녹취록과 현장 관찰 기록을 중심으로 주제별 코딩을 수행한 후, 상기 두 분석 영역에 따라 분류하였다. 이후 각 요소를 개별적으로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 구조와 운영・관리 체계가 상호 연계되어 작동하는 방식에 초점을 두어 통합적으로 해석하였고, 한국의 통합돌봄 을 위한 주거공간 및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실질적인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IV. 사례 분석
1. Generationernes Hus 개요
GH는 오르후스시 4개의 행정 부서4)(보건・돌봄부, 아동・청소년부, 사회・고용부)와 비영리 주택조합(Brabrand Housing Association)의 협력을 통해 개발되었으며, 총 304세대의 주택이 공급되었다. 고령자 주택으로 자립생활이 가능한 엘더보리 100호(43 m2, 63 m2), 돌봄이 가능한 프라이에보리 100호(43 m2), 가족을 위한 주택 40호(60 m2, 80 m2), 청년을 위한 주거 40호(21 m2, 28 m2), 장애인을 위한 주택 24호(36 m2, 42 m2)로 구성되어 있으며, 건물 내에는 150~19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보육시설이 있고, 약 200여명의 직원이 상주하며 돌봄 및 운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Table 3>.
Table 3.
Overview of Generationernes Hus
2. GH의 공간 구조
1) 건축배치와 공간 위계 구조
GH는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 연면적 약 27,400 m2의 복합 건물로 8개의 매스를 분산 배치한 후 공용 공간과 동선으로 연결하는 집합형 건축 구조를 취하고 있다. 외관상 하나의 건물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규모와 깊이를 가진 4~8층 높이의 여러 동이 결합된 도시적 집합체에 가깝다(Rum, n.d.).
건물은 운영 및 관리 체계상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3동(Hus 3), 5동(Hus 5), 7동(Hus 7), 9동(Hus 9)의 네 개 동으로 구분되며, 각 동은 다시 층별 공용공간과 생활 동선을 통해 수평적으로 연결된다<Figure 2>. 청년, 가족, 고령자, 장애인 주거 및 보육시설은 용도나 세대별로 분리하지 않고, 수직・수평 방향으로 혼합 배치되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Jensen, 2018).
외부 공간은 공용 발코니와 연결 브리지를 통해 동 간을 연결하는 순환형 구조로 계획되었으며, 세대 내에서 창밖을 통해 다양한 생활 장면을 인지할 수 있는 유도 장치로 작동하고 있으며, 이러한 구조는 물리적 분절을 완화하면서 시각적・사회적 연속성을 형성한다.
건물의 공간 위계는 공공-준공공-사적 영역으로 단계적으로 구분되어 있다. 지상층(stue)5)은 카페, 보육시설, 다목적 홀 등 외부에 개방되는 공공 공간을 배치하여 건물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사회적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Aarhus Wiki, n.d.). 1-4층은 주거 유닛과 공용 공간이 혼합 배치된 준공공 영역으로 공용 거실과 중간 체류 공간(pit-stop)<Figure 3>, 분산된 계단을 통해 입주자들이 이동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만남과 교류가 발생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공간 구성은 이동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생활 장면과의 접촉을 촉진하는 장치로 작동한다(Sweco, n.d.).
반면 5층 이상은 각 동이 분리되어 외부 접근이 제한되는 사적 영역으로, 개인의 생활 안정성과 프라이버시를 보장한다. 이와 같은 다층적 공간 위계는 사회적 교류를 강제하지 않으면서도 선택적으로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완충 장치로 기능하며(Ibler, 2021), 공공성과 사적 영역 사이의 균형을 확보하는 특징을 가진다. 이처럼 GH는 세대별 공간의 기능적 분리보다는 일상적 접촉을 전제로 한 공간 구조를 통한 사회적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2) 주거유형 구성과 생활단위 조직
GH의 고령자 주택은 돌봄 필요도에 따라 엘더보리와 프라이에 보리로 구분되지만, 동시에 다양한 세대의 공존이 가능하도록 개인성과 공동성의 균형 방식에 따라 이웃형 생활(neighborhood living)과 공동체형 생활(community living)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이중적 유형체계은 생활 방식과 사회적 관계 형성에 기반한 주거 조직 원리를 반영한다. 이웃형 생활은 전용공간 약 80%, 공용공간 약 20%로 구성되며, 독립된 개별 주거를 중심으로 공용 공간과 느슨하게 연결되는 구조이다. 반면, 공동체형 생활은 전용공간 약 60%, 세대 내 공유공간 20%, 공용공간 20%로 구성되며, 공용 주방과 거실, 테라스를 공유하는 코하우징에 가까운 형태이다. 이는 거주자의 생활 방식과 사회적 관계에 대한 선호 수준에 따라 주거 유형을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Figure 4>.
공동체형6) 주거는 5~7호의 독립된 주거 단위가 하나의 생활 단위를 구성하며, 공용 주방과 거실을 중심으로 일상적인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도록 계획되었다. 반면, 이웃형 주거는 2~4호의 독립 세대가 복도를 중심으로 배치하여 안정적인 이웃 관계를 형성하는 동시에 과도한 밀집을 방지하도록 구성되었다.
3) 엘더보리와 프라이에보리
엘더보리와 프라이에보리는 돌봄 필요도에 따라 상이한 공간 구성을 가진다. 엘더보리는 자립적 생활을 전제로 한 무장애 설계로, 현관, 침실, 욕실, 주방 겸 거실로 구성된 독립형 평면을 갖는다. 주방은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가변형 설비를 적용하였으며, 방문 돌봄을 고려한 최소 작업 공간이 확보되어 있다. 공동체형 엘더보리는 43 m2로 제공되며, 생활단위 내 공용 주방을 공유하는 것을 전제로 세대 내 간이 주방으로 계획되어 있다. 반면 이웃형 엘더보리는 43 m2<Figure 6a> 와 64 m2가 제공되며, 64 m2는 2인 거주가 가능하다.
프라이에보리는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며, 약 14~15인이 하나의 생활단위7)를 이루는 공동체형 유닛으로 계획되어 공동체 생활을 유도한다. 각 생활단위는 공용 거실과 식당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이 공간에서 일상생활 지원과 돌봄서비스가 제공된다. 또한 전체 공간은 일반 가정과 유사한 생활 환경으로 조성되어 시설이 아닌 주거성을 지향하고 있다. 개별 세대<Figure 6b>는 복도를 중심으로 양측에 배치되어 있으며, 욕실과 간이주방을 포함한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구조를 갖는다. 특히, 침실과 욕실 간 천장 리프트(ceiling hoist)가 설치되어 있고, 약 7 m2 이상의 욕실 면적 확보 등 돌봄 인력의 작업 효율성과 안전성을 고려하여 설계되었다<Figure 7>.
이와 같이 동일 면적의 개별 세대 내에서도 엘더보리와 프라이에보리는 돌봄 개입 여부에 따라 공간 조직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Andersson(2025)가 지적한 돌봄 대응형 주거(care-adaptable housing)의 관점8)에서 볼 때, GH의 엘더보리는 작업 여유 공간 확보 등 돌봄 개입을 고려한 설계 특성을 부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GH는 고령자의 자립에서 부분 돌봄, 집중 돌봄으로 이어지는 연속적 주거를 단지내에서 구현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간 구조는 이후 서비스 제공과 운영 체계가 작동하는 물리적 기반을 형성한다. 나아가 통합돌봄이 일상적 생활 공간 내에서 실현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한다.
3. 서비스 및 운영 구조
1) 돌봄서비스 전달 구조
GH의 입주는 오루후스시의 개별적 필요 평가(needs assessment)를 기반으로 결정되며, 개인의 자립 수준과 돌봄 필요도에 따라 적합한 주거 유형이 배정된다. 배정된 주거에 따라 돌봄서비스의 내용과 제공방식이 달라진다. 프라이보리는 24시간 상주형 돌봄이 제공되고, 엘더보리 및 일반 주거는 필요한 재가돌봄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GH의 경우 엘더보리에 거주하다 돌봄이 필요할 경우 프라이에보리로 이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동일 단지 내에서 자립-부분 지원-집중 돌봄으로 이어지는 연속적 주거-돌봄 체계를 형성된다.
GH의 프라이에보리는 24시간 돌봄이 생활단위 중심으로 제공된다. 각 생활단위마다 전담 돌봄팀이 배치되며, 입주자의 건강 상태와 기능 수준에 따라 돌봄서비스를 조정한다. 이 과정에서 돌봄은 단순히 신체 지원을 넘어 식사, 일상생활, 건강 관리, 사회적 상호작용까지 포함하는 통합적 형태로 제공된다.
엘더보리와 일반 주거는 자립적인 독립생활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필요 시 재가돌봄과 방문간호가 개별 주택 중심으로 제공된다. 재가돌봄 서비스는 필요 평가에 근거한 개별 돌봄계획에 따라 제공되며, 지역 재가돌봄팀이 방문 돌봄과 간호 서비스를 담당한다. 오르후스시에는 총 32개의 재가돌봄팀이 운영되고 있으며, 간호사, 사회・보건 인력, 작업치료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등 다학제 인력이 팀 단위로 구성되어 있다.
GH는 단지 내 건강클리닉과 재가돌봄 조직(Hus 9)이 연계된 구조를 통해, 거주자가 별도의 외부 이동 없이 의료 및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 구조는 예방 및 재활 기능을 포함하는 통합적 돌봄 체계로 확장되어 운영되고 있다. 특히 건물 1층에 위치한 건강클리닉은 사전 예약을 통해 기본적인 진료 및 건강관리를 제공하며, 단지 내 훈련실(Motorikken)은 오르후스시의 재활서비스와 연계되어 물리치료사가 방문하여 재활치료 및 기능 회복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와 같은 공간 구성은 의료・돌봄・재활 서비스가 생활공간과 결합된 형태로 제공될 수 있으며, 고령자가 기존 주거환경 내에서 지속적으로 건강관리와 기능 유지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한다.
2025년 7월 부터 개정된 「고령자법(Ældreloven)」 시행으로 오르후스시는 재가돌봄, 방문간호, 건강클리닉, 커뮤니티 기반 지원을 통합한 5단계 전인적 돌봄 체계를 도입하였다<Table 4>. 이 체계는 경증의 생활지원 단계부터 중증의 집중 돌봄 및 프라이에보리 입주까지를 연속적으로 포괄하며, 기능 수준과 생활 여건 평가를 기반으로 돌봄-건강-예방-사회참여 지원을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GH에서는 이러한 체계가 단지 내에서 구현됨으로써, 돌봄을 별도의 시설 영역에 분리하기보다 생활공간 안에 내장하는 형태로 작동한다.
Table 4.
The Holistic Care is Divided into 5 Different Target Groups in Aarhus
비용 구조 역시 이러한 돌봄서비스 전달 체계와 연결된다. 주거비는 임대계약에 따라 부과되며, 엘더보리와 프라이에보리 모두 주택 보조금과 보증금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돌봄 및 간호 서비스는 공공 재정으로 무상으로 제공되며, 일부 생활지원 서비스에 한해서 이용 수준에 따라 본인 부담이 적용된다. 프라이에보리의 식사 비용은 돌봄 서비스와 분리된 별도 항목으로 산정된다. 이러한 비용구조는 주거를 기본 생활 기반으로 유지하면서, 돌봄서비스를 기능 상태와 필요 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결합하는 통합돌봄 재정 체계를 보여준다<Table 5>.
Table 5.
Cost Structure of Senior Housing and Nursing Home (GH)
| Category | Senior Housing | Nursing home |
| Rent | 7,400~9,800 DDK | 8,800 DDK |
| Utilities | Separate (approx. 800 DKK) | |
| Care services | Publicly funded (no direct user fee) | |
| Meals | Optional (63 DKK per meal, dessert 22 DKK) |
4,453 DKK/month* (full board) |
| Additional living costs | Laundry service 220 DKK/month | Additional charges may apply |
종합하면 GH의 돌봄서비스 구조는 재가돌봄, 상주형 돌봄, 건강서비스, 재활, 예방, 사회참여 기능이 주거 공간 안에서 연속적으로 결합된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돌봄을 특정 시설에 집중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거 내에서 지속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로 재구성한 모델이라 할 수있다. 이러한 구조는 고령자의 생활 지속성과 돌봄의 연속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핵심 메커니즘이라 할 수 있다.
2) 운영 및 거버넌스 구조
GH는 단일 운영 주체에 의해 관리되는 시설이 아니라, 오르후스시의 여러 행정 부서와 비영리 주택조합이 협력하는 다부문 기반의 통합 거버넌스 구조를 가진다. 보건・돌봄, 아동・청소년, 사회・고용 부문과 비영리 주택조합(Brabrand Housing Association)이 개발에 공동 참여하였으며, 건물 지분 역시 보건・돌봄 부문 70%, 사회복지 부문 8%, 아동・청소년 부문 5%, 비영리 주택조합 17%로 분담되어 있다. 이는 GH가 단순히 주택만을 공급하는 모델이 아니라 주거・돌봄・복지・교육 기능이 결합된 공공 주도형 통합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다부문 협력 구조에도 불구하고, GH의 전체 운영 조정과 통합 관리는 오르후스시 보건・돌봄부가 담당하고 있다. 오르후스시 보건・돌봄부는 GH 운영의 핵심 주체로서, 예방 및 건강증진, 재활, 재가돌봄, 주거 배정 및 운영 감독, 건강클리닉 운영 등을 통합적으로 담당한다. 이에 따라 엘더보리와 프라이에보리의 배정과 서비스 제공은 방문평가 기반의 통합 계획 아래 조정되며, 돌봄 개입이 일상적 서비스 흐름 속에서 이루어지는 구조를 형성한다.
운영 조직은 오르후스시 노인・돌봄 행정체계 하에서 GH 단지 운영 책임자를 중심으로 프라이에보리(Hus 3, Hus 9), 장애인 주거, 유치원, 건강클리닉, 재가돌봄 조직이 병렬적으로 연계된 다중 운영 구조를 가진다<Figure 8>. 특히 프라이에보리는 Hus 3과 Hus 9로 분리 운영되며, 각 동에는 시설장과 부시설장 체계가 배치되어 있다. 단지 내 건강클리닉과 엘더보리의 재가돌봄은 Hus 9가 담당하여, 프라이에보리와 연계된 통합 서비스 전달 체계를 형성한다. 이는 주거, 돌봄, 건강 서비스가 조직적으로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운영 구조 내에서 결합되어 제공됨을 보여준다. 프라이에보리의 각 생활단위는 전담 돌봄팀이 배치되며, 정기적인 트리아지(triage) 회의를 통해 입주자의 건강 상태 변화와 돌봄 필요도를 점검한다. 돌봄 기록과 서비스 관리는 전산 돌봄관리 시스템(CURA)을 통해 통합 관리되며, 이를 통해 주거, 돌봄, 건강 서비스 간 정보 공유와 조정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공간과 서비스가 물리적으로 결합된 상태를 실제 서비스 체계로 전환하는 핵심 실행 메커니즘으로 기능한다.
그러나 GH는 돌봄서비스 제공하는 과정에서 구조적 한계9)가 드러났다. 이는 물리적 환경과 서비스 운영, 관리 체계 간의 정합성 부족에서 나타난 복합적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선 공간구조적 측면에서는 층별로 분절된 프라이에보리의 동선 체계와 장거리 이동 경로, 직원 지원 공간의 부족, 그리고 개방성을 강조한 건축 설계가 치매 고령자에게 적합하지 않은 환경을 초래하는 등 돌봄 수행에 필요한 물리적 조건의 한계가 나타난다. 운영적 측면에서는 이와 같은 공간 구조로 직원의 이동 동선이 증가하고, 업무 효율성이 저하되며 즉각적인 돌봄 대응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생활단위 내 지원 공간의 부족은 직원 간 정보 공유와 협업을 저해하여 내부 의사소통의 비효율성을 심화시켜, 서비스 제공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었다. 조직・거버넌스 측면에서는 분산된 관리 체계와 불명확한 책임 구조, 반복적인 인력 교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운영의 일관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다양한 기능과 주체가 결합된 복합 시설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합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관리 체계가 충분히 구축되지 못한 상태에서 프라이에보리를 오픈하여 공간과 서비스, 조직 간의 연계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문제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Hus 3, Hus 9의 운영 구조를 통합하고, 층별 책임을 강화하는 리더쉽 체계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Aarhus Municipality, 2025).
종합하면, GH의 한계는 개별 요소의 문제가 아니라 공간구조, 운영 방식, 조직 체계 간의 정합성 부족에서 기인한 구조적 문제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향후 주거 기반 통합돌봄 모델을 설계함에 있어 물리적 환경과 서비스 전달 체계, 거버넌스 구조 간의 통합적 설계가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또한 통합돌봄이 단순한 서비스의 결합이 아니라, 거버넌스와 운영 조정 체계를 통해 구현되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결국 돌봄서비스의 효과적 제공은 개별 서비스의 질을 넘어, 이를 가능하게 하는 공간 구조와 운영 방식, 조직 체계 간의 통합적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3) 커뮤니티
GH의 커뮤니티는 단순한 친목 활동을 넘어, 사회적 관계 형성과 비공식적 상호돌봄, 활동 기반 참여가 결합된 생활 공동체 모델로 작동하고 있다. 특히 세대통합형 구조는 고령자에게 일상적 자극과 사회적 접촉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고립 완화와 정서적 안정 유지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GH의 커뮤니티는 공간 구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단지 내 다양한 공용 공간은 입주자의 활동성과 참여를 촉진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으며, 이 공간에서 운동, 재활, 취미, 여가, 교육 활동이 이루어진다. 이는 돌봄을 단순한 서비스 제공을 넘어 참여 기반 활동으로 확장시키며, 커뮤니티 활동이 돌봄 이전 단계에서 비공식 돌봄 제공자와 함께 예방적 기능을 수행하게 한다. 이에 따라 고령자는 수동적 수혜자가 아닌 능동적 참여자로 상호돌봄의 주체가 된다.
프로그램 운영 방식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나고 있다. GH에는 음악・운동 활동, 독서 모임, 수공예 모임, 공동 식사, 세대통합 합창단 등 <Table 6>과 같이 다양한 정기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모든 활동은 자율적 참여를 원칙으로 한다. 이는 공동체 참여를 강요하지 않고 개인의 생활 방식과 선택을 존중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이다.
Table 6.
Community Programs at Generations House
Souce: Generations House. (2025). GH newsletter AG2 January. https://generationerneshus.aarhus.dk/
특히 세대 통합 프로그램은 GH 커뮤니티의 핵심 요소이다. 단지 내 보육시설 아동과 프라이에보리 거주자가 함께 참여하는 교류 프로그램10)은 외부 비영리 조직의 지원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세대간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고령자의 사회적 역할을 재구성한다. 이러한 활동은 공식적인 돌봄 개입 이전 단계에서의 ‘커뮤니티 기반 예방적 돌봄’의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GH에서는 입주민 주도의 자발적 커뮤니티 모임이 활성화 되어 있다. 커피 모임, 수공예 모임, 영화 감상 모임, 공동 시청 행사 등은 입주민이 직접 기획과 운영에 참여하는 구조로 외부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아니라 내부에서 형성되는 사회적 관계망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참여 구조는 GH가 하나의 마을과 같은 ‘생활 공동체’로 작동하게 한다.
한편, 이러한 커뮤니티 구조는 긍정적 효과와 함께 운영상의 한계도 내포하고 있다. 세대 혼합 구조로 인한 생활 방식과 가치관 차이는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한 공유 공간 및 프로그램의 이용 역시 청년가족 세대의 시간 제약과 고령자의 신체적 부담 등으로 인해 제한적인 사용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공동 식사와 같은 보완적인 프로그램 운영과 주민협의회를 통해 세대 간 의견을 조정하고 있다.
GH의 커뮤니티 운영에서 중요한 제도적 장치는 주민협의회이다. 2개월 주기로 운영되는 주민협의회11)에는 GH 운영 책임자와 각 주거 유형 대표가 참여하여 공간 사용, 운영 방식, 입주민 요구 등을 조정한다. 이는 커뮤니티가 자율성에 기반하면서도, 제도적 관리 체계를 통해 유지되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종합하면, GH의 커뮤니티 구조는 공간 기반 활동, 자율적 참여, 세대통합 프로그램, 주민 주도 조직, 제도적 조정 메커니즘이 결합된 다층적 구조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GH가 이상적인 단일 공동체라기보다 다양한 생활 방식과 이해관계가 공존하는 다세대 주거 모델임을 의미하며, 이러한 차이를 조정하는 과정 자체가 통합돌봄의 중요한 구성 요소라 할 수 있다. 나아가 통합돌봄은 공식적인 서비스 제공에 국한되지 않고, 일상적 사회적 관계와 참여를 통해 실현되는 다층적 체계로 확장됨을 보여준다.
V.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이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적 주거-돌봄 체계를 재구성하는 데 필요한 비교 기준을 마련하고자, 덴마크의 주거-돌봄 통합 체계와 그 운영 메커니즘을 분석하였다. 특히 세대통합형 복합주거 사례인 GH를 중심으로 공간 구성, 돌봄서비스 연계 방식, 거버넌스 체계, 커뮤니티 메커니즘을 검토하였다.
분석 결과, GH 사례는 주거 기반 통합돌봄이 개별 서비스의 단순한 병렬적 결합이 아니라, 공간구조, 서비스 전달체계, 거버넌스 간의 정합성에 기반하여 구현되는 구조임을 보여주고 있다. 덴마크의 지역사회 기반 돌봄은 단일 주거 유형이 아니라 고령자의 기능 수준과 돌봄 요구 변화에 대응하는 연속적 주거-돌봄 스펙트럼으로 설계・운영되고 있으며, GH는 이러한 체계 전환을 공간적으로 구현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 GH는 예방, 재활, 사회참여 기능을 주거 공간에 통합한 복합지원형 플랫폼으로, 동일 연령 집단 내 이동을 전제로 하는 기존 CCRC 모델과 달리 다세대 혼합 환경 속에서 돌봄의 연속성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또한 GH 사례는 통합돌봄이 물리적 공간과 서비스 체계의 결합을 넘어, 일상적 사회관계와 커뮤니티 참여를 통해 고령자의 돌봄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공용공간과 전이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요소를 넘어 사회적 상호작용과 비공식적 돌봄을 촉진하는 매개로 작동하며, 커뮤니티 활동은 공식 돌봄 이전 단계에서 예방적 기능을 수행하는 구조로 나타난다. 특히 세대통합은 물리적 공간 공유만으로 자동적으로 형성되지 않으며, 프로그램 운영과 조정 메커니즘을 통해 유지되는 사회적 구성 과정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통합돌봄이 ‘서비스 제공 체계’에 국한되지 않고, ‘관계-공간-운영이 결합된 생활 기반 체계’로 이해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GH 사례는 이러한 통합적 구조가 물리적 환경, 운영 방식, 조직 체계 간의 정합성에 의해 좌우됨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공간구조의 제약, 운영적 비효율성, 조직・거버넌스의 불안정성은 통합돌봄의 실행 과정에서 구조적 한계로 나타났으며, 이는 통합돌봄이 단순한 설계 개념이 아니라 실제 운영 체계와 조직 구조를 포함한 복합적 시스템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GH 사례는 한국의 주거-돌봄 정책에 대해 몇 가지 방향성을 시사하고 있다. 첫째, 한국은 고령자복지주택, 공공임대주택, 요양시설, 케어안심주택 등 제도별로 분절되어 운영되고 있는 반면, GH는 고령자의 상태 변화에 따라 동일 생활권 내에서 이동과 전환이 가능한 연속적 주거-돌봄 체계를 구현하고 있다. 이는 한국에서도 개별적인 사업 중심 접근을 넘어, 생활권 단위에서 주거와 돌봄이 연계되는 구조로 설계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즉, 주거와 돌봄서비스가 제도적으로 분리하되, 주거를 기반으로 개별화된 서비스가 결합되는 구조로 전환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한국은 장기요양보험과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이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반면, GH는 지자체 중심의 통합 평가와 조정을 통해 주거, 돌봄, 건강 서비스가 하나의 체계로 연계되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한국에서도 지자체 중심의 통합적 조정 기능을 담당하는 조직과 단일 창구 기반 서비스 전달체계가 통합돌봄의 효과적 구현을 위한 중요한 조건임을 시사한다. 셋째, 한국의 커뮤니티케어 정책이 주로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GH는 커뮤니티 기반의 사회적 관계와 참여 구조를 통해 돌봄 이전 단계에서 예방적 기능이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주택공급과 함께 운영 및 참여 구조를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접근이 매우 중요함을 시사하며, 돌봄이 단순한 서비스 제공을 넘어, 커뮤니티 참여를 기반으로 한 비공식적 상호돌봄 구조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시사점은 덴마크의 제도적・재정적 기반과 지방 분권 구조에 기반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제도와 재정적 조건을 고려한 단계적 적용 가능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GH 사례를 중심으로 통합돌봄의 공간적・운영적 구현 방식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특히 통합돌봄을 실제 사례를 통해 공간, 서비스, 거버넌스, 커뮤니티가 결합된 다층적 체계로 해석하고 검토함으로써 개념적 확장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단일 사례에 기반한 연구라는 한계가를 가지며, 향후에는 다양한 지역과 주거 유형을 포함한 비교 연구를 통해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제도 변화에 따른 서비스 구조와 운영방식의 변화, 그리고 그 영향에 대한 종합적 분석도 요구된다. 더불어 국내사례를 기반으로 주거 정책, 장기요양보험,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 간 연계 구조를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후속 연구가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