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우리나라는 지난 20세기 후반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며 세계에서 유례없는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그 경제개발 추진과정에서 불가피했던 민주화와 세계화는 정치·경제적 변화뿐만 아니라 사회·인구학적 변화를 유도하였고 그에 따라 주택시스템은 역동성이 증강된 주택공급과 소비 패턴으로 변모하였다. 가부장 중심의 대가족형 농업기반 정착생활은 핵가족 단위의 산업기반 도시생활로 변화되면서 우리나라 주택정책은 3-4인 핵가족 중심의 자가마련 촉진에 역점을 두었으며 제한된 가용택지와 높은 주택수요를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해 고밀도 주택개발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도시주거는 아파트 중심의 대형화, 초고층화, 복합화된 주택단지로 크게 변모하였을 뿐만 아니라 주거문화의 혁신을 가져왔다.
실제 자가마련 중심의 주택정책은 경제개발이 추진된 1960년대 개발국가(developmental state) 단계에서 부터 오늘날 복지국가(welfare state) 단계로 이르기까지 꾸준히 지속되어 오고 있다. 자가마련은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에게서 매우 중요한데 자가취득을 통해 주거불안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가족의 자산형성과 증식의 토대가 되며 노년기에 일정 수준의 주거 생활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 준다(Doling et. al., 2005; Kemeny, 2005; Malpass, 2003). 또한 자가마련은 대체 수입원으로서 생활자금 또는 연금 기능을 할 수 있고 사후에는 자녀에게 상속하여 세대 간 자산이전까지 가능하게 한다(Agus et. al., 2002; Doling & Omar, 2000; Groves et. al., 2007). 이러한 자가마련의 사회경제적 의미와 장점들은 대부분의 복지국가들에서 자가소유 촉진이라는 주택시책을 오랫동안 유지시킨 근간이 되어 왔다.
실제 대부분의 복지국가는 국가성장과정에서 소득향상으로 새로운 중간계층이 증가하고, 소득향상에 따른 구매력은 자가마련의 수요로 이어졌으며 폭발적인 주택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대량의 주택공급을 주도하였다. 이러한 신 주거 수요층은 자가소유를 통해 중산층으로 약진하였고, 국가차원에서 중산층 양성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Mullins & Murie, 2006; Ronald, 2008; Whitehead, 2006). 이들 중산층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경제의 주요 소비주체로서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하며,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사회적 갈등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담당하여 결과적으로 국가발전의 원동력인 인적자본 집적과 국부축적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Banerjee & Duflo, 2007; Doepke & Zilibotti, 2007). 따라서, 자가마련으로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국가 정책적 전략은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며, 이로서 안정적인 국가경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한편 생활수준의 향상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기대수명의 향상은 인구의 고령화와 저출산을 낳았고, 이로 인해 기존 전통적인 가족구조의 붕괴, 가족해체와 분절 현상이 발생하였다. 만혼, 이혼, 별거, 사별, 비혼 등으로 가구의 소핵화와 분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결혼을 기반으로 하는 종래의 가족구성형태가 사회적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구조적 변화와 문화적 특성으로 인해 주택정책은 여전히 가족 중심의 자가마련 촉진에 있으며 그 자가마련 과정에서 가족 중 여성의 역할은 중요해졌고 자산관리사로서의 기능이 강조되었다.
현대사회에 들어 여성의 드높아진 사회적 지위와 역할은 우리나라 사회구조의 급속한 변화 중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다. 교육수준과 사회활동 참여가 높아지면서 여성은 고용시장과 소비시장에서 핵심 주체로 등장하게 되었고 여성에 대한 변화된 사회적 인식과 높아진 경제적 능력은 주택시장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등장하였다. 여성의 학력신장과 경제적 능력 확대 등으로 여성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시장에서 주요 소비주체임에도 불구하고, 가사와 자녀 양육이라는 전통적인 여성 고유 영역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체 주거안정을 위한 일련의 노력들을 요구받으면서 여성의 역할부담을 더욱 더 가중시키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 결혼을 기반으로 하는 가족 중심의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여전히 높은 점을 고려할 때 기혼여성의 자가마련은 가족을 위한 주거복지 근간과 중산층 진입으로 직결되며 사회적 안정과 복지국가의 기틀 마련에 초석이 된다. 그러나 중산층 기혼여성의 자가마련 과정에 대한 이해는 제한적이며, 이들이 역동적인 주택시스템에서 어떻게 자가마련이라는 주거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대응해 왔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검토가 부족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중산층 기혼여성의 자가마련을 생애사적 접근법으로 살펴보고 생애 최초 자가 획득에 이르기까지의 주거경로를 탐색하며, 시대적 상황에 따른 세대별 자가취득 과정의 차이점을 조사하고자 한다.
2. 연구방법 및 범위
본 연구에서는 중산층 기혼여성들의 자가를 마련하기 위한 과정과 경험을 주거경로라는 시간적 연장선에서 파악하기 위해 생애사적 접근에 의한 심층 면접조사를 실시하였다<Table 1>. 일반적으로 기혼여성은 가족 생애이력에 깊이 관여하게 되고 가정에서 기여도가 매우 높은 위치에 있으므로 자가마련에서도 가족구성원들 그 어느 누구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그와 관련한 기억들을 잘하는 편이다. 자가마련은 가족사에서 뜻깊은 사건으로 그 조사내용 특성 상 개인 및 가족에 대한 신상과 주거마련 경험담을 다루기 때문에 조사대상자의 모집은 비확률표집법인 유의표집(purposive sampling)을 활용하였다.
Table 1.
Research Flowchart
조사내용은 여성학 및 질적 연구 경험이 있는 전문가 패널(3인)에게 사전에 검토를 받았고 이를 토대로 중년층과 장년층 기혼여성 각각 1명씩 예비조사를 실시하였다. 예비조사 결과를 근거로 본조사의 면접조사 항목을 최종 확정하였다<Table 2>. 구체적인 조사내용은 조사대상 여성의 일반적 특성(예, 개인적 특성, 가족 특성, 주택특성 등)과 첫 자가를 마련하기 위한 일련의 주거생애사와 관련 내용(예, 자가마련 당시 가족구성, 결혼 후 자가마련까지의 주거경험, 자가마련 소요기간 및 자금원, 자가마련을 위한 입지 선택요소, 생애 최초 자가의 물리적 특성 등)을 포함하였다.
Table 2.
Summary of Interview Survey
2012년 10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기혼여성 총 21명 전원의 자발적인 참여로 심층면접조사를 실시하였다. 면접조사 전 연구자가 연구의 의도를 충분히 설명하였으며 조사대상 기혼여성에게 연구취지와 관련하여 궁금한 점을 질의할 수 있도록 하였다. 1.5-4.5시간의 개별 조사를 거쳐 조사대상 기혼여성의 동의 하에 면접내용을 녹음하였고 녹음내용을 전사하여 전문가 패널의 검토를 받아 첫 자가마련을 위한 생애사적 주거 경로를 질적연구 분석프로그램인 Nvivo 10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3. 용어정의
본 연구에서 생애사(life history)는 사회적 맥락에서 한 개인의 삶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접근으로, 특정 시간에 일어나는 사건이 아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삶의 과정을 과거사를 회상하며 구두로 기술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따라서, 생애 구술사는 사회구조 속에서 직접 경험하는 내부자의 시각으로서 개인의 주관적인 경험과 평가를 유도하게 한다.
그리고 주거경로(housing pathway)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개인 및 가족이 경험하는 일련의 주거경험과 행위을 총체적으로 기술된 과정을 일컫는다. 주거경로는 사회구조와의 관계, 가족의 특성과 주거가치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역동성이 내재된다.
II. 문헌고찰
1. 이론적 고찰
1) 도시화와 주거변화
오늘날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사회변화는 경제개발 과정에서 수반된 도시화와 깊은 관련을 맺는다.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된 이래로 빠르게 진행되어 온 도시화는 2010년 기준 도시화율이 91.1%로 전국 인구의 10명 중 9명 이상이 도시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KMLTMA, 2012b). 도시화는 취업, 교육, 주거, 교통, 서비스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며, 개인 및 가족 그리고 기업에게 시장, 노동, 자본, 기반시설 등의 용이한 접근성과 선택의 다양성을 누릴 수 있게 해 준다. 이러한 속성 때문에 도시는 풍부한 노동인구를 유인하게 하는 흡입요인이 되며, 가족구성에서도 전통적인 대가족보다는 핵가족과 가구 분화를 촉진시키게 된다. <Table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3세대 가구(1970년 23.1%, 1990년 13.9%, 2010년 8.3%) 가 급감하는 동시에 2세대 가구(1970년 70%, 1990년 74.1%, 2010년 68.4%)와 4인 이하 가구(1970년 39.4%, 1990년 71.3%, 2010년 91.9%)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핵가족이 정형화되었다.
Table 3.
Urbanization, Households and Housing
Source. Korea Ministry of Land and Maritime Affairs (2011, 2012a, 2012b); Statistics Korea (2015)
결혼지연, 출산 감소, 이혼 및 별거 증가, 교육기간 연장, 소득증대, 도시적인 라이프스타일 등의 여러 요인으로 가족 형태를 변형시키면서 주거소비에도 영향을 주게 되었다. 도시화 과정에서 주택수요는 급증하였고 비탄력적인 주택 재화의 특성상 주택수급 불균형은 만성적인 주택문제를 야기시켰으며 주택수급의 불안은 지속적인 가격 급등을 초래하였다. 과거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는 고밀도 주택의 대량 공급을 통해 높은 주거소유 욕구를 해소시키는 동시에 주거수준을 향상시키고 주택보급률을 크게 개선시켰다. 전체 주택에서 단독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현저히 감소한(1980년 87.5%, 1990년 66%, 2010년 27.3%) 반면 아파트(1980년 7%, 1990년 22.7%, 2010년 59%)로 크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도시화 과정에서 주택의 절대적 부족량을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주택공급에도 불구하고 주택공급량을 능가하는 빠른 가구분화, 다양한 가구유형 등장, 주택가격의 급상승, 주거자본 배분의 편중, 자가마련을 위한 진입장벽 상승, 주택 및 도시개발 과정에서 대량의 기존 주택 멸실, 민간임대 부문 발달 등 복합적 요인들로 인해 자가소유율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1970년 71.7%, 1990년 49.9%, 2010년 54.2%).
결국 자가소유율 저하는 주택점유형태의 양극화를 의미하며 이는 주거자산의 양극화를 낳았고 나아가 세대 간 자산 이전이 만연하는 우리사회에서 오늘날 자산배분의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2) 중산층 정의 및 변화
한 사회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중산층은 중간계층, 중간계급, 중간층, 중류층 등 폭넓게 사용되고 있지만, 그 정의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중산층은 교육, 근면 그리고 절약을 중시하며, 일상생활에서 주거안정, 의료보험, 자녀에 대한 높은 교육 열, 적절한 시기의 은퇴, 고용안정, 휴가와 여가에 대한 소득 지출 등을 영위한다(Kharas, 2010). 최근 통계청을 비롯한 정부 및 주요 공공정책기관에서 사용하는 중산층은 OECD 기준에 근거하여 중위소득의 50-150% 가구로 정의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전체 가구에서 중산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꾸준히 감소하여 <Table 4>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년 사이 7.9%p 하락하였다. 중산층의 이탈현상은 IMF 위기 직후 고용불안과 근래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가속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중산층의 감소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으로의 이동을 의미하며, 이들 두 집단의 수치 증가로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경제적 불평등 심화현상은 중산층의 하향이동을 중지시키고, 중산층 진입을 위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Table 4.
Shrinking Middle-class
한편, 중산층 가구의 특성도 계속 변화되어 고령화, 고학력화, 소핵화 되어가고 있다<Table 5>. 중산층이 거주하는 주택 규모는 커지고 있으며, 자가소유율이 높다. 비록 통계목적의 OECD 기준 중산층과 실제 체감하는 중산층 간의 차이가 매우 크지만, 자가마련이 중산층의 필요조건임을 알 수 있다. 실제, 주택소유는 중산층 의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무주택자의 약 70%가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이러한 인식은 1주택자(50.6%)나 다주택자(41.3%)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HRI, 2013). 따라서, 중산층의 긍지는 자가마련에서 비롯되므로, 주거경로를 통해 내집 마련 과정을 심층적으로 이해함으로서 중산층 양성을 위한 주택정책을 모색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Table 5.
Changing Household and Housing Characteristics of Middle-class
3) 여성의 역할과 지위변화
경제개발과 함께 시작된 도시화와 산업화는 다양한 사회인구학적 변화를 수반하였으며 특히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가족관계의 역할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여성의 고학력화, 여성의 사회진출 및 노동시장 참여 증가, 미혼기간 증가, 혼인연령 상승, 평생 비혼률 증가, 가임기간 감소 및 출산률 저하 등의 현상이 두드러졌다<Table 6>. 교육기회의 양성평등은 성차별을 크게 개선하여 여성의 교육수준을 꾸준히 향상시켰다. 일례로 대학진학률은 남녀 모두 지속적으로 증가해 오다가 2000년 이후부터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남성의 대학진학률을 앞지르게 되었다(Statistics Korea, 2015).
Table 6.
Education, Economic Activity, Marriage and Fertility of Women
Source. Korea Ministry of Land and Maritime Affairs (2011, 2012a, 2012b); Statistics Korea (2015)
학력수준이 높아지면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계속 증가하였으며 대학교 졸업 직후인 26-29세 사이에서 취업하는 경우(69.8%)가 가장 높았다(Statistics Korea, 2015). 그러나, 2010년 여성취업자 중 급여생활자 비율이 전체 여성 취업자의 대다수인 72.9%였으며, 임금근로자 중 ‘상용’의 비중과 비임금 근로자 중 ‘자영업자’의 비중은 여전히 남성이 더 높아 남녀 간 고용의 질적 측면에 차이가 있었다(Statistics Korea, 2015). Statistics Korea(2015)에 따르면, 여성이 직업을 선택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으로 기혼여성은 수입을, 미혼여성은 직업의 안정성으로 나타났다. 즉 기혼여성은 생계형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 급여가, 반면 미혼여성은 결혼에 상관없이 계속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였다.
여성의 경제활동으로 여성의 초혼연령이 증가하면서 만혼으로 이어지고 있다(Statistics Korea, 2015). 기혼 여성들 중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는 2011년 기준 190만명(19.3%)이었으며, 30-39세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33.3%)(Statistics Korea, 2015). 여성 출산이 30-34세에서 가장 높고 이 연령대에서 출산 및 육아로 휴직 또는 퇴사를 하는 여성이 가장 높은 점을 고려할 때 본 조사내용과 일치한다. 기혼 여성들의 퇴사 사유로는 자녀양육(55.9%)과 임신 및 출산(20%)로 나타났으며, 취업의 장애요인으로 육아부담을 기혼여성(58.5%)과 미혼여성(38.2%) 모두 지적하였다(Statistics Korea, 2015).
학력과 취업으로 여성의 초혼연령이 늦어지면서 출산연령이 높아지고, 출산 가능한 가임연령도 줄어들면서 출산률도 감소하였다. 여성의 맏자녀 출산 연령이 고령화되면서 합계출산률도 꾸준히 감소하였다(1983년 2명, 2005년 1명) (Statistics Korea, 2015).
이러한 여성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변화로 도시환경과 주거공간에서 성형평성은 과거에 비해 현대식 주생활 도입으로 외관상 크게 개선되었지만, 가정 내에서 여성 고유의 역할은 나아지지 않았다. 특히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자가마련으로 인한 여성의 역할 재편과 상당한 기여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된 연구의 부재는 가정에서 여성 위상 변화에 대한 이해를 간과하게 한다. 즉, 여성 전유물인 가사와 자녀양육이외에 가족의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요소인 주거안정까지 도맡아야 하는 부담까지 여성에게 요구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따라서 거시적 환경 변화에 자가마련이라는 가족단위의 미시적 경험을 살펴보는 것은 복지국가로서 주거복지를 구현하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2. 선행연구 고찰
1) 주거경로(Housing pathway)
주거경로는 Clapham(2002)이 소개한 개념으로, 시간과 공간에 따라 주거와 상호작용하는 패턴이라 규정하였다. 이는 역동적인 주거경험으로 가족 또는 가구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는데, 시간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주거소비와 그 행위의 경향을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그 변화내용은 주거의 물리적 변화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행까지 포함하게 된다. 예를 들면 도시화 과정에서 주택구조형태의 규범이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변모하고 대다수의 가족들은 아파트 생활을 폭넓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인구학적 변화에 따른 주거선택이나 주거입지요소의 선호도가 달라지고, 가족의 주거경로는 주거의 의미와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개별적 특성으로서 다양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Sarre(1986)와 Clapham(2005)은 주거경로를 분석하는데 있어 다양한 요소들이 관련되지만, 그 중에서도 총체성(comprehensiveness), 시간성(time), 역동성(dynamic nature), 사회구조적 요인(structural factors)을 언급하였다. 첫째, 총체성은 가족단위의 주거경로는 주거 의미와 가치를 반영하므로 개별 주거경로를 통해 사회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을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둘째, 시간성은 주거소비 성향이 가족 특성, 가족생활주기,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영향을 받으며 이를 시간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셋째, 역동성은 주거경로가 시간에 따라 계속 변화되므로 이를 고려하여 질적 연구방법이 유용해진다. 넷째, 사회구조적 요인은 주택정책이 가족의 주거경로에 영향을 주며 나아가 사회구성주의적 맥락에서 주거에 대한 태도를 형성시킨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생애주기별로 주거변화가 불가피한 가족단위의 주거경로는 시대적 상황에 따라 주택에 대한 가구의 경험을 거시적 맥락의 주거환경 변화요인에 대해 미시적으로 반응하는 형태를 보여주게 된다. 따라서 자가마련과 연관된 주거경로는 사회적 구성주의 맥락에서 질적 연구로 접근할 필요성을 뒷받침해 준다.
자가마련이 지니는 사회경제적 의미가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주거경로를 고찰한 연구는 결여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는 기존의 주거 관련 연구 대부분이 양적 연구에 편향되어 있고 주거경로 연구와 같이 면접조사를 통한 질적 연구는 보편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성과 주거에 관한 연구는 극히 제한적인 점을 고려하여 여성의 생애사를 통해 주거경로를 조사하는 연구는 매우 의미가 있다. 다만 최근 생애사적 접근으로 수행된 연구들은 여성의 빈곤화(poverty feminization)라는 주제로 질적 및 양적 자료를 활용하여 노년학 및 여성학분야에서 부분적으로 그 과정을 파악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Choi, 1999; Hwang & Lee, 2012; Song, 2008; Song & Kim, 2008).
2) 생애사적 접근 (Life history)
질적 연구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생애사 접근을 활용한 연구가 최근 주목을 받으며 이에 관한 연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Yoo(1998)는 생애사적 연구에서의 연구방법과 결과해석에 대한 방법론적 접근을 기술하면서 생애사 연구의 본질을 이야기(narrative), 주관성(subjectivity), 시간성(temporarlity)으로 설명하였다. 즉 생애사는 개인의 과거부터 현재를 포함하여 미래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고리에서 개인이 주관적으로 경험한 바가 이야기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Chung, 2005; Park, 2004; Yi, 2005; Yoon, 2006). 이러한 생애사적 접근 방법을 노인학 분야에서 빈번하게 적용되는데, Han(2004)은 스스로 생애사를 통해 현재의 모습을 파악하고 평가하며 과거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게 함으로서 삶을 재해석하고 재구성하게 해 준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생애사는 중요한 맥락적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생애사적 연구의 의의를 지니게 된다(Lee, 2011; Park, 1999; Yi, 2005).
한편, 생애사 접근법이 주거 분야에 적용된 연구가 일부 있었는데, Park & Shin(2010)은 대전시 거주 저소득층 여성 가구주 10명에 대한 생애사 분석을 실시하여 사회적 배제에 대해 살펴보았다. 생애과정에서의 다차원적인 사회적 배제로, 노동, 교육, 사회적 지지망, 사회적 안전망, 주거 등에 대해 살펴보았고, 그 배제 경험은 상호 연관성을 맺어 빈곤을 더욱 더 강화시켜 미래의 빈곤 재생산으로 까지 확대됨을 논하였다. Yoo & Kwak(2007)의 연구에서는 대전시 소재 영구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여성 한부모 가족 10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배제를 5가지 차원에서 심층면접을 실시하였다. 그 연구결과에서 경제적, 신체적 및 심리적, 교육, 사회적 네트워크 차원, 공간적 차원 모두에서 배제되는 경험을 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극빈층의 편모 여성 가구주를 대상으로 조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이들의 주거의미와 경험에 대한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아 향후 이들을 위한 주거복지 차원에서의 폭넓은 배려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주택관련 심층적인 자료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보였다. 생애사 접근에 의한 질적 연구를 수행한 Shin & Yoon(2009)은 수도권 거주 기혼여성 17명을 대상으로 주거이동을 조사하였으며, 아파트 생활에 대한 선호가 주거이동의 주된 동기였음을 밝혔다. 이 질적연구에서는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특정주제인 주거이동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졌고 자가마련과 같은 주거상향이동에 대한 조사는 결여되었다.
생애사적 접근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가 소수의 질적 연구와는 대조적으로 생애주기와 관련한 주택소비를 살펴본 양적 연구가 있었다. 주택시장에서 생애주기별 주택소비에 대한 중요성이 고려되면서 그와 관련된 연구로, Chung & Kwon(2003)은 가족생애주기가 주택소비형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증적인 분석을 실시하였다. 주택금융수요실태조사 자료로 가족생애주기를 가구주의 연령, 소득, 직업, 학력, 지역으로 계량화하여 생애주기의 순영향을 살펴본 결과 생애주기별 주택소비가 차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생애주기별 주택소비의 경로를 밝히지 못한 한계를 나타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여성과 주거에 관한 연구는 극히 제한적이며, 주거학 및 도시사회학 분야에서 주거경로 관련 연구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여성의 자가마련 과정을 심층면접에 기반한 생애사적 연구로 살펴보는 것은 거시적 변화 속에서 가족의 주거안정을 마련하려는 여성의 삶과 그 가족의 미시적 주거경험을 파악할 수 있게 하고 향후 주택정책에서 가족친화적 주거복지를 지속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큰 의의가 있다.
III. 결과분석 및 논의
1. 조사대상 기혼여성의 일반적 특성
1) 사회인구학적 특성
본 연구의 면접조사 참가자들은 자가를 마련한 경험이 있는 기혼여성으로, 전원이 현재 자가를 소유한 중산층 가구의 주부들이었다. 조사대상 기혼여성의 일반적 특성을 정리하면 <Table 7>에서 보는 바와 같다. 조사대상 기혼여성들의 평균 연령은 55.4세였고(최연소 41세, 최고령 78세), 조사대상 기혼여성의 과반수는 40대 중년층 여성이었다.
Table 7.
General Characteristics of Respondents
| No. | Age | Educational attainment | Work experience | Spouse’s current occupation | Monthly household income (million KRW) | Children living together/ total children | Current housing structure type | Current housing size (m2)*** |
|---|---|---|---|---|---|---|---|---|
| 1 | 73 | High school | None* | Retired civil officer | 40 | 0/2 | Apartment | 175 |
| 2 | 71 | High school drop-out | Self-employed* | Self-employed | 55 | 0/2 | Apartment | 167 |
| 3 | 62 | High school | Catering* | Retired teacher | 34 | 0/2 | Apartment | 133 |
| 4 | 78 | High school | Self-employed* | Retired civil officer | 30 | 0/4 | Senior housing | 107 |
| 5 | 65 | College graduate | Teacher* | Self-employed | 38 | 0/2 | Apartment | 117 |
| 6 | 53 | College graduate | Nurse* | Professor | 80 | 2/2 | Single-family home | 149 |
| 7 | 46 | College graduate | None* | Financial manager | 110 | 0/2 | Apartment | 184 |
| 8 | 51 | College graduate | Salary woman* | Salary man | 75 | 2/2 | Apartment | 109 |
| 9 | 47 | College graduate | Banker* | Banker | 90 | 2/2 | Apartment | 119 |
| 10 | 49 | College graduate | Self-employed* | Salary man | 80 | 2/2 | Apartment | 112 |
| 11 | 45 | College graduate | Corporate worker* | Salary man | 50 | 1/1 | Apartment | 106 |
| 12 | 44 | Graduate school | Pharmacist* | Medical doctor** | 55 | 1/2 | Apartment | 158 |
| 13 | 76 | College graduate | Teacher* | Retired civil officer | 45 | 0/1 | Apartment | 153 |
| 14 | 48 | Graduate school | Professor | Businessman | 100 | 2/2 | Apartment | 153 |
| 15 | 43 | Graduate school | Doctoral student | Police officer | 60 | 1/1 | Single-family home | 140 |
| 16 | 68 | High school | None* | Judicial scrivener | 35 | 0/3 | Apartment | 112 |
| 17 | 42 | College graduate | University staff | Corporate worker | 70 | 2/2 | Apartment | 130 |
| 18 | 41 | College graduate | Nutritionist | Salary man | 40 | 2/2 | Apartment | 108 |
| 19 | 50 | College graduate | None* | Researcher | 70 | 2/3 | Apartment | 129 |
| 20 | 57 | High school | Self-employed | Self-employed** | 25 | 1/1 | Apartment | 112 |
| 21 | 55 | High school | None* | Salary man** | 40 | 2/2 | Row house | 147 |
조사대상 기혼여성의 학력수준은 대체로 비교적 높아 대다수가 대졸 출신(66.7%)의 현재 전업주부(76.2%)였다. 40대 중년층과 50대 초반까지의 응답 기혼여성 전원이 대학교를 졸업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50대 중반 이상의 응답자들은 고졸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통계청(2015)에서 나타난 1990년 기준 여성의 대졸 진학률이 31.9%임을 고려할 때 본 조사에서 나타난 중년층 기혼여성의 학력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조사대상 기혼여성들 중 현재 맞벌이를 하는 여성은 겨우 4명(19%)에 불과하였지만, 일부 기혼여성은 결혼 후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일정 기간 맞벌이를 한 경우도 다소 있었다(52.4%). 또한, 조사대상 기혼여성 중 결혼 전후로 직장생활을 한 비율(81%)이 매우 높았으며 대부분 급여생활자로 일하였다. 결혼과 함께 퇴사하였는데, 주된 퇴사 사유로 중년층 기혼 여성들은 출산과 육아가 직접적인 이유로 손꼽았다.
“...결혼하기 전에 일을 하다가 (첫)아이를 낳고부터 쉬고 있어요...” -중년층 K 여성
“(대학) 졸업 후 직장에 다니다가 결혼 후에도 다녔어요. 결혼하고부터는 파트타임으로 일했는데 첫 애 임신 때까지 그렇게 일했어요. 아기 낳으면서 그만두었죠. 애 낳고보니 맡길 곳도 마땅치 않고...” -중년층 J 여성
반면 50대 장년층 이상의 여성들은 결혼으로 여성이 가사와 살림을 전담해야 한다는 당시 시대적 상황과 유교적 관념에 연유하여 퇴사하였으며 구체적으로 시부모 부양과 자녀양육이 주된 이유였다. 이는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가사노동 및 자녀양육 전담이라는 여성의 고유역할(예, 아내, 어머니, 주부) 이외에도 기성세대 여성들은 시부모 부양이라는 역할(예, 며느리) 까지 감내해야 하는 시대적 여건에 순응해야 했음을 시사한다.
“결혼하고서 부터 시어머니와 계속 같이, 돌아가실 때까지 쭉 살았어요. 그 때는 다 그랬으니까...남편이 외아들이고....시아버지 돌아가시고 평생 (남편을) 홀로 키우셨는데...” -노년층 P 여성
“결혼해서 남편 사택에서 살았어요..시아버지, 시어머니, 시누, 시동생까지 모두 같이 살았어요. 시부모님 돌아가실 때까지 같이 살았죠. 남편이 장남이었는데 당연히 모셔야 했으니까....” -노년층 K 여성
한편, 조사대상 기혼여성 대부분은 유배우자였으나, 3명의 응답자만(14.3%)이 배우자와 사별하였으며 현재까지 재혼하지 않은 미망인들이었다. 배우자의 현재 직업은 급여생활자가 전체의 절반(57.1%)을 차지하였으며, 이어 자영업(14.3%), 전문직(14.3%) 순이었다. 40대 중년층 기혼여성의 배우자들은 급여생활자(80%) 또는 전문직(20%) 종사자였으나 50대 장년층 배우자들은 자영업 종사자가 많았다. 60대 이상 노년층 배우자들 중 절반 이상(57.1%)이 퇴직자로 연금생활자인 반면 나머지는 자영업자(42.8%)로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일을 하고 있었다.
조사대상 기혼여성들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평균 582만 원이었으며(최소 250만원, 최고 1,100만원)이었다. 연령층에 따른 월 평균 가구 소득에는 차이가 다소 있었는데, 학력 수준이 높고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중년층의 기혼여성들에서 가구소득(월 평균 725만원)이 가장 높았고 은퇴비율이 높은 60대 노년층 기혼여성의 가구소득(월 평균 396만원)이 가장 낮았다. 조사대상 기혼여성 가구 대부분이 외벌이 가구였지만 맞벌이 가구의 소득과 비교하여 약간 낮은 수준이었다. 즉 배우자의 소득이 높고 자녀 성장기에 있는 기혼여성들은 전업주부로서 남편 내조와 자녀 양육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이는 최근 들어 중산층 여성의 전유물로 인식되고 있는 외벌이 가정의 전업주부라는 특권을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연구(배은경, 2009)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또한, 조사대상 기혼여성들의 자녀수는 평균 2명이었고(최소 1명, 최대 4명), 연령층에 따른 평균 자녀수의 차이가 있었다(중·장년층 평균 1.9명, 노년층 2.3명). 시대별 합계출산률을 고려할 때 현재의 중·장년층 기혼여성들이 자녀를 출산하던 1980년대(1.8명)와 1990년대(1.6명) 수치보다 약간 높았고, 현재의 60대 이상 노년층 기혼 여성들이 자녀를 출산하던 1960년대(6명)와 1970년대(3.5명)의 합계출산률 보다 현저히 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조사에서 나타난 자녀수는 대체로 시대에 따른 출산 감소와 유사한 패턴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편 조사대상 기혼여성들 대부분은 가족생활주기 상 자녀성장기로 자녀와 거주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자녀성인기의 장년층 및 노년층에서 기혼자녀와 동거하는 경우는 없었다.
2) 주택특성
조사대상 기혼여성들이 현재 거주하는 주택의 특성을 살펴본 결과, 전원이 자가를 소유하였고 대부분은 아파트(80.9%)에 거주하였다.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2가구(9.5%) 이외에 연립주택, 노인주택에 거주하는 기혼여성이 각각 한명씩 있었다. 이는 2011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주택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64.9%)을 고려할 때(통계청, 2015), 본 조사에서 나타난 아파트 거주 비율은 다소 높았다. 이는 조사대상 기혼여성 대부분이 중산층 이상의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기 때문에 기인한다. 즉 도시화 과정에서 대량의 아파트 건설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이루어졌고 아파트가 중산층의 대표적인 주택으로 자리매김하였으며 아파트 문화에 보다 더 익숙한 중년층 기혼여성의 비중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한편, 조사대상 기혼여성이 현재 거주하는 주택의 규모는 중형으로 평균 134.3 m2였으며(최소 106 m2, 최대 184 m2), 주택규모는 월평균 가구소득과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주택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재화로서 가구 소득에 기반한 구매능력과 밀접함을 반증하는 것이다. 다만, 소득수준은 연령층이 높아지면서 감소하지만 주택규모는 연령층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실제 중년층의 월평균 가구소득이 평균 725만원이었고 주택규모는 평균 133.9 m2이었으며, 장년층은 550만원의 129.3 m2, 노년층에서는 395.7만원의 137.7 m2이었다. 즉, 소득 및 지출이 동시에 증가하는 중년층의 주택규모가 가족 규모 축소와 소득 감소를 경험하는 노년층의 주택규모와 사실상 거의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소득수준 증대에 따른 삶의 질 향상으로 노후에도 일정 수준의 주거소비를 유지하려는 경향으로 보이며, 은퇴 후에도 중산층 가구들은 거주하던 주택에서 계속 거주할 확률이 높아 급격한 주택축소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2. 조사대상 기혼여성의 자가마련 주거경로
1) 결혼연령과 자녀출산
조사대상 기혼여성들 대부분은 20대 중·후반에 결혼을 하여 평균 혼인연령은 26.2세(최연소 21세, 최고령 30세)였고 세대별 여성의 평균 혼인연령의 차이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중년층 26.8세, 장년층 25.3세, 노년층 25.7세)<Table 8>. 그러나 조사대상 기혼여성의 혼인연령을 학력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세대에 상관없이 고졸 기혼여성들의 혼인연령(평균 24.3세)에 비해 대학 또는 대학원을 졸업한 기혼여성의 혼인연령(평균 26.8세)이 조금 더 (약 2.5세) 높았다. 즉, 여성의 학력 수준향상으로 늘어난 교육기간은 혼인연령에 반영되어 결혼이 다소 늦어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통계청(2015)이 여성 평균 초혼연령을 최초로 조사하기 시작한 1990년 당시 평균 혼인연령(24.8세)에 비해 본 조사에 참여한 대졸 학력의 중년층 기혼여성에게서 평균 혼인연령(26.8세)이 약간 더 높았다. 이는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시작한데 연유한다.
Table 8.
Overview of First Home of Respondents
한편, 조사대상 기혼여성들은 대다수가 결혼 후 이듬해에 첫아기를 출산하였으며 맏자녀 취학 전에 생애 최초로 주택을 장만하였다. 첫 자가마련 시점의 맏자녀 평균 연령은 5.3세였으며, 결혼과 동시에 주택을 마련한 기혼여성들(4명)과는 대조적으로 맏자녀가 성인(24살)이 되어서야 첫 주택을 마련한 경우(2명)도 있었다. 또한, 세대 간 여성의 첫 자가마련 당시 맏자녀 평균 연령에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중년층(평균 4.5살)과 장년층(평균 3.8살)에 비해 노년층(평균 7.4살)이 다소 높았다. 이처럼 여성의 일생에서 결혼과 출산은 중요한 전환기이며 특히 주거경로에서는 분수령이 되었다. 실제 조사대상 기혼여성들 상당수는 자녀 출산을 계기로 자가마련은 꼭 필요하고 잦은 이사로 인한 주거불안은 자녀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하였다.
2) 결혼 후 자가마련 연령과 소요기간
결혼 후 첫 자가 마련 연령과 결혼 후 생애 최초의 내집 마련 소요기간 간에는 연관성이 있었다 <Table 8>. 첫 자가를 마련할 당시 조사대상 기혼여성의 연령은 평균 32.5세였으며(최연소 21세, 최고령 49세), 학력수준 향상에 따라 혼인연령이 높아지면서 자가마련 연령도 높아졌다. 중년층 기혼여성은 평균 32.2세(40대 후반 여성의 경우 31.4세, 40대 초반 여성은 33세), 장년층은 평균 30.8세, 노년층은 평균 34세에 자가를 마련하였으며, 비교적 나이가 젊을수록 자가마련 시기가 늦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교육수준 향상, 경제활동 참가와 소득 증가, 혼인연령의 고령화 등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함께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금융의 발달로 주택구매능력은 과거보다 현저히 높아졌지만, 고가의 상품인 주택을 지불할 소득이나 경제적 능력이 그에 미치지 못하면서 부모세대가 결혼하는 성인 자녀의 주거마련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추측될 수 있다.
한편, 결혼 후 생애 최초로 내 집을 장만하기까지의 소요기간을 살펴보면, 전체 평균 6.4년이 걸렸으며 최단기간은 결혼과 함께 동시에 집을 장만한 경우이고 최장기간은 25년으로 나타났다. 세대 간 자가마련 평균 소요기간에 다소 차이가 있어 노년층이 중·장년층 보다 길었다(중년층 5.4년, 장년층 5.5년, 노년층 8.3년). 이는 노년층과 달리 중년층이 보다 빠르게 주거안정을 도모할 수 있었던 것은 부모의 도움으로 상당 부분 해결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중년층 세대들은 이전 세대들보다 교육기간의 장기화와 고학력으로 취업시기와 결혼시기가 지연된 반면 소득수준이 높아졌다. 그러나 고도의 경제성장 과정을 지나오면서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높아진 주택가격은 중년층들에게 스스로 주택을 마련하기 쉽지 않고, 손쉽게 해결될 수 없는 현실에서 큰 경제적 부담은 가족, 특히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절실히 요구하게 되었다. 일례로 중년층 기혼여성 중 40대 후반(평균 4.6년)보다 40대 초반(평균 6.2년)에서 소요기간이 더 길었는데, 이는 국민은행이 1990년부터 2009년까지 실시한 조사에서 나타난 결혼 후 주택마련 소요기간(1990-1999년 평균 8.3년, 2000-2009년 평균 7.9년)보다 현저히 짧다. 따라서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조사대상 기혼여성들의 주거자본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신혼집은 시댁에서 마련해 주었어요...남편이 다니는 직장 가까운 곳으로 (직접) 다 알아서 구해주셨어요...” -중년층 C 여성
“시댁에서 전세집을 구해 주셨어요...남자쪽에서 집을(하고), 여자쪽에서 혼수를 하죠....집에 맞추어서 가구며 가전제품이며 (혼수를) 다 준비했죠...” -중년층 L 여성
이와는 대조적으로 노년층 세대에서 자가마련 소요기간이 다소 길어졌는데, 그 이유로 노년층 기혼여성들은 부모가 자녀에게 주거 마련을 위한 경제적 지원이나 여력이 중년층 세대보다 현저히 낮기 때문이며, 소득증가보다 훨씬 앞지르는 주택가격 증가, 주거구입을 용이하게 해줄 금융상품의 부재, 자녀 및 시댁 가족 등의 부양가족수가 많은데 비해 제한된 소득과 높은 생활비, 주택수요가 폭발하던 당시 주택공급의 절대부족, 신규주택 분양에 대한 치열한 경쟁과 극히 희박한 당첨 확률 등을 피력하였다. 따라서, 자가마련을 위한 자금조달 수단과 주거비 지불능력 간의 관계는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의 주택시장에서 자가마련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그 제반 여건은 다소 달라져 자가마련이 여전히 어려운 과제임을 알 수 있다.
3) 자가마련 이전의 주택점유형태 및 가족구성
자가마련은 상당한 초기 자본지출과 장기간의 저축을 요구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만 독특하게 발달된 주택점유형태인 전세는 월세와 달리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고 내집 마련을 위한 목돈을 모을 수 있는 근간이 되어 왔다. 실제 결혼 후 처음으로 자가를 마련하기 전까지 거주한 주택의 점유형태를 조사한 결과, 대다수는 전세(66.7%)로 거주하였으며, 월세에 거주한 사례는 없었다. 시댁에서 시부모님과 함께 거주한 사례도 4명이나 되었는데(40대 초반 3명, 70대 초반 1명) 이들은 결혼 초기 시부모 댁에서 함께 살았다. 세대 간 시부모 동거 의미는 다소 차이가 있었는데, 중년층 세대에서 시부모 부양은 물질적 보상이나 경제적 도움(예, 손자녀 돌봄, 청소, 요리, 세탁, 주거비 절약 등)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반면 노년층 세대에서 시부모와의 동거는 유교사상에 입각하여 연로한 시부모 부양이라는 의무에 기인하였다. 즉, 맞벌이를 하는 며느리를 위해 시부모는 손자녀를 돌봐주거나 가사일(예, 요리, 세탁, 청소 등)을 도와주거나 연로해진 시부모와 동거하면서 부양을 하는 경우로 대비되었다.
“시댁에 들어가서 3년 살았어요...살 집을 마련해 줄 형편이 안 되었고 우리도 돈이 부족했거든요...주거비도 들지 않고 생활비도 절약되고 아이도 (시)어머니가 봐 주시고.... 같이 살면서 돈을 모아서 (시댁에서) 나올 수 있었어요....” -중년층 S 여성
첫 자가를 마련할 당시 조사대상 기혼여성들의 가족수는 평균 3.6명이었고(최소 2명, 최대 6명),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핵가족이 대다수였다(66.7%). 즉,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가족의 소핵화와 분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핵가족이 보편화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핵가족의 증가 추세에 따라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국민주택 규모가 정책적 결정과 보급에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4) 이사횟수와 자가마련을 위한 자금마련
자가를 마련하기 전까지 주거이동은 불가피하며 잦은 이사와 주거비 상승에 따른 주거불안은 자가마련을 절감하는 동인이 되었다. 결혼 후 첫 자가를 마련하여 거주하기까지 이사횟수는 평균 2.3회였으며(최소 0회, 최대 6회)였고 세대 간 평균 이사횟수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중년층 1.9회, 장년층 3회, 노년층 2.6회) <Table 9> 대체로 연령이 낮아질수록 이사횟수도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주택마련 시기까지 총 이사횟수를 전국단위로 최초 조사하여 발표한 국민은행(2008) 결과(2007년 기준 평균 5.1회)보다 본 조사결과가 다소 낮았다. 이는 조사대상 기혼여성들 상당수가 자가를 마련한 시점이 2007년 이전이었고 대부분 중산층 가구로서 첫 자가 마련을 부모의 경제적 지원으로 상당부분 해결하여 비교적 조기에 주거안정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Table 9.
Housing Characteristics of First Home of Respondents
한편 생애 최초 자가마련을 위한 자금 조달은 주로 저축과 가족의 경제적 도움에 가장 크게 의존하였다. 자가마련을 위한 자금원을 복수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조사대상 기혼여성들 상당수가 저축을 가장 우선적으로 손꼽았고(16건), 이어 친정부모 또는 시부모 등 가족 및 친척 도움(12건), 대출(6건) 순이었다. 세대 간 자가마련 자금원을 살펴보면, 중년층 기혼여성들은 시부모의 경제적 지원(7건)과 대출(4건), 노년층은 저축(7건)과 친정부모의 도움(2건)이 일반적이었다. 중년층 기혼여성들의 자가마련 자금원은 고비용의 주택구입과 자녀결혼 초기 주거 안정을 위해 오늘날 보편화된 수단으로, 자녀 결혼과 함께 신혼집 장만은 시댁에서 장만해 주어야 한다는 작금의 결혼문화와 그 세태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1970년대와 1980년대 주택을 장만해야 했던 노년층 기혼여성들에게 자가마련 자금원으로 대출에 의존하는 사례가 전혀 없었는데, 이는 빚을 부정적 요소로 인식하여 거주하는 주택에 융자는 없어야 하며 빨리 갚아야 한다는 믿음이 강하였다. 동시에 당시 주택구입을 위한 주택금융이 발달되지 않았고 자가마련 대출이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 세대에서 주택 자금원은 저축과 가족 간 자금대여가 유일한 수단이었으며 특히 저축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일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상당수 노년층 기혼여성들은 저축 증대, 주택자금 마련기간 단축, 생활비 보조 등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근검절약을 몸소 실천하였고 한시적인 생계형 맞벌이를 통해 가계소득을 증가시켰다. 이처럼 노년층 기혼여성들은 부모의 경제적 지원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자력으로 자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시)부모의 도움에 크게 의존하는 중년층과는 세대 간 차이가 극명하였다.
5) 자가마련 취득 방식 및 입지 선택요소
조사대상 기혼여성들은 대체로 자금력에 맞춰 생애 최초 주택을 마련하였는데, 연령층에 따른 주택 취득 방식에 큰 차이가 없이 기존주택 구입(47.6%)과 분양 당첨(38.1%)이 많았다. 분양주택은 모두 아파트였으며, 집장사 또는 조합원으로부터 신축주택 매입(2사례)과 택지 매입을 통한 주택 건설도(1사례) 있었다.
첫 자가를 구입할 때 주거지 입지 요소는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였는데, 자가마련 시기에 따라 입지요소 우선순위가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자가구입 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었던 사항에 대해 복수응답을 살펴본 결과, 자녀교육(10건)과 남편 또는 본인의 직장근처(10건)가 가장 중요한 주거 선택요인이었으며 가족 및 친척 근처(5건)나 경제적 형편(2건)에 맞게 주택을 구입하기도 하였다. 대체로 신혼기에는 배우자 또는 본인의 근무지가 인접해야 하지만 자녀 출산과 성장을 하는 가족확대기와 자녀성장기에는 자녀의 학교나 학군이 중요하였다.
“첫 애 태어나면서 집 장만을 하고 싶었는데...경제적 여력이 없어서 남편 학교 근처에 아파트 분양에 여러 번 (신청)했었어요....그 중에 하나가 돼서 (첫)집을 마련했어요...” -장년층 L 여성
“아이들 어릴 때는 남편 직장(거리)이 중요했는데, 아이들이 커 가면서 학교가 중요했어요....” -중년층 L 여성
조사대상 기혼여성들은 대체로 자가마련에 관한 의사결정은 부부와 상의하고 있었지만 여성들이 자가취득을 위한 실질적인 제반업무를 모두 전담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결혼에 따른 여성 고유의 역할인 가사전담과 자녀양육 이외에도 주택 구입을 위한 목돈 마련과 자산 증식이라는 재테크까지 담당하였다. 이는 조사대상 기혼여성 중외벌이 가구에서 가사업무는 아내 전담을 당연하게 받아들였고 이러한 세태는 산업사회의 분업화가 가정 내에 투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즉 여성은 결혼과 함께 남편의 월급을 비롯한 가족의 수입 및 지출 전반을 관장하며 주거자본 형성 및 자산증식까지 가계재무 일체를 총괄하게 되었고 이러한 새로운 역할은 장년층 및 노년층 기혼여성들에게 상당한 부담과 함께 중요한 책무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중년층 기혼여성 일부는 자가마련과 생활안정이 시부모의 지원여부와 규모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세대 간 역할 변화가 다소 있음을 알 수 있었다.
6) 자가마련 주택의 특성
조사대상 기혼여성들이 마련한 생애 최초 주택은 아파트와 중·소형규모가 많았다. 먼저 주택유형을 살펴보면, 아파트(61.9%), 단독주택(23.8%) 순이었다. 세대에 따라 첫 자가의 주택유형에 차이가 현저했는데, 중년층과 장년층의 대부분(85.7%)은 아파트인 반면 노년층에게는 단독주택(42.8%)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첫 자가의 규모를 살펴보면 전체 평균은 92.5 m2였으며(최소 43 m2, 최대 148 m2), 세대에 따라 평균 규모의 차이가 있어 연령이 낮을수록 커지는 경향이 있었다(중년층 108.4 m2, 장년층 70.3 m2, 노년층 82.4 m2). 이는 경제발전에 따른 소득 및 소비수준 향상으로 높아진 소비여력, 고급화된 주거 질, 서구화된 입식 생활양식의 보급으로 주거수준이 크게 높아진데 기인한다.
IV. 결론 및 제언
자가마련은 주거불안 해소, 사회적 자본의 형성, 가계자산의 핵심 요소, 주거자본의 집적을 통한 가계 자산 증식, 노후의 적정 주거수준 유지, 대체 소득원 또는 연금 기능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가치와 의미를 갖기 때문에 개인 및 가족에게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자가마련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자가마련을 위한 주거경로는 거시적인 환경변화에 큰 영향을 받으며 세대 간 개별 가구별 미시적 반응은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이러한 사실을 주지하면서도 그에 대한 질적 연구 시도는 결여되었다. 더군다나 급속한 경제성장과정에서 새로운 중산층이 등장하고,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사와 양육 이외에 자산관리를 책임져야 하는 역할이 여성에게 부가되었고 자가마련에 대한 경험은 간과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세대별 중산층 기혼여성들의 자가마련 주거경로와 특성을 파악하여 생애주기별 맞춤형 주거안정 방안을 모색하는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자가를 마련한 경험이 있고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중년층, 장년층, 노년층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생애사적 접근으로 첫 자가마련을 위한 주거경로에 대해 심층 면접조사하였고, 그 주요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조사대상 중산층 기혼여성들 대다수는 학력수준이 비교적 높은 전업주부로 중년층이 비교적 많았으며, 현재 중형 아파트를 소유·거주하고 있었다. 조사대상 기혼여성들 대부분은 출산을 계기로 자가마련에 박차를 가하여 맏자녀가 취학하기 전 첫 자가를 취득하였다. 첫 자가 마련 당시 연령에는 세대별 차이가 거의 없었으나, 자가마련 소요기간에서 세대별 차이가 다소 있어 중년층이 노년층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자가를 획득하였다. 이는 학력과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주거비 지불능력이 개선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주택구입비와 목돈 지출, 주택금융부문의 발달과 대출상품의 확대·보급, 주거생활 및 라이프 스타일의 서구화, 소비생활 및 주거수준의 질적 향상 등으로 주거비 지불능력은 개선되지 못하자 조기 주거안정을 위한 부모의 경제적 지원에 기초하는 자산이전 결혼문화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생애 최초 자가마련을 위한 자금조달에서 세대별 차이가 다소 있었는데 중년층 기혼여성들은 시댁의 도움과 대출을, 노년층은 근검절약에 의한 저축과 한시적 생계형 맞벌이를 통한 소득증대라는 방법을 주로 의존하였다. 이는 자가마련에 대한 가치관, 주택금융의 미발달, 빚에 대한 심리적 부담과 부정적인 인식, 부모의 경제적 지원 결여 등 복합적인 이유에 따른 것이었다.
한편 조사대상 기혼여성들은 자가마련 이전 주택의 점유형태로 자가 구입을 위한 종자돈 마련에 좋은 수단인 전세였으며, 첫 자가마련 전까지 이사횟수가 많지 않았는데 이사 최소화로 비용절감을 꾀한 것이었다. 첫 자가를 마련할 무렵 가족형태는 대부분 주로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핵가족이었으며 일부는 시부모와 동거하기도 하였다. 시부모 부양에 경제적 형태의 물질적 보상이 동반되는 중년층과 달리 노년층은 유교사상에 기초하였다. 생애 최초의 주택 구입시기가 가족생활주기 상 신혼기에는 부부의 직장 근무지와의 거리, 가족확대기에는 학군이 중요하게 고려되었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다수가 기존주택을 매입하였다. 첫 자가로는 아파트가 대다수였으며, 주택규모는 세대 간 차이가 뚜렷하여 노년층 보다 중년층이 훨씬 더 컸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가마련은 가족의 주거안정에 크게 기여하는 동시에 가족자산 형성에 긴요하며 주거복지를 구현하기 위한 충분조건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조사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소득 및 소비수준의 향상으로 주거비 지불능력도 크게 개선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지불능력은 현저히 나아지지 않았다. 이는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주택과 같은 고가의 유동성이 낮은 재화를 구입하기 위해 과거와 같은 저축과 절약중심의 소비생활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요인들이 작용하면서 자가마련의 진입장벽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은 주택금융 부문이 발달된 오늘날에 조차 자가마련이 부모의 경제력에 의존함으로써 세대 간 자산이전을 촉진시키는 현상을 낳았다. 사회인구학적 변혁과 저성장 시대에 이미 진입한 우리 사회에서 고가의 자가마련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약화되어갈 것이므로 주택시장에서 자가부문 진입을 위한 유인책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자가마련이 궁극적으로 중산층을 두텁게 하여 복지 수요를 완화시키며 국부를 증대시키는 초석이 되는 점, 자가마련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저출산·고령화로 복지예산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대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가구변화에 대응하는 다각화된 생애주기별 자가마련 방안들이 주거복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강구될 필요가 있다. 즉, 중산층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인 자가마련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젊은이와 무주택 서민층 친화적인 주거지원 대책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신규 주택 분양 시 신혼부부 특별공급 대상 공급조건(예, 결혼년수) 완화, 지분공유형 소형주택 공급 확대, 무주택 서민, 특히 차상위 계층을 위한 자가취득을 용이하도록 초저금리 대출상품(예, 수익형 공유형 모기지 등) 확대, 무주택 세대주를 위한 디딤돌 대출 지원 대상을 젊은이들까지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가계부채가 위험수위를 넘어선 상황에서 대출 부담에 상당한 압박을 받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안심전환대출 이외에 중도상환 수수료를 대폭 낮추는 등 현실성 있는 지원책이 추가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노년층의 적정한 주거안정을 위해 주택연금(예, 가입요건, 지급방식 등)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중산층의 진입과 이들의 자가마련을 위해서 무엇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전제되어야 함을 주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