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연구의 범위 및 방법
II. 문헌 고찰
1. 국내 반지하주택의 형성과정과 주거환경 실태
2. 영미권 반지하주택의 형성과정
III. 반지하주택의 현황 조사
1. 반지하주택의 건축적 특성
2. 반지하주택 실내공간의 주거환경 실태
3. 논의 및 고찰
IV. 결 론
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지난 2022년 8월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다수의 반지하주택이 침수되고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래 여러 분야에서 반지하주택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모색이 이어졌다(Kim, 2024; Shin et al., 2023). 그러나 반지하주택의 주거환경 문제는 침수뿐만이 아니다. 채광·환기 불량으로 인한 건강 위해, 방범창으로 인한 긴급 대피 불가, 결로와 곰팡이로 인한 상시적 위생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며(Jang, 2013; Shin et al., 2023), 거주자 대다수가 주거 대안이 제한된 주거취약계층이라는 사회경제적 문제가 근저에 자리하고 있다(Kim, 2024).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반지하 건축물을 주거시설로 이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해결책이나, 상태가 양호한 상당수의 반지하주택까지 철거하거나, 대안이 마땅치 않은 주거취약계층 거주자들을 일시에 소거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는 반지하주택을 오랜 기간 주거시설로 무리없이 활용하고 있는 해외사례를 고찰하여 반지하 건축물을 주거시설로 계속 활용할 수 있는 거주성능의 기준과 건축물 관리 방법을 고찰하고, 이를 통해 국내 반지하주택 중 침수로 인해 거주자 이주가 선행되어야 하는 반지하주택을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상태가 양호한 곳의 거주성능을 향상시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연구의 범위 및 방법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주요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반지하주택’은 건축법상 천장 높이의 1/2 이상이 지하에 위치한 층을 주거 목적으로 사용하는 공간을 지칭한다. ‘거주성능’은 주거공간이 거주자의 건강·안전·쾌적성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 수준을 의미하며, 본 연구에서는 실내환경 성능(습기 조절, 환기)과 안전성능(대피로 확보)을 중심으로 다룬다.
본 연구는 우선 문헌고찰을 통해 국내와 영미권 반지하주택의 형성과정 및 유래, 건축적 특징을 살펴보았다. 국내 반지하주택의 형성과정에 대한 고찰은 워싱턴 D.C. 사례와의 비교 분석을 위한 국내 맥락의 이해를 목적으로 한다. 국내에서 지하층을 주거시설로 사용하게 된 과정을 사회적, 제도적 맥락 안에서 고찰하고 현재 국내 반지하주택을 방문하여 주거 현황을 파악했다. 또한 영미권의 반지하주택 또한 반지하 공간을 포함한 연립주택이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한 건축적, 사회적 배경을 고찰하고, 미국이 본격적으로 개발되었던 18세기 말 필라델피아(Philadelphia), 보스턴(Boston), 뉴욕(New York) 등과 함께 개발업자들이 대량으로 반지하 공간을 포함한 연립주택을 건설했던 워싱턴 디씨(Washington D.C)에 위치한 반지하주택을 직접 방문하여 주거현황을 조사했다. 이때 워싱턴 디씨 반지하주택의 건축적 특정 및 물리적 거주성능에 대한 실태조사 뿐만 아니라, 임대인(소유주)과 임차인(거주자)와의 심층면담을 통해 반지하주택의 거주성능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현장조사는 ① 건축적 특성(출입 방식, 평면 구성, 주요 건축재료), ② 실내환경 특성(습기·환기·난방 설비 현황), ③ 안전성(대피로 확보 여부)의 세 항목을 분석틀로 삼아 수행하였으며, 연구자가 직접 공간을 관찰·측정하는 워크스루 평가(walk-through evaluation)와 임차인·임대인 심층면담을 병행하였다. 사례는 ① 워싱턴 D.C. 내 19세기 건설 연립주택 밀집 지역, ② 현재 주거 목적으로 실제 임대·거주 중인 반지하 공간, ③ 출입 유형의 다양성을 반영한 대표 사례라는 세 가지 기준에 따라 선정하였다.
II. 문헌 고찰
1. 국내 반지하주택의 형성과정과 주거환경 실태
국내의 반지하주택은 처음부터 주거시설의 용도로 출발한 것은 아니었다. 1967년 신설한 건축법 제19조에서는 “주택의 거실1)은 지층에 설치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여 지하 공간을 주거시설로 사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이후 1970년 건축법 개정 시 제22조 3항에서 연면적 200 m2 이상의 건물에 설치를 의무화했던 지하층은 대피소 용도였고, 그 외에는 1970년대 이후 주택에 급속도로 보급된 보일러를 설치(Lim, 2011), 또는 창고 등의 부속공간 용도였다. 1972년 건축법 개정에서 이러한 지하층은 천장 높이의 2/3 이상이 지하에 있어야 한다고 천장 높이의 1/3 이상이었던 기존의 규정을 강화했으며, 1973년 개정한 건축법시행령에서는 “지하층은 건축물의 층수에 산입하지 아니하며”라고 지하층을 용적률에서 제외하여 거실로 간주하지 않았고, 또한 철근(철골)콘크리트 구조로 할 것으로 규정했다. 이로써 197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건설되기 시작한 현대적 주택의 비주거용 공간으로 출현한 지하층을 법제도 상에서는 분명히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상정하지 않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어쨌거나, 1970년대에 신축한 단독주택은 보일러실, 대피소, 창고 등의 용도로 지하층을 보유했었고, 1978년 무렵에는 ‘지하층이 있는 2층집’이 가장 전형적인 유형으로 자리 잡았다(Lim, 1989).
그러나, 1970년대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본격적으로 가속화된 시기로, 대부분 도시는 극심한 주택 부족에 몸살을 앓았다. 이로 인해, 당초 주거 용도로 상정하지 않았던 주택의 지하층은 빠르게 주거로 전용되었다. 더구나 1975년 건축법 개정에서 제 19조의 내용을 “주택의 거실을 지표면 이하에 설치하고자 할 때에는 환기 기타 위생상 지장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로 바꾼 것은 지하층을 주거 공간으로 전용하는 것을 사실상 허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1984년 5월 7일 개정한 건축법시행령 제47조(지하층의 설치)에서 수도권 안에 건축하는 85 m2를 초과하는 모든 건축물에 지하층을 설치하도록 추가함으로써 수도권에 건설하는 거의 모든 건물이 지하층을 갖추도록 했고, 1984년 건축법 개정에서는 천장 높이의 2/3 이상이 지하에 있어야 지하층으로 인정하던 기존의 규정을 다세대주택 및 단독주택에 한해서만 완화하여 천장 높이의 1/2만 지하에 있어도 지하층으로 인정하도록 규정했다. 말 그대로 ‘반지하’를 제도적으로 합법화한 것이다.
한편, 1984년 건축법 개정에서는 연면적이 330 m2 이하로서 2세대 이상이 거주할 수 있는 ‘다세대주택’이라는 주거 형태를 도입했고, 1985년 이를 다시 330 m2 이하에 3층 이하, 세대수는 2~9세대로 확대했다. 이는 단일한 가구가 거주하는 것을 전제하는 단독주택을 준공한 이후에 편법으로 개조하여 여러 세대가 거주하던 주택 유형을 ‘단독주택’이 아닌 ‘공동주택’으로 규정한 것으로, 설계와 건축 단계에서부터 하나의 건축물에서 여러 가구가 거주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양성화한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공동주택에 적용해야 할 더 까다로운 건축기준을 다세대주택에 한해서는 면제 및 완화하여 단독주택 수준의 건축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다세대주택은 기존의 공동주택에 비해 일조권 확보, 옥외계단 설치, 주거전용지역 내 건축 등 조건에 대해 전반적으로 훨씬 완화된 건축기준을 적용하여, 즉 거주성능을 충분하게 확보하지 않은 채로 지을 수 있게 되었다.
반지하주택이 확대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1990년 도입된 연면적 660 m2 이하, 3층 이하(지하층 제외), 19세대 이하로 규정된 단독주택인 ‘다가구주택’이었다. 다세대주택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주택난이 해소되지 않자 정부는 별도의 대규모 택지를 조성하거나 기반 시설을 확보하지 않고 기존 단독주택을 개조하여 민간임대주택 건설을 촉진하는 방안으로 다가구주택을 도입했다. 이후 공동주택인 다세대주택보다 규모가 큰 단독주택인 다가구주택 건설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Kim et. al, 1994) 이들은 의례 용적률과 층수에 산정되지 않는 반지하층을 포함했다. 반지하층 공간은 또한 대부분 임대주택으로 활용되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합법화된 반지하주택의 거주성능이 일반주택보다 양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다음에서 보는 <Figure 1>과 같이, 진입로를 포함한 개구부가 지면 높이에서 외기에 접해 있으므로 안전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 거의 창문을 열지 못한 채 생활하므로 계절과 무관하게 채광과 환기가 취약해서 실내는 곰팡이와 악취가 일상적이다. 또한, 지표면 아래 위치한 외부 배수관에 연결하려면 욕실, 주방 등을 반지하주택 거실의 바닥보다 높게 설치해야 하며, 그럼에도 수시로 배수관이 역류한다. 이에 더하여 개구부마다 외부 물 유입을 차단하는 차수판과 외부 침입 방지 목적으로 방범창을 설치함으로써, 위기 상황에서는 주출입구인 현관만이 유일한 대피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위태로운 사항을 해결하는 것이 매우 시급한 것을 알 수 있다.
2. 영미권 반지하주택의 형성과정
영미 지역의 반지하주택은 유럽 중세 시대부터 지어진, 둥근 궁륭(Vault) 천장의 지하실인 ‘Undercroft’에서 유래했다. 대지면에서 대체로 0.5층 높이 정도 아래에 위치한 공간으로 상점, 선술집 등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이 시기의 주택에는 농가주택에서 비롯된 가축을 사육하고 농작물을 갈무리하던 서비스 공간이 대지 뒤편에 반드시 딸려 있었는데, 도시주택에서는 이 공간이 말과 마차를 보관하고 하인들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후 도시가 더욱 발달하면서 이러한 유형의 건물들이 측벽을 공유하면서 가로를 따라 길게 이어진 연립주택(Row house 또는 Town house)을 이루었는데, 영국에서는 도로보다 높게 지은 연립주택을 ‘Terraced House’라고 불렀다(Schoenauer, 2004).
시민계급이 성장하면서 도시 내 주택 수요가 커졌고, 18세기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개발사업자들이 대규모 주택단지 개발을 진행하면서 고급화, 표준화된 연립주택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때 가장 먼저 도입된 런던의 전형적인 연립주택은 가로에 면한 폭이 3-bay로 좁고 지하 1층~지상 3, 4층 정도 높이였다. 늘어선 연립주택의 전면에는 주택단지의 공용정원에 해당하는 넓은 ‘주거광장(Residential squares)’이 있었고, 지하층은 일종의 완충공간인 ‘Area Well’을 거쳐 광장에서 바로 출입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도로 높이보다 낮은 이 반지하 또는 지하층은 부엌, 식품저장고, 석탄창고, 하인 생활공간 등 주택의 운영을 뒷받침하는 서비스 기능을 전담했다. 이 주택 유형이 유럽 본토로 전파되면서 전면의 주거광장과 Area Well은 사라지고, 중세 농가주택부터 이어져 온 뒤쪽의 서비스 공간이 작은 정원인 뒷마당(Backyard)으로 변형되었다. 연립주택은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중산층을 넘어 일반 대중에게까지 보급되었고, 이에 따라 반지하 공간의 활용 방식도 상류층 가사 서비스 공간에서 점차 일반 거주 공간으로 전환되는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Schoenauer, 2004).
이러한 연립주택의 유형은 미국에도 전달되었고, 18세기 말 이래로 개발사업자들이 필라델피아, 보스턴, 뉴욕, 워싱턴 D.C. 등의 도시에 활발하게 건설하기 시작했다. 초기 미국의 연립주택은 주로 유럽의 고전건축 양식을 모방한 연방양식(Federal style)을 따르다가 점차 고딕양식(Gothic style), 식민지양식(Colonial style) 등 과거의 다양한 양식을 뒤섞어서 모방한 재현양식(Revival style)을 이루었다. 재료로는 특히 유럽에서 수입한 붉은색 벽돌, 또는 철광석을 포함하여 붉은색을 띤 사암을 많이 사용했으며, 이 때문에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건설한 미국의 연립주택을 ‘Brown stone’이라고도 칭한다. 이후 도시 집중으로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이 주택 유형은 더욱 확대되어 노동자 주택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이 과정에서 전면 폭은 더욱 좁아져서 2-bay까지 줄어들었고<Figure 2>, 서비스 또는 부수적인 공간으로 여기던 반지하 공간 또한 주거 용도로 보편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Schoenauer, 2004). 미국에서는 이러한 반지하주택을 오늘날까지도 ‘영국식 지하층(English basement)’이라고 부르며, 워싱턴 D.C.를 비롯한 동부 주요 도시에서는 현재까지도 합법적인 주거 유형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III. 반지하주택의 현황 조사
1. 반지하주택의 건축적 특성
본 연구에서 2024년 1월에 방문하여 조사한 워싱턴의 반지하주택은 앞서 설명한 연립주택의 특성을 전승한 오래된 주거지(old town)로, 지역 전체가 반지하 공간을 포함한 주택가를 이루고 있었고 일부 지역은 재개발이 진행 중이어서 빈집과 이미 철거 또는 재건축한 건물들이 혼재하고 있었다. 워싱턴 D.C.에서 반지하주택을 포함한 연립주택은 오늘날까지도 주거시설로서 적법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워싱턴 D.C. 주택법(DC Housing Code)에 따라 반지하 주거공간은 최소 천장고, 채광·환기 개구부 면적, 비상탈출구 확보 등의 기준을 충족하여야 임대가 허용된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이 오랜 기간 반지하주택의 주거 활용을 가능하게 한 배경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반지하 공간에 진입하는 방식은 단일하지는 않아서, 가로에서 연립주택의 앞마당에 들어선 다음 진입하거나 보행로에서 바로 진입하는 등의 차이는 있으나, <Figure 3>에서 보이는 것처럼 크게 4가지 유형을 관찰할 수 있다: 건물의 지상층 전체를 출입하는 주출입구의 옆에 비교적 동등한 위계를 가지면서 지하층으로 드나드는 출입구가 별도로 있는 유형, 주출입구로 연결되는 계단의 하부 또는 측면으로 출입하는 유형, 주출입구와 무관하게 건물의 측면, 후면 등 다른 곳에 출입구가 위치한 유형, 일단 주출입구를 통해 건물에 들어간 후 다시 지하로 내려가는, 독립되지 않은 유형 등이다.
이 중 첫 번째 유형은 반지하 공간에 본 건물과 별도로 주소 지번이 있는 경우도 빈번하여 비교적 독립된 공간이라고 볼 수 있으며, 건물의 다른 곳에 출입구가 있는 유형은 건물 내부에서 지하층과 지상층을 연결하는 동선이 추가로 마련되어 있기도 해서 두 가지 유형이 섞인 사례에 해당한다.
다음 절의 세 개 사례는 앞서 제시한 분석틀(건축적 특성, 실내환경 특성, 안전성)에 따라 조사하였으며, <Figure 3>에 제시한 출입 유형 중 각각 서로 다른 유형에 해당하는 사례를 대표성을 고려하여 선정하였다.
2. 반지하주택 실내공간의 주거환경 실태
본 연구에서는 워싱턴에 위치한 반지하주택 중 3개의 반지하주택을 직접 방문하여 실내 거주공간의 현황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현재 거주 중인 임차인 또는 임대인과 면담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거주 여건에 대한 의견을 수집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Columbia Heights
본 반지하주택은 가로에서 연립주택의 앞마당에 들어선 후 건물의 지상층 전체를 진입하는 주출입구에 연결된 계단의 하부에서 다시 지하층으로 내려가는 출입 유형 (b)에 해당한다. 지면에서 약 1 m 가량 윗쪽에 위치한 지상층 출입 계단의 하부에 들어서는 위치에 철제 창살문을 설치함으로써 실내 진입 이전에 완충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실내 면적은 약 50 m2로, 전체 실내공간은 도로면에서 뒤쪽으로 긴 형태를 이루고 있다. 천장고는 약 2 m로 일반적인 지상층의 실내공간에 비해 낮으며, 욕실을 포함하여 모든 공간의 바닥 높이와 천장고가 동일했다. 개별 공간은 거실, 부엌, 침실 2, 욕실 1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출입구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 거실, 그다음에 부엌이 위치하고, 2개의 침실과 욕실은 가장 안쪽에 위치했다. 거실과 침실 1에는 외기에 면한 창문이 있는데, 거실의 창은 건물의 전면에, 침실 1의 창은 뒷마당 쪽으로 면해 있고, 침실 2는 외기에 면한 개구부가 없다. 창문을 모두 커튼으로 가려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침실 1에는 붙박이 수납장이 설치되어 있고, 그 외 거주자가 기계실에도 일부 물품을 수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반지하주택 내부에서 지상층을 포함한 해당 건물 전체의 거주자들만 드나들 수 있는 전용 외부공간인 뒷마당으로 연결되는 출입구가 있어서 주택의 뒷마당을 이용할 수 있는데, 건물 전면으로 드나드는 주출입구 외에 부출입구의 역할을 하고 있다. 모든 개구부(주·부출입문, 창문)에는 고정식 방범용 창살이 설치되어 있다.
주방가구, 냉장고, 조리용 가열기, 오븐, 세탁기, 건조기, TV를 포함하여 침대(+침구), 소파 등의 가구, 전자렌지, 토스터 등의 주방 가전기기, 그릇을 포함한 주방 집기 일체를 구비하여 임대하고 있다.
실내에 별도로 구획된 기계실에 공기조화 기기와 온수 보일러가 설치되어 있었다. 공기조화 설비로는 모든 실의 천장 또는 벽에 연결된 급배기구를 통해 공기를 순환시켜 난방을 하는데, 그 외에도 침실 등 일부 공간에는 추가로 온수로 가열되는 방열기(radiator)를 설치하여 공기조화와 온수 순환을 이용한 복사난방을 겸하는 난방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냉방기는 따로 설치하고 있지 않았다<Table 1>.
Table 1.
Case of Semi-basement Housing 1
| Location |
Columbia Heights, Washington D.C. (living room, kitchen, 2 bedrooms, 1 bathroom) |
| Exterior | ![]() |
| Entrance | ![]() |
|
Living room, kitchen | ![]() |
| Bedrooms | ![]() |
|
Bathroom, storage | ![]() |
| Backyard | ![]() |
2) George Town
본 반지하주택은 가로에서 연립주택의 앞마당에 들어선 후 건물의 지상층 전체를 출입하는 주출입구 옆에 비교적 동등한 위계를 가지는 출입구가 별도로 위치해 있는 출입 유형 (a)에 해당한다. 출입문을 열면 바로 거실에 들어서게 된다.
실내 면적은 약 30 m2로, 한 공간에 거실, 침실, 부엌이 한데 모인 1실형(studio type)인데, 역시 도로 면에서 뒤쪽으로 긴 형태를 이루고 있다. 천장고 또한 약 2 m로 일반적인 지상층의 실내공간에 비해 다소 낮으며, 욕실을 포함하여 모든 공간의 바닥 높이와 천장고가 동일했다. 개별 공간은 거실 겸 침실, 부엌, 욕실 1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출입구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 거실 겸 침실, 그다음에 부엌이 위치하고, 욕실은 가장 안쪽에 위치했다. 외기에 면한 창문이 거실에 2개소 주방과 욕실에 각각 1개소로 모든 공간에 외기에 면한 창이 있었고 모두 불투명 유리를 설치하거나 커튼으로 가리고 있었다. 붙박이 수납장, 하부수납형 침대 등이 구비되어 있으나 그 외 보일러실에도 일부 물품이 수납되어 있었다. 역시 해당 건물의 거주자들만 드나들 수 있는 전용 외부공간인 뒷마당으로 나가는 출입로가 있는데, 외부 가로와는 연결되지 않아 부출입구로 사용하지는 않고 있었다. 주출입구와 도로에 면한 창문에만 고정식 방범용 창살이 설치되어 있었다.
역시 주방가구, 냉장고, 조리용 가열기, 세탁기, 건조기, TV를 포함하여 침대, 소파 등의 가구, 전자렌지, 토스터 등의 주방 가전기기 일체를 구비하여 임대하고 있다.
이 주택의 거실에는 외부 배기가 되는, 즉 난방용으로 사용 가능한 벽난로가 있었으나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았으며, 실내에 별도로 구획된 기계실에는 공기조화기는 없이 온수 보일러만 설치되어 있었다. 복사난방용 방열기 2개가 실내용 난방기의 전부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거주하고 있는 임차인은 난방에 불만이 없다고 답변했고, 역시 냉방기는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연기감지기와 이산화탄소 측정기가 설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해당 건물 전체의 전기 차단기가 반지하주택 내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적이었다<Table 2>.
Table 2.
Case of Semi-basement Housing 2
| Location |
George Town, Washington D.C. (living room + bedroom + kitchen, 1 bathroom) |
| Exterior | ![]() |
| Entrance | ![]() |
|
Living room + bedroom | ![]() |
| Kitchen | ![]() |
| Bathroom, storage, etc. | ![]() |
| Backyard | ![]() |
3) Florida Avenue
교차 가로의 모퉁이에 위치한 본 반지하주택은 지하층 출입구가 연립주택의 주출입구와 무관하게 위치한 동시에 건물 내부에 지하층과 지상층 연결통로가 있어 (c), (d) 혼합 유형에 해당한다. 건물의 전면에는 지상층으로 진입하는 출입구와 반지하주택의 창문만 나 있고, 측면 가로에서 건물 대지 뒤편의 뒷마당으로 들어선 후 반지하주택으로 출입하므로 건물의 뒷마당이 해당 반지하주택의 앞마당 역할을 한다.
실내 면적은 약 40 m2로, 전체 실내공간은 역시 뒷마당에서 도로 쪽을 향해 긴 형태를 이루고 있다. 천장고 또한 약 2 m로 다소 낮았는데, 바닥의 수평이 일정하지 않아 도로 쪽, 즉 주택의 출입구에서 안쪽으로 갈 수로 경사가 낮게 기울어져 있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욕실을 포함하여 모든 공간의 바닥 높이와 천장고가 동일했다. 개별 공간은 뒷마당 쪽 주출입구 가까운 곳에 침실과 거실이 위치하고 그 다음에 부엌, 욕실이 위치하며, 침실에만 외부로 면한 창문이 있다. 바닥이 많이 기운 전면 가로 측의 일부 공간은 문, 가구, 집기를 설치하지 않고 사용하지 않는 공간으로 남겨져 있었다. 임대인은 안전상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으나 어떤 방식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는지는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뒷마당을 통해 주로 출입하므로 그 외의 외부 출입로는 없으나, 주택 내부에서 건물의 지상층으로 계단이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평소에는 지상층 측에서 잠가놓은 상태로 생활한다는 답변으로 미루어 출입로의 역할을 하지 않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 주택 역시 가구, 가전기기, 주방 집기 일체를 구비하여 임대하고 있다.
실내에 별도 구획한 기계실에 공기조화 기기가 설치되어 있고 침실과 거실의 천장 또는 벽에 연결된 급배기구를 통해 공기를 순환시키는 공기조화 난방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그 외에 추가로 방열기 또는 냉방기는 설치하지 않았으나 독립형 공기청정기를 비치한 것이 눈에 띄었다<Table 3>.
Table 3.
Case of Semi-basement Housing 3
| Location |
Florida Avenue, Washington D.C. (living room, kitchen, 1 bedroom, 1 bathroom) |
| Exterior | ![]() |
|
Entrance, backyard | ![]() |
|
Living room, kitchen | ![]() |
![]() | |
| Bedrooms | ![]() |
| Bathroom, storage, etc. | ![]() |
3. 논의 및 고찰
본 연구의 조사 대상인 반지하주택 3개소는 모두 전형적인 영미식 연립주택(row house 또는 town house)의 ‘영국식 지하층(english basement)’이다. 공통적으로 지하 1층 ~ 지상 3, 4층 정도 높이이고 가로에 면한 폭이 2-bay로 좁고, 가로면에서 뒤쪽으로 긴 평면을 이루고 있으며, 건물 후면에 뒷마당(backyard)을 포함하여 반지하주택의 주출입구 외에도 외부 출입이 가능하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실내 또한 천장고와 욕실을 포함한 모든 실의 바닥 높이가 같다는 점에서 동일했다. 반면 차이점은, 반지하주택이 속한 건축물의 지상층과의 관계, 출입 방식, 실내 공간 구성 등은 동일하지 않았다. 난방설비는 공기조화 방식과 열복사 방식을 혼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비교에도 불구하고 세 반지하주택을 조사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은, 한국의 반지하주택을 방문했을 때 예외없이 볼 수 있고, 심지어 한국의 일반주택에서도 어렵지 않게 눈에 띄는 곰팡이를 볼 수 없었고, 그 특유의 냄새 또한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기인한다.
우선, 워싱턴 D.C의 기후는 근본적으로 침수 피해와 곰팡이가 덜 발생하는 특성을 가진다. 하절기 동안 워싱턴 D.C는 서울에 비해 최고 기온은 다소 높으나(워싱턴 D.C 41.0°C 서울 39.6°C) 강수량은 현저히 적다(워싱턴 D.C 110 mm 서울 414 mm).2) 이는 곰팡이 생장에 덜 유리한 조건이며, 더불어 집중 강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겪을 가능성 자체가 적다.
다음으로는, 워싱턴 D.C의 반지하주택을 포함한 연립주택에 사용된 주요 자재인 벽돌과 사암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대체로 19세기에 건설된 연립주택의 주요 자재인 벽돌과 사암(Schoenauer, 2004)은 자갈, 모래 등의 골재 사이를 액상 시멘트로 채워 굳힌 철근콘크리트에 비해 재료 내부에 미세 공극을 내포하고 있는 다공질 재료여서, 콘크리트보다 실내의 습기를 잘 흡수하고 배출한다. 즉, 콘크리트에 비해 표면에 습기가 덜 맺히는 성질을 가진 재료라는 것이다. 반면, 한국전쟁 이후 서둘러 이루어진 도시 재건에 이어 압축적 근대화 및 도시화 과정에서 발생한 주택수요 폭발에 급급하게 대응하면서 형성된 한국의 반지하주택은 건축물의 주요 부분, 특히 지하층을 철근콘크리트로 짓도록 규정하는 법 제도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의도치 않게 곰팡이 생장에 유리한 여건을 이루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마지막으로, 난방방식의 차이를 주요한 요인으로 주목해야 한다. 영미권 주택은 실내 벽난로 전통에서 출발한 공기조화식 난방이 일반적이며, 특히 오래된 영국식 지하층인 반지하주택에서는 여전히 그러하다. 이는 난방기 주변의 공기를 데워서 대류시키며, 실내외의 공기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겸한다. 반면 한국 주택은 온돌의 전통을 현대화한 바닥복사난방이 일반적이다. 이는 축열량이 큰 재료로 이루어진 바닥을 가열하여 바닥 전체가 천천히 실내공간으로 직접 열을 복사하므로, 한국 주택은 열효율을 높이고자 가급적 창호를 기밀화하여 복사열을 품은 실내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제한한다. 따라서, 외기 온도가 변해도 상대적으로 실내 온도는 덜 변하므로 외부 온도와 실내 온도의 차이가 큰 실내표면에 결로현상이 일어나 습기가 맺히는 결과를 낳는다.
그러므로, 하절기에는 기후 자체가 덜 습하고, 동절기에는 실내외의 공기를 강제로 순환시키는 난방방식으로 인해 상시로 공기를 유동시키므로 실내공간의 표면에 결로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을 줄이는 여건에 더하여, 공기 중 습기를 잘 흡수하고 배출하는 재료로 지어진 영미권의 반지하주택은 실내공간에 곰팡이가 발생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좀 더 건강하고 유지관리가 용이한 환경으로 지속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세 사례의 조사 결과와 국내 반지하주택의 현황을 분석틀의 세 항목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Table 4>와 같다.
Table 4.
Comparison between Korean and Washington D.C. Semi-basement Housing
IV. 결 론
본 연구는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국내 반지하주택의 거주성능, 즉 실내환경 성능 및 안전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19세기 무렵 대량으로 건설한 이래 현재까지 주거지로 무리없이 이용하고 있는 워싱턴 D.C의 연립주택 내 반지하주택을 직접 방문하여 주거실태를 조사했고, 그 결과로 반지하주택의 실내 습도와 외부 출입로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한국의 반지하주택의 거주성능 향상에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점은 반지하주택의 실내 습기 조절이다. 이는 공기 순환과 수분 배출의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다. 기후는 선택할 수 없는 자연환경이고 난방방식, 건축재료는 문화적, 사회적으로 축적해온 인문환경이어서 근본적인 변경이 어렵다. 그러나 실내의 공기 순환은 환기 설비로 개선할 수 있고, 주택 외부에서 물이 들어오거나 내부에서 배수관이 역류하는 직접적인 침수 및 유입 외에 지속적인 결로현상으로 실내 측에 생성되는 수분(응결수, 결로수)은 이를 유도하여 모은 뒤 배수하는 비교적 단순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다음으로, 반지하주택에도 피난용 부출입구를 확보해야 한다. 국내 반지하주택은 신축 당시 주거시설로 출발하지 않았거나, 주택으로 간주하는 다세대, 다가구 주택도 반지하층의 주거에는 피난 관련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은 외부 출입로가 현관뿐이며, 지금 시점에 워싱턴 D.C의 반지하주택이 갖추고 있는 뒷마당이나 새로운 출입구를 건축물에 추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반지하주택마다 어떻게든 외기에 면해 설치되어 있는 창문을 유사시 출입이 가능하도록 개량한다면 창인 동시에 문의 역할을 겸하는 피난용 부출입구로 활용할 수 있다.
위의 방안을 실현하려면 출입문, 창문 등의 개구부를 전면적으로 개선하여 교체해야 한다. 이는 환기장치와 개폐장치를 통합한 창문시스템 개발을 의미한다. 새로운 개구부는 시선은 차단하되 거주자가 환기와 출입을 수시로 조절할 수 있는 형식이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거주자가 임의로 선택적으로 구비하고 있는 제습기, 공기청정기 등의 가전제품이 아닌 창호와 일체화된 환기장치를 포함하며, 고정식이 아닌 여닫을 수 있는 개폐형 방범창의 형태로 유사시 내부에서 열고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출입로의 역할을 겸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결로수 집수 및 배수 장치를 더한다면 반지하주택의 주거성능은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물론, 본 연구에서 제안한 방안을 시행하려면 건축자재 및 건축설비 전문가와 기술적 세부사항을 구체적으로 도출하는 협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방안은 기후·난방방식·건축재료라는 변경이 어려운 조건을 전제로 하면서도, 환기설비·개구부·대피로라는 현실적으로 개선 가능한 영역에 집중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는 단순히 상식적으로 도출 가능한 결론이 아니라, 워싱턴 D.C. 현장 실증과 기후·재료·난방방식의 맥락 분석을 통해 그 타당성과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앞서 명시했듯이, 본 연구에서는 강우로 인해 직접적인 침수 및 배수관 역류 피해가 잦은 반지하주택은 논의 대상으로 하지 않았는데, 이는 연구 설계 단계부터 설정된 범위로서, 기본적인 주거안전을 확보하고 거주성능을 논할 수 있는 반지하주택을 대상으로 거주성능을 향상시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주거시설로서의 기본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반지하주택에서 거주자를 소거하고 더 이상 주거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거주자 퇴거 및 주거상향, 반지하주택 개구부 시스템 교체는 그 지원 방안을 주택정책, 복지정책 전반과 하위 시행사업 단위에서 다시 논의해야만 하며, 이를 위한 연구 또한 함께 수반되어야 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