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II. 배경적 고찰
1. 선행연구 분석
2. 1960년대 이전 사택지의 역사적 전개와 유형
III. 공업도시 울산의 사택
1. 역사적 변천
2. 유형별 분류
IV. 유형별 특성
1. 서구식 계획단지형
2. 공영주택형
3. 혼합형
4. 아파트단지형
5. 자생적 컴퍼니타운형
V. 울산 사택지의 역사적 계보와 의미
1. 울산 사택지의 주거유형과 한국의 주택 변화
2. 울산 사택지와 이전 사택지의 연계성
3. 울산 사택지의 소멸과 의미
VI. 결 론
I. 서 론
공업도시 울산의 사택지는 1960년대 특정공업지구 지정 이후 급속한 공업화 과정에서 형성된 독특한 주거지 유형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택지의 형성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공업도시 개발과 전후복구기 산업시설 건설 과정에서 축적된 사택 건설 경험과 계획 기법이 계승・변용된 결과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기존의 울산 사택지 연구는 개별 단지에 대한 분석이나 울산 내부에 국한된 논의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본 연구는 선행연구의 개별 사례 심층 분석을 바탕으로 울산 사택지의 유형을 분석하고, 일제강점기 및 전후복구기의 선행 사택지(흥남, 장항, 부평, 충주, 문경 등)와의 비교를 통해 사택지 유형의 연속성과 변화를 검토함으로써, 해방 전후 한국 산업도시 주거지 형성의 역사적 맥락을 밝히고자 한다. 이를 위해 기존 선행연구 및 관련 문헌, 도면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선행 사택지와의 비교분석을 통해 울산 사택지의 유형적 특성과 역사적 계보를 체계적으로 고찰하였다. 본 논문은 선행 사택지 검토, 울산 사택지 현황, 유형 분류 및 분석, 결론의 순으로 구성된다. 연구의 시간적 범위는 울산 최초의 사택지인 대한정유공사 사택이 처음 건설된 1964년부터 대부분의 사택이 아파트 단지로 변화하는 1980년까지로 설정하며, 울산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사택지 유형 중 현존하거나 멸실되었더라도 평면 및 배치를 포함한 도면 자료의 확보가 가능하였던 사택지를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II. 배경적 고찰
1. 선행연구 분석
본 절에서는 울산 사택지의 역사적 계보와 유형을 이해하기 위해 일제강점기부터1990년대까지 사택 관련 선행연구를 검토하고, 본 연구의 차별성과 필요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산업도시의 사택 관련 선행연구는 연구 대상의 시기와 지역, 성격에 따라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공업도시인 흥남, 부평, 경인, 동해의 사택지 및 노무자주택에 관련된 연구이다. 두 번째로는 해방 이후 전후복구기 및 경제개발기의 사택지를 다룬 문경・충주(전후복구기), 울산・여수(경제개발기) 사택지에 관한 연구이다. 마지막으로 울산 및 장항에서 사택지의 형성과 변용 과정 및 도시공간구조와의 관계에 주목한 연구이다. 구체적인 선행연구의 목록과 각 연구의 주안점은 <Table 1>과 같다.
Table 1.
Review of Previous Studies
| Period | City | Author / Year | Research focus |
|
Company housing estates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 Heungnam | Tsujihara, 2012 | Distribution and spatial structure of factories and company housing estates affiliated with the Nippon Nitrogen Fertilizer Company |
| Lee, 2022a | Labor housing policies and housing allocation system of the Nippon Nitrogen Fertilizer Company | ||
| Bupyeong | Lee & Hong, 2019 | Spatial structure of the Mitsubishi company housing estate formed during the militarization period, hierarchical differences by employee rank, and characteristics as workers’ housing | |
| Kyungin | Lee, 2022b | Formation process of company housing villages during the wartime mobilization period, including Bupyeong, and hierarchical order within the housing estates | |
| Donghae | Kim, 2015 | Architectural characteristics of the Samcheok Development Company housing estate, designated as Registered Cultural Heritage | |
|
Company housing estates after liberation | Munkyung | Lee & Lee, 2026 | The Formation and Spatial Structure of the Mungyeong Cement Plant Industrial Settlement |
| Chungju | Park, 2020 | Architectural attempts by architects involved in the construction of housing estates for a fertilizer factory built with foreign aid | |
| Ulsan | Lee, 2004 | Typological analysis based on the physical characteristics of company housing distributed throughout Ulsan | |
| Lee, 2023 | Characteristics and transitional nature of company housing estates for Korean workers built as public housing types | ||
| Bae, 2025 | Architectural characteristics of the Hanyang Chemical foreign technicians’ housing estate in Ulsan | ||
| Hyundai Motor Company, 2026 | Historical Transformation, Spatial Organization, and Architectural Characteristics of the Hyundai Motor Company Housing Estate | ||
| Yeosu | Chung, 2007 | Chronological changes and hillside utilization characteristics of complex-type company housing estates built between 1978 and 1991 | |
|
Transformation of company housing estates and urban structure | Ulsan | Kwak, 2020 | Differences between company housing estates and villages around industrial complexes, and the structure of residential spaces separated from the city center |
| Jeong, 2015 | Correlation between company housing locations and urban development in Nam-gu, Ulsan | ||
| Janghang | Jeong & Park, 2020 | Transformation process and spatial structure of the Janghang Smelter company housing estate formed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
일제강점기를 다룬 선행연구들은 일제강점기 사택의 공간적 특성과 식민지적 차별 구조를 체계적으로 규명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해방 이후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사택 건설 경험이 어떻게 계승・변용되었는지에 대한 연결고리를 충분히 규명하지 못하였다. 또한 해방 이후 울산의 사택을 다룬 연구들은 울산 사택의 건축적 특성, 입지 패턴, 도시개발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하였으나 일제강점기 및 전후복구기 사택과의 역사적 연계성은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 이에 반해 장항제련소 사택지를 1935년부터 현재까지의 변천 과정을 다룬 Jeong and Park(2020)은 일본식 단독주택에서 새마을사택, 아파트로의 주택 유형 변화와 기업 운영 및 생산구조 변화에 따른 사택의 변화 양상을 규명하였으며, 특히 해방 전과 해방 후의 사택지를 구분하여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처럼 선행연구들이 특정 시기나 특정 지역의 사택지를 개별적으로 분석하는 데 그치는 데 반해, 본 연구는 일제강점기 및 전후복구기 사택과 비교함으로써, 1960년대 이후 형성된 울산의 사택지 유형이 일제강점기(흥남, 장항, 부평)와 전후복구기(충주, 문경) 사택지와 역사적으로 연계됨을 밝히고, 이전 사택지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특성을 찾아낸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2. 1960년대 이전 사택지의 역사적 전개와 유형
선행연구를 통해 확인한 1960년대 이전 사택지는 크게 일제에 의한 공업화 시기, 병참기지화 시기, 그리고 전후복구기 사택지로 분류해볼 수 있다<Table 2>.
Table 2.
Types of Company Housing Estate before the 1960s
먼저 일제에 의한 공업화 시기인 1920~30년대에 형성된 흥남과 장항의 사택지는 기업이 주도하여 공장과 사택을 통합적으로 조성한 컴퍼니타운의 전형이다. 이 유형은 공장과 주거, 복리시설을 통합적으로 계획하고, 직급별 위계를 공간적으로 구현하며, 자족적 생활권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구조적 완결성을 갖는다(Jeong & Park, 2020; Tsujihara, 2012). 호남리 사택지의 경우를 살펴보면 중앙에 병원, 학교, 구락부, 상점, 수영장, 테니스코트 등이 위치하고, 그 좌측으로는 단독 주택인 사원주택과 2호 주택인 준사원사택, 그 우측으로는 직원사택인 나가야 형태의 노동자주택이 위치하여 명확하게 공간이 구획되었다. 사택지는 전체적으로 장방형의 블록과 격자형 도로체계로 이루어졌으며 주택들은 한 방향을 보고 나란히 놓였다. 흥남과 장항은 공장과 사택지가 먼저 건설되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공간 구조가 전체 도시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에 비해 병참기지화 시기에 군수기지로 건설된 부평의 경우, 일본육군조병창 제1제조소, 미쓰비시중공업, 도쿄제강, 국산자동차 등 다양한 군수 공업이 빠른 속도로 들어서면서 기업사택과 함께 노무자주택 건설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공영주택(영단주택 및 부영주택)이 혼재되어 공업도시의 주거지를 이루는 양상을 보인다(Lee, 2021). 대표적인 기업사택지인 미쓰비시 사택지의 경우 흥남이나 장항처럼 자급적인 공간 구조를 갖기보다는, 기존 도시 구조에 편입되며 구락부, 목욕탕, 의무실 등 최소한의 복리시설만 갖춘 채 이후 진행되는 부평의 도시화와 함께 성장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 사택지는 흥남이나 장항과 마찬가지로 단독 혹은 2호 주택인 사원주택과 나가야 형태의 노동자주택이 구분되어 있었으며 직교하는 도로망으로 구성되는 특징을 보였으나, 이후 조선인 반장들이 거주한’ㄱ’자 형태의 한옥형 사택들이 건립되는 등 당시 부평 일대에 지어진 조병창 노동자주택과 유사한 형태도 나타났다(Lee & Hong, 2019; Lee, 2021). 부평 사택지의 경우에도 흥남, 장항과 마찬가지로 격자형 도로체계에 장방형 블록이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후복구기에 유엔한국재건단(UNKRA)의 원조로 건설된 기간공장 건설 과정에서 조성된 충주와 문경의 사택지는 또 다른 유형을 보여준다. 이 두 지역에서는 외국인 기술자를 위한 고급 주택과 한국인 직원을 위한 표준형 주택이 분리되어 조성되었다(Lee & Lee, 2026; Park, 2020). 이는 흥남 질소비료, 부평 미쓰비시 사택지에서 일본인과 조선인용 사택지의 건축 유형이 구분된 것과 동일하다. 그러나 서양인 기술자 사택지의 경우 이전의 사택지들이 장방형 블록 안에 대부분 한 방향으로 병렬적으로 놓인 것과는 달리, 서구식 컴퍼니타운처럼 곡선형 도로와 연못, 정원, 주차공간 등이 있는 외부 공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또한 충주와 문경의 사택지는 기존 농촌 지역에 들어선 공장 사택지로, 내부에 병원, 목욕탕, 클럽, 이발소, 각종 운동시설 등의 복리시설이 갖춰진 자족적인 유형이었다. 그러나 공장 설립 이후 주변 지역의 개발이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산업도시로 성장하기보다는 기존 농촌과 공존하는 산업취락1)적 성격을 띠었다.
이 같은 시기별 차이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공장+주거 결합, 위계적 공간 구조, 내・외국인 분리라는 특징이 확인된다. 내・외국인 분리는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과 조선인의 분리로 나타났으며, 전후복구기와 산업화 시기에는 외국인 기술자와 한국인 직원의 분리로 이어졌다. 주거 공간을 통해 위계를 구현하고 차별적 주거 환경을 조성한다는 사택지의 본질적 구조는 시기를 달리하면서도 지속되었다.
III. 공업도시 울산의 사택
1. 역사적 변천
1962년 울산공업센터 지정 이후 1963년 대한석유공사가 외국인 기술자 및 직원 숙소를 위한 사택을 정유공장 부근인 부곡동에 건설하게 되며 울산의 사택 건설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대한석유공사 부곡동 사택은 1964년 완공되었으며, 다음 해 북구 상안동에 대한철광개발 사택이, 1966년에는 남구 야음동에 한국석유공업사택이 건립되었다. 이후 다수의 사택이 건설되었는데, 초창기 사택지는 공장과 인접한 지역에 위치하였던 것에 반해, 도로 등 인프라가 점차 구비되고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시가지가 만들어지면서 사택지 역시 새로 부설된 도로 주변에 자리잡으면서 공장과 분리되었다(Jeong, 2015). 또한 초창기 대부분 소규모의 단층주택 위주였던 사택지는 1970년대로 들어서면서 점차 중규모의 다세대주택과 아파트 형태로 변화하였다(Lee, 2004). 1980년 이후에는 대부분의 사택이 5층 이상의 아파트 유형으로 변화하였으며, 1990년대 이후에는 분양형 사원아파트의 건축이 주가 되었다. 또한 사택 거주 선호도가 낮아지고 기존의 사택지가 재개발됨에 따라, 사택은 더 이상 울산의 주된 주거유형으로 기능하지 않게 되었다(Ulsan Studies Research Center, 2011).
2. 유형별 분류
울산 사택지는 1962년 공업센터 지정 이후 약 30년간 다양한 형태로 조성되었으며, 각 시기별 산업정책, 기업의 복리후생 전략, 그리고 도시계획의 변화에 따라 상이한 공간적 특성을 나타낸다. 본 연구는 선행연구 검토와 현장조사2)를 통해 울산 사택지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이러한 유형 분류는 다음의 네 가지 기준에 따른 것이다.
첫째, 입주 대상에 따라 외국인 기술자용과 내국인 직원용으로 구분된다. 외국인 사택은 중화학공업 건설 초기 기술 이전을 위해 초빙된 서구 기술자들을 위한 것으로, 서구식 생활양식을 수용한 고급 주택지로 계획되었다. 둘째, 주거 유형의 구성에 따라 단독주택 중심형, 아파트 중심형, 그리고 단독주택과 아파트가 혼재된 복합형으로 나뉜다. 셋째, 단지의 자족성에 따라 공장과 분리된 독립적 생활권을 형성한 컴퍼니타운형과 주거 기능에 집중한 일반 사택지로 구분된다. 넷째, 계획 주체 및 표준형 적용 여부에 따라 기업 자체 설계형과 공영주택 표준형을 차용한 유형으로 나뉜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울산 사택지는 ① 서구식 계획단지형, ② 공영주택형, ③ 혼합형, ④ 아파트단지형, ⑤ 자생적 컴퍼니타운형의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Table 3>3)은 1964년부터 1980년까지 울산에 건설된 사택과 그 유형을 정리한 것이며, <Table 4>는 각 유형별 대표 사례의 현 상황과 관련 자료를 정리한 것이다. 대표사례는 각 유형의 특징을 잘 보여주면서도 자료 확보가 가능한 사택지를 선정4)하였는데, 유형 1의 대표 사례로는 한양화학 무거동 사택을 선정하였다. 동 유형의 최초 사례인 대한석유공사 부곡동 사택은 계획대로 건설이 진행되지 않았고 조기에 멸실되어 물적 증거가 남아 있지 않은 반면, 한양화학 무거동 사택은 당초 계획대로 온전히 건설된 후 최근까지 존속하였으며 도면 자료와 선행연구가 확보된다. 유형 2는 울산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택으로서 선행연구를 통해 관련 자료가 확보된 한국석유공업 사택을 선정하였다. 유형 3과 유형 5는 각각 울산 동구와 북구를 대표하는 현대조선소 사택5)과 현대자동차 사택을 선정하였으며, 두 사례 모두 도면 자료 및 선행연구를 통한 분석이 가능하다. 유형 4는 최근 기록화 사업을 통해 자료 확보가 가능하며, 울산 사택지의 아파트 전환 과정을 잘 보여주는 쌍용정유 사택을 선정하였다.
Table 3.
Company Housing Estates Constructed in Ulsan during the 1960s-1980s
| Company housing estate | Location | Year built | Type | Housing type | Current status |
| Korea National Oil Corporation | Nam-gu | 1964 | ① | D | Demolished |
| Korea Iron Mining Development Co. | Buk-gu | 1965 | ② | D | Demolished |
| Hankook Petroleum Co. | Nam-gu | 1966 | ② | D | Extant |
| Korea Fertilizer Industry Co. (Boksan-dong) | Jung-gu | 1967 | ② | D | Partially Extant |
| Yeongnam Chemical Co. | Nam-gu | 1967 | ① | D+M | Demolished |
| Korea Fertilizer Industry Co. (Yaksan-dong) | Jung-gu | 1967 | ② | D | Demolished |
| Tongyang Nylon Co. | Nam-gu | 1968 | ② | D | Demolished |
| Donghae Thermal Power Plant | Nam-gu | 1969 | ② | D | Demolished |
| Korea Plastic Industry Co. | Nam-gu | 1971 | ② | D | Extant |
| Hanyang Chemical Co. | Nam-gu | 1971~ | ① | D+M | Demolished |
| Dongseo Petrochemical Co. | Nam-gu | 1972 | ④ | A | Extant |
| Hyundai Shipbuilding | Dong-gu | 1972 / 76 | ③ | D+A | Demolished |
| Daehan Petrochemical (Chil Public Apartment Complex) | Nam-gu | 1973 | ⑤ | D+M+A | Demolished |
| Taewon Trading Co. | Nam-gu | 1975 | ④ | A | Demolished |
| Samkyung Chemical Co. | Nam-gu | 1977 | ③ | D* | Partially Extant |
| Lucky Co. | Nam-gu | 1978 | ④ | A | Extant (Altered) |
| Poongnam Metal Industry Co. | Nam-gu | 1978 | ④ | A | Extant |
| Taekwang Industrial Co. | Nam-gu | 1979 | ④* | M | Extant |
| Hyundai Motor Co. | Buk-gu | 1979 | ⑤ | D+M+A | Partially Extant |
| Ssangyong Oil Refinery Co. | Nam-gu | 1980 | ④ | M+A | Extant |
| Isu Chemical Industry Co. | Nam-gu | 1980 | ④ | A | Extant |
Table 4.
Key Research Cases by Housing Type
| Type | Case study | Current status | Data available |
| ① Planned company town | Hanyang Chemical | Demolished (2024) | Original construction drawings; prior research (Bae, 2025) |
| ② Public housing | Hankook Petroleum Co. | Extant | Field survey drawings; prior research (Lee, 2023) |
| ③ Mixed type | Hyundai Shipbuilding | Demolished |
Site plans and floor plans available; (Ulsan Studies Research Center, 2011) |
| ④ Apartment complex | Ssangyong Oil Refinery | Extant | Documentation project completed (Ulsan History Research Institute, 2024a) |
| ⑤ Organically grown company town | Hyundai Motor Company | Partially extant | Archiving book (Hyundai Motor Company, 2026) publish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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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유형별 특성
1. 서구식 계획단지형
서구식 계획단지형은 울산의 공업화 초기 외국인 기술자 유치를 위해 조성된 고급 주택지로, 서구식 생활양식을 수용한 독립적 주거단지이다. 이 유형은 일제강점기 기업사택지가 아닌 미국의 컴퍼니타운 계획 모델과 유사한 성격을 보인다. 울산의 대한석유공사 부곡동 사택(1964)과 한양화학 무거동 사택(1971 이후)은 모델 산업 마을(model industrial town)으로 평가받는 마가렛회에(Margarethenhöhe; Fontana & Gritti, 2020; Green, 2010)와 유사하게, 곡선형 가로 체계, 풍부한 녹지, 다양한 주거 유형 구성 등의 계획적 특성을 보인다.
서구식 계획단지 유형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택지 조성 초기부터 마스터플랜에 따라 단지형으로 계획되었다. 부곡동 사택은 김재철 건축연구소에서, 무거동 사택은 정림건축연구소에서 설계를 담당하였으며, 특히 정림건축연구소의 김정식은 미8군 극동공병단(FED) 및 충주비료 설계팀에서 경력을 쌓으며 미국식 설계 방식을 익혔기에 외국인들에게 익숙한 서양식 주거지를 계획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Bae, 2025; Park, 2021a). 둘째, 공장과 주거지가 분리되어 구릉지에 자리잡았다. 부곡동 사택은 울산의 도시화 초창기였기 때문에 비교적 공장에 인접한 남측 구릉지에 자리잡았으나, 무거동 사택은 공장에서 약 8 km 떨어진 해발 약 125 m의 구릉지에 위치하였다. 셋째, 자체 기반시설 완비로 독립적 생활권을 형성하였다. 부곡동 사택은 내부 도로망, 전기, 수도, 보일러실, 변전소를 갖추었고, 무거동 사택은 내부 도로망, 보일러실, 변전소 및 오수 처리 시설을 보유하였다. 넷째, 담장과 옹벽으로 경계를 명확히 구획하여 주변과 분리된 독립적 영역을 형성하였다. 다섯째, 직급별 위계적 배치가 명확하였다. 무거동 사택의 경우 외국인 공장장용 62평 주택은 중앙 도로 남동쪽 경사면에, 외국인 직원용 48~50평 주택과 연립주택은 사택지의 가장 중심이자 거주 환경이 좋은 북서쪽에 배치되었다.
대한정유회사 부곡동 사택은 계획 당시 18평, 24평, 30평, 40평 규모의 단독주택과 아파트를 포함하여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도 포함하는 계획이었으나, 실제 건설 과정에서 대규모 아파트 블록은 축소되고 외국인 기술자용 단독주택만 건설되었다. 중앙의 소공원을 중심으로 곡선형 순환도로가 조성되고 도로를 따라 단독주택들이 배치된다. 한양화학 무거동 사택은 단독주택 16동과 연립주택 8동으로 구성된 내외국인 공용 단지로, 완만한 곡선형 도로가 중앙을 관통하며 중심부에 공용시설・독신자 숙소・외국인 사택이, 남측에 간부급 단독주택이, 북측에 직원급 연립주택과 변전시설이 위치하였다. 외국인 공장장용 62평 주택은 응접 공간과 생활 공간이 분리되고 식모방・드레스룸・서재 등 서구식 공간 구성을 갖추었으며, 단지 내 골프장・수영장・테니스장・클럽하우스・게스트하우스 등이 설치되어 서구식 생활이 가능하였다(Bae, 2025). 이 유형은 전후복구기 충주나 문경에서 제한적으로 시도된 외국인 기술자용 서구식 사택단지가 본격적으로 구현된 사례이다. 특히 장항이나 흥남의 일제강점기의 격자형 사택지와 달리, 서구식 계획단지형은 자동차 중심의 곡선형 도로 체계, 자족적 기반시설, 위계적 공간 배치를 갖춘 독립적 주거 단지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이 유형은 외국인 기술자의 기술 전승이 핵심 과제였던 울산 산업화 초창기, 즉 1962년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한시적으로 나타난 유형이다.
2. 공영주택형
공영주택형 사택지는 대한주택공사가 개발한 국민주택 표준형 평면을 차용하여 건설된 유형으로, 내국인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이 유형은 서구식 계획단지형에 비해 주택 규모가 작고 복리시설이 제한적이지만, 당시 보편적인 주택 표준을 적용함으로써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하였다. 공장과 일정 거리 떨어진 구릉지에 입지하며, 지형에 따른 계단식 도로 체계와 높이에 따른 위계적 배치를 특징으로 한다.
한국석유공업 사택은 이 유형의 전형을 보여준다. 1966년 울산 야음동, 공장 북서쪽 약 2 km 떨어진 구릉지에 건설된 이 사택지는 7.5평, 15평, 20평 규모의 주택 10동으로 구성되었다. 20평형은 4실+거실+부엌+욕실+화장실, 15평형은 3실+거실+부엌+욕실+화장실, 7.5평형은 2실+부엌+욕실의 평면 구성을 가졌다. 이는 대한주택공사가 1963년 서울 수유동에서 시험 건설한 국민주택 표준형 C형 평면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당시 공영주택의 표준적 공간 구성을 따른 것이다.
단지 배치는 경사지 지형을 따라 계단식으로 이루어졌으며, 높은 곳에 큰 평형(20평)을, 낮은 곳에 작은 평형(7.5평)을 배치하여 직급에 따른 위계를 공간적으로 표현하였다. 복리시설은 최소한으로 제한되어, 초기에는 우물을 통해 물을 공급하였고, 이후 상수도가 연결되었다. 소규모 놀이터가 설치되었으나, 서구식 계획단지형에서 볼 수 있는 클럽하우스, 골프장, 수영장 등의 고급 편의시설은 부재하였다(Lee, 2023)
즉, 한국석유공업 사택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무자용 사택지 및 전후복구기 문경 시멘트공장 한국인 직원 사택지에서 나타난 표준형 평면 적용과 위계적 배치 원리를 계승하는 성격을 보인다. 또한 한국석유공업 사택은 별도의 마스터플랜 없이 표준형 평면을 자연 지형에 맞춰 배치하였다는 점에서, 서구식 주거 모델의 이식이라기보다는 전시체제기-전후복구기로 이어지는 비계획적 사택지 유형의 연속선상에 위치한다.
3. 혼합형
혼합형 사택지는 단독주택과 아파트가 혼재된 유형으로, 외국인 기술자용 고급 주택과 내국인 직원용 아파트가 동일 단지 내에 공존하거나, 시기별로 주거 유형이 변화하면서 복합적 구성을 이루게 된 경우를 포함한다. 이 유형은 1970년대 중화학공업 확장기에 주로 나타나며, 외국인과 내국인의 공간적 분리, 직급에 따른 주택 규모 차별화, 그리고 단계적 건설에 따른 주거 유형의 다양화를 특징으로 한다.
현대조선소 사택은 이 유형의 대표적 사례이다. 1972년 서부동에 건설된 외국인용 사택과 1976~1982년 건설된 내국인용 사택으로 구성된다. 외국인용 사택은 초기 45평, 60평 규모의 단독주택 13동으로 시작되었으나, 이후 50평(6세대), 35평(92세대) 규모의 3~6층 아파트 15개 동이 추가되었다. 50평형 아파트는 침실 3개, 거실, 부엌, 욕실, 다용도실, 발코니로 구성되었다. 단지는 동서로 뻗은 골짜기를 따라 길다랗게 배치되었는데 단지 내부는 완만한 곡선형 도로로 연결되었고, 외국인학교, 클럽하우스, 골프장, 수영장 등 최고급 복리시설을 갖추어 당시 사택 중 최상위 주거 환경을 제공하였다. 입주자는 주로 미국, 영국, 독일 출신 기술자들이었다. 반면 내국인용 사택은 41,769 m2 부지에 27개 동의 3층 아파트로 조성되었으며, 45평 12세대, 31평 150세대로 구성되었다(Ulsan Studies Research Center, 2011). 외국인사택지와 마찬가지로 골짜기를 따라 길게 늘어진 형태였으나 내국인사택지의 아파트는 모두 남쪽을 향해 한 방향으로 병렬적으로 배치되며 격자형 체계를 만들어냈으며 내부에는 테니스장과 어린이놀이터 정도의 시설만 설치되어 외국인사택지와의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외국인 사택지 내 아파트 유형(35평, 50평)과 내국인 사택지의 아파트 유형(31평, 45평)은 주방과 식당의 분리 정도에서만 차이를 보일 뿐, 배치와 달리 평면은 거의 유사하다. 특히 이 평면들은 거실・주방・식당이 서로 연계되어 집중 배치되고, 복수의 침실과 욕실이 별도 영역으로 묶이는 구성을 취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시기에 건설된 맨션아파트의 평면과도 공통된 특징을 보인다(Park, 2021a).
1970년대 조성된 혼합형 사택지인 현대조선소 사택지는 외국인・내국인 분리 및 단지 내 환경의 차이, 외국인 기술자 유치를 위한 고급 주거 환경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일제강점기 흥남 및 부평 사택지, 그리고 이보다 앞선 시기 울산의 서구식 계획단지형과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1970년대 초 등장한 고급형 맨션 아파트가 외국인 및 내국인 사택지의 주거 유형으로 도입되었다는 점에서 이전 유형과 구별된다.
4. 아파트단지형
아파트단지형 사택지는 1980년대 이후 아파트가 한국 도시 주거의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Park, 2021a) 등장한 유형으로, 단독주택 중심의 전통적인 사택 형태에서 벗어나 아파트 중심으로 재편된 것이다. 이 유형은 경사지 지형을 활용한 계단식 배치, 중앙 집중형 복리시설 배치, 그리고 분양형 전환을 통한 입주자 소유권 인정 등의 특징을 보인다.
쌍용정유사택은 1980년 울산 신정동에 건설되어 1987년, 1993년 단계적으로 확장된 아파트단지형 사택지이다. 11개 동으로 구성되었으며, 18평에서 30평까지 다양한 평형이 공급되었다. 초기에는 북서쪽 경사면에 3층 저층 아파트가 배치되었고, 이후 남동쪽에 5~8층 중층 아파트가 추가되었다. 단지 중앙에는 복지시설이 위치하며, 테니스장, 노인정, 어린이 놀이터 등 복리시설이 집중 배치되었다. 경사지 지형을 활용하여 단위세대를 계단식으로 배치하였고, 쓰레기 투입구를 설치하는 등 당시 아파트 설계의 표준적 기법을 적용하였다(Ulsan History Research Institute, 2024a)
아파트단지형 사택지는 일제강점기 및 전후복구기 사택의 단독주택 중심 구성에서 벗어나 1980년대 이후 한국 도시 주거의 아파트화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단지 내 복리시설 배치, 직급별 평형 차별화 등에서 전통적 사택의 위계적 공간 구성 원리는 여전히 유지되었으나, 엄격한 공간 분리나 자족적 기반시설의 설치는 나타나지 않으며 이미 대도시로 성장한 울산의 도시 주거지 중 하나로 자리잡는 성격을 보인다. 특히 이 유형은 공장 인근이 아닌 도심지에 위치하여 공장과 완전히 분리된 사택지라는 점에서 앞선 유형들과 뚜렷이 구별된다. 또한 1980년 년대 이후 건축된 사택은 대부분 이 유형이라는 점에서 아파트단지형은 울산 사택지의 최종 유형이라 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에는 분양형 전환이 보편화되면서 울산에서 사택의 신규 건설은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다.
5. 자생적 컴퍼니타운형
자생적 컴퍼니타운형은 단순한 주거단지를 넘어 독립적인 도시 구조를 형성한 유형으로, 미국의 컴퍼니타운 개념을 계승하면서도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자생적으로 진화한 독자적 형태이다. 이 유형은 다양한 주거 유형(단독주택, 연립주택, 아파트, 기숙사)과 광범위한 복리시설(학교, 병원, 상업시설, 문화・체육시설)을 갖추고, 공장과 연계된 자체 기반시설(정수장, 변전소)을 보유하여 자족적 생활권을 형성한다. 직급별・직종별 위계가 공간 배치에 명확히 반영되며,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확장・변화하는 특징을 보인다.
현대자동차 사택은 이 유형의 대표적 사례이다. 1968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건설과 함께 염포동・양정동 일대에 조성되기 시작한 이 사택지는 염포천 인근의 구릉지와 염전, 농경지를 매립・조성하여 건설되었다. 초기에는 공영주택지 형식으로 출발하여 2세대 단독주택과 저층 연립주택 형태로 시작되었으며, 이는 한국석유공업 사택과 유사한 표준형 주택 배치 방식이었다. 그러나 1970~80년대를 거치며 점차 컴퍼니타운으로 진화하였다. 15~21평 규모의 아파트가 추가되고, 독신자용 기숙사는 2~3인 1실 구조로 확장되었으며, 공동 욕실, 취사장, 식당을 공유하는 집단 생활 방식을 채택하였다.
단지 내부에는 슈퍼마켓, 놀이터, 문화센터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시설이 갖추어졌으며, 정수장과 변전소를 통해 공장과 연계된 독자적 인프라를 구축하였다. 직급별・직종별 위계는 주거 유형과 배치에 명확히 반영되었으며, 가족 유무에 따라 가족용 사택과 독신자 기숙사로 분리되었다. 매년 봄 벚꽃 축제가 개최되는 등 독자적인 공동체 문화가 형성되었으며, 이는 기업의 복리후생 정책과 노사 화합의 상징으로 기능하였다(Hyundai Motor Company, 2026)
현대자동차 사택은 일제강점기 흥남 조선질소비료 사택의 계보를 잇는 것으로 해석된다. 흥남 사택은 공장・주거・복리시설 결합형 자족도시 모델의 전형으로, 직급별 위계 공간, 자족적 생활권, 병원・학교・골프장・수영장 등 광범위한 복리시설을 갖춘 독립적 도시 구조를 형성하였다. 자족적 시설 및 광범위한 복리시설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서구식 계획단지형과도 유사하나, 마스터플랜에 의해 단일 시기에 완성된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진화하며 형성된 자생적 컴퍼니타운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또한 직급별 공간 분리, 주택 유형 및 평형 차별화 같은 위계적 특성이 나타나면서도, 노사 화합과 공동체 문화 형성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일제강점기 사택지의 식민지적 분리 구조와는 구별된다.
1990년대 이후 단독주택, 연립주택 등은 대부분 재건축되었으나, 기숙사와 일부 아파트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사택은 공영주택형에서 출발하여 자생적 컴퍼니타운으로 진화한 과정을 통해, 한국 산업화 시대 사택의 독자적 발전 경로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이러한 대규모 자생적 컴퍼니타운은 울산 내에서 현대자동차 사택이 유일하나, 울산 북구를 대표하는 현대자동차 사택지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독립 유형으로 설정하였다.
울산 사택지의 다섯가지 유형별 특성은 다음 <Table 5>와 같다.
Table 5.
Characteristics of Each Company Housing Estate Type in Ulsan
V. 울산 사택지의 역사적 계보와 의미
1. 울산 사택지의 주거유형과 한국의 주택 변화
1960~80년대 울산 사택지의 주거 유형 변화는 당시 한국의 주택 변화와 유사한 흐름 속에서 전개되었다. 초기에는 단독주택 중심의 공영주택형이 주를 이루었으나, 1970년대 이후에는 아파트 중심으로 변화하였다. 또한 구체적인 주택 유형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서구식 계획단지형의 경우, 서울 한남동・이태원 외인주택지(1955~) 및 부산 연지동 외인주택지(1961)와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곡선형 가로체계와 단독주택・아파트의 혼합 구성, 당시 여타 공영주택보다 큰 규모의 단위 세대 구성(Korea National Housing Corporation, 1978; Park, 2021a)은 울산 부곡동 대한정유사택(1964)과 무거동 한양화학사택(1971)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이는 외국인 기술자 유치라는 동일한 목적 아래 울산에서도 서구식 주거 환경이 도입되었음을 보여준다.
공영주택형의 경우 대한주택공사의 표준형 주택 유형을 기반으로 건설되었으며, 1959년 불광동 국민주택의 식침분리, 1963년 수유동 시범주택의 리빙키친(LK), 1960년대 민영주택에서 유행한 테라스 등(Lee, 2023; Park, 2021b) 당시 공영・민영주택에서 시도되던 주거 유형이 반영되었다.
아파트 유형의 경우, 1960년대 초 마포아파트에서 나타난 단지형 공동주택의 특징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동일 주거동의 반복 배치와 부대시설 설치, 수세식 화장실・난방설비 등의 근대적 설비가 도입되었으며, 대부분 계단실 중심의 집중형 평면을 가진다. 1967년 이후 대한주택공사가 공영주택 사업에서 아파트 중심 공급을 추진하면서(Park, 2021b), 1972년 이후 울산에서도 아파트단지 유형의 사택지가 등장하였고 1980년 이후에는 울산 사택지 역시 대부분 아파트 유형으로 건축되었다(Ulsan Studies Research Center, 2011). 또한 1969년 한강맨션아파트 이후 나타난 중산층 이상의 주거 공간으로서의 아파트 성격 역시 울산 현대조선소 사택 아파트에서 확인된다.
이상을 종합하면 울산 사택지는 서울을 중심으로 형성된 대한주택공사의 주거 표준과 생활양식을 단기간내에 수용・반영하였다. 이는 울산 사택지가 기업 복리후생과 국가 공업화 정책이 결합된 특수한 주거 공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한국 사회의 주거 변화 흐름과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었음<Table 6>을 보여준다.
Table 6.
A Comparison between Korea National Housing Corporation (KNHC) Types and Ulsan Company Housing Typologies
2. 울산 사택지와 이전 사택지의 연계성
울산 사택지의 형성은 단순한 지역적 특수성이 드러난 결과라기보다, 이전 산업도시 주거 유형의 계승과 변형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역사적 계보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난다. 하나는 설계자・표준도면・기술 경험 등을 통한 직접적 참조이며, 다른 하나는 급속한 공업화와 도시 기반시설 부족이라는 유사한 시대적 조건 속에서 유사한 공간적 해법이 반복적으로 나타난 경우이다.
울산은 1962년 본격적인 공업화가 시작되면서 인구 7만 8천 명에서 10년 만에 2배가 넘는 15만 9천 6백 명으로 늘었고, 1975년 당시 논밭 및 대지의 비율은 1962년에 비해 논밭은 20% 감소, 대지는 300% 증가하는 등 빠른 도시화가 진행되었다(Ulsan Studies Research Center, 2011). 이 과정에서 토지구획정리를 통한 주택지 건설과 함께 사택지의 건설이 다수 이루어졌고, 특히 남구・동구・북구의 도시 공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Ulsan Studies Research Center, 2011).
기존 연구에서는 울산의 사택이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주거공간이었다고 언급한다(Ulsan History Research Institute, 2024b). 그러나 앞서 살펴보았듯이 울산의 사택은 완전히 새로운 유형이라기보다는 일제강점기 이후 공업도시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주거 유형의 연장선에 있다. 울산 사택지의 역사적 계보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된다. 하나는 설계자・도면・모델을 직접 참조한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급속한 공업화라는 유사한 시대적 조건에서 유사한 해법이 도출된 경우이다.
직접적 참조가 명확한 사례로는 공영주택형을 들 수 있다. 한국석유공업 사택(1966)은 대한주택공사가 1963년 서울 수유동에서 시험 건설한 국민주택 표준형 C형 LK 평면 등 공영주택의 표준 평면을 사용하였으며, 이는 병참기지화시기 노무자주택 표준형 도면을 사용하던 방식과 유사하다. 서구식 계획단지형의 경우, 정림건축연구소의 김정식이 미8군 극동공병단(FED) 및 충주비료 설계팀에서 익힌 미국식 설계 방식을 무거동 사택 설계에 적용하였다는 점에서 설계자의 경력을 통한 직접적인 기술 전수가 확인된다. 자생적 컴퍼니타운형의 현대자동차 사택은 흥남 조선질소비료 사택이 확립한 ‘공장・주거・복리시설 결합형 자족도시’ 모델을 직접 계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혼합형과 아파트단지형은 시대적 조건을 반영한 결과이다. 1960~70년대 울산의 급속한 도시화와 도시 기반시설 미비라는 조건은 흥남, 부평과 같은 일제강점기의 공업도시와 유사하였으며, 이러한 조건에서 외국인 기술자와 내국인 직원의 공간적 분리, 직급별 위계 배치라는 해법이 나타났다. 아파트단지형은 1980년대 이후 한국 전반의 아파트화 경향을 반영한 것으로, 선행 사택지와의 직접적 참조보다는 당시 주거 표준의 보편적 수용에 가깝다.
결국 울산 사택지의 역사적 계보는 이전 사택지의 직접적 영향과 당시 시대적 상황 하에서의 도시적 조건이 함께 작용하여 만들어진 결과로, 이는 결국 울산 사택지의 독자적 성격을 만들어냈다.
3. 울산 사택지의 소멸과 의미
1980년대 이후 울산 사택지는 아파트형으로 수렴되었고 1990년대 이후에는 대부분 분양형 사원아파트의 건축이 주가 되면서 울산의 사택지는 점차 그 성격이 사라지게 되는데 (Ulsan Studies Research Center, 2011) 이는 경제적・도시적・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는1970년대 후반 이후 아파트의 상품화와 1990년대 분양형 사원아파트의 확산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사택은 기본적으로 재직 기간 동안 기업이 제공하는 임대 주택이었으나, 분양형 사원아파트는 기업이 저렴한 가격으로 직원에게 분양하는 방식으로, 거주자가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었다. 현대조선소 등 기업에서는 1970년대 후반부터 분양형 아파트를 보급하고자 하였으나, 1980년대까지 노동자들은 분양보다는 임대를 선호하였다(Kim, 2005).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아파트 가격 상승과 함께 분양형 전환이 보편화되면서 사택의 성격은 복리후생에서 자산 형성으로 변화하였고, 기업 입장에서도 사택 유지・관리 비용 절감의 유인이 작용하였다.
도시적 측면에서는 울산의 도시화 완성이 사택의 존재 이유를 약화시켰다. 1960~70년대 도시 기반시설이 미비하던 시기에는 사택의 자족적 생활권이 필수적이었으나, 울산 내에 다수의 아파트와 도시 인프라가 갖추어진 이후에는 사택이 제공하는 독립적 생활권의 필요성이 낮아졌다. 또한 1980년대 이후 공단 확장과 도시 재개발 압력으로 인해 사택 부지의 토지 가치가 상승하면서 재건축・매각의 유인이 커졌다. 일례로 삼성정밀화학 사택이 위치한 약사동 일대는 1990년대 새로운 상권지역으로 부상하면서 재개발의 직접적 영향을 받았고, 그 결과 해당 사택지는 1999년 고층아파트와 상업단지로 재개발되었다(Lee, 1999). 삼성정밀화학 사택지의 사례는 1990년대 울산 내 다수의 사택지가 재개발된 양상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며, 이는 사택지 소멸의 직접적 계기가 되었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사택 거주 선호도의 하락이 중요한 요인이었다. 직장 공동체와 주거 공동체가 일치하는 사택의 특성은 초기에는 공동체 문화 형성에 기여하였으나, 점차 사생활 침해와 공동체 문화에 대한 부담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으며(Ulsan History Research Institute, 2024b)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노동자주거공동체의 해체・희석이 이루어졌다(Kim, 2005). 또한 학군 등 교육 환경이 거주지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부상하면서 사택 거주를 기피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이에 따라 가족 거주형 사택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6) 결국 울산 사택지의 해체는 한국 산업화 시대의 종언과 함께 기업 복리후생 방식의 전환, 도시 주거 문화의 변화가 맞물려 나타난 복합적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VI. 결 론
본 연구는 1962년 울산 특정공업지구 지정 이후 형성된 울산 도시 사택지의 유형을 분류하고, 그 역사적 계보를 1960년대 이전의 사택 건설 경험과 연계하여 고찰하였다. 연구의 주요 결과와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울산 사택지의 형성은 일제강점기와 전후복구기 사택 건설 경험의 연장선에 있다. 일제강점기 흥남・장항・부평 사택지와 전후복구기 충주・문경 사택지는 공장과 주거의 결합, 위계적 공간 구조, 외국인・내국인 분리라는 사택지의 본질적 구조를 확립하였으며, 이 원리는 울산의 사택 체계로 계승・변용되었다.
둘째, 울산 사택지는 입주 대상, 주거 유형 구성, 단지 자족성, 계획 주체에 따라 서구식 계획단지형, 공영주택형, 혼합형, 아파트단지형, 자생적 컴퍼니타운형의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각 유형은 시기별 산업정책, 기업의 복리후생 전략, 도시계획의 변화에 대응하여 형성되었으며, 선행 사택지의 계획 원리를 계승하면서도 1960년대 이후 한국 산업화 과정에서 변용된 독자적 특성을 보인다.
셋째,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초까지 울산 사택지는 대부분 외국인 기술자용 서구식 계획단지형이나 내국인용 공영주택형으로 건설되었으나, 1970년대 초중반 이후 혼합형이나 아파트단지형으로 변화하였고, 1980년대에 이르면 대부분 아파트단지로 변모하였다. 이 과정에서 사택지의 유형은 초창기에는 일제강점기 및 전후복구기의 계획 원리를 계승한 형태로 출발하였으나, 점차 아파트단지형으로 변모하면서 이전 유형의 흔적은 현재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아울러 평면 역시 1970년대 초반까지는 서구식 계획단지형의 외국인용 평면이나 공영주택형의 표준 평면이 주로 사용되다가, 1970년대 후반 이후에는 당시 보편적으로 사용되던 아파트 평면이 주로 사용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현대자동차 사택은 단순한 사택지를 넘어 한국형 자생적 컴퍼니타운으로 진화한 사례로 볼 수 있으며, 한국 산업화 시대에 형성되어 현재까지도 그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이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분양형 전환, 아파트 중심 재편, 복리시설의 표준화 등은 전통적 사택 단지의 해체를 초래하였다. 1990년대 이후 대부분의 사택이 재건축되거나 멸실되면서 ‘사택도시’라 불리던 울산의 주거지 성격도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연구는 기존 사택 연구의 범위를 확장하여 일제강점기와 전후복구기를 잇는 역사적 계보 속에서 울산 사택지의 독자성을 규명하고, 멸실 위기에 처한 사택 단지들의 유형을 체계적으로 고찰함으로써 공업도시 울산의 주거 유산으로서의 가치에 주목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다만 본 연구는 사택지의 배치와 유형 분석을 통한 역사적 계보 추적에 초점을 두었기에, 개별 사택의 건축적 특징과 거주 문화에 대한 심층 분석보다는 그동안 개별적으로 이루어진 사택 연구를 산업도시주거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연결하고자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