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인간의 활동은 다양한 목적을 가지는 일련의 행동으로 매우 다양하고 예측이 어려우나, 그 안에서 일정한 규칙과 양식을 가지는 경우 이를 ‘행태’라는 틀 안에서 이해할 수 있다1). 인공적으로 조성된 물리적 환경 중에서도 특히 주거 환경에서의 인간의 행태는 1차적인 생존 활동이 집약되어 있는 동시에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된 사회와 문화의 특성까지도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훨씬 규모가 크고 기술 집약적으로 구성된 건축 환경에서 보다 오히려 더 복잡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표적 주거 환경인 공동주택의 단위 주거 공간은 건설사와 설계자가 거주자의 생활 행태에 대한 막연하고 임의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계획하여 대량으로 공급한 주거 공간에 반대로 거주자들이 적당히 적응하여 생활하는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주거 환경은 다양한 거주자의 생활 행태를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단일한 거주자의 생애주기 변화에 따른 일반적인 생활 행태의 변화조차도 충분히 지원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거주자들은 자녀의 출생과 성장 등에 따라 생활 행태가 변화하면 이에 맞는 주거 환경을 찾아 옮겨가는 유목민과도 같은 삶을 요구당하고 있다.
본 연구는 생애주기 중에서도 가장 극적인 생활의 변화를 거치는 자녀 양육기 가구의 주거환경 내에서의 생활 행태의 변화를 집중하여 분석함으로써 이 시기의 가족들이 필요로 하는 주거환경의 근본적인 행태지원성(affordance)을 파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 중심의 공간디자인이라는 건축계획 분야의 대의 뿐만 아니라, 시간 속에서 진정한 주거로서 지속가능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공동주택을 마련해야 하는 우리의 사회적 과제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II. 이론적 고찰
1. 행태지원성(affordance)의 개념
제임스 깁슨(James J. Gibson)의「The Ecological Approach to Visual Perception」(1979)를 통해 알려지게 된2) 어포던스(affordance: 행태지원성)라는 개념은 환경, 행위자, 행동의 3가지 요소 사이에서 작용하는 상호작용이자 관계를 말한다3). 이전의 환경지각 이론들과는 달리 유기체의 존재에서부터 출발하는 생태학적 지각이론의 중심 개념인 어포던스는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이 아닌 유기체가 환경을 지각하는 과정에서 본능적으로 지각하게 되는 특정 환경의 속성을 의미한다. 이때의 특정 환경의 속성은 유기체의 어떤 행동을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불변의 속성을 의미한다. 즉 인간이 환경의 지원성을 지각하는 것은 환경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방식을 지각하는 것이다. 이후 인지심리학자인 도널드 노먼(Donald A. Norman, 1988)이 처음으로 디자인 분야에 어포던스 개념을 적용시킨 연구를 했는데4), 이를 공간디자인 분야의 관점에서 이해하면,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은 인간이 특정 환경에서 취하는 행태를 원활하게 지원해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과정, 즉, 환경의 행태지원성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5)
2. 주거공간에서의 주요행태
주거 공간에서의 주요 생활 행위에 대한 유형 분류는 질 또는 양 모두의 관점에서 시도되어 왔다. Lee(1985)는 전형적인 주생활 행위의 유형을 요인분석을 통해 정량적으로 “단란·접객행위”, “가사행위”, “자녀의 개인생활행위”, “생리적 행위” 등 네 가지로 제시했고, Kim(1992)는 서울의 중규모 이상 아파트 중 대표적 평면을 선정하고 그중 안방, 거실, 식당·부엌의 세 공간을 중심으로 전형적인 주생활 행위의 유형을 파악하여 “취침”, “몸단장”, “가족 단란”, “개인생활”, “가사작업”, “접대”, “식사”로 분류했다. Kim and Lee(2005)는 역시 30평형대의 침실이 3개인 아파트를 대상으로 각 공간에서 발생하는 주생활행위의 종류와 빈도를 파악하고 이를 요인분석을 이용하여 취침, 식사, 위생 등의 “생리적 행위”와 여가·취미 행위를 묶은 “개인생활행위”,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족단란행위”, 가족 이외의 외부인들과 함께 하는 “접객행위”, 세탁, 식사준비, 청소를 포함하는 “가사생활행위”, 가족 이외의 외부인들과 형식과 명분을 가지고 행하는 의례에 해당하는 “행사”의 5가지로 주거공간에서의 주요행태를 유형화했다.6)
한편, 2000년을 전후로 급속하게 이루어진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PC와 인터넷, 스마트폰의 이용이 일반화되면서 주거공간에서의 행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Lee(2008)는 네트워크의 발달로 주택 내에서의 행위 기능이 늘어남에 따라 주거 내 공간과 행위의 재분배가 이루어질 것이라 말하면서 특히 PC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행위로 인해 다른 행위들이 재배치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번에 한가지씩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던 기존의 행위들이 동시적으로 발생하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7) 나아가 Pyon and Choi(2014)는 주거공간을 업무공간으로 동시에 이용하는 거주자의 특성을 분석하면서 기존에는 육아를 병행하는 기혼여성이 재택근무에 더 적극적이었으나 향후에는 성별과 사회적 역할의 조건에 국한되지 않고 업종 특성에 따라 전문직과 자영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업종에 걸쳐 집안에서 일할 여건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8)
3. 주거공간의 행태지원성
주거 환경에서의 주요 공간인 침실, 부엌·식당, 화장실·욕실, 거실에서 이루어지는 생활 행위는 매우 다양하며, 비교적 단일한 목적의 행위가 이루어지는 욕실을 제외하고는 하나의 공간에서 한가지의 행위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이는 <Figure 1>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거실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Kim(1996)은 다른 국가의 주거 공간 사용행태와의 비교를 통해 이러한 현상이 우리 사회에서 더 특징적9)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우리 사회가 거실을 매우 복합적인 기능으로 이용하는 문화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이러한 현상은 자녀 양육기에 더욱 집중되어 있다. Park and Park(2001)은 특히 미성년자녀의 경우 취침과 중·고등기의 학습 활동을 제외하고는 연령대를 불문하고 거의 모든 활동을 거실에서 하고 있다10)는 것을 드러냈는데 여기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부모의 동참, 관찰, 감독을 감안하면 거실은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매우 중심적인 생활공간임이 분명하다. Jeong and Seo(2009) 또한 거실 공간이 가장 다양한 행태가 발생하는 공간이라는데 주목하고 각 행위의 특성에 맞는 인공조명의 계획과 설치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11)
그렇다면 거실 공간이 거주자들이 거실에서 행하는 수많은 행위를 원활하게 지원하고 있는가, 즉 거실 공간의 어포던스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앞에서 언급한 선행연구들은 기존의 공간을 전제로 그에 대한 거주자들의 특정 시점의 요구와 만족도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으나, 거주자의 생활행태는 가족 내 상황의 변화, 특히 자녀의 성장 발달 단계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한다. 따라서 변화하는 행태를 집중적으로 파악하여 거실 공간이 지속적으로 행태지원성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
4. 자녀의 성장과 주거공간의 대응
인간 발달에 대한 이론적인 틀로써 오랜 기간 발달론적 관점이 이용되어 왔다. 쟝 피아제(Jean Piaget)의 인지발달 이론(1954)에 의하면, 출생 후 2세까지는 “감각운동기” 이후 만 7세까지는 “전조작기”, 만 7-11,12세까지는“구체적 조작기”, 그 이후 시기는 “형식적 조작기”로 분류했다.12)
Park and Park(2001)은 피아제의 아동 발달단계에 가족생활주기와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를 접목하여 만 7세 이후의 시기를 초등학교 저학년,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재학시기로 세분화하여 아동의 성장과정에 따른 주거 공간 요구의 변화를 분석했다.13)
III. 연구의 범위 및 방법
1. 연구의 범위
본 연구는 서울시 일반가구의 대표 유형인 맞벌이 부부와 미성년 자녀 1명으로 구성된 가구를 대상으로 했으며, 주거 유형 또한 가장 일반적인 침실 3개의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85 m2 이하) 공동주택으로 한정14)했다.
2. 연구의 방법
1) 조사 도구의 구성
본 연구에서는 주거에서의 행태 유형을 <Figure 1>와 같이 “생리적 행위”, “유지관리 행태”, “양육 행태”, “여가 행태”, “사회적 행태”로 분류했다. “생리적 행태”는 취침, 식사, 위생·단장 등의 기본적 생존활동이며, “유지관리 행태”는 생리적 행태의 지속에 수반되는 가사·수납 활동과 업무 활동을 이른다. 특히 업무 활동은 정보화 기기의 일반화로 주거에서 직장 업무가 연장되고 재택근무가 증가하는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는 맥락에서 추가했다. “양육 행태”는 부모 입장의 돌봄과 자녀 입장의 놀이 또는 학습을 행위자가 다른 같은 목적의 활동으로 간주했고, 자녀와 함께 이루어지는 가족들 간의 단란 활동 또한 포함시켰다. “여가 행태”는 개별적인 휴식·여가 활동, “사회적 행태”는 가족 외부인들과의 교류 활동을 포함했다.
또한 아동의 발달단계에 따른 연령과 학령을 함께 고려하여 자녀의 성장 단계를 영아기(0-2세), 유아기(3-6세), 초등기(7-12세), 중·고등기(13-18세)로 분류했다.
2) 조사 절차
본 조사는 2015년 12월 31일부터 2016년 2월 27일 사이에 진행되었으며, 눈덩이 표집(snowball sampling)을 기본으로 자녀의 연령대 별로 층화 표집(stratified sampling)을 병행했다
본 조사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수행되었다. 첫째는 반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하여 조사대상자가 직접 주거공간 내에서 일어나는 활동을 기록하도록 하고, 부부 중 한사람과의 심층 인터뷰를 병행하여 설문을 통해 드러나지 않은 생활 행태의 내용을 파악했다. 둘째는 연구자가 미리 준비한 조사지에 거실에 있는 가구의 종류 및 배치 현황을 실측 기록하고 사진으로 보완하여, 가구를 포함한 주요 생활물품의 보유 및 이용 실태를 조사했다.
IV. 자녀 성장단계별 거실 내 행태와 행태지원성 변화
1. 조사 개요
조사 대상자들은 서울시에 위치한 침실이 3개인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85 m2 이하)의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으면서 맞벌이 부부와 0-18세의 미성년 자녀 1명으로 구성된 가구이다.
Table 1.
Subjects
| Stage of the child (age) | Number of samples |
|---|---|
| Baby (0-2) | 7 (23.3%) |
| Kid (3-6) | 7 (23.3%) |
| Elementary school student (7-12) | 9 (30.0%) |
| Middle & high school student (13-18) | 7 (23.3%) |
| total | 30 (100.0%) |
자녀의 발달단계에 따른 연령과 학령을 기준15) 자녀가 영아기(0-2세)에 해당하는 7가구, 유아기(3-6세) 7가구, 초등기(7-12세) 9가구, 중·고등기(13-18세) 9가구의 총 30가구를 층화 표집(stratified sampling)과 눈덩이 표집(snowball sampling) 방식으로 표집했다.
1) 조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조사 대상자들의 연령은 부부 모두 30-40대에 집중되어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근무 형태는, 남편은 모두 전일제 근무하고 있었으며 8가구(26.7%)의 아내는 재택근무, 시간제, 자유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차이를 보였다. 특히 아내가 전일제로 일하지 않는 사례가 자녀의 초등기가 가장 많고(3/9가구) 중·고등기에 가장 적은(1/7가구) 것을 알 수 있다.
Table 2.
Working Type of the Subjects
| Stage of the child (age) | Wife’s occupation | |
|---|---|---|
| Full-time job | Part-time job | |
| Baby (0-2) | 5 | 2 |
| Kid (3-6) | 5 | 2 |
| Elementary school student (7-12) | 6 | 3 |
| Middle & high school student (13-18) | 6 | 1 |
| total | 22 (73.3%) | 8 (26.7%) |
직업은 남편과 아내 차이 없이 자영업자가 60명 중 3명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교수,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연구원, 프로그래머 등의 전문직과 사무직이었다. 재택근무, 시간제, 자유직의 경우에도 자영업 1명 외에는 모두 약사, 번역가, 학원 강사, 기간제 교사 등 전문직과 사무직이었다.
2) 조사 대상 주거의 일반적 특성
조사 대상 주거는 모두 전용면적 85 m2 이하, 침실 3개인 공동주택으로 한정했다. 면적 평균은 74.7 m2로 자녀 연령 별 하위집단 간에도 74.4-76.1 m2로 균일하다.
평면은, <Table 3>에서 알 수 있듯이, 표집 단계에서 검토하여 매우 예외적인 유형이 포함되지 않도록 했다. 전면에 침실이 2개가 배치된 2-bay형(A, B, C)이 16가구, 3-bay형(D, E)이 10가구, 4-bay형(F)이 4가구이며, 욕실이 1개소인 유형(A, B, C)이 16가구, 2개소인 유형(D, E, F)이 14가구였다. 모두 거실이 전면에, 부엌은 후면 또는 측면에 배치되었는데 A유형 11가구는 식당이 부엌과 결합되고 거실이 분리된 반면 나머지 B, C, D, E, F 유형 19가구는 부엌, 식당, 거실이 모두 연결된 특징을 가진다.
주거 점유 유형은 자가 16가구, 전세 12가구, 월세 2가구로 자가와 임대의 비중이 차이가 없었으며, 평균 거주 기간은 자가 4.5년, 전세 3.5년, 월세 7개월로 나타났다.
2. 행태 유형 별 거실 공간 이용 특성
조사에 따르면, 생리적 행태는 거실에서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행태 특성 분석에서는 생리적 행태를 제외했으며 예외적으로 일어나는 경우에만 추가적으로 언급했다.
1) 영아기(0-2세)
① 양육(및 놀이·학습) 행태
주간에는 모든 유아기 자녀들이 거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는 동시에 모든 양육자들이 자녀와 함께 거실에서 양육 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7/7가구). 평일 주간의 양육은 주로 타인의 도움을 받는데, 외부시설에 위탁하는 사례가 전혀 없이 조부모님이 양육하시거나(6/7가구), 전문 육아도우미가 집으로 와서(1/7가구) 돌보고 있다. 주말과 휴일에는 부부가 거실에서 놀이 중심으로 양육 활동을 하고 있어서 상시적 양육과 가족 단란 활동이 결합된 특성을 띤다.
따라서 거실은 자녀가 활동하는 시간에는 전적으로 자녀 전용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자녀는 놀이 활동은 물론 식사, 낮잠 등의 생리적인 활동까지도 종종 거실에서 하고 있으므로 거실에서의 자녀의 안전이 중요시 되고 있었다.
② 유지관리 행태
거실에서의 수납 활동은 주로 자녀의 놀이용품으로 거의 대부분의 놀이용품을 거실에 수납 또는 비치하고 있으며, 가사 활동은 청소와 세탁물 정리만 한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집에서 업무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답변(2/7가구)도 있는 반면, 부부 모두 일주일 평균 2-3시간 정도 집에서 업무를 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항상 퇴근 후 자녀 취침 후 업무를 하는(1/7가구)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어린 자녀와의 간섭을 우려하여 전용 서재(1/7가구) 또는 복합용도 방(4/7가구)에서 업무 활동을 하고 거실에서는 업무 활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
③ 여가 행태
대표적 여가 활동은 TV시청(5/7가구)이며 이는 양육 활동과 동시에, 또는 자녀의 취침 이후 거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남편은 PC활동, game, 음악 감상 등 기타 여가 활동을 하는(3/7가구) 반면 대부분의 아내들은 거의 여가 활동이 없다고 답했다. 부부가 함께 자녀의 취침 이후에 거실에서 TV를 시청하거나 영화를 본다(3/7가구)는 답변도 있었다.
④ 사회적 행태
거의 모든 사례가 자녀의 양육을 조부모님께 의존하고 있는 만큼 조부모님과의 교류가 가장 잦았다. 아내 또는 자녀의 친구 가족과 어울리는 경우(5/7가구)가 많으며 정기적으로 종교 모임(1/7가구), 재택근무 모임(1/7가구)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 모든 교류 활동은 거실과 부엌 식탁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2) 유아기(3-6세)
① 양육(및 놀이·학습) 행태
유아기 자녀들 또한 모두 거실에서 모든 양육 및 놀이·학습 활동을 하고 있다(7/7가구). 평일 주간의 양육은 영아기와는 달리 외부 보육시설에 맡기는 사례(2/7가구)가 나타났고, 여전히 조부모님의 도움을 받는 사례(5/7가구)가 가장 많다. 주말과 휴일에는 부부가 역시 거의 거실에서 양육 활동을 하고 있다.
학습 활동이 시작되나 놀이와의 구분이 불분명하고 활동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양육자가 반드시 함께 해야 하므로 여전히 가족단란 활동을 겸하는 특성을 띤다.
② 유지관리 행태
자녀의 학습 활동이 추가되면서 거실에서의 수납 활동도 현저하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가사 활동은 역시 청소와 세탁물 정리만 한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모든 조사 대상자가 집에서 업무를 처리한다고 답했는데, 전용 서재에서 또는 복합 용도의 방에서 PC를 이용하고 있었다. 남편이 방을 주로 이용하고 아내는 거실에서 따로 PC로 업무를 보는 사례(2/7가구)도 있었다.
③ 여가 행태
자녀 취침 이후에 부부가 함께 거실에서 시간을 보낸다(1/7가구)는 답변도 있었으나, 거실 이외에 침실에 추가로 비치된 TV를 따로 시청(2/7가구)한다든지 실내 자전거를 타거나(3/7가구) 업무 목적이 아닌 PC 활동, 원예, 반신욕 등의 활동을 한다는 답변(2/7가구)으로 미루어 여가 활동의 종류 자체는 다양해지고 있으나 부부가 함께하는 여가 활동은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④ 사회적 행태
조부모님 또는 아내 또는 자녀의 친구와 가족 단위로 어울리는 경우(5/7가구)가 여전히 가장 많았다.
3) 초등기(7-12세)
① 양육(및 놀이·학습) 행태
초등 저학년까지도 거실을 중심으로 자녀의 활동이 이루어지며, 고학년일수록 놀이보다 학습 활동이 증가한다. 평일 주간의 양육은 반 이상이 여전히 보육시설(2/9가구), 조부모님(2/9가구), 입주 도우미(1/9가구)에 의지하나, 아내가 전일제로 일을 하면서도 타인의 도움 없이 자녀 양육을 병행하여 전담하는 사례(4/9가구)가 나타났다.
또한 자녀의 전용 침실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거실에서 학습 활동을 하고 있다. 오히려 자녀의 학습활동을 강화하고자 TV를 부부침실 또는 방3으로 옮겨 여가 활동을 거실에서 줄이는 사례(2/9가구)도 보였다.
② 유지관리 행태
자녀의 학습 활동이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수납 활동은 더욱 증가하고 가사 활동은 변함이 없었다.
모든 조사 대상자가 집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이 시기에 자녀 전용 침실을 본격적으로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로 인해 부부와 자녀 침실을 제외한 3번째 방을 서재로만 이용(1/9가구) 할 수 없어 수납과 업무 활동을 겸하는 사례(5/9가구)가 많았고 거실에서 상시로 PC를 이용하여 업무 활동을 하는 사례도(2/9가구) 보였다.
③ 여가 행태
거실 외에 추가로 부부침실에 추가로 비치된 TV를 따로 시청(2/9가구)하거나 아예 거실에 TV를 두지 않고 부부침실 또는 복합 용도의 방에서 TV를 시청하는 사례(2/9가구)로 미루어 남편은 TV를 주로 방에서 시청(4/9가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TV시청으로 대표되는 거실에서의 여가 활동은 감소했다. 주거 내에서 가족이 모두 함께 하는 활동이 감소하고 가족단란 활동과 여가 활동이 분리된 것을 알 수 있다.
④ 사회적 행태
부부의 손님은 거의 없고, 자녀의 친구들이 주중에 방문하여 거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례(2/9가구)가 종종 있다.
⑤ 생리적 행태
혼자 식사하는 경우 주로 거실에서 TV를 시청하며 식사를 하는 사례(3/9가구)가 나타났다.
4) 중·고등기(13-18세)
① 양육(및 놀이·학습) 행태
양육 활동이 식사와 학습 일정을 관리하는 것으로 완전히 전환되고 자녀의 활동이 학습 중심으로 바뀌면서 자녀가 거실에서 활동하는 시간은 매우 적었다. 평일 주간에 양육을 목적으로 타인의 도움을 받는 사례는 없었다.
가족 구성원의 활동 시간이 서로 달라 주거 내에서 가족이 함께 하는 활동이 적었다.
② 유지관리 행태
거실에서의 수납 활동 자체는 다소 감소했는데 자녀의 물품이 아닌 일반적인 생활재를 주로 수납하고 있다.
집에서는 업무를 하지 않는 일부(2/7가구) 이외에는 역시 전용 서재 또는 복합 용도 방에서(4/7가구) 업무를 수행하며 거실에서도 상시로 업무를 수행(1/7가구)하고 있다.
③ 여가 행태
원예(3/7가구), 애완동물(물고기) 사육(2/7가구) 등으로 여가 활동이 다양하며, TV 시청은 자녀의 학습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거실에서 하지 않거나(2/9가구) 침실1과 거실에서 나누어 하고 있다. 업무 목적으로 사용하는 PC보다 보유한 PC가 더 많아 PC를 여가 활동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역시 침실2, 침실3, 거실에 흩어져 부부 또는 자녀가 각자 따로 하고 있었다.
④ 사회적 행태
집으로 손님이 찾아오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3. 자녀 성장단계 별 거실에서의 행태지원성 변화
1) 조사 대상 주거의 공간계획 특성
① 주거 내 각 실의 계획
거실 공간 행태 지원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거실과 다른 공간과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조사 대상에서는 침실 2개를 부부침실, 자녀침실로 계획하고 나머지 침실에 의류를 보관하고 PC를 비치하여 업무, 수납 및 복합적인 용도로 계획한 사례(16/30가구)가 가장 많다. 다음으로 침실3을 전용 옷방으로 조성하거나 의류와 기타 수납 용도로 계획한 사례(8/30가구)가 많고, 다음으로 침실1에서 부부와 자녀가 함께 생활하면서 나머지도 침실을 수납 전용 또는 업무 전용(6/30가구)으로 하고 있다.
Table 4.
Use of Each Rooms in the Residence
② 주요 생활재의 보유 및 배치계획
특히 TV는 여가 행태와, PC는 여가 및 유지관리 행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그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TV는 거실에 배치되어 있는 것이 가장 일반적(26/30가구)이나 부부침실(7/30가구) 또는 서재, 복합 용도의 실에 추가하여 1대 이상 보유(6/30가구)한 사례, 거실에 TV를 두지 않고 다른 실에 배치한 사례(4/30가구)가 있었다.
PC는 침실1을 제외하고, 거실(8/30가구), 침실2(10/30가구), 침실3(13/30가구)에 비교적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Table 5.
Location of the Focal Property in Residence
2) 양육(및 놀이·학습) 행태 지원
거실 공간에서의 자녀의 양육 및 놀이·학습 행태는 자녀의 성장 단계마다 다른 특성을 보였는데, 이를 지원하는 거실 공간도 자녀의 성장 단계에 따라 변화했다.
자녀의 영·유아기에 거실 공간은 시간대에 따라 다른 행태를 지원하고 있다. 자녀가 깨어 활동하는 시간에 전적으로 자녀의 놀이와 학습 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자녀의 거의 모든 놀이용품을 거실에 비치하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탁자를 치워서 가급적 넓은 공간을 마련하고 거실 전체 바닥에 안전 매트를 설치하고 있다(5/7가구, type-A).
자녀의 유아기부터 학습 활동이 시작되면서 거실은 학습 활동 지원을 겸하게 되었다. 안전매트는 치워지고 대신 책장과 좌식 간이책상 등이 추가(5/7가구, type-C, -E)되고 기존의 완구류와 함께 거실을 빽빽하게 채우게 되면서, 활동 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소파가 반출되는 사례(2/7가구, type-D)가 발생하고 학습 활동을 저해하는 TV시청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이 시작된다.
초등기 자녀는 여전히 거실에서 놀이 활동을 하면서도 본격적으로 학습 활동을 시작하는데, 자녀의 방이 아닌 거실을 학습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삼고자 TV를 부부침실 또는 침실3으로 옮기거나(2/9가구, type-H), 책장을 거실에 집중 배치하고(4/9가구, type-G, -H) 자녀의 책상을 거실에 배치하는(2/9가구, type-G) 등의 적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이 시기에는 거실에서의 양육 활동의 비중이 줄어들면서(<Figure 2> 평일 주간 양육자의 변화 참조) 양육 활동을 포함한 그 외의 다른 모든 행태에 대한 지원성은 계속해서 감소했으나, 자녀의 놀이 및 학습 행태에 대한 지원성은 놀이에서 학습으로 중심이 되는 활동의 종류만 달라졌을 뿐 점점 더 강화되었다.
자녀가 중·고등기에 이르러 주거 내부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거실은 비로소 자녀의 및 놀이·학습 행태가 아닌 다른 생활행태를 지원하게 되었다. 즉 자녀의 전용공간이 아닌 가족 구성원들의 모두의 행태를 수용하고 지원하는 가족 공용공간의 성격으로 분화 되었다.
3) 유지관리 행태 지원
본 연구의 조사 대상인 맞벌이 부부의 특성 때문만이 아니라 PC, 인터넷,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기의 이용이 일반화되면서 집에서 업무를 이어가는 경우 또한 일반화되었다. <Table 7>는 <Table 4>에 나타난 각 실의 기능 즉, 실의 계획 목적이 아닌 실제 업무 활동을 지원하는 장소를 나타낸 것이다.
Table 7.
Working Place in Residence
| Work at home | Number of case | |||||
|---|---|---|---|---|---|---|
| B | K | E | M&H | total | ||
| Do not work | 2 | - | - | 2 | 4 (13.3%) | |
| Work in the | study | 1 | 3 | 1 | 2 | 7 (23.3%) |
| complex room | 2 | 3 | 5 | 2 | 12 (40.0%) | |
| livingroom | 2 | 1 | 3 | 1 | 7 (23.3%) | |
| total | 7 | 7 | 9 | 7 | 30 (100.0%) | |
<Table 7>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30가구 중 26가구(86.7%)가 수시로 집에서 업무 활동을 하고 있으며, 그 중 7가구(23.3%)가 거실에서 업무 활동을 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거실의 업무 지원성은 그리 크지 않은 반면, 부부침실을 제외한 모든 실에서 업무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오히려 업무 활동을 적절하게 지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업무 활동 지원하는 대표적인 생활재인 PC의 위치를 살펴보면 자녀의 성장에 따른 변화가 드러난다. <Figure 3>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전용 서재나 복합 용도의 방에 위치하던 PC가 자녀가 성장할수록 거실로 이동하는 것을 통해서 거실의 업무 지원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4) 여가 행태 지원
주거 내에서의 여가 활동은 TV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TV의 위치 변화는 곧 TV가 지원하는 여가 행태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TV는 일반적으로 소파(또는 탁자)와 조합되어 거실에 위치하는데, 이는 모든 자녀 성장 단계마다 일정하게 공통된다(26/30가구, type-K, H 제외). 그러나 자녀의 유아기부터 거실 외에 침실 2와 3에 TV가 추가되기 시작하면서 <Figure 4>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초등기 이후에는 자녀의 학습에 저해된다는 이유로 일부는 거실에서 추방되기도 하고(4/30가구, type-K, H) 이후 지속적으로 침실 1, 즉 부부침실에 추가된다. 자녀의 중·고등기가 되면 거실에 위치한 TV가 줄어들어 침실1과 거의 비슷한 수에 이른다.
PC는 업무 목적 이외에도 셀 수 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여가 활동을 지원하는 생활재이다. PC의 위치를 통해서도 여가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의 변화를 알 수 있다. <Table 5>에서 나타나는 업무 활동 위치와 <Figure 3>의 PC의 위치는 완전히 일치하지 않으며 업무 용도보다 PC의 수가 더 많다. 자녀의 중·고등기의 거실에서는 TV가 줄어든 반면 거의 비슷한 숫자로 PC가 증가한다. 이때의 PC는 업무 활동 뿐 아니라 여가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거실은 자녀의 영·유아기에는 자녀의 양육 및 놀이 활동과 다른 가족구성원의 여가 활동을 TV를 통해 동시에 또는 시간대의 차이를 두고 지원했었으나 자녀의 학습 활동 지원을 우선시 하게 되면서 TV의 이전과 함께 여가 행태 지원성은 계속해서 감소했다. 자녀의 중·고등기에 이르면 거실은 다시 여가 행태를 지원하는 중심 공간이 되었다. 이때는 TV에 국한되지 않고 PC를 이용한 여가 활동, 실내 자전거를 타거나 식물을 가꾸고 물고기를 키우는 등 다양한 여가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4) 사회적 행태 지원
손님 접대, 즉 가족 외부인과의 사회적 활동을 위한 대표적인 배치 계획으로 인식되는 거실에 위치한 소파와 탁자의 조합은 실질적인 사회적 행태의 지원성은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작 사회적 활동이 가장 많은 자녀의 영·유아기에는 안전을 고려하여 탁자를 배치하지 않거나(10/14가구, type-A, -C, -D) 실제 손님 접대 시에는 소파가 불편해서 바닥에 앉거나 접객용 식탁을 따로 마련(2/14가구, type-B)하는 사례를 볼 때, 사회적 행태를 지원하는 거실의 역할은 매우 부족한 것을 알 수 있다.
4. 소결
본 연구의 조사에 따르면 주거환경 내의 거실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행태 중에서 자녀의 양육 및 놀이·학습 행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여가 행태와 유지관리 행태가 많이 발생하며 가족 외부인들과 교류하는 사회적 행태는 가장 적어서 오히려 거실보다는 부엌의 식탁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거실 환경은 자녀 성장 과정의 각 단계에서 다른 행태를 지원하는데 초등기에서 중고등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다. 자녀가 어릴수록 거실은 시간대에 따라 양육 행태와 여가 행태를 번갈아가며 또는 동시에 지원하고 종종 사회적 행태를 지원한다. 그러나 양육 행태와 사회적 행태를 지원하는 환경은 서로 병립되기가 어려워 거실은 주로 양육과 여가 행태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한다. 또한 자녀의 초등기에 학습 행태 지원을 더욱 강화하면서 이번에는 여가 행태가 다른 실로 옮겨간다. 결국 거실 환경은 내내 자녀의 양육 및 놀이·학습 행태를 지원하는 것이 가장 우선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녀의 중·고등기에 거실은 비로소 다른 가족 구성원들 모두의 행태를 지원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이때 기존의 TV 뿐 아니라 PC가 거실에 배치되어 여가 행태를 지원하며 그 외에도 여가 행태의 종류가 다양해진다.
주거 내에서의 유지관리 행태 중 업무 활동은 거실에서 이루어지는 주요한 행태는 아니나, 부부 모두가 경제 인력으로서 주거에서 업무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실을 포함하여 주거 내의 어느 공간에서도 효과적으로 지원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남편은 주로 독립된 실에서, 아내는 주로 거실에서 업무 활동을 하는 차이를 보이는데, 여기에는 아내가 자녀의 초등기에 전일제로 일하지 않는 사례가 가장 많은 것도 관련되어 있다. 결국 현재의 주거 환경이 PC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부부 모두의 업무 활동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여 나타나는 행태로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거실에서의 주요 행태로 인식되는 사회적 활동의 지원성은 오히려 크게 떨어지는 것이 확인되었다. 거실에 접객용 식탁을 놓은 사례로 미루어, 사회적 활동 자체가 매우 적어서 중심 활동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지원성이 감소했다기보다는 가구에 의한 행태 지원성이 불충분한 것으로 이해된다.
한편, 조사 대상 주거의 평면 유형에 따른 행태지원성의 차이는 드러나지 않았는데, 이는 오히려 모든 평면 유형에서 유사한 곤란을 겪고 있는 반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점유 유형과 거주 기간에 따른 차이도 드러나지 않았는데 이 또한 주거공간을 개인화할 수 있는 거주자의 영향력의 차이가 아니라 일반 거주자 차원에서 거실 공간의 행태지원성을 높일 수 없는 주택의 물리적인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V. 결 론
가족 생애주기의 시작과 함께 거실은 TV를 시청하며 휴식하고 방문객을 접대하는 곳으로 출발하지만 자녀 양육의 시작과 동시에 공간의 속성은 급격하게 달라진다. 본 연구는 거실 공간에서 행태의 변화를 집중적으로 파악하여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지속가능한 거실 공간의 지원성을 고찰하고자 다음의 내용에 주목했다.
첫째, 거실은 가족 구성원 모두의 다양한 행태를 지원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현재의 거실 공간은 실질적으로 자녀의 행태를 지원하는데 집중되어 있다. 자녀의 영·유아기 동안은 자녀가 주거 내에서 가장 긴 시간을 보내므로 이러한 것이 어느 정도 합당하나 자녀 전용실을 마련한 초등기 이후에까지 다른 가족 구성원의 행태를 간과한 채 거실을 자녀의 놀이·학습 활동 공간으로 이어가는 것은 재고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자녀의 양육 행태 이외에 현재 거실에서의 주요 행태는 크게 TV를 중심으로 하는 여가, PC를 중심으로 하는 여가 또는 업무 행태의 2가지 성격으로 나뉜다. 거실이 이러한 활동들을 모두 원활하게 지원할 수 있을 때 거실 공간이 가족 모두의 공용공간으로서 적절한 행태지원성을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사회적인 변화의 맥락에서 거실에서 발생하는 행태의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
업무 행태는 현재 거실에서 이루어지는 가장 주요한 행태는 아니나, 정보기기의 활용이 일반화되고 근무 형태가 다양해지는 현대 사회의 추세를 고려할 때 향후 주거 내에서 지원해야하는 새로운 행태 유형이 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거실에서 PC를 중심으로 하는 여가와 업무 행태의 증가를 지원하는 새로운 방식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또한 주거에서의 사회적 행태가 현저하게 감소하고 기존의 가구 배치계획이 이를 성공적으로 지원하고 있지 못하므로 그에 대한 대안 또한 모색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거실을 포함한 주거환경이 가족의 생애주기에 따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행태지원성을 가질 수 있도록 주거 건축물의 물리적인 유연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 드러난 거실과 다른 공간과의 관계를 보더라도 자녀의 성장 단계, 나아가 가족 내부의 변화에 따라 특정 실을 기준으로 행태가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활동과 행태에 따라 실의 목적이 정해진다. 이는 설비와 프라이버시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지 않은 공간을 고정된 벽체로 구획하는 기존의 건축 방식이 공간의 행태지원성을 저해한다는 것을 드러낸다. 따라서, 주거 건축의 물리적 구축 방식 자체에 대한 재고와 개선이 수반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이로써 주택이 공업 생산품이 아닌 가족의 시간과 삶을 계속해서 담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주거로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