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홍대앞, 이태원, 삼청동, 가로수길 등 저층주거지의 공간조직을 가진 지역들이 도시의 새로운 문화소비공간으로 등장하고 있다(Song, 2008; La, 2010). 이러한 문화소비 공간은 문화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창조적 인력과 함께 문화소비관련 업종이 유입되면서 독특한 도시경관을 형성하고, 이 도시경관은 그 자체로 상품이 된다(Kim, 2010; Lee & Ahn, 2012).
문화소비공간의 확산은 인근 지역을 재활성화한다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재활성화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초기 변화의 주체자들과 거주민은 탈각되고 공간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문제도 야기한다(Kim, 2007; Zukin, 2009).
또한 최근 이러한 문화소비공간의 상업화가 심화되면서 그 영향은 인근의 저층주거지로도 확산되는 경향을 보인다(La, 2010). 가로수길의 확산으로 나타난 세로수길, 번잡해진 이태원을 피해 소규모 매장이 들어서고 있는 경리단길 등이 그 사례이다.1)
본 연구는 홍대 앞과 같은 기존의 문화소비공간이 확산되면서 인근 저층주거지가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 물리적, 경험적 측면에서 분석하여 문화소비공간이 거주민들에게 제3의 공간2)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증명하고자 한다. 이는 향후 문화소비공간이 확산되는 주거지역을 정책적 관리대상으로 설정하는데 있어 근거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II. 이론적 배경
문화소비공간은 홍대앞, 삼청동, 가로수길 등 최근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는 소비공간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서 문화특화지역(La, 2010), 문화소비장소(Song, 2008), 문화상업가로(Lee, Shin, & Yang, 2011), 문화소비공간(Min, 2011) 등의 유사한 용어로서 사용되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문화 예술분야 종사자들의 유입에 따른 독특한 가로 분위기와(Zukin, 2009; Kim, 2010; La, 2010) 창의적 소매업의 입지로 인한 새로운 소비자의 등장(Lee & Lee, 2006; Jung, 2008; Song, 2008; Kim, 2010)을 문화소비공간의 형성 요인으로 보았다.
또한 방문객 증가에 따른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투자 등이 부가되면서 초기 정착민들은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임대료가 저렴한 새로운 지역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였다(Kim, 2007; Zukin, 2009).
이러한 문화소비공간의 이동은 경제적·생태적 여건 변화에 따라 인접지역으로 순식간에 확산되는데, 뉴욕의 경우 소호(SOHO)에서 첼시(Chelsea), 그리고 브루클린에 형성된 신 예술촌 덤보(Dumbo)지역으로 이동하였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인사동에서 삼청동으로 그리고 다시 서촌 지역으로 이동하였다(La, 2010).
하지만 대부분 방문객이 이미 많이 증가한 문화소비공간을 대상으로 변화요인을 분석하는 연구, 경관 및 장소성 연구가 주를 이루며, 문화소비공간의 확산 과정에서 주거지역이 물리적으로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거주자를 포함한 공간이용자들은 어떻게 공간을 이용하고 있는지, 또한 변화가 가지는 긍정적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다루고있지 않다.
III. 연구방법
1. 연구 내용
본 연구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소비공간의 개념과 형성 및 확산, 저층주거지에서의 용도변화에 대한 선행연구를 검토하였다.
둘째, 연구대상지인 연남동 일대의 물리적 환경 변화를 살펴보고, 점포주, 공간이용자, 거주민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셋째,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문화소비공관련 업종으로의 용도변화에 대한 물리적, 경험적 특성을 도출하였다.
2. 조사내용 및 방법
본 연구는 홍대앞 문화소비공간의 확산에 의한 인접 주거지역의 변화특성을 살피기 위함으로 홍대 앞 인근 지역인 상수동, 합정동, 연남동 중 임대료의 변화가 비교적 심하지 않은 연남동 일대를 대상지로 선정하였다. 현장조사를 통해 문화소비관련 업종이 2곳이상 발견되는 가로를 포함하여 약 333,190 m2 규모의 범위를 설정하였다.
대상지의 용도변화3)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2008년4)부터 2012년5) 사이 나타난 문화소비관련 업종6) 매장을 전수조사 하였다. 일차적으로 언론매체와 미디어에 소개된 곳을 조사하고, 현장 방문을 통해 확인 및 추가하는 방식으로 종합하였다. 그 다음 점포주와 인근 부동산 및 주민 인터뷰, 다름로드뷰 서비스를 통해 현재 매장 오픈 시기와 이전 용도를 파악하였다. 변화되기 전 용도는 주거와 근린생활시설로 구분하여 정리하였다.
용도변화 특성 분석을 위한 조사 내용 및 방법은 <Table 1>과 같다. 물리적 변화는 도시의 형태를 구성하는 건물, 필지, 길 세가지 요소(Conzen, 1960)를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경험적 변화는 점포주, 소비자, 거주자를 대상으로 심층 이터뷰를 통해 분석하였다. 점포주에게는 매장 오픈시기, 이전용도, 주요 고객 특성, 입지 선택 이유, 지역주민과의 교류 여부를 중심으로 물었으며, 소비자에게는 방문목적, 방문 횟수, 장소선택요인 등을 물었다. 거주자에게는 거주기간, 지역 변화에 따른 거주환경 변화 여부와 긍정 및 부정요소, 문화소비관련업종의 이용 여부를 바탕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Table 1.
Elements and Methods for Use Change Characteristics Analysis
3. 대상지 현황
대상지는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1970년대 초반 이루어진 토지구획정리사업과 함께 중산층의 신흥 주거지로 형성되기 시작해 약 40여년간 도심의 주거지로 유지되어 왔다. 1970년대 지어진 단독주택, 단독형 다가구 주택이 25%, 1985년 다가구주택 건축규제완화로 다가구·다세대주택 건설이 활발했던 1990년대 지어진 건물이 32%로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용도별로 살펴보면 81%가 주거시설이며 상업시설 13%, 업무시설 5%, 기타시설 1%이다.
대상지를 지나는 월드컵북로6길, 연남로, 동교로만이 18 m 이상의 집분산 도로이며 업무 및 상업 가로로 기능하고 있다. 이를 제외한 가로는 대부분 8 m 이하의 국지도로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경의선 폐선 부지를 중심으로 왼쪽은 성미산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이 이루어져 격자 형태를 가진 곳으로 집분산 도로로 둘러싸인 블록의 중앙에 위치한 가로를 중심으로 근린상업가로가 형성되어있다. 폐선부지 오른쪽에 위치한 블록은 동교로를 중심으로 성격이 나뉘는데 윗부분은 연희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격자형 가로를 가지고 있으며 동교로 남쪽은 비정형의 가로구조를 가지고 있다. 동교로 북쪽에는 아파트 주변으로 근린상업가로가 형성되어 있으며 동교로 남쪽은 대로변의 뒷골목에 근린상업가로가 형성되어 있다.
IV. 용도 변화 특성 분석
1. 용도변화 현황
연남동에서 2008년~2012년 사이 나타난 문화소비관련 업종은 총 81개소, 건물동수로는 73개동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상지 내 총 건축물 1074동의 약 7%. 상업시설 및 업무시설의 38%를 차지하는 규모이다.
업종별 비율을 보면 카페가 40.7%로 가장 많으며 그 다음은 게스트하우스(19.8%)가 가장 많고, 갤러리(2.5%)가 가장 적게 나타나고 있다. 그 중 주거에서 문화소비관련업종으로 변화된 것은 40.7%이며 근린생활시설에서 변화된 것은 58.0%로 나타났다.
문화소비관련 업종의 개점시기를 살펴보면 2011년부터 현재까지 최근 1~2년 사이에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변화는 계속 진행중에 있다.
Table 2.
Frequency of Use Change
| Use | 2008 | 2009 | 2010 | 2011 | 2012 | Sum | Ratio |
|---|---|---|---|---|---|---|---|
| Cafe | 1 | 2 | 5 | 13 | 12 | 33 | 40.7% |
| Guesthouse | 2 | 10 | 4 | 16 | 19.8% | ||
| Restaurant | 1 | 5 | 7 | 13 | 16.0% | ||
| Workroom+shop | 1 | 0 | 1 | 3 | 5 | 10 | 12.3% |
| Culture-commerce relatedoffice | 0 | 0 | 3 | 0 | 4 | 7 | 8.6% |
| Gallery | 1 | 1 | 2 | 2.5% |
용도별 변화의 비율을 보면 주거 용도에서 문화소비 관련 업종을 바뀌는 경우, 대부분 게스트 하우스(36.4%)나 카페(24.2%)로 바뀌고 있으며, 근린생활시설에서 변화되는 경우는 대부분 카페(53.2%)와 레스토랑(21.3%)로 변화되고 있다. 유동인구의 확보가 더 중요한 용도인 카페와 레스토랑은 근린생활시설에서 변화된 경우가 많으며, 게스트하우스는 거주의 특성이 강하므로 주거용도에서 내부 인테리어만 바꿔 변화되는 경우가 많다.
2. 물리적 변화 특성
1) 건물 변화
문화소비관련 업종의 상점은 건물의 외관, 간판의 색과 형태, 상점의 이름, 상품의 구성, 상품의 디스플레이방식 등의 요소를 통해 차별성을 드러내려하며 이러한 양상은 다음과 같은 4가지의 건축 행위 유형별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기존 건물을 허물고 신축하는 경우로 대표적 사례는 단독주택을 허물고 신축한 다세대주택 1층에 레스토랑이 입점하였다. 필로티형의 다세대 주택으로 출입구 부분에 34.96 m2의 작은 공간을 확보하여 가로변을 전면으로 하는 레스토랑으로 활용하고 있다. 오너쉐프가 운영하는 1인 점포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본인이 개발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점포주의 이러한 특성은 건물의 외관, 간판의 형태, 상점의 이름, 내부공간 디자인에도 반영되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단독주택이었을 때는 담으로 둘러싸여 있던 가로가 신축에 의해 레스토랑으로 변하면서 투명한 외관으로 시각적 인지를 용이하게 하면서 사람들에게 시각적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협소하지만 전면공간에 야외 테라스 및 좌석을 설치하여 레스토랑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두 번째는 증축 및 대수선을 통해 주택을 문화소비관련 업종으로 변경한 경우이다. 대표적 사례 건물은 1970년도에 지어진 주택으로 2011년에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하면서 기존의 공간을 증축하여 카페로 사용하고 있다. 증축과 대수선을 통해 외관을 전면 우리로 투명하게 계획하여 밖에서 안의 활동을 볼 수 있게 하였으며, 벽을 허물고 기둥을 세워 넓은 공간을 확보하였다. 천장의 반자를 없애 구조체가 드러나 보이도록 개방하면서 실내 공간의 층고를 높였다. 또한 기존의 오래된 벽돌 구조를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오래된 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마당의 경우 기존의 식재를 일부 보존하고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해서 야외 공간도 카페로 사용하고 있으며, 대문과 담장을 없애 가로에서 접근과 시각적인 인지를 용이하게 하였다.
세 번째는 단순 용도변경과 수선을 통해 변화된 경우로 대표적 사례는 근생주택을 게스트하우스로 변경하였다. 최근 홍대앞을 찾는 외국인이 증가하고, 인근에 공항철도가 개통되면서 홍대 인근 지역에 게스트 하우스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연남동에도 게스트하우스들이 최근 많이 생겼는데, 기존의 주택을 개조해서 사용하거나 다세대 주택을 새로 지어 게스트하우스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사례는 1970년에 지어진 주택으로 2001년 1층, 2층을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하여 철학관으로 사용하다가 2012년 다시 주택으로 용도변경하면서 리모델링을 통해 게스트하우스로 변경되었다. 기존의 공간구획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외부로 사용하던 테라스와 계단을 내부화해 공용공간을 넓혔다.
마지막으로 인허가 및 신고 절차 없이 단순 수선을 통해 업종만 변경하는 경우가 있었다. 대표적 사례는 근린생활시설인 도서대여점이었던 곳을 2009년 갤러리로 전환하여 사용하고 있다. 공간의 구획을 달리할 필요가 없었기에 내부 공간을 그대로 사용하였으며, 건물의 외관과 간판에 갤러리 관장의 의도가 반영되었다. 불투명했던 외관은 투명하게 바뀌었으며 전시 기획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한다. 외벽 한켠에 갤러리의 운영방침이 적인 문구가 간판처럼 붙어있고, 담벼락에 벽화가 그려졌다. 비교적 넓은 전면공간은 전시공간이 되기도 하고, 갤러리에서 기획하는 이벤트가 펼쳐지는 장소가 되기도 하며, 지나는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기도 한다.
2) 필지 변화
연남동에서 나타나는 73개동의 문화소비관련업종이 입지한 건물은 종전의 필지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의 공간을 활용하거나, 그 자리에 건물을 다시 세우면서 자생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2008년부터 2010년 사이 필지 개수의 변화는 없었다.
3) 가로의 변화
(1) 건물과 가로의 관계 변화
가로는 건축물과 경계를 이루며 서로의 관계를 설정한다. 경계면은 외부 공간과 내부 공간의 접점으로 내부의 용도에 따라 건물과 가로와의 관계, 사성과 공공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사적인 성격이 강한 용도는 입면을 불투명하게 해 내부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외부와의 관계가 중요한 용도는 그 내부를 들어나게 하여 사람들의 시각적인 인지와 접근의 가능성을 높인다.
연남동에서 나타나는 건물과 가로와의 관계설정은 대부분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경향이 있다. 문화소비관련 업종이지만 기본적으로 수입을 목적으로 하며 이들은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 보이고자 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가로와의 관계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가로와의 관계는 다음의 4가지 특성으로 정리되어 진다.
첫째, 전면공간을 활용한다. 전면공간에 좌석이나 휴게공간을 설치하여 내부와 외부공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 전면공간의 테라스 좌석은 자신의 활동을 외부로 드러내 보이면서 심리적 활동공간을 가로공간까지 확장한다. ‘커피상점 이심’의 전면공지에 있는 1 m도 채 되지 않는 좁은 테라스 좌석은 동시간대 점유율이 가장 높은 자리다. 테라스 좌석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내부공간의 용도를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테라스 좌석의 사람들은 지나는 보행자와 간접적 접촉을 통해 사회적 활동을 하게 되며 가로공간까지 자신의 활동공간으로 인식하게 된다.
둘째, 경계를 소거한다. 문화소비관련 업종은 내부의 상품과 활동을 외부로 드러내 사람들의 접근과 이용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기존의 용도에서 필요했던 경계부를 소거한다. 담장을 허물기도 하고 외벽을 일부 허물기도 하면서 외부와의 관계에 있어 사적 공간이던 마당은 공적 공간으로 바뀐다.
셋째, 경계를 투명하게 한다. 불투명했던 입면을 투명하게 하면서 자신을 드러내 보이고 외부에서는 공간의 인지 뿐 아니라 시각적 즐거움을 얻게 된다. 또한 내부의 사람들은 실내 건물 내부에서도 가로의 상황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사례로서 ‘플레이스막’ 갤러리는 기존의 도서대여점에서 불투명하게 사용하였던 입면을 투명하게 바꿨다. 갤러리에 들어가지 않아도 가로변에서 투명한 창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시물을 감상하게 되다.
넷째, 장식물을 추가하여 점포주의 취향을 드러낸다. 문화소비관련 업종은 그 특성상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 보이고자 하며 이러한 특성은 외관에 그림을 그리거나 독특한 이미지를 부착함으로 인해 드러나며 간판과 매장명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러한 장식물의 추가는 외부공간인 가로에 볼거리를 제공하며 새로운 활동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한 기존 공간의 의미와 새로운 장식이 추가된 입면에서 의미중첩을 경험하게 된다. 사례로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가로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펜슬하우스’는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담벼락에 강렬한 색체의 그림을 그렸다. 처음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시각적 인지를 용이하게 했음은 물론 가로공간의 분위기도 변했다.
이러한 건물과 가로와의 관계변화는 기존의 단절적인 관계에서 유연한 관계맺기를 통해 가로공간의 활동이 증가되고 공간이용자들의 간접적 접촉이 증가되는 영향을 미친다.
(2) 대표가로 분석
가로 변화의 미시적 분석을 위해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며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선정하여 세밀하게 살펴보았다. 선정된 가로는 1970년 형성된 동진시장의 뒷골목으로 근린생활시설이 밀집한 곳이다. 토지구획정리사업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으로 비정형 형태와 4 m 미만의 도로폭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상 개발규모 한계로 인해 현재까지 큰 변화없이 70년대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최근 문화소비관련 업종이 입점하면서 기존 매장과 새로 생겨난 매장이 조화되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새로 입점한 문화소비관련 업종들은 창틀, 내부 바닥재 등 기존의 내·외장재를 그대로 활용하는 곳이 많으며 입면계획과 간판도 과도하게 덧붙이지 않음으로써 새로운 요소가 옛 요소에 녹아들어 크게 변화하지 않은 듯 하면서도 새로운 장소감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전면공지에 테라스 좌석을 배치함으로 인해 가로를 지나는 사람과 공간이용자들의 간접적인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작업실과 갤러리 앞의 비교적 넓은 전면공간을 활용하여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한다.
3. 경험적 변화 특성
1) 점포주의 경험적 변화 특성
인터뷰는 2012년 9월부터 10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진행하였으며 전체 81개 매장 중 47개소의 점포주가 응답하였고 이중 3개소는 서면으로 응답하였다. 주요 질문 항목은 매장오픈시기 및 목적, 장소선택 용인, 주 이용 고객 및 특성, 지역 주민과의 에피소드 등이다.
Table 8.
Interviewee
| Interviewee | Number | Ratio |
|---|---|---|
| Cafe | 24 | 30% |
| Guest house | 3 | 4% |
| Restaurant | 6 | 7% |
| Culture-commerce related office | 1 | 1% |
| Gallery | 2 | 2% |
| Workroom+shop | 11 | 14% |
점포주들이 연남동을 선택해 매장을 오픈하는 목적은 다음과 같은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대부분 복합적인 목적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첫 번째, 저렴한 임대료와 개발 기대로 유입된 사람들로 수익창출이 주목적인 사람들이다. 문화소비공간으로 변해가는 초기단계의 특성상 개인의 창작욕구의 표현과 문화예술인들에 의한 변화가 두드러지기는 하나, 단순히 수익의 창출을 목적으로 매장을 오픈 하는 사람들도 있다. 단순히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혹은 개인의 취향의 표현으로 공간 변용에 있어서는 기존의 근린생활시설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사람들에 의한 업종은 주로 게스트하우스와 레스토랑, 카페인 경우가 많다.
두 번째, 창조적 욕구의 표현으로서 서비스 및 상품을 제공하는 사람들이다. 연남동의 변화를 이끄는 대부분 사람들은 이 범주 안에 속한다. 자신만의 요리법으로 새로운 메뉴를 제공하는 레스토랑, 커피문화에 애착을 가지고 자신의 커피취향을 알리고 제공하는 커피전문가들이 이에 속한다.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13년동안 요리만 해왔어요. … 제가 직접 개발한 레시피로 동네 분들에게 특변한 요리를 선보이고 싶어요. 그리고 매장이 소규모여서 대관 파티 서비스도 제공하는데요, 제가 직접 디제잉을 하기도 합니다.“
세 번째, 홍대를 근거지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이 작업공간을 확보하고 수익을 얻기 위해 개점하는 경우다. 디자이너, 공예가 등 홍대를 근거지로 활동하거나 홍대의 문화적 감도를 선호하는 문화예술인들은 요즘 작업공간과 함께 수익을 창출하는 카페, 자신의 작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함께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카페나 매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작가의 작품을 접하게 된다.
“처음에는 작업실로 사용할 생각이었어요. 근데 직접 와보니 조용하고 한가로운 이곳에 아기자기한 카페 하나쯤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작업도 하면서 수입도 생기고 또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지요.…”
네 번째는 일상적 공간에서 지역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역과의 소통에 가치를 부여하며 관계형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또한 의도하지 않았으나 주거 용도가 우세한 가로에 위치함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지역주민과의 교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 주택가에 오픈하다보니, 소음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어떻게 하면 지역주민들에게 미안함을 갚고 또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주민분들께 책을 빌려주기 시작했어요. … 지역의 사랑방으로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 카페가 되길 지향 합니다.”
“저희 매장은 커피숍이기보다 커피놀이공원이죠. … 고리던지기, 제기차기 등 SNS에 그날의 놀이 미션이 공개되고 미션을 수행하면 음료가 할인되거나 무료로 제공되죠. 동네에 게스트 하우스가 많은데 외국인 관광객은 커피를 마시러 왔다가 한국놀이를 체험하고, 학생들은 친구들과 미션을 즐기고, 할머니는 며느리 커피를 함께 테이크아웃 해가는 풍경이 펼쳐지죠. 지역에 나이드신 분들이 많아서 60세 이상 어르신들께는 아메리카노가 천원이예요.”
“건물 앞 공간에 인조잔디도 깔고 벤치도 갖다놨어요. … 가끔 나와서 앉아 있으면 지나가시는 분들하고 얘기도하고 그러다 커피도 한잔 내드리기도 하고 그래요. … 인근 아주머니들이 집에서 커피 내려 먹는 방법 좀 가르쳐 달라고 하셔서 취미반을 개설 했어요.”
“ … 초반에는 … 들어와서 구경하다 가라고 청해도 손사래 치며 도망가기 바빴던 주민들이 이제는 종종 들러 수다도 떨고 가는 공간이 된게 가장 기뻐요. …가장 기억에 남는 단골은 배달일을 하는 40대 남자분이예요. … 우아한 삶과는 거리가 멀지만 물컵만이라도 당신 마음에 드는걸 사고 싶다며 컵을 사가셨어요. 얼마 전에는 배달원 생활을 정리하는 기념으로 철가방을 여러 개 구입해서 집에 쌓아놓고 책꽂이로 써볼까 한다며 대화를 나누다 갔어요. … 손수 만든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을 통해서도 소통이 싹트는 거죠.”
2) 소비자의 경험적 변화 특성
문화소비관련 업종 매장에서 공간이용 행태 관찰 및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들이 공간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살펴보았다. 관찰과 인터뷰는 2012년 9월부터 10월까지 평일/주말. 낮/밤 시간대의 종합적인 분석을 위해 수시로 이루어졌다. 인터뷰는 총 4회에 걸쳐 진행하였으며 카페에서 4팀, 레스토랑에서 2팀, 가로변에서 4팀이 응답하였다. 이중 가로변에서 만난 4팀은 이용행태 추적관찰과 함께 인터뷰를 시행하였다.
업종별 이용 특성을 살펴보면 카페의 경우 평일에는 인근 주민과 직장인의 이용이 두드러지며 주말에는 외부인이 많아진다. 특히 20~30대 인근 주민들의 이용이 두드러지며 책을 보거나 노트북으로 작업 하는 사람들이 많이 발견된다. 레스토랑은 평일과 주말 모두 인근 주민과 직장인, 외부인이 비슷하게 이용하나 주말에는 외부 이용자들이 더 많아 진다. 외부인의 경우 잡지나 블로그 등 미디어에 소개된 내용을 보고 찾아오는 20~30대가 주를 이루었다. 공방의 경우 지역주민보다 외부인의 이용이 더 많은데 취향에 의한 선택적 활동이기에 외부에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주민의 경우 호기심에 매장에 들어왔다가 매장주와 관계를 형성하게 되기도 한다. 갤러리의 경우 인근 주민과 외부인이 비슷한 비율로 이용한다. 최근 갤러리 근처에 카페와 레스토랑 등이 입지하면서 외부인의 이용이 더 늘어났다. 생각보다 장년층의 이용이 적지 않으며 맞은편에 있는 세탁소 사장님과 감상평을 나누기도 한다. 또한 일부는 내부에 들어가지 않고 건물 밖 가로에서 관찰하는 사람들도 있다.
“저희는 대학생들이예요. 블로그에서 여기 커피리브레 커피가 맛있고 인테리어도 독특하다 그래서 한번 찾아와 봤어요. 안에 자리가 없었는데 골목이 영화속에 나오는 장면 같기도 하고 이뻐서 사진찍으면서 자리나길 기다렸어요 골목이 좁아서 차들도 안다니고 계단도 많아서 앉을데두 많구 오늘같이 날씨 좋은날 산책하기 좋은 곳인 것 같아요.“
“저희는 커플인데요, 새로운 분위기에서 데이트 하고 싶어서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이곳을 발견했어요. 인터넷에서 찾은 곳은 여기 뒷블럭에 있는 옐로우 카페라는 곳인데 거기서 저녁먹고 산책하다가 카페가 이뻐 보이길래 커피한잔 마시고 이제 집에 가려구요. 요즘은 코엑스 같은 대형쇼핑몰 보다 이런 골목길 데이트를 즐겨해요. 분위기도 독특하고 걷기 좋은거 같아요.”
3) 거주자의 경험적 변화 특성
점포주 및 소비자 중 지역 거주민인 경우, 문화소비관련 업종 근처에서 만난 주민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며 응답자 수는 총 11명이다.
인터뷰 결과 문화소비관련 업종의 이용으로 지역주민과의 직간접적 접촉 기회와 문화활동 기회가 증가했고, 가로환경이 개선되었다는 긍정적 의견과 함께 소음 발생 및 프라이버시 문제가 발생하고 임대료 상승을 걱정해야 하는 부정적 의견도 나타났다.
“여기가 옛날에는 잘나가는 시장이였어. … 근데 근처에 쇼핑몰이 생기면서 여긴 망했지. 근데 한 1,2년 전부터 카페도 생기고 식당도 생기면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데. … 요즘 젊은 애들은 어떻게 노나 보는 것 만으로도 재밌고 그래. 전보다 길도 더 깨끗해 졌고.”
“연남동에 산지 이제 2년 밖에 안됐는데, 요즘 들어 조금씩 변하고 있는게 느껴지긴 하죠. 요 앞에 카페도 이전에는 배달만하는 족발집이었어요....카페로 바뀌면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퇴근길이나 주말에는 커피마시면서 음악들으면서 책도 보기도 하고 그래요.”
“플레이스막 갤러리 때문에 이 골목에 자주 와요. 집에서 부터 걸어서 산책하기에 좋은 길이죠. 특이 이 골목은 오래된 느낌이 좋아서 더 찾게 되요. 또 요즘 올 때 마다 바뀌는 것들이 보여서 다른 볼거리들도 많아 졌어요. 새로 생긴 레스토랑 메뉴를 관찰하기도 하고 카페에 들러 커피 한잔 하기도 하고... 처음 이 골목을 찾았을 때 보다 활동이 더 많아 졌다고 할 수 있죠”
“자전거 수리 맡겨 놓고 밥먹으러 왔다가 이제 찾으러 가는 길이예요. … 메뉴가 독특하고 맛있더라구요. … 동네 골목골목에 이런것들이 있으니까 오늘 같은 날 산책하기는 좋죠. 볼거리도 많고 해볼 것도 많구요.”
“처음에 갤러리 오픈했을때는 주민들의 반응이 매우 부정적이었어요. 부담스럽다며 일부러 길을 돌아다니는 주민들까지 있었지요. ... 요 앞에 조동진 기타제작소에서 얼마 전에 작은 공연을 했는데 시끄럽다는 주민들 민원으로 경찰이 오기도 했어요.… 서로 서로 관계를 형성해 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4. 분석의 종합
물리적, 경험적 변화 특성분석을 종합하면 다음 2가지의 시사점이 도출된다.
첫째, 건물과 가로의 관계변화로 인해 공간이용자들의 직·간접적 접촉 기회가 증가한다. 담장이 허물어지고, 불투명했던 입면이 투명해지며, 야외 테이블을 설치하는 등 가로와 건물의 물리적 관계 변화는 공간이용자(점포주, 소비자, 거주자)들의 경험적 관계를 새롭게 설정한다. Gehl(2010)에 의하면 다른사람과 만나고 바라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조심스러운 접촉, 다른 단계의 접촉이 생길 출발점의 가능성, 이미 성립되어 있는 접촉을 유지할 가능성, 외부의 사회에 대한 정보원, 영감을 느낄 수 있는 원천, 자극적인 체험의 제공을 가능하게 한다.
“요즘 이 골목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왔다갔다해. … 앞에 커피 집은 … 안에도 다 보이고 밖에 테이블에도 사람들이 앉아 있고 하니까 심심할 때 내다보게 되더라고. 들어가서 커피를 마시거나 하지는 않아도 ‘요즘 젊은 애들은 저렇게 노는 구나’하고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좋더라고. 작년에는 앞에 커피 집에서 일주년 기념 공연을 한다면서 나보고 아코디언을 연주해달라 그러더라고. 내가 평소에 미용실에서 가끔 연주했었는데 그걸 듣고는 부탁을 한거지. 그래서 젊은 애들 틈에 껴서 나도 연주를 했지 …”
두 번째, 문화소비관련 업종이 문화서비스시설로 역할하면서 공간이용자들에게 여가생활의 기회를 제공한다. 퇴근 후 동네 카페에 들러 카페에 구비된 책을 보다가 집에 들어가는 사람들, 주말저녁 갤러리에 들러 전시를 관람하고 동네 산책을 즐기는 신혼부부, 갤러리 작품전시에 참여하는 이웃 주민들, 평일 낮 카페의 야외좌석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골목을 응시하는 아주머니, 커피공방에서 강의를 듣는 동네 아주머니들 등 문화소비관련 매장을 여가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저희는 근처에 사는 주민인데요, 플레이스 막 전시는 바뀔 때 마다 찾아와서 보고 있어요. 골목에 갤러리가 있으니까 산책겸 집에서부터 걸어오죠, 요즘 카페나 레스토랑 같은게 하나둘씩 생기고 있어서 산책하는 재미가 있어요. 동네에 갤러리가 있으니 편한 차림으로 쉽게 문화를 접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홍대 앞 문화소비공간의 확산에 따라 인근 저층주거지역에서 나타는 용도변화가 공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물리적·경험적 차원에서 살펴보았다.
물리적으로는 기존의 공간구조를 유지하면서 업종 전환, 용도변경, 증·개축, 신축 등의 건축행위를 통해 전면공지를 활용하거나 경계를 소거하고, 투명하게 하고, 장식물을 추가하면서 가로와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였다. 경험적 차원에서는 소음이 발생하고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부정적 영향도 나타났지만 공간이용자간의 접촉기회와 여가기회가 증가하고 가로환경기 개선되는 긍정적 영향도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긍정적 영향에 초점을 맞춰 문화소비공간의 확산에 따른 공간이용자들의 직·간접적 접촉 기회 증가, 여가공간 제공이라는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이는 변화의 초기단계에서 나타나는 긍정적 특성을 기록하여 지나친 상업화에 의한 부정적 문제들이 발생하기 전에 지역의 정체성과 거주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가는데 근거를 제시하고자 함이다.
끝으로 본 연구는 변화의 초기단계를 대상으로 하였기에 관찰된 용도변화는 대상지 전체의 10%도 채 되지 않으며 아직도 계속 용도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중으로 거주민의 입장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도출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또한 공간을 이용하는 지역주민과 방문자도 20~30대의 젊은 층에 한정된 경향이 있다. 도한 미시적 분석을 위해 선택한 심층 인터뷰 방식은 연구자의 주관적 해석이 개입된 비약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연남동 일대의 변화를 지속 관찰하면서 데이터를 축적하고 보다 일반화할 수 있는 정량적 분석과 검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