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II. 소형한옥의 확장 방향과 마루 분포
1. 마루류의 정의 및 사용 현황
2. 도리칸 추가와 온칸 마루의 등장
3. 퇴칸 추가와 온칸 마루의 수용 시도
III. 소형한옥의 확장 방향과 마루 면적
1. 평면 면적과 마루류 비율
2. 도리칸 추가와 마루류 비율
3. 퇴칸 추가와 마루류 비율
IV. 다른 주택 유형의 비교 분석
1. 5칸 주택
2. 도서 지역 주택
3. 근대 표준형 공영주택
V. 결 론
I. 서 론
마루는 온돌, 부엌과 함께 한국 전통주택의 기본 구성요소로서(Jeon & Kwon, 2008), 가족의 공용공간이면서 각 실을 연결하는 주요 동선이고, 제사와 접객 등을 행하는 의례 공간이다. 이런 마루는 대개 나무널로 바닥을 짜고 내벽의 1~2개 면이 외부로 반쯤 개방된 상태였지만, 근대 이후 난방이 되는 실내공간으로 바뀌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가족 공동의 생활과 개별 공간을 연결하는 구심점인 마루의 역할은 여전히 거실로 이어지고 있다.
마루는 살림집에서의 긴요함이 방이나 부엌보다는 덜하기에 2~3칸집의 작은 주택에서는 형성되기 어렵고, 4칸 규모 이상의 한옥에서 비로소 등장한다(Jeon & Kwon, 2012).1) 이 연구는 이와 같은 선행의 언설을 실증적으로 확인하여, 한옥의 평면에서 마루의 발생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 대상은 김홍식 교수가 1971년부터 2001년까지 조사한 전통민가 1,508채의 평면도이다(<Table 1> 참조). 그의 자료는 전국적으로 분포하며, 91.6%가 근대적 변형이 발생하기 전 시기인 1970~80년대에 조사되었다. 원자료에는 지역별 편중도 있고, 조사 시기와 조사자마다 기록의 양과 질에 편차도 있다2) 하지만 당시 외형 변화가 크지 않은 지역을 의도적으로 선정하여 조사한 결과이기 때문에(Kim, 1992), 현재 전통 한옥의 상황을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자료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중에 대표성을 띠는 일부가 김홍식 교수의 저서에 기술되었지만 아직 대부분이 소개되지 못했다. 이와 같은 다량의 전통주택 평면 기록은 한옥의 공간 요소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Table 1.
Regional Housing Data Status of Kim’s Survey
분석의 순서는 우선 소형 일자집의 단일 채 단위를 대상으로, 도리 및 보 방향 규모 확장에 따른 주택의 공간 구성과 마루의 사용 양상을 분석한다. 이어서 실측 평면도를 칸치수를 기준으로 모듈화하여 작성한 평면 다이어그램 <Figure 2>을 이용하여 각 공간별 면적 구성비를 개산(槪算)하고, 전체 면적의 증가가 마루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 관계를 분석했다.
이 글에서 말하는 소형한옥은 도리칸을 기준으로 2칸 이상 4칸 이하의 건물을 의미하며, 홑집, 퇴집, 전후퇴집(모퇴집 포함), 그리고 겹집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Figure 1> 참조). 겹집은 전후퇴집 이상의 구조 골격에서 일부 칸의 방을 위아래로 나누어 쓰는 집을 의미하며, 건물 전체가 보방향의 두칸 폭으로 되어 있는 제주도집이나 영동지역의 집의 경우는 양통집으로 분류한다(Jeon, 1996). 양통집은 홑집이나 퇴집과 동일한 규모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고, 마루의 사용 방식에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추후 별도로 분석한다.3)
II. 소형한옥의 확장 방향과 마루 분포
1. 마루류의 정의 및 사용 현황
소형한옥의 몸채4) 및 안채는 모두 346채로 전체 자료의 22.9%에 해당하고, 그중 일자집이 327채(94.5%), 곱은자집이 19채(5.5%)이다. 본 논의에서는 도리 및 보의 확장 방향이 마루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대상을 소형한옥 중에서 일자집 평면형을 갖는 327채로 한정한다.
주택의 용도별 공간 구성비를 살피기 위해 마루 및 그와 유사한 기능을 갖는 공간을 ‘마루류’라고 하여, ‘방류’, ‘부엌류’, ‘창고류’와 구분하였다. 특히 바닥에 마루널을 깔았더라도, 평면의 단부에서 수납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공간은 ‘창고류’로 분류하였다.
한편, 봉당, 토방과 같이 실제 바닥이 마루재가 아니더라도 공용공간의 성격을 띠는 경우는 마루류에 포함하였다. 마루류는 마루와 툇마루로 소별하는데, <Figure 2>와 같이 마루는 주택의 중앙부에 위치하며 온칸 이상의 규모를 갖는 것이고, 툇마루는 온칸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 마루로서 툇기둥 안쪽의 툇마루와 바깥쪽의 쪽마루를 포함하였다.
Table 2.
Use of Maru by Beam-Purlin Dimension of Hanok
|
Purlin Dim. [Dori- *kan(間)] | Beam Dim. of Hanok | |||||
| Maru Type |
a Single -row House (%) |
a House with a Toi (%) |
a House with front & back-Toi (%) |
a Partially Double -row House (%) |
Total (%) | |
| 2 | None | 1 | - | - | - | 1 |
| Toi- Maru | - |
3 (100) | - | - |
3 (75.0) | |
| Maru | - | - | - | - | - | |
| Subtotal | 1 | 3 | - | - | 4 | |
| 3 | None | 32 | 11 | - | - | 43 |
| Toi- Maru | - |
75 (87.2) |
16 (100) |
1 (100) |
92 (68.1) | |
| Maru | - | - | - | - | - | |
| Subtotal | 32 | 86 | 16 | 1 | 135 | |
| 4 | None | 22 | 8 | - | - | 30 |
| Toi- Maru | - |
65 (70.7) |
43 (60.6) | - |
108 (57.4) | |
| Maru |
1[A] (4.3) |
19 (20.7) |
28 (39.4) |
2 (100) |
50 (26.6) | |
| Subtotal | 23 | 92 | 71 | 2 | 188 | |
| None | 55 | 19 | - | - | 74 | |
| Toi-Maru | - |
143 (79.0) |
59 (67.8) |
1 (33.3) |
203 (62.1) | |
| Maru |
1 (1.8) |
19 (10.5) |
28 (32.2) |
2 (66.7) |
50 (15.3) | |
| Subtotal | 56 | 181 | 87 | 3 | 327 | |
일자형의 소형한옥 327채의 도리방향 및 보방향 규모별 마루류 사용 현황은 <Table 2.>와 같다.5) 온칸 마루는 327채 중 50채(15.3%)에서 사용되었고, 마루가 없더라도 203채(62.1%)에서 툇마루를 두었다. 74채(22.6%)에서는 어떠한 형태의 마루도 발견되지 않았다.
2. 도리칸 추가와 온칸 마루의 등장
선행연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옥의 의례와 생활 전통이 결합된 정식의 마루는 4칸집에서 처음 등장하는데(Jeon & Kwon, 2012), 이는 온돌-마루-부엌의 연결방식 및 지역형의 발생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지역과 관계없이 다수의 살림채 규모 확장 별 마루 사용의 보편적인 경향을 살펴보았다. 온칸의 마루는 도리방향 4칸집 188채 중 50채(26.6%)의 사례에서 발견되었다. 예외적으로 <Figure 3>와 같이 3칸집에서도 마루가 사용된 경우가 두 사례 발견되었는데, 이는 부엌을 갖지 않거나 혹은 추가로 증축된 것으로서, 살림채로 사용되지 않고 별당이나 사랑채, 아래채 등으로 사용된 건물로 보인다.
툇마루는 2칸집부터 등장하며, 3칸집 및 4칸집에서도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형식이다. 2칸집은 4채 중 3채(75%), 3칸집은 135채 중 92채(68.1%), 4칸집은 188채 중 108채(57.4%)에서 툇마루를 가진다. 마루와 툇마루를 합한 마루류의 유무를 보면, 2칸집과 3칸집은 툇마루 사용 빈도와 같고, 4칸집은 188채 중 158채(84%)에 해당한다. 즉, 툇마루의 사용은 이미 2칸집에서부터 일반적인 현상임을 알 수 있다. 정식의 온칸 마루는 4칸집에서 비로소 사용되기 시작하지만 4칸 규모의 주택에서도 온칸 마루의 사용은 일부일 뿐, 툇마루가 더 보편적으로 쓰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 퇴칸 추가와 온칸 마루의 수용 시도
도리방향 4칸집을 다시 보방향의 규모에 따라 마루의 사용 현황을 정리해 보면, 홑집에서는 23채 중 1채(4.3%), 퇴집에서는 92채 가운데 19채(20.7%), 전후퇴집에서는 71채 가운데 28채(39.42%), 마지막으로 겹집은 2채 가운데 2채(100.0%)로서, 보방향의 규모가 커질수록 온전한 마루를 사용하는 비율이 배 이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온칸 마루를 가지는 50채 중에서 유일하게 4칸 홑집에서 마루가 있는 사례[A]는 경북 영덕군의 남영희 집이다(<Figure 4> 참조).6)
온칸 마루의 대체재인 툇마루 사용을 포함하면 전체 홑집 56채 중 1채(1.8%), 퇴집 181채 중 162채(89.5%), 전후퇴집 이상에서는 100%에서 마루류를 갖는다. 전통 목구조에서 도리방향의 확대와 보방향의 확대는 구조적으로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데(Jeon & Lee, 2006), 보방향의 규모 확장으로 얻어진 퇴칸이 결국 툇마루, 즉 마루류의 확보를 위한 것이었다고 할 정도로 마루류의 분포가 급격히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편, 일부 사례에서 방의 깊이를 줄이거나 툇기둥 외부로 쪽마루를 두는 툇마루의 확장 시도가 발견된다(<Figure 5> 참조). 이것은 툇마루와 온칸 마루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불완전한’ 반칸 마루로 구분하여 살펴본다.
III. 소형한옥의 확장 방향과 마루 면적
1. 평면 면적과 마루류 비율
앞서 소형한옥 327채의 도리칸수와 보방향 규모 확장 시 마루 사용 분포를 살펴보았고, 방향별로 마루류가 있는 253채의 보편적인 경향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 마루를 가지고 있는 소형 일자집 50채는 모두 4칸집이고, 그중 1채를 제외하곤 퇴집 이상의 규모에 해당한다. 마루의 발생과 공간적 수요의 관계를 좀 더 정밀하게 확인하기 위해서 주택 전체 면적에서 마루류가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각 건물의 평면 다이어그램 상 공간 구성을 형태와 기능에 따라 방류, 마루류, 부엌류, 창고류로 구분한 후 해당 공간의 모듈 면적 평균을 구하면 <Table 3>과 같다.7)
Table 3.
Average Module Area by Hanok Space Element
건물의 전체 면적을 보면 4칸 홑집(4.00Mo)보다 오히려 3칸 전후퇴집(4.77Mo)과 3칸 겹집(4.80Mo)이 더 큰 역전 현상이 일어난다. 마루류의 평균 면적도 4칸 홑집(0.04Mo)보다 3칸 전후퇴집(0.64Mo)과 3칸 겹집(0.30Mo)에서 더 크고, 건물 전체 면적 대비 마루류의 비율도 4칸 홑집(0.01)보다 3칸 전후퇴집(0.13)과 3칸 겹집(0.06)이 더 높다(<Figure 6> 참조). 각 1개의 사례를 기록하는 3칸 겹집과 4칸 홑집을 제외한다면, 평면에서 마루가 차지하는 비율은 도리칸수보다도 건물의 전체 면적과 보방향 규모에 순차적으로 비례한다. 방류의 비율이 보방향의 규모에 반비례하는 상황과 대비된다.8)
한편, 3칸 겹집과 4칸 겹집은 마루류 및 방류 비율에 특이한 현상을 보인다. 사례 수가 적어 평균 수치로 비교하기 조심스러우나, 4칸 겹집의 마루류 비율이 4칸 전후퇴집보다 5% 확대된 것에 반해, 3칸 겹집의 경우 3칸 전후퇴집에 비해 7% 감소하는 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방류의 비율은 각각 7%, 16%씩 증가하였다. 한편 3칸 겹집에서 4칸 겹집이 될 때 마루류의 비율은 19% 증가하는데 반해 방류의 비율은 12% 감소하였다(<Table 3> 참조). 겹집 규모로의 발달은 방에 대한 수요 증가에서 비롯되었음을 의미하고(Jeon, 1996), 퇴집에서는 일반적으로 툇마루를 두던 퇴칸에 3칸 겹집에서는 일반 방이, 4칸 겹집에서는 일반 방 및 마루방, 대청이 함께 증가한 상황으로 이해된다(<Figure 7> 참조).
마루류는 생존을 유지하는데 후순위인 사치재의 성격을 띠기에(Jeon & Kwon, 2012), 3칸집이 겹집 규모가 되면서 전체 면적은 커졌지만, 4칸 퇴집을 사용하는 집보다 경제적으로 더 어렵거나 방의 수요가 더 크다는 의미가 된다.
2. 도리칸 추가와 마루류 비율
마루의 형식을 툇마루만 있는 경우, 온칸 마루가 있는 경우, 불완전한 반칸 마루를 두는 경우9)로 구분하여, 마루류가 있는 3칸집과 4칸집의 각 유형별 전체 면적 및 마루 종류별 면적과 구성비를 살펴보면 다음의 <Table 4>와 같다.10) <Table 3>에서 소형한옥 327채의 마루류 비율은 주택의 전체 규모에 비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마루류가 있는 살림집만을 대상으로 한 비교에서는 마루의 형식에 따른 차이를 보인다.
3칸집에서 4칸집으로 커질 때, 툇마루 평균 면적은 퇴집(Ⓐ→Ⓔ)은 0.08Mo, 전후퇴집(Ⓒ→Ⓗ)은 0.17 Mo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구간에서 전체 마루류의 비율은 각 1%의 근소한 차이로 감소하였다.11) 적은 비율이나 각각 127개소, 52개소의 평균 수치임을 감안할 때 온칸 마루가 없는 3칸 이상의 집에서 도리칸의 확장은 상대적으로 마루류보다 다른 실의 확장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반칸마루는 퇴집(Ⓑ→Ⓕ)에서 0.43 Mo 늘고 비율은 4% 증가한다. 툇마루는 0.19 Mo 증가하나, 비율은 일정하다. 전후퇴집(Ⓓ→Ⓘ)에서 반칸마루는 0.27 Mo 늘고 비율은 2% 증가한다. 툇마루는 0.45 Mo 늘고 비율은 5% 증가한다. 전체 마루류의 비율을 비교하면 3~7% 폭으로 커졌다. 도리칸 확장 시, 반칸 마루 형식에서는 마루류의 확대가 유의미한 것을 나타내는데, 이는 <Figure 5>의 a, b와 같이 불완전한 반칸 마루 혹은 쪽마루 면적이 늘어나기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 보방향 규모에서의 상황을 살펴본 후 함께 논하기로 한다.
Table 4.
Average Module Area and Ratio by Maru Configuration in 246 Hanok
3. 퇴칸 추가와 마루류 비율
퇴집에서 전후퇴집으로 갈 때 툇마루 형식은 3칸집(Ⓐ→Ⓒ)에서 0.15 Mo, 4칸집(Ⓔ→Ⓗ)에서 0.24 Mo만큼 마루류의 평균 면적이 증가하고 비율 또한 1%씩 증가하였다. 이는 근소한 차이긴 하나 각각 85개소, 94개소의 평균 수치로, 도리방향의 규모 확장에서 마루류의 비율이 감소한 것과 반대의 결과를 나타냈다. 온칸 마루를 가지는 4칸집(Ⓖ→Ⓙ) 47채의 평균으로 한정하면, 퇴집에서 전후퇴집이 될 때 온칸 마루의 면적은 0.16 Mo 증가하나 비율은 1% 감소하고, 툇마루는 면적이 0.26 Mo 증가하고 비율 또한 2% 증가한다.12) 이를 합산한 마루류 전체의 비율은 1% 증가하였다. 즉, 일반적으로 퇴칸의 추가는 최종적인 마루류의 확장에 기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도리 및 보 방향으로 주택의 면적이 확장됨에도 마루류 비율은 1% 내외의 증감을 보였으나, 마루의 규모 및 형식이 ‘툇마루’ → ‘반칸 마루’ → ‘온칸 마루’로 변화할 때 마루류 구성비가 최대 16%까지 증가했다(<Table 4> 참조). 툇마루와 온칸 마루의 평균 비율이 보방향 확장에 비례, 도리방향 확장에 반비례한 것과 달리, 반칸 마루를 사용할 경우의 마루류 비율은 보방향 확장에 반비례, 도리방향 확장에 비례하는 반대의 경향을 보였다. 툇마루와 온전한 한칸 마루의 중간 영역에 있는 반칸 마루의 형식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이 요구된다.
불완전한 반칸 마루의 유형은 크게 두 종류로, a) 방의 깊이를 줄이거나, b) 툇기둥 외부로 쪽마루를 설치해 툇마루를 확장한 경우이다. 이들 반칸 마루의 유형은 보 방향으로의 공간 확장에 의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퇴칸 확장 시 마루류 비율이 3칸집에서 7%, 4칸집에서 3% 감소한다(<Table 4> 참조).13) 이는 반칸 마루를 사용할 때, 보방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퇴집에서는 건물 전면의 툇마루에 쪽마루를 두어 마루의 크기를 확장하는 경향이 높고, 이때 후퇴 공간의 확장은 방의 사용과 관련이 있음을 의미한다. 전후퇴집 이상의 규모에서는 7채 중 5채(71.4%)가 a) 유형과 같이 실의 깊이를 줄여 반칸 마루를 만든 반면, 그에 비해 퇴칸이 부족한 퇴집은 13채 중 12채(92.3%)에서 b) 유형과 같이 쪽마루를 설치해 작은 마루 공간을 두었다(<Figure 8> 참조). 이상에서 마루의 발생과 확대에는 주택의 종합적인 규모가 영향을 미치지만, 그중 특히 보방향의 규모가 주요 요인임을 마루류가 있는 주택 246채의 평균 면적비를 통해 확인하였다.
IV. 다른 주택 유형의 비교 분석
1. 5칸 주택
앞서 소형한옥의 칸수와 면적 분석을 통해 마루 사용 경향을 확인하였다. 다른 주택 유형에서의 마루 사용을 비교하여 그 의미를 찾고자 한다. 4칸집에서 비로소 마루가 발생하나 아직 일반적이지 않고, 마루의 발생에는 보방향의 규모 확장과 퇴칸의 유무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였다. 분석 대상인 소형한옥에서 도리칸이 확대된 5칸집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홍식 교수의 조사자료 가운데 제주도 집과 양통집을 제외한 5칸집은 모두 111동으로 전체 자료의 7.4%를 차지한다. 그 중 일자집이 81채(73.0%), ㄱ자집이 29채(26.1%), ㄷ자집이 1채(0.9%)에 해당한다. 4칸집에서 5.5%이었던 꺾음집의 비중이 5칸집에서는 27%까지 높아진다.14)
Table 5.
Use of Maru by Dimensions in 5kan Hanok
<Table 5>를 보면, 온칸 마루를 갖는 일자집은 5칸집 전체 81채 중 64채(79.0%)로 눈에 띄게 증가한다. 소형한옥 327채에서 전체의 15.3%, 4칸집의 26.6%만이 온칸 마루를 두는 상황과 대비된다. 툇마루를 갖는 경우(19.8%)까지를 포함하면 5칸 일자집부터는 98.8%의 한옥이 마루류를 갖는다. 유일하게 어떠한 형태의 마루도 없는 5칸 퇴집 사례(a)가 경북 영덕군에서 조사되었는데, 안방과 사랑방 사이의 공간이 원래 마루였던 것을 일반 방으로 고친 것으로 보인다. <Figure 9-a>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해당 주택의 조사표에서 ‘중방’에 비닐 장판이 깔려 있다고 적혀있는데, 다른 방들은 종이 장판으로 마감되어 있다는 기록을 보면 마루널 위에 비닐 장판을 깐 것으로도 추정해 볼 수 있다. 역시 경북 영덕군에서 이와 유사한 평면 구성을 갖는 사례 <Figure 9-b>가 조사되어,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보방향의 규모별로 살펴보면, 5칸 홑집에서는 경북 소재의 3채(100%) 모두 온칸 마루를 갖고, 그중 2채가 경북 영덕군에 속한다.15) 5칸 퇴집에서는 22채 중 12채(54.5%)에, 전후퇴집 및 모퇴집에서는 48채 중 42채(87.5%)에, 겹집에서는 8채 중 7채(87.5%)에 해당해 보방향의 확장과 마루의 사용에 크게 의미 있는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겹집 규모에서는 8채 중 1개의 사례(c)를 제외한 나머지 7채에서 모두 온칸 마루를 두는데, <Figure 10>을 보면 유일하게 사례(c)에서 온칸의 마루는 없어도, 안방과 중방의 깊이를 줄이고 쪽마루를 내어 반칸 마루를 사용하고 있다.
5칸집에서 반칸 마루의 사용은 총 4개소 사례에서 발견되나, 원형 추적이 어렵거나 공간의 기능이 불분명한 <Figure 11>의 3개소를 제외하면 <Figure 10>의 사례가 유일하다.16) 5칸집부터는 거의 모든 한옥에서 마루류를 갖고, 온칸 마루를 두기에 면적이 비교적 충분하기에 반칸 마루의 사용이 일반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 도서 지역 주택
1) 전남 마래집
전남 해안 도서지역 및 인근 연안지역의 ‘마리(마래)’는 내륙지방의 마루와 구분된다. 주로 안채의 측단부에 위치한 마래의 주요 성격은 첫째, 귀중한 곡식의 수장 공간이며 둘째, 조상의 신위를 모시고 제를 올리는 예의 공간이자, 성주신을 모시는 민속신앙의 공간이다(Jang, 1981). 척박한 도서지역의 지리적 조건 및 안정적인 농경이 어려운 기후 환경에서 곡식 보관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아울러 조상을 모시는 제례 공간이라는 점에서 건물 측단부이자 머릿방은 주택에서 가장 높은 공간으로 해석될 수 있다(Kim, 2011). 마리(마래)는 건물 중앙에 위치하는 내륙의 대청이나 마루와는 그 의미와 상징하는 바가 다르나, 마루 기능의 일부를 수용하여 분담하는 역할을 하므로 기존의 소형한옥의 마루 사용과는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Table 6.
Use of Maru by Dimensions In MaraeJip
<Table 6>과 같이 전남 진도군의 마래집은 12채로 전체 자료의 0.8%에 해당한다. 진도의 소형한옥 15채 중 실명과 기능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2채와 전남 내륙지방의 모방집의 형태와 유사한 1채를 제외한 모든 마래집에, 건물 측단부에 위치한 온칸 마루인 마래를 갖는다.17) 퇴집 이상의 규모에서는 3칸 퇴집 한 채를 제외한 90%에서 마래와 함께 툇마루를 두어 육지의 소형한옥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온칸 마루나 반칸 마루의 경우 사용되지 않았는데, 작은 규모임에도 이미 마루의 역할을 일부 수행하는 마래가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2) 제주도 집
제주도 집은 후지시마(藤島亥治郎)와 무라타(村田治郞) 두 일본 학자의 마루 기원 논쟁에서 후지시마의 남방기원설의 근거가 된 것으로(Jeon & Kwon, 2012), 마루의 사용이 육지보다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안거리와 밖거리의 독특한 주택 구성을 취하며, 측면 퇴칸 대신 굴묵이 발달함으로써 마루의 사용 양상이 육지와 다를 것으로 추측된다.18) 전체 자료 254채(16.8%) 중 조사표를 분석 가능한 173채(11.5%)19)의 마루 사용 상황은 <Table 7>와 같다.20) 제주도 집의 과반은 겹집 내지는 양통집으로, 육지의 주택과 같은 규모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워 3칸 겹집까지를 소형한옥으로 보고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21)
Table 7.
Use of Maru by Dimensions In Jeju Hanok
2칸집에서는 온칸 마루를 두는 경우가 12채 중 2채(16.7%)로 2칸 겹집의 28.6%에 해당하고, 툇마루라도 두는 경우가 1채(8.3%)로 전후퇴집 규모이다. 제주도에서도 2칸 외통집은 마루를 갖기에 작은 규모임을 알 수 있다. 도리 칸수로 3칸집이 되면 129채 중 127채(98.4%)로 대부분 온칸 마루(상방)를 둔다.22) 반칸 마루의 사용은 발견되지 않았다.23)
3칸집에서 마루가 없는 2개소 사례는 <Figure 13>와 같이 실명과 바닥 재질 표기가 없으나, 해당 지역의 일반적인 구성에 따라 상방(마루바닥)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툇마루도 없는 사례(d)의 경우 조사표에서 퇴칸 바닥을 시멘트 마감으로 처리한 기록을 확인하였고, 이는 제주도 집의 조사기록에서 흔하게 발견되었다.
건물 면적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제주도의 2칸 겹집은 육지의 4칸 퇴집과 비슷하고, 마루의 사용률은 각각 28.6%, 20.7%를 보인다. 제주도 3칸집은 평면 규모로 미루어 볼 때 육지의 5칸집보다 조금 크고, 마루의 사용률도 각각 97.3%, 79.0%로 나타난다. 이는 주로 덥고 습한 지역에서의 마루 사용 예시로 인용되어온 제주도 집의 마루 사용 또한, 건물 평면 면적의 관점에서 보면 육지의 집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나타낸다.
3. 근대 표준형 공영주택
해방 전후로 공공에 의해 한옥 외의 새로운 주택 형식이 도입되었다. 1941년 조선주택영단이 건설한 영단주택은 5개의 평형별로 다양한 표준설계를 계획했다. 그중 일본인 관리자를 주거자로 상정한 15평형의 을(乙)형과 한국인 노무자를 대상으로 한 10평형의 병(丙)형은 온칸 마루를 가질 수 있는 소형한옥의 규모에 준한다.24)
영단주택은 기본적으로 집중형이자 일본 근대주택의 중복도형 평면을 취한다. <Figure 14>와 같이 병형 이하 유형에는 복도 외 공용공간이 없는 반면, 을형에는 왼쪽의 6첩, 4.5첩 방이 툇마루 혹은 엔가와와 유사한 좁고 짧은 공간에 면한다. 이 공간은 실 구획과 바닥 마감재가 침실과 구분된 반 외부공간이나, 외기 통풍이나 물품 보관 이상으로 기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20평형의 갑형에서 이 반 외부공간은 다다미 반장만큼 길이가 확장되지만, 여전히 실내외로 관계를 맺기에는 부족한 공간으로 생각된다. 외래의 영향을 받은 초기 근대 초기의 주거 표준형 계획에는 필수 생활에 필요한 실 구획을 위해 마루를 고려하지 않았음을 재확인할 수 있다(Lee et al., 1990).
해방 직후 1945년 11월에 열린 국민주택 설계도안 현상모집25) 중 15평형 1종 1등(천호철) 입선안은 <Figure 15>와 같다. 천호철의 안은 평면의 중앙에 넓은 응접실을 두고 측면에 마루방을 두어 생활의 중심 영역을 형성했는데, 주택의 전면부가 침실로 채워져 있는 영단주택과 대비된다. 이전의 표준설계안에서 근대 설비와 서비스 공간 배치는 수용하고 한옥에서 흔히 쓰이던 공용공간을 보완했음을 알 수 있다(Jeon, 2021). 일반 방의 절반 규모인 마루방은 응접실의 부속실로 한 칸에 모자란다. 그러나 표준형 주택의 초기 실험에서 제외되었던 재래의 공간이 다시 나타났고, 주거계획에 포함하려 한 시도에 의의가 있다.

Figure 15.
Kukmin Jutaek Design Contest Winning Draft (Joseongeonchukgisuldan, 1947, as cited in Kim, 2011)
한국 전쟁 후 UNKRA26)의 재원으로 대한주택영단이 설계한 표준 한국주택과 ICA27)의 융자를 통한 ICA주택은 모두 9평형을 기본으로 하였다(<Figure 16> 참조). 시멘트 블록 등의 외벽 재료로 인해 기존 한옥의 간살이와 정확히 비교하긴 어렵지만, 해당 표준형의 공용공간은 총 한 칸에 못 미치는 비슷한 규모를 갖는다. a), b) 각각 마루의 면적은 9평형의 약 1/5 이하로 소형한옥의 0.8칸 모듈보다 작은 공간으로 볼 수 있다.
a), b)는 같은 9평형이지만 불광동 ICA주택에서는 평면 형태를 조절해 마루를 중앙에 두고 부엌 및 모든 실에서 직접 접근이 가능하게 했다. 전후 피해를 수습하는 상황에서 작더라도 마루 공간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나타난 것은 한국 주택에서 마루가 단순한 공용공간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Figure 17>에서 보듯, 1960년 대한주택공사가 설계한 국민주택에서 마루를 두는 경향이 계속된다. 마루의 배치 계획에 따라 방의 개수와 부엌의 크기가 달라지는데, 1960년대 후반 15평형 이상으로 전체 규모가 커지면서 방의 개수와 부엌 면적에서 유리한 마루 중심의 b) 3베이형이 우세종으로 자리잡는다(Jeon, 2021). 나아가 3베이형의 마루방 전면에 배치된 테라스는 대청마루에 붙은 툇마루를 연상하게 한다. 식민 정부의 주택 계획안에서 사라졌던 마루 공간이 작게나마 재등장하고, 곧이어 마루 중심형으로 자리 잡는 모습은 마루의 명맥이 현대의 거실로 이어진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Jeon, 2021).
V. 결 론
이 연구는 김홍식 교수의 전통주택 자료 중, 온돌방과 부엌을 갖춘 도리 방향 2칸~4칸의 소형한옥 일자집 327채를 대상으로 규모별 마루 사용 양상을 살펴보았다. 주택의 크기 확장을 도리, 보의 방향으로 구분해 최소의 평면에 마루를 수용하게 하는 요인을 분석하고, 타 유형 주택과의 비교분석을 통해 마루 사용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온전한 한 칸의 마루는 도리방향으로 4칸집 이상에서 처음 등장해 비로소 온돌-마루-부엌의 한국 주택 전형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온칸 마루를 가지는 비율은 주택 전체 327채 기준 15.3%, 4칸집을 기준으로 해도 26.6%에 불과해 4칸집은 온칸 마루를 갖기에 여유 있는 규모는 아닌 것을 확인하였다. 보방향 확장에 따르면 온칸 마루의 사용 분포는 홑집 56채의 1.8%, 퇴집 181채의 10.5%, 전후퇴집 및 모퇴집 87채의 32.2%, 겹집 3채의 66.7%로 증가해 온전한 마루를 수용하는데 퇴칸의 유무가 중요함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온칸 마루의 대용품인 툇마루는 살림집의 최소형이라 할 수 있는 온돌-부엌 구성의 2칸집부터 사용되었고, 온칸 마루가 없어도 툇마루라도 두는 비율은 전체 327채 기준 62.1%으로 소형한옥의 과반에 해당한다. 소형한옥에서 마루와 툇마루를 합산한 마루류 사용 분포는 홑집을 제외하고는 100%에 가까운 수치를 보여, 일반적으로 퇴칸이 있는 경우 어떤 방식으로든 마루는 사용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소형한옥 327채의 평면 다이어그램을 작성한 후 공간 구성별 단위 모듈 면적으로 분석하였다. 마루류의 비율은 종합적인 건물 규모와 면적에 비례해 증가하였으나, 마루류가 있는 한옥으로 한정해서 건물의 규모 확장 방향별 상황을 살펴봤을 때 마루 형식에 따라 다른 경향을 보였다. 툇마루와 온칸 마루의 경우, 도리 칸의 확장과 마루류 비율이 반비례하였고 보방향의 확장에는 비례하였다. 한편, 반칸 마루 형식에서는 도리방향 확장 시 마루류 비율이 증가하고 보방향 확장 시 마루류의 비율이 감소하였다. 반칸 마루는 방의 깊이를 줄이거나 쪽마루를 덧붙여 툇마루를 보방향으로 확장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보방향 규모가 작은 퇴집에서 툇마루를 확장하여 반칸 마루를 만들 때 방의 규모를 더는 줄이기 어려우니, 임시방편으로 건물 전면과 측면에 쪽마루를 과하게 설치했음을 나타낸다. 이상에서 마루의 수용과 확장에는 주택의 보방향 규모와 퇴칸의 확장이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였다.
도리 칸수로 5칸집의 경우, 약 80%의 한옥에서 온칸 마루를 사용하고, 툇마루까지를 포함하면 사실상 모든 주택에서 마루류를 사용하였다. 4칸집의 저조한 마루 사용률과 비교하면, 온칸 마루의 사용은 5칸집에서부터 일반화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마루를 두기에 면적이 충분한 5칸집에서, 반칸 마루는 온칸 마루를 갖지 못한 겹집 단 1채의 사례에서 발견되었다.
전남 도서・해안 지방에 위치한 마래집의 마래는 마루의 특정 기능이 분화한 것으로, 온칸이나 반칸의 마루는 따로 사용되지 않았다. 퇴칸의 경우 육지집과 비슷한 비율로 툇마루로 사용되었다. 제주도집에서는 도서 지역 주택의 특성과 고유한 지역의 부엌 기능에도 불구하고, 건물의 전체 면적을 기준으로 했을 때 마루의 발달에서 육지집과 크게 다른 결과를 보이지 않았다. 지리적 영향으로 마루의 사용이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서 또한 건물의 면적에 비례하는 마루의 보편적인 사용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전통주택의 마루 사용 흔적은 근대 공영주택의 실험적 표준형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해방 전 영단주택에서 사라졌던 마루류 공간은 해방 이후 국민주택 현상공모안과 원조주택 등의 공영주택에서 불완전한 형태로 다시 등장했다. 1960년 이후 15평형으로 커진 국민주택 표준형이 계획안 중 마루 중심형으로 수렴한 것은 한국 주택에서 마루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