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차
우리나라는 1990년대 산업사회의 발전과 경제위기로 인해 노숙인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그간 노숙인 지원을 위한 거주시설, 쉼터 등 사회복지서비스 프로그램들이 실천되어 왔는데, 근래 사회 안전망 증진과 주거복지를 위해 2018년 서울시 지원주택조례가 제정되었고, 2019년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통합돌봄’ 정책의 일환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대안인 지원주택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였다.1) 최근 정부의 지원주택 모델인 ‘케어안심주택’은 사회취약계층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자 하여, 시범사업에 노숙인을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2019). 탈노숙인 지원주택은 특수한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해서 일반주택보다 포용력 있게 계획되어야 하는데, 노숙인을 배려한 주택계획 사례가 전무하고, 이들에 대한 정보가 결여되어 있으므로 이후 지원주택의 발전과 효용성을 위해서 거주자에 대한 지식을 축적할 필요가 있다. 노숙인이 새로운 주거환경에서 적응하는 과정에 대한 정보 중 환경적 성향은 공간환경에서의 인간행태를 이해하는 것으로 주택계획 및 디자인의 근본이 된다. 주택계획은 거주자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 공간 사용자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특성을 분석하고 유형화를 한다면 거주자 정보 영역을 확장시키는 데 유용할 것이다. 한국 노숙인의 배경은 미국과 달리 실직에 의한 경우가 상당하여 만성노숙(Chronic Homeless)의 특성보다 더욱 다양할 것이다. 서포티브주택을 선도하는 미국의 경우에는 폭넓은 취약계층을 위해 설계공모를 진작시킴으로써 지원주택을 새로운주거유형으로 하여 계획영역으로 발전시키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제 시작단계라서 계획연구 분야가 성숙될 필요가 있다. 미국 서포티브주택이 국내에서 소개된 사례연구로는 Lee & Park(2015), Lee, Park & Qi(2015), Park, Lee & Zhang(2014) 등이 있다. 최근 지원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 하는 환경행태 연구로 Park & Lee(2019a)는 탈노숙인 지원주택 거주자의 환경적 성향을 점유(비움형/채움형), 질서(정리형/혼잡형), 상호작용(교류형/은둔형), 허용(개방형/폐쇄형)으로 설정하여 그 특성을 기술하였는데, 미래 지원주택 계획을 위한 정보를 생성하고자 하였다. 지원주택 계획은 주택이 지닌 치유효과를 향상시켜야 할 것이기 때문에 디자인 기반이 되는 환경행태 연구가 성숙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H하우스 거주자 환경적 성향의 특성을 유형화하여 파악하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선행연구에서 분석된 점유(비움형/채움형), 질서(정리형/혼잡형), 상호작용(교류형/은둔형), 허용(개방형/폐쇄형)에 대한 특성이 복합되어 나타나는 환경적 성향을 유형화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지원주택 수요자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통해 미래 주택계획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II. 문헌고찰
1. 우리나라 노숙인과 그 유형
최근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국의 노숙인은 11,340명으로 이들 중 미취업자는 64%이고, 근로능력이 없는 사람이 76.2%에 달한다. 전체 노숙인 중 남성이 73.5%, 여성은 25.8%이다. 연령대로는 생활시설노숙인 중 50대가 33.5%로 가장 많았으며, 65세 이상 고령자는 24.1%, 20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비율이 7.7%이다. 노숙의 결정적 계기는 대분류로 ‘개인적 부적응 또는 사고(54.2%)’가 가장 큰 원인이었으며, 다음으로 ‘경제적 결핍(33.4%)’, ‘사회적 서비스 또는 지지망 부족(6.4%)’ 순이었다. 세부적 분류의 원인으로는 질병 및 장애(정신질환) 25.6%, 이혼 및 가족해체 15.3%, 실직 13.9%, 알코올 중독 8.1% 등의 순이었다(Korea Institute for Health and Social Affairs, 2017). 전반적으로 노숙인 인구는 다양한 특성을 지니면서 성별은 남성이, 연령대는 중고령자가 압도적이다.
노숙인에 대한 사회적 조명으로 우리나라 노숙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유형화하는 연구가 있었다. 유형화는 현상과 대상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데, 한국에서 유일하게 Nam & Hwang(2002)의 연구가 수행되었다. 그들은 29개 노숙인쉼터에서 생활하는 노숙인 450명을 대상으로 연구하였으며, 실무진 간담회, 설문조사 등을 통한 현장 실천경험에 의거하여 노숙인을 유형화하였다. 주요 변인으로는 성별, 연령, 가족, 건강, 교육, 직업, 기술 등 사회인구학적 특성에 따라 그 유형을 분석하였는데 이를 정리하여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 연구에서 조사대상자의 평균연령은 만 46.5세로 22세에서 최고 85세까지 분포한다. 교육연한은 평균 10.11년으로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의 연한인데 전체의 36%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Nam & Hwang(2002)의 노숙인 유형 <Table 1>은 노숙인을 통찰력 있게 이해하는 혜안을 준다.
Table 1.
Homeless Types(Nam & Hwang, 2002)
노숙인 유형으로 ①한계계층은 교육연한이 짧은 전형적인 사회취약계층으로 건강상태가 약간 나쁘고, 직업기술과 사회관계가 취약한 유형이다. ②기능손상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데, 노숙생활로 심리사회적 손상을 입은 사람들로 교육연한이 높지만 스트레스, 무기력 등으로 대인관계가 취약한 특성이 있다. ③일시위기 또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데, 실직노숙과 유사한 특성이 있으며, 교육연한이 가장 높고 건강과 사회관계가 양호한 특성이 있다. ④알콜의존의 경우 많은 비율은 아니지만 알콜문제가 심각하고 노숙기간이 압도적으로 길며, 건강과 사회관계문제가 가장 심각한 상태이다. ⑤정신적 취약의 많은 수는 거리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드러나는 피해를 주지 않고 교육연한과 건강상태가 약간 취약하며, 근로 및 자활의지가 가장 낮은 경우이다. ⑥노동력취약은 고령이나 건강이 좋지 않은 집단을 의미하는데, 노숙기간이 길고 질환 및 질병으로 신체적 건강문제가 심각하여 근로일수와 의욕이 낮은 집단이다(Nam & Hwang, 2002). 이러한 노숙인 유형화는 노숙인의 사회인구학적인 특성을 분석한 것으로 시설이 아닌 실제 지원주택을 계획하려면 공간환경에서 거주자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적응하는지를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는 유형화 연구가 필요하다.
2. 지원주택 거주자 유형화를 위한 선행연구
Park & Lee(2019a)는 탈노숙인 거주자와 주거환경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기 위하여 영역성과 프라이버시 개념을 도입하여 환경적 성향 이론을 확대한 바 있다. 영역성과 프라이버시 개념은 주거와 환경 분야 연구에서 많이 다루어져 왔는데, Park & Lee(2019a)는 미시적인 환경적 성향으로서 점유(Occupation: Empty/Filled)와 질서(Order: Tidy/Messy) 개념을 내포한 영역성(Territoriality)과 상호작용(Interaction: Interact/Alone)과 허용(Permission: Open/Closed) 개념을 내포한 프라이버시(Privacy)로 설정하고, 지원주택 H하우스(<Table 2>) 거주자를 대상으로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환경적 성향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Table 2.
‘H House’ Glossary (Park & Lee, 2019a)
선행연구 Park & Lee(2019a)에 의하면 노숙인과 같은 취약계층은 주로 쉼터와 같은 시설에 수용되어 왔고 정상적인 삶을 안정화시킬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하여 영역성에 대한 갈등과 프라이버시 이슈가 부각되었는데, 개인에게 적절한 영역과 프라이버시가 확보되고 거주자들이 공간환경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사회적응을 위한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지원될 수 있는 유연한 건축계획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Park & Lee(2019a)는 탈노숙인의 개인상황, 경제상황, 건강상황, 주거상황에 따라 환경적 성향은 이질적이고 다양하다는 것을 실증하였다. 선행연구에서는 주로 H하우스 거주자 인구학적 특성에 따른 환경적 성향을 교차분석 하였는데, 고정적 변인인 성별, 연령, 학력에 따른 거주자들의 환경적 성향은 <Table 3>과 같다. 경제상황이 안정적이고 주거상황이 좋지만 정신질환이 있는 남성 거주자의 경우 비움형, 교류형, 폐쇄형 성향이, 경제상황이 불안정하고 정신질환이 있지만 주거상황이 좋은 여성 거주자의 경우 채움형, 정리형 성향이 나타났다.
Table 3.
Previous research results(Park & Lee, 2019a)
연령대에 따라서는 경제상황, 주거상황, 건강상태에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연령이 적을수록 비움형, 정리형, 폐쇄형 성향이, 연령이 많을수록 채움형, 교류형, 개방형 성향이 나타났다. 또한 경제상황이 좋지만 공유공간 활용이 적고 정신질환이 있는 저학력 거주자의 경우 비움형, 정리형, 은둔형, 폐쇄형 성향이, 경제상황이 좋지 않지만 주거상황이 좋고 정신질환이 있는 고학력 거주자의 경우 채움형, 교류형, 개방형 성향이 나타났다(Park & Lee, 2019a). 이렇듯 선행연구에서는 각각의 환경적 성향을 단일변인(Single Variable)으로 설정하여 거주자 환경적 성향의 정도를 분석하였는데, 그 특성을 보다 면밀히 탐색하기 위하여 환경적 성향의 개념을 복합변인(Composite Variable)으로 설정하고 거주자를 유형화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다.
III. 연구방법
본 연구는 전문가를 통한 비관여적 관찰(Unobtrusive Observation) 방법을 활용하였다. 전문가의 경험에 근거하여 2019년 1월 지원주택 거주자의 환경적 성향에 대한 자료 47건이 수집되었다.2) 인권을 존중하는 현대사회에서 탈노숙인과 같은 취약계층을 포용적으로 이해 할 수 있는 개념적 틀<Figure 1>이 필요하였는데, 선행연구에서는 영역성 개념으로 점유와 질서 성향을, 프라이버시 개념으로 상호작용과 허용 성향을 그 틀로 설정하였다(Park & Lee, 2019a). 본 연구는 선행연구에 이어서 환경적 성향의 개념을 복합하여 탈노숙인 지원주택 H하우스 거주자의 특성을 유형화하고자 하였다.3)
1. 연구대상과 조사도구
본 연구의 대상은 탈노숙인 지원주택 ‘H하우스’이다.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하는 ‘H하우스’는 LH임대주택을 그룹홈 형태로 공급받은 사례로서 건물은 동일한 구조의 2개 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동 1층 필로티는 주차장이며, 2-4층은 약 5-6평의 단위세대로 구성된다. 옥상정원과 각 동 최상층인 5층은 공유공간으로 행복카페와 예능카페가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거주자들에게 생활관리, 사회화, 직능훈련 등의 서비스프로그램이 제공된다(Good People Corporation, 2017). 주거복지 실현을 위해서 취약계층을 이해하고자 하는 연구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는데, H하우스는 우리나라에서 노숙인을 위한 주택이 전무한 상황에서 2014년 출범한 국내최초의 지원주택으로서 의미가 있다. 탈노숙인 지원주택 거주자의 환경적 성향 측정을 위해 의미 미분법(Semantic Differential Method)을 활용하였는데, <Table 4>와 같은 7단계 척도를 활용하였다.4) 조사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및 프로파일의 경우 개방형 조사로 취득한 자료를 정성적으로 분석하였다.
2. 환경적 성향의 유형과 정의
환경적 성향의 4가지 주요개념과 4가지 성향의 경우로 도출될 수 있는 이론적인 환경적 성향의 16가지 유형은 <Table 5>와 같다.
Table 5.
16 Environmental disposition types (Park, 2020)
가로축은 영역성에 해당하는 점유와 질서에 관한 성향이며, 세로축은 프라이버시에 해당하는 상호작용과 허용에 관한 성향이다. 이들은 채움/정리/교류/개방, 채움/정리/은둔/개방, 채움/혼잡/은둔/개방, 채움/혼잡/교류/개방, 채움/정리/교류/폐쇄, 채움/정리/은둔/폐쇄, 채움/혼잡/은둔/폐쇄, 채움/혼잡/교류/폐쇄, 비움/정리/교류/폐쇄, 비움/정리/은둔/폐쇄, 비움/혼잡/은둔/폐쇄, 비움/혼잡/교류/폐쇄, 비움/정리/교류/개방, 비움/정리/은둔/개방, 비움/혼잡/은둔/개방, 비움/혼잡/교류/개방 16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다양한 거주자 특성만큼 많은 환경적 성향 유형이 도출될 수 있다. 환경적 성향 16유형에 대한 정의는 <Table 5>와 같다.
Table 5.
Definition of 16 ED types(Park, 2020)
IV. 분석결과 및 논의
1. H하우스 거주자의 환경적 성향 유형화
이론적으로 16가지 환경적 성향의 유형이 있는데, 어떠한 군집으로 환경적 성향 유형이 나타나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47건의 자료들을 SPSS를 활용하여 계층적 군집분석(Hierarchical Cluster Analysis) 하였으며, 그 덴드로그램(Dendrogram)5)을 분석하면 <Figure 2>와 같다. <Figure 2>의 좌측은 SPSS에서 도출되는 덴드로그램이며, 우측은 연구자가 자료를 분석하여 작성한 도식이다. 좌측 덴드로그램 상에서 세로축은 자료 코드를 가로축은 자료의 수를 나타내는데, 나뭇가지 형태로 좌측에 파생된 자료들은 우측 편에서 군집으로 분류된다. 구체적인 유형을 파악하기 위하여 <Figure 2>의 우측에서 자료의 수는 중간(Center) 이하로 12사례 이상을 포함하는 유형을 분석하였는데, 그 결과 총 12개의 대표적인 유형이 나타났다.6) 각 유형에 포함된 사례 수는 1-7개였으며, 대표적 환경적 성향 유형의 빈도는 비움/정리/은둔/폐쇄(7), 채움/혼잡/은둔/폐쇄(6), 채움/혼잡/교류/폐쇄(6), 채움/정리/교류/개방(5), 비움/정리/교류/개방(5), 채움/정리/은둔/개방(4), 비움/정리/은둔/개방(3), 채움/혼잡/교류/개방(3), 비움/정리/교류/보통(3), 비움/혼잡/교류/폐쇄(2), 비움/혼잡/은둔/폐쇄(2), 비움/혼잡/교류/개방(1)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거주자의 환경적 성향으로 나타나지 않은 유형은 채움/정리/교류/폐쇄, 채움/혼잡/은둔/개방, 비움/혼잡/은둔/개방, 비움/정리/은둔/폐쇄 4가지이다. 총 16가지 환경적 성향 유형 중 연구결과 12가지 유형이 도출되었는데, 대표적인 환경적 성향유형의 빈도분포는 <Table 6>와 같다. ‘H하우스’ 거주자들은 다양한 배경과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거주자의 환경적 성향은 특수하고 이질적으로 여겨진다.
Table 6.
Environmental disposition type analysis (Park, 2020)
환경적 성향 중 가장 높은 비율인 14.8%로 도출된「비움/정리/은둔/폐쇄」유형은 ‘집안의 물건을 깨끗이 비우고 단정하게 정리하는 유형으로, 고독하게 생활하며, 개인공간에 못 들어오게 하는 유형’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높은 비율인 12.8%로 도출된「채움/혼잡/은둔/폐쇄」유형은 ‘집안을 물건으로 가득 채우고 혼잡하게 방치하는 유형으로, 고독하게 생활하고 개인공간에 못 들어오게 하는 유형’이다.「채움/혼잡/교류/폐쇄」유형 또한 12.8%로 나타났는데, 이는 ‘집안을 물건으로 가득 채우고 혼잡하게 방치하는 유형으로, 교류하며 지내지만 개인공간에 못 들어오게하는 유형’이다.「채움/정리/교류/개방」유형은 10.6%로 나타났는데, 이는 ‘집안을 물건으로 가득 채우고 단정하게 정리하는 유형으로, 사람들과 어울려서 지내며, 개인공간에 초대하는 유형’에 해당한다.「비움/정리/교류/개방」유형 또한 10.6%로 나타났는데, 이는 ‘집안의 물건을 깨끗이 비우고 단정하게 정리하는 유형으로, 사람들과 어울려서 지내며, 개인공간에 초대하는 유형’에 해당한다. 이러한 상위 5개 유형은 전체의 61.6%를 차지하였다.
사례분석결과 지원주택 거주자 환경적 성향의 유형, 거주자 프로파일이 지니는 의미의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논할 수 있다. 탈노숙인 지원주택 거주자의 환경적 성향은 매우 다양하고 이질적으로 나타났다. 복합적인 변인이 작용하여 환경적 성향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7) 이러한 경우 사례별로 거주자들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첫째, 영역성 관점에서 공간을 채우거나 비우는 점유 성향에서 연령이 적고 저학력인 ㉚경우는 비움형에 해당하며, 연령이 많고, 정신질환이 있는 ⑰경우는 채움형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연령이 적고 저학력인 거주자의 경우 개인의 내면적 정체성의 확립을 위해 공간과 살림살이에 대한 애착심을 증진할 필요가 있으며, 반대로 연령이 많고 정신질환이 있는 거주자의 경우 가치판단 및 의사결정 능력을 증진할 필요가 있다.8) 공간 내 생활재들을 단정하게 정리하거나 혼잡하게 방치하는 질서 성향에서 고학력의 여성인 ⑮경우는 정리형에 해당하며, 저학력 남성인 경우는 혼잡형에 해당한다. 노숙은 정신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같이 고학력 여성인 경우 정리 강박증이 심해지지 않도록 이웃들과의 상호작용 및 교류를 통한 환기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또한 저학력 남성의 경우 내면적 혼돈을 경감할 수 있도록 생활재들을 정돈할 수 있는 적절한 수납정리 지원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9) 둘째, 사생활 관점에서 거주자가 타인과 교류하거나 은둔하는 상호작용 성향에서 고학력이고 고용이 안정적인 ⑫경우는 교류형에 해당하며, 저학력이고 고용이 불안정한 ㊶경우는 은둔형에 해당한다.10) 이와 같이 고학력이고 고용이 안정적인 거주자의 경우 커뮤니티 내에서 상호작용과 교류에 적극적인 경우가 많아서 본인이 건강을 회복한다면 공동체를 증진하는 촉진자(Facilitator)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반대로 저학력이고 고용이 불안정한 거주자의 경우 지원주택 내 공유공간을 적극 활용하여 상호작용 가능성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거주자가 자신의 공간을 개방하거나 폐쇄하는 허용 성향에서 연령이 많고 정신질환이 없는 ⑪경우는 개방형에 해당하며, 연령이 적고 정신질환이 있는 ⑤경우는 폐쇄형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연령이 많고 정신질환이 없는 경우 대인관계 부분에서 원만할 수 있는데, 커뮤니티 내에서 연령이 적고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주자들을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상보관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H하우스 거주자의 환경적 성향의 대표적인 유형들은 이질적 특성을 지니면서도 다양한 분포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선행연구와 달리 네 가지 환경적 성향이 연결된 복합변인으로 거주자의 환경적 성향 유형을 분석하여 탈노숙인 고유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연구결과 도출된 환경적 성향 유형은 거주자가 특정한 주거환경과 상호작용하는 패턴으로 거주자를 이해하는 중요한 변인으로 설명력을 더해준다. 대표적인 환경적 성향의 12 유형에 대하여 구체적인 탈노숙인 거주자 사례를 전문가의 비관여적 관찰 기록에 따라 기술하면 <Table 7>과 같다. H하우스 탈노숙인 거주자들은 대부분 남성으로 청년부터 고령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거주자 학력 또한 초등학교 졸업에서 대학교 졸업까지 다양한데, 교육연한이 긴 사람들이 많다. H하우스 거주자의 경우 초기에 지원주택이 개소하였을 때부터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며 거주기간이 긴 편이다.
Table 7.
Unobtrusive observation by cases (Park, 2020)
이들은 사회복지서비스의 도움으로 재활/자활, 직능훈련 등 프로그램을 통해 직업을 가지고 사회에 적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H하우스 거주자들은 신체적으로 건강하지만 대부분 불안, 우울, 조현병 등과 같은 정신질환을 지니고 있으며, 알콜의존증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 소견에 의하면 거주자들은 자신만의 주거공간을 꾸미거나 지인을 초대하는 등 생활에 애착을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오랜 거주기간에도 불구하고 개인공간을 혼잡하게 방치하고, 다른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폐쇄하는 등 불안정한 생활을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
2. 소결
최근 노숙인과 같은 취약계층에 대한 조명으로 지원주택이 공급되고 있는데, 이러한 사회취약계층은 산업사회에서 간과되어 왔던 집단이다. 이들이 지역사회의 주거환경에서 보다 잘 적응하기 위해서, 앞으로의 주거지원 정책은 공공자원이 투자되기 때문에 좀 더 효과가 증진되도록 계획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노숙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그들을 심층적으로 이해함으로써 환경적 성향을 지원주택을 계획할 때 배경지식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쉼터 노숙인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에 대한 유형화 연구가 수행된 이후 최근 지원주택의 발달과 함께 공간적 맥락에서 탈노숙인을 이해하는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이를 통해 그들을 이해하는 체계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Ⅴ. 결론 및 제언
민주사회의 인권과 취약계층의 다양화로 인한 복지의식증진, 사회안전망 약화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원주택이 사회적으로 발전하려는 시점이다. 지원주택의 사회적 가치 증진을 위해서, 복지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근본적인 주거계획이 잘 되어 취약계층이 지역사회에 적응해 나갈 때 우리사회가 균형적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주택 맥락에서 탈노숙인의 환경행태 유형을 이해하는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서 본 유형화 연구를 수행하였다. 탈노숙인 거주자 개인을 이해하는 복합변인으로서 점유(비움형/채움형), 질서(정리형/혼잡형), 상호작용(교류형/은둔형), 허용(개방형/폐쇄형) 성향을 복합한 16유형으로 지원주택에서의 환경적 성향 사례를 분석하였고, 12개의 실증적 유형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체계는 개별 사례를 이해하는 통찰력을 제공하는 변인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본 연구에서 거주자의 환경적 성향유형은 상대적인 개념으로, 주택과 서비스의 개입(Intervention)을 통해 조절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영역성 개념으로 점유(비움형/채움형) 유형에 따라서는 공간의 규모를 크거나 작게 하는 방법으로 조절해 볼 수 있으며, 질서(정리형/혼잡형) 유형에 따라서는 제공하는 생활재의 양을 많거나 적게 하는 방법으로 조절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프라이버시 개념으로 상호작용(교류형/은둔형) 유형에 따라서는 주택 내에서의 공간배치나 동선을 멀리하거나 가깝게 하는 방법으로 조절해 볼 수 있을 것이며, 허용(개방형/폐쇄형) 유형의 경우 관리인 혹은 사회복지사의 자연스러운 관심과 배려를 약하거나 강하게 하는 방법으로 조절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탈노숙인 거주자의 삶을 안정화하기 위하여 적절한 영역과 프라이버시가 확보되고 거주자들이 공간환경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공유공간을 통해 사회적응을 위한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제공될 수 있는 유연한 건축계획이 필요한데(Park & Lee, 2019a), 이와 더불어 거주자의 자활을 증진할 수 있는 서비스프로그램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노숙인은 가장 취약한 사회취약계층으로 다양하고 이질적인 환경적 성향을 지닌다. 탈노숙인의 성향을 배제하기보다 그들의 배경, 가족관계, 건강 등 제반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노인학에서 거론되는 연속성 이론(Atchley, 1989)에 따르면 경험에 의해 발달해 온 개인 특성은 그 연속선상에서 배려되어야 하는데, 취약계층의 적응수준(Wohlwill, 1974)에 부합하는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거주자의 위해감축(Marlatt, 1996)을 목표로 하는 지원주택은 다양한 거주자의 특성을 존중하여 그들이 스스로 사회 적응을 도모할 수 있도록 계획되어야 한다. 이질적인 생활양식은 거주자 개인의 배경적 특성에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는데, 어떤 주거환경에 놓이는가에 따라 인간행동은 변화할 수 있다. 주택이라는 물리적 환경(Hardware) 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지원하는 서비스프로그램(Software) 및 서로 배려와 관심을 주는 이웃공동체(Humanware)가 조화를 이룰 때 지원주택이 보다 비용효과적(Cost-effective) 일 수 있을 것이다. 숙박시설과 달리 주택은 거주자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데, 지원주택은 거주자의 환경적 성향을 포용할 수 있도록 계획될 필요가 있다.
환경적 성향은 취약계층에게 국한되는 개념이 아니며, 일반주택의 거주자에게도 적용 가능한 이론적인 모형이라고 여겨진다. 본 연구에서는 환경적 성향을 탈노숙인에게 적용하여 이질적인 취약계층의 특성을 포용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하였다. 환경적 성향은 다양한 주거연구에 활용될 수 있는 가치가 있고, 이러한 연구는 주거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본 연구는 취약계층 주택의 맥락을 이해하게 하는 이정표를 마련하는 연구로써 의미가 있다. 취약계층을 지원하여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것은 인권존중 및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