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호스피스란 말기환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살다가 평안하게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으로 돕고 그 가족의 고통과 슬픔의 경감을 위해 돌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대한 논란과 함께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2016년 2월 ‘호스피스ㆍ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었고, 2016년 7월부터 호스피스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호스피스가 일찍부터 발달해 온 다른 국가들에서는 병동형, 독립시설형, 데이케어, 가정형 등 환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가족들의 가치관, 병원과 전문의에 대한 신뢰, 암병동으로부터의 전원 용이성, 교통의 편리성 등의 이유로 다른 형태보다 종합 병원의 병동형 호스피스를 선호한다(82.9%, HPC & NCC, 2016). 가정형 호스피스는 병동형 호스피스의 병상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병원에서 가정으로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을 파견하고 필요시 병동에 입원을 하게 하는 방식으로, 호스피스 초창기부터 이루어져 왔는데 현재 일부 병원에서 의료보험을 적용하여 시범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병원 기반 호스피스 공간은 환자가 가족과 함께 삶의 마지막을 정리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편안한 주거공간이어야 하며, 환자의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 영적 욕구 충족을 위한 다학제적 호스피스 팀의 활동 지원, 가족에 대한 지지가 모두 고려되어야 하는 곳이다. 완화의료전문기관 시설기준은 갖추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공간의 종류와 인력은 암관리법 시행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다<Table 1>. 그러나 세부적으로 각 공간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계획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매우 부족하다. 해외 자료 역시 계획에 대한 문헌의 내용이 우리나라 시설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이상적일 뿐 아니라, 독립시설 위주로 다루고 있어 병동형 호스피스에는 적용이 어렵다. 지속적으로 시설확충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적절한 호스피스환경에 대한 연구가 매우 필요하다.
Table 1.
Standards of Facilities and Equipment in the Palliative Care Unit, (Cancer Control Act Enforcement Regulations, Article 13 table)
본 연구의 목적은 선행 연구와 다학제적 호스피스 케어 이론을 바탕으로 말기 환자의 지원환경 항목을 정리하고 병원기반 호스피스 지원환경의 최신 사례를 분석하여 현황을 파악하고 공간 계획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II. 호스피스 관련 선행연구, 법규와 현황
1. 한국의 호스피스와 시설 기준
한국에 호스피스가 처음 들어온 것은 1965년으로 최초의 호스피스 시설은 호주의 마리아의 작은 자매 수도회가 설립한 갈바리 의원이었다(Lee & Kim, 2006). 이후 가톨릭, 기독교 등의 종교시설 중심으로 운영되다가, 2003년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표준과 규정이 개발되었고 5개 기관에서 호스피스 시범사업이 시작되었다. 2017년 현재에는 7개 권역별로 전국 68개 완화의료 전문기관이 암관리법에 의하여 지정을 받아 운영되고 있으며 지역별 현황은 <Figure 1>과 같다. 현재까지는 병동형과 독립시설 위주로 진행되었으나 병상수가 부족하여 앞으로 노인전문병원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Figure 1.
Current 68 Designated Hospice Palliative Care Centers, 2016. 12. (http://hospice.cancer.go.kr)
보험 적용이 가능한 환자의 질병은 암, 후천성 면역 결핍증, 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 만성 간경화 환자인데1), 2015년 현재 우리나라 사망원인은 암(27.9%), 심장질환(10.3%), 뇌혈관질환(8.9%)로 실제 호스피스 입원환자의 대다수는 말기 암환자이다. 전체 말기암환자 중 호스피스 시설을 이용하는 환자의 비율은 2008년 7.3%에서 2015년 현재 15.0%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HPC & NCC, 2016) 나머지 85%는 끝까지 무의미한 치료를 하거나, 호스피스 입원을 결정하더라도 병상이 부족하여 대기하다가 고통 속에 사망한다.
병원이 호스피스 전문기관으로 지정을 받아 건강보험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에서 제시한 인력, 시설, 장비2)를 충족하고 신청하여야 한다. 완화의료병동은 다른 병동과 구별되도록 설치, 운영되어야 하며, 완화의료병동 내 시설 및 장비의 세부 기준은 <Table 1>과 같다. 신규 의료기관 지정시의 병상 수는 30병상 미만으로 제한된다. 병상당 면적은 요양병원이나 종합병원(4.3 m2)보다 넓은 6.3 m2이며, 요양병원, 중환자실, 종합병원의 기준이 6인실인데 반해서 호스피스 병동은 5인실 이내이다.
1인실이 당연한 복지선진국에 비하여 우리나라는 5인실을 기준으로 소수의 1인실이 제공되고 있다. 1인실의 경우에는 프라이버시 유지와 조절이 용이한 환경 이외에도 사회적 지원 중 상담과 친지와의 만남, 영적 지원, 임종지원까지 한 공간에서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 다인실은 1인실에 비하여 커튼으로 공간을 구획하고 좁은 공간에서 다 함께 지내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환경을 조절하기 어렵다. 1인실이 다인실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하기는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나 가족이 겪는 고통 중에는 경제적 부담에 대한 것이 크므로 오히려 비용이 적게 드는 다인실이 몸은 불편해도 마음을 편하게 해 줄 수 있다. 따라서 그 지역주민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과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여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Kim(2012)는 경상지역 호스피스사례에서 1인실과 5인실의 이용료가 같은데, 좁은 1인실보다 넓은 다인실이 외로움을 감소시킬 수 있어 대부분 4인실을 선호한다고 하였다. 실제로 유사한 처지의 환자와 가족들은 정보를 교류하고 공감하며 위로하는 정을 나누기도 한다.
임종실은 1인실이 기본인 국가에서는 없는 공간으로, 다인실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환자가 평화로운 환경에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호스피스 병동에 의무적으로 1개 이상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2. 호스피스 시설 관련 선행연구
우리나라의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Kim and Kim(1997)은 호스피스의 의미와 목적을 정리하고 말기환자의 특성에 기반한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으며, 국내/국외 사례에 대해 심도있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Kang and Park(2003)은 병동형 호스피스를 대상으로 도면, 면담, 관찰조사를 통하여 현황과 사용자의 행태를 파악하고 공간별 건축계획 방향을 제안하였다. Lee and Kim(2006)은 독립형 호스피스의 건축계획적 특성에 대하여 분석하였으며, Kim(2008a, b)은 독일 호스피스 시설의 건축계획적 특성과 위치적 특성, 공간구성특징을 연구하였다. Yoo and Lee(2016)는 문헌 연구를 통하여 웰다잉 공간에서의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치유를 위한 공간지침을 정리하였다. 해외에서는 일부 병원 설계 관련 문헌에 호스피스병동 설계지침이 단단히 포함되어 다루어져 왔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독립형 호스피스 시설을 다룬 도서들이 출판되었다. Verderver and Refuerzo(2006)는 호스피스의 역사와 호스피스 시설의 변화, 시설 사례에 대하여 기술하였으며 공간 전반에 걸쳐 항목별로 독립형 호스피스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 Worpole(2009)는 공간별로 의미와 디자인에 대하여 논의하였고, McGann(2011)는 호주의 독립형 호스피스 시설의 실제 디자인 프로세스를 설명하였다.
이처럼 호스피스 시설 디자인과 관련된 국내외 연구는 아직 많지 않다. 우리나라의 호스피스 분야는 2005년부터 시행된 호스피스완화의료 지원사업을 통하여 다학제적 팀 구성3), 전문인력양성, 시설, 장비 개선, 병동리모델링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죽음의 질에 대한 관심과 논의, 법제화를 통한 의료보험적용 등으로 현재 의학, 간호학, 사회복지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재 매우 활기를 띄고 관련 교육과 연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장 연구는 2008년 이후 오히려 진행되지 않은 실정이다. 전술한 해외 문헌에서도 가이드라인의 내용이 대체적으로 가정적 환경, 치유정원, 각종 요법을 위한 공간, 명상과 기도 공간 등을 제시하고 있는데, 생활보조주택이나 노인요양시설의 가이드라인과 별로 차이가 없다. 물론 ‘치유환경’으로서의 디자인 방법은 유사할 수 있지만, 최소한 수년을 거주할 노인시설과 입원 후 한 달도 살지 못할 호스피스환경은 상당히 달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4).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의 82.9%가 병동형이고 말기암환자를 주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병동형이 19.6%, 이용자중 암환자비율이 36.6%에 불과한 미국(2015) 등 서구 사례와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HPC & NCC, 2016; NHPCO, 2015). 이처럼 우리나라의 호스피스에서는 말기암환자를 위한 의료적 케어와 통증조절의 비중이 크고, 다인실 안에서 다학제 팀에 의해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므로 우리 상황에 맞는 모형이 필요하다.
III. 조사방법
1. 분석의 틀과 조사방법
호스피스의 환경적 지원 분석을 위한 분석의 틀은 호스피스 환경 관련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에서 발간한 Introduction to hospice palliative care(2012), 가톨릭대학교 호스피스연구소의 Hospice palliative care standard curriculum(2016) 등 호스피스 의료, 간호, 사회복지이론을 종합하여 작성하였다<Table 2>. 신체적 지원(암성통증, 전신증상, 소화기, 호흡기, 피부문제), 정신적 지원(우울, 불안, 섬망, 불면), 심리적 지원(심리적 변화, 죽음과 관련된 반응), 사회적 지원(정보와 재정지원, 지역사회 연계, 상담, 가족지원), 영적지원(각종 요법, 자연과의 만남, 이벤트, 종교의식), 임종지원(평화로운 환경)으로 구성하였다. 정신적 부분과 심리적 부분은 통상적으로 환경디자인 관련 연구에서 하나로 묶어서 다루지만, 의료기관에서는 정신적 문제는 진단과 약물처방, 심리적 부분은 상담과 원목을 통해 지원하므로 이를 분리하였다.
Table 2.
Hospice Environmental Support for Terminal Cancer Patients
References: a) Kim & Kim (1997) b) Kang & Park (2003) c) Lee & Kim (2006) d) Verderber & Refuerzo (2006) e) Kim (2008a) f) Kellehear, Pugh & Atter (2009) g) Ministry of Health & Welfare and National Cancer Center (2012) h) Chung (2015) i) Research Institute for Hospice/Palliative Care (2016) j) Yoo & Lee (2016)
분석 대상 호스피스 공간은 시설마다 다양하지만 필수적 인 공간과 일반적인 실들을 선택하였으며 공간분류는 Kim and Kim(1997), Kang and Park(2003)의 기준을 기본으로 하여 개인공간(입원실, 화장실, 목욕실, 임종실), 공용공간(데이룸, 프로그램실, 가족실, 종교공간, 외부정원, 복도) 으로 구성하고 직원공간은 제외하였다. 복도는 이동공간이기는 하지만 호스피스에서는 훨씬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므로 공용공간에 포함시켰다. 이를 도식화한 연구의 흐름도는 <Figure 2>와 같다.
조사 기간은 2016년 6월 24일부터 8월 12일까지였으며 조사방법은 도면 분석과 현장 방문을 통한 환경과 활동 관찰, 프로그램 참여, 사진촬영, 호스피스 팀과의 대화였다. 그러나, 죽음을 앞두고 환자와 가족이 지치고 예민해져 있는 호스피스 시설의 특성상 사진촬영에 제약이 있었다.
2. 분석대상 시설의 특징
한국에 호스피스가 처음 들어온 것은 1965년 가톨릭계인 갈바리 의원으로 현재까지 가톨릭계 의료기관에서 호스피스를 주도하여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 연구에서는 수도권의 가톨릭(CMC)계열 병원의 호스피스병동 3곳과, A병동에서 운영하는 인천시의 가정형 호스피스 2곳(D. E)을 방문하여 조사 분석하였다<Tables 3, 4>.
Table 3.
Analyzed Hospice Wings within a Hospital
Table 4.
Analyzed Hospice Home Care for Terminal Cancer Patients
| Case | D | E |
|---|---|---|
| Location | Bupyung, Incheon | Songdo, Incheon |
| Patient age/disease | 70’s/Pancreatic Cancer | 60’s/Pancreatic Cancer |
| Housing type | Apartment | Officetel |
세 병원 모두, 환자가 병원의 담당과 병실에 분산되어있고 의료진이 돌아다니며 개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산형(산재형) 호스피스로 시작하여 수년 후에 독립된 병동을 지어 개원하였다. 변화하는 환경 기준에 맞추기 위하여 세 시설 모두 비교적 최근에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단행하였다. A병원은 인천시에 위치하며 21병상과 가정호스피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3년에 리모델링하였다. B병원은 서울에 있으며, 23병상5)과 가정호스피스를 제공하고 있다. 1인용 실이 7개로 가장 많으며, 케어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2011년 중앙병동에서 분리하여 별도의 건물에 호스피스 병동을 조성하였다. C시설은 현재 12병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2001년에 호스피스과를 신설하여 2008년에 리모델링을 하였으며, 독립적인 병동 확보를 위해 2016년 병원 리모델링시 새로운 공간에 병동을 조성하였다. 이전 선행 연구의 자료는 1980-2000년대 초반까지의 시설을 조사했다면 본 연구는 2010년 이후 새로운 기준에 맞추어 리모델링된 최신 병동사례를 조사했다는 의미가 있다.
IV. 사례 분석
1. 호스피스 병동의 평면구성 특징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리모델링이 비교적 최근에 이루어져 A, B, C병동의 시설은 깨끗하고 쾌적하였다<Table 5>. 환자의 통증과 증상의 빠른 조절을 위하여 규모가 작은 C병동을 제외한 두 시설은 간호스테이션을 중심으로 입원실이 배치되어 동선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하였다. B, C병동의 데이룸은 다른 병동과 분리된 출입구에 오픈된 형태로 계획되었으며, A, C는 중복도, B는 이중의 중복도 형태이다. 임종실의 배치는 위독한 환자를 임종실로 옮기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다른 환자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다른 입원실과 시선을 차단해야 하는데, 서비스공간이 중앙에 있는 B사례의 경우에는 가능하였으나 병실이 마주보게 배치되고 병실이 다인실이어서 항상 문을 열어두는 A, C사례는 시선 차단이 어려웠다. 병실의 문의 위치는 서로 마주보지 않게 엇갈려 설계해야 한다.
2. 호스피스병동 공간별 분석내용
1) 환자공간
세 병동의 환자공간의 모습은 <Table 6>과 같다.
(1) 입원실
입원실은 환자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고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임종 지원이 모두 일어나는 곳으로 모든 항목의 지원이 필요하다. 조절되지 않는 기침, 섬망, 악취 등 다른 환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환자들을 위하여 모든 시설이 1개 이상의 1인실을 구비하였는데 그 개수는 A병동 1개, B병동 7개, C병동은 2개이다. 다인실은 A병동이 5인실 4개, B병동은 4인실 4개, C병동은 5인실 2개로 구성되었다. 입원환자의 70~95%가 다인실을 이용한다.
모든 입원실이 창을 면하도록 디자인되었다. 1인실은 쾌적한 분위기로 조성되었으나, 4~5인실의 경우 대부분의 병상이 커튼으로 둘러싸여, 통증이나 불쾌감, 통증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경우에 다른 곳으로 관심을 전환하기 어려웠다. 전신증상 중 암성 발한의 불쾌감을 완화시킬 수 있는 실내 기류나 온습도, 식욕을 촉진하고 구역구토를 경감시키며 호흡곤란을 완화시키는 환기 등의 개별적 조절이 어려웠다. 그러나 청결 유지, 충분한 환기로 세 시설 모두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특정한 냄새나 악취가 느껴지는 곳은 없었다.
가정적 분위기와 친숙한 물품은 정신적, 심리적 지원으로 우울과 불안, 섬망, 불면을 완화시킬 수 있는데, 공간이 매우 부족하여 환자에게 의미있는 물품을 둘 곳이 없어 이를 실현하기 어려웠다. 움직이기 어려운 환자의 경우 병실이 심리적 지원을 위한 명상의 장소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정리된 환경이 중요한데. 환자와 보호자의 생활을 위한 잡다한 용품으로 가득하여 매우 산만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일반 병실과 달리 화분, 꽃 등이 허용되어 심리적 지원 중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아 느낄 수 있는 외모의 변화에 대한 괴로움 등 죽음과 관련된 반응은 지원이 어려웠으며, 수납 가구가 환자의 행동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여 보호자에게 모든 것을 의존해야 하는 환경은 무력감을 증대시켰다.
일상적인 상담과 음악요법 등의 사회적 지원과 영적 지원은 좁지만 침상 옆에서 적절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생일 등의 축하 이벤트 역시 움직이기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침상에서 개최되었는데, 많은 사람이 동참하기 쉬워 외로움을 완화할 수 있는 다인실의 장점이 있었다.
(2) 화장실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 적은 음식 섭취, 활동량 축소로 대부분의 말기암환자에게 변비가 유발된다. 복부통증의 원인이며 장폐색 등으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화장실이 중요한데, 병실 내 화장실은 5인이 공유하고 있어 다소 불편하였으나 별도의 공용화장실을 두어 문제를 완화하였다. 피부청결관리와 불면해소를 위한 샤워시설도 모든 병실 내 화장실에 설치되어 있었다.
(3) 목욕실
신체적 지원 중 피부문제(욕창 방지), 불면 해소, 쾌적함을 위해서는 병실 내부 화장실 이외에도 목욕실이 중요하다6). 특히 암의 뼈전이 등으로 작은 움직임에도 골절이 쉽게 일어나는 경우에는 기계식 시설이 필수적이다. 목욕실에는 목욕 침대, 세발기 등의 기구가 잘 갖추어져 있었으며, A시설에서는 중앙난방 이외에도 온도를 빨리 올릴 수 있도록 온풍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차가운 색과 느낌을 사용한 점이 아쉬웠다.
(4) 임종실
조용하고 평화로우며 가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침대째로 환자가 들어오기 때문에 임종실에는 침대가 없으며, 환자 가족이 독립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환자의 임종으로 가족이 오열할 경우, 다른 환자와 가족들이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3개 병원 모두 임종실에 방음 장치가 되어 있었고, 실제로 소리가 완벽히 차단되어 매우 유용하였다. 임종실은 병상 수에 포함이 되지 않기 때문에 병원측의 부담이 되지만, A사례는 연 300명의 임종환자를 위해 1개, B사례는 연600여명이 사망하므로 3개의 임종실을 두어서 임종 장소가 부족하지 않도록 하였다. 임종을 지키러 온 가족들이 대기할 곳이 없어서 복도 등에서 서성거리는 경우가 많은데, C사례는 가족들이 편안히 준비할 수 있도록 임종실과 통하는 가족용 방을 두어 배려하였다.
2) 공용공간
공용공간의 모습은 <Table 7>과 같다.
(1) 데이룸+실내정원
멀리 나가기 어려운 말기암환자를 위하여 세 사례 모두 호스피스 병동 내에 작은 실내 정원을 조성하였다. A사례는 복도 끝에 성모상과 나무, 소파를 두었고 B사례는 넓은 공간에 여러 그룹의 담소나 활동을 위한 가구를, C사례는 신발을 벗고 이용할 수 있는 마루를 두었다. 입구와 가까운 곳에 조성하여 가족이나 방문객과 담소를 나누기 좋으며 실내용 화초와 물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수 공간, 어항 등을 두었다. 신체적 지원(관심전환환경, 암성피로를 위한 활동, 식욕부진지원), 정신적 지원(우울, 불면), 사회적 지원 (행사, 가족, 친지, 이웃등과의 만남의 장소), 영적 지원(각종 요법, 자연과의 만남, 명상, 이벤트) 등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2) 프로그램실
프로그램실에서 이루어지는 예술요법, 음악요법, 미술요법, 요리 등의 프로그램을 통하여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영적지원이 모두 이루어진다. 즉, 환자들의 관심을 전환하여 진통제에도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암성 통증에 덜 집중하도록 해주며, 기분을 전환하고, 낮 시간에 깨어있음으로 인하여 불면을 해소해 준다. 사회적 지원으로 환자와 가족에게 질병에 대한 의료정보, 사회서비스, 임종에 대한 준비 등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사별가족모임도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영적지원을 위하여 호스피스팀과 지역사회의 자원봉사자들이 이벤트를 열어서 인생을 정리하고 소원을 성취하기도 한다. C병동은 호스피스 병동 정원이 적기 때문에, 효율적 운영을 위하여 암센터와 연계하여 쿠킹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였다. 사례관리회의 등 호스피스팀의 회의도 회의실이 따로 있는 B시설을 제외하고는 프로그램실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세 시설 모두 프로그램실에 사회복지사가 근무하는데, 다양한 프로그램에 필요한 기구들과 재료, 사례관리 서류 등을 모두 한 공간에 수용하려다 보니 수납이 매우 부족하였다.
(3) 가족실
간병과 슬픔, 환자의 다양한 증세(섬망 등)로 인한 피로에 지친 가족들이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다. 음식 냄새는 환자에게 구역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가족과 간병인의 식사 공간이기도 하다. 세 시설 모두 음수대, 개수대, 테이블 기능적으로 필요한 것들이 갖춰져 있다. 그러나 가정적 분위기보다는 시설적, 사무적 느낌이 강하여 휴식용 가구,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색채와 재료의 사용이 필요하다.
(4) 종교공간
종교 공간은 암성 통증의 완화, 우울, 불안 등의 정신적 문제의 완화를 위하여 매우 중요하다. 말기 환자가 심리적 변화나, 죽음과 관련된 여러 반응들을 해결해 나가는 심리적 지원 공간이기도 하다. 호스피스병동에서는 암성피로 등으로 이동이 어려우므로 큰 종교공간 외에도 근접한 곳에 작은 종교공간이 있는 것이 좋다. A, B사례는 완화병동 내에 별도의 경당을 배치하였고, C사례는 호스피스병동과 같은 층에 기도실을 설치하였다. A사례의 성상은 일반 종교공간에 비하여 독특하였는데, 이미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을 고려하여 성상은 고상(苦像)이 아닌, 온전해짐과 부활을 강조하는 밝은 형태를 띄었다. 환자와 가족의 명상, 기도, 종교적 이벤트(예식, 세례 등)가 이루어졌다.
(5) 외부정원
병원 전체의 이용객들을 위한 외부 치유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통증 감소, 암성 피로의 완화, 식욕부진 완화, 정신적 지원 중 우울, 불면을 경감시킬 수 있으며, 영적(자연과의 교류) 지원에도 도움이 되므로 병동과 가깝게 배치하여야 하나, 실제로는 거리가 멀어 이용이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데이룸의 실내 정원이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6) 복도
복도는 일반 병동에서는 이동공간에 불과하지만, 호스피스 병동내 환자에게는 신체적 지원(암성통증-관심전환, 암성피로), 영적지원(이벤트), 사회적지원(게시판을 이용한 정보 공유) 등 다채로운 활동이 일어나는 곳이다. 세 시설 모두 복도에 관심전환을 위한 예술품 등을 전시하였다. 병동의 복도는 양복도 또는 중복도식으로 되어 있어 자연광을 들이기가 어려운데, C사례는 증축하면서 천창을 만들어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하였다. 이는 정신적 지원 중 우울, 불면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시설에 핸드레일이 있어 낙상의 위험 없이 걷는 운동을 할 수 있다. 벽면의 게시판을 통해 환자, 가족, 방문객들에게 프로그램, 홍보물 등 정보를 제공하며, 환자들이 자신의 자취를 남기고 싶어하므로 이를 고려하여 전시물을 쉽게 추가할 수 있도록 게시판, 레일 등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복도의 게시판에는 그 주의 프로그램, 의료정보 등이 게시되어 사회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식사가 카트에 실려 복도에서 배부되는데 환자들에게 음식냄새가 구역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복도의 환기도 입원실 못지않게 중요하다.
3. 가정호스피스 분석내용
A병원에서 시범운영하는 곳으로, 조사당시 19명을 관리하고 있었으며 간호사가 아침 호스피스팀 회의 후 하루에 약 4명의 환자를 방문하고 필요에 따라 의사, 사회복지사, 원목자가 동행한다. 환자는 24시간 호스피스팀과 연락이 가능하다. 자택에서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임종을 지원하지만, 현실적으로 보호자가 죽음의 과정에 대한 경험이 없어 환자가 병원에서 임종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임종실 부족으로 서비스 대상자를 더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1) 가정호스피스의 평면구성 분석
가정호스피스는 원래는 자택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받으며 여생을 보내는 개념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암에 걸리면 지방에 살던 환자도 대도시의 대형 병원에 입원하여 자녀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 방문한 2곳의 사례는 모두 작은 아파트/오피스텔을 빌려서 가정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는 형식이었다<Table 8>. 이러한 이유로 오랜 기간 살던 주택에 비하여 소지품이나 살림이 매우 적어 환경이 정돈되고, 명상에 적절하도록 차분하며 쾌적한 분위기였다. 두 사례 모두 췌장암 말기 환자였는데,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하기 때문에 식욕을 촉진하기 위한 환경 등은 의미가 없다. 그러나 보호자가 식사하기 위해 취사를 할 때 구역/구토가 발생할 수 있어 가능하다면 E와 같은 원룸보다는 D와 같이 공간이 구분된 형태가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2) 가정호스피스 현황
D 사례는 아들이 자신이 사는 집 근처의 다른 아파트를 빌려 어머니를 모시고 있었으며, 채광이 좋아 밝은 분위기였다. 조용하고 편안하여 환자와 가족이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E사례에서는 부인이 보호자였는데, 진통제로 통증이 잘 잡힌 상태였으나, 환자가 통증이 올 것을 두려워하며 하루 종일 투약시간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어서 환자와 보호자 모두 힘들어 하였다. 환경을 살펴보니, 전망이 아름답고 창이 큼에도 불구하고, 침상이 높이가 낮고, 침상 방향이 벽을 바라보게 놓여 있어서 환자가 다른 곳에 관심을 쏟을 여지가 없었다. 병원과는 달리 혼자 또는 보호자와 둘이 지내며 환자가 살던 곳이 아니기 때문에 방문자도 적어, 신체적 지원 중에서 관심전환 환경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보였다. 두 사례 모두 휠체어나 이동식 변기 등의 의료용 기기는 대여하였으나, 의료용 침대나 전동침대 대신 일반 매트리스를 사용하고 있어 자세의 전환이 어렵고 욕창의 우려가 있었다. 사회복지사, 원목자, 간호사, 의사의 방문으로 신체적 지원 뿐만 아니라 정신적, 심리적, 사회적, 영적 지원, 임종에 대한 조언을 받고 있었다. 휠체어로 공용 정원에 나갈 수 있어서 영적 지원 중 자연과의 만남도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4. 분석의 종합
수도권 대도시에 위치한 종합병원 내의 호스피스 병동은 높은 운영비용을 전제로 한다. 공간적 제한과 전문인력에 비해 낮은 의료수가 등으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최대한 환자의 편안한 마지막을 지원하려는 여러 노력이 나타났다. 개인공간 중 입원실은 다인실 비율이 높아서 환자의 증상에 맞추어 조절하기 어려웠으나 화장실과 목욕실은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지원에 적절히 설치되었다. 임종실 내부는 편안한 분위기로 디자인되었으나 다른 병실과의 시선 차단이 되지 않아 아쉬웠다. 공용공간 중 데이룸은 자연적 요소를 도입하고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다양한 활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였다. 프로그램실에서는 공간부족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가족실, 종교 공간, 외부정원, 복도는 여러 측면의 지원을 위하여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한 노력이 보였다.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사회적, 영적지원이 단일 공간보다는 여러 공간에서 융통성있게 제공되었다.
가정호스피스는 그에 비하여 충분히 공간적인 여유가 있었는데, 1인실과 같은 고요한 분위기였다. 환자와 보호자도 방문 호스피스 서비스에 만족하였다. 그러나 원래 살던 집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두 사례와 같은 경우 방문객도 적고, 병동과 같은 프로그램 참여도 어렵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호스피스 환경조성에 관한 정보가 있다면 더 나은 환경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V. 결 론
병동형 호스피스의 말기 환자를 위한 다학제적인 환경지원의 틀을 구성하고 이를 토대로 병동형 호스피스와 가정형 사례 현황을 분석한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병동형 호스피스의 환자 공간 중 입원실이 주로 4~5인실로 구성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개별화된 환경조절의 어려움(조망, 냄새, 소음 등), 프라이버시 침해의 문제, 가정적인 분위기 저해, 수납가구 미비 등은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이다. 단, 입원실 인원의 적절한 비율산정에는 지역주민의 전반적 특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둘째, 공용공간은 데이룸, 외부정원, 복도 등에 채광과 전망 확보, 휴식공간 및 산책공간을 마련하여 신체적, 정신적 지원환경을 갖추고 있었으며, 프로그램실을 갖추고 각종 요법을 통하여 관심을 전환하고 삶을 정리할 수 있도록 심리적, 영적인 지원을 하고 있었다. 사회적 지원을 위해서 상담실, 가족실 등을 갖추어 가족회의와 편안한 만남을 지원하고 있었으며, 지역사회연계, 사별가족관리 등도 이루어졌다. 호스피스에 맞추어 아름답게 조성된 종교공간과 임종실은 영적지원과 임종지원을 도왔다.
셋째, 사례 가정형 호스피스는 환자가 자녀와 가깝고 통원이 용이한 소형 공동주택을 임차한 형태로, 병동형보다 훨씬 안정되고 조절이 용이하여 환자에게 편안한 분위기였다.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팀 회의를 하고 자주 방문하여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사회적, 영적 지원을 하여 환자, 보호자가 모두 만족하였다. 그러나 부적절한 가구의 사용, 공간 배치에서의 가이드라인의 부재 등의 이유로 충분히 가정형 호스피스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환자의 삶의 질을 위해 가정 호스피스 서비스시 환경 조성에 대한 안내서 제공, 넓고 편안한 의료용 침대 대여 서비스 등이 필요하다.
넷째, 개인공간의 근본적 원인은 보호자, 간병인이 환자와 같이 생활하는 것이다. 병상의 2배의 인원이 함께 거주하면서 나타나는 과밀 문제, 생활물품 수납 문제 등이 심각하다. 가족과의 이별을 앞둔 호스피스병동에서는 다른 병동보다 보호자가 간호를 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들의 생활을 고려한 환경 조성과, 간병인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공동간병인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도 등의 유연한 적용이 검토되어야 한다.
병원의 공간제한, 의료수가 문제와 맞물려 해결이 어려운 부분도 많지만, 앞으로 적절한 가이드라인의 제공과 지속적 연구를 통하여 삶의 마지막 단계를 편안하고 의미있게 보낼 수 있도록 개인과 가족을 지원하는 호스피스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