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르 꼬르뷔제(Le Corbusier)는 20세기 집합주택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건축가다. 그는 과거의 집합주택의 개념을 버리고, 새로운 도시와 새로운 주택을 바탕으로한 새로운 삶을 목표로 활동하였다. 이차세계대전 이후의 혼란스러운 시기를 경험한 그는 사회개혁가적 태도를 견지한 건축가였다.
르 꼬르뷔제의 집합주택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그의 집합주택이 두 가지 선례들과 연관되어 있다고 보았다. 하나는, 이탈리아 피렌체(Firenze) 근방에 있는 ‘엠마 수도원(Monastery of Ema)’이고, 다른 하나는, 19세기 프랑스 사회철학가 샤를 푸리에(Fourier, C. 1772-1837)가 제시한 이상적 커뮤니티 모델 ‘팔랑스테르(Phalanstère)’ 이다.1) 르 꼬르뷔제는 푸리에의 사상에 공감했는데, 두 사람 모두 전후의 파괴된 세상, 절망스러운 세상에서 벗어나 인간을 위한 ‘새로운 세계 질서(a new world order)’를 만들기를 원했다. 르 꼬르뷔제는 “주택의 문제는 시대의 문제이고, 사회 균형(equilibrium)은 그것에 달려있다. 건축은 새로운 시대에 맞게 가치를 수정하고, 주택의 구성요소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2)
두 사람 모두 ‘개인(private)’과 ‘전체(general)’라는 본질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것을 변증법적으로 공존시키려고 노력했다. 르 꼬르뷔제는 푸리에의 팔랑스테르에서의 ‘조화(harmony)의 이념’을 수용했다. 그리고 엠마 수도원의 개인과 전체를 조화시키는 방법을 받아들였다. 이를 통해 그는 공(公)과 사(私)의 공간에 대한 자신만의 ‘개념’을 구축하고, 그의 집합주택에 그 개념을 구현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르 꼬르뷔제의 공·사 공간의 개념을 살펴보고 그의 집합주택을 대상으로 공적공간에서부터 사적공간까지의 물리적 구조를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세부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르 꼬르뷔제의 공·사 공간의 개념 구축에 도움이 된 주요 선례들을 살피는 것이다. 둘째, 그의 집합주택에 적용된 공·사 공간의 구성방식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르 꼬르뷔제의 건축을 공·사 개념을 중심으로 재조명함으로써 현대 도시주거 계획방향 및 개인과 커뮤니티 공간구성에 참고선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2. 연구의 방법 및 범위
이 연구는 문헌을 토대로 한 이론적 고찰과 사례분석으로 진행하였다. 르 꼬르뷔제의 집합주택을 대상으로 하여 ‘공적공간에서부터 사적공간까지의 구성방식’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그가 추구한 도시집합주택에서의 ‘공·사 공간 조화 방식’을 도출한다. 구체적으로는, (1) 사적공간 확보 방법, (2) 각 공간들의 연계방식, (3) 커뮤니티 공간의 구축방식을 분석한다.
이 연구에서 말하는 ‘공적공간에서부터 사적공간까지의 구성방식’이란, 뉴먼(Newman, O.), 하브라켄(Habraken, N. J.), 알렉산더(Alexander, C.) 등의 이론가들3)이 언급하고 있는 위계성, 영역성, 중간영역, 접근성 등과 같은 개념들을 통하여 ‘공간구조’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이 이론적으로 ‘공간’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은 다르다. 그러나 공간을 세분화하고 구조화하여 들여다보고 있는 점은 유사하다. 이는 ‘각 공간의 명확한 성격 확보’ 그리고 ‘공간 간의 위계적인 체계’를 강조하는 것이다. 또한 체계적 공간구조는 ‘영역감’ 형성에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즉 영역감은 개인의 정체성·안정성·사회성 확립에 영향을 미치고, 풍요로운 삶을 가져다준다고 주장한다.4)
이 연구는 이러한 논지를 바탕으로 하여 각 공간들이 어떠한 구성체계를 가지는지 파악한다. 구체적 방법은 르 꼬르뷔제 집합주택이 가지는 ‘공간구조’를 선행이론가들이 주장하고 있는 ‘위계적 구조’를 바탕으로 들여다본다. 이 연구에서 말하는 각 공간별 구체적인 시설과 특성은 <Table 1>과 같다.
Table 1.
Facilities & Features accordance with the Space Character
논문의 2장에서는 유토피아적 사회주의자5)인 푸리에의 영향과 엠마 수도원 등에서 찾아낸 르 꼬르뷔제의 공·사의 개념을 이론적 고찰을 통해 이해한다.
3장에서는 르 꼬르뷔제가 구축한 공·사의 개념이 그가 설계한 집합주택에 어떠한 구성방식으로 표현되고 실현되었는지 분석하고, 그 공간구성을 도출한다.
사례분석 대상은 아래와 같다.
① 태동기(1922년): 300만 인의 현대도시계획(Ville contemporaine pour 3 millions d’habitants)의 이메블-빌라(Immeubles-Villas)
② 성숙기(1925년): 신정신관의 이메블-빌라(Immeubles-Villas et Pavillion de l’Esprit Nouveau)
③ 완성기(1945년): 마르세이유의 위니떼-다비따시옹(Unité d’habitation, Marseille, France)6)
II. 르 꼬르뷔제의 공·사 공간 개념
1. 19세기 이상적 공동체, 팔랑스테르(Phalanstère, 1829)
르 꼬르뷔제가 푸리에의 ‘세계질서(a new world order)’에 대한 이념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피터 세레니(Sereny, P.) 등과 같은 이론가들에 의해 주장되었다.7) 푸리에는 19세기의 사회주의 사상가로, 인간의 열망(passion)을 기반으로 이상적 공동체를 구상하였다.8) 그는 열망과 노동을 연관시켜 그것이 공동체로 이어지는 구조를 제안했다. 그의 이념이 구체적으로 실현된 모델이 ‘팔랑스테르’이다.
팔랑스테르에는 주거, 일, 여가를 위한 공간이 기능별로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중앙광장(A) 위로는 요철(凹凸)형 주거동, 아래로는 작업동들(H, I, J, K)이 배치되었다. 내부정원들(B, C, D)과 1층의 서비스 공간, 남·서 방향의 공연장(F)과 예배당(G)이 여가기능을 담당한다. 진출입은 주출입구를 이용하며, 주계단(E)을 통해 수직 이동한다. 수평 이동은 광장에 면한 편복도를 이용하였음을 유추할 수 있다.
각 공간의 위계적 질서는 다음과 같다<Figure 1>.
① 사적공간: 사생활을 위한 단위주택들이 확보되고, 그것들이 선형을 이루어 집합해 있다.
② 매개공간: 수평적으로는 내부정원(B, C, D)과 맞닿아 있는 편복도를 사용하고, 수직적으로는 계단을 사용한다.
③ 공적공간: 한쪽으로 놓인 독립된 공유공간(F, G)과 외부공간(A, B, C, D)을 통해 공동체 활동이 이루어진다.
팔랑스테르는 전후 혼란스러운 사회를 배경으로 미래의 조화로운 삶을 목표로 계획되어진 것이다. 개인과 공동체가 긴밀한 관계를 이루어 풍요로운 삶을 이룰 수 있다는 이상적인 계획이다. 르 꼬르뷔제가 주목한 것은 푸리에가 제시한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이다.
2. 엠마 수도원(Monastery of Ema): 르 꼬르뷔제의 공·사 공간 개념의 원천
르 꼬르뷔제는 1907년에 방문한 피렌체 근처의 ‘엠마 수도원’을 바탕으로 ‘이메블-빌라(Immeuble-Villas)’를 계획했다. 이 수도원이 그에게 보여준 것은 ‘개별적 삶’과‘집합적 삶’의 상호교류의 결과에 의해 발생하는 ‘하모니 의식(conscious of the harmony)’9)이다. 이 의식은 서로간의 호의적 반응이 일어날 때 생겨난다. 그에게 있어서, 인간의 삶은 개별성과 집합성이라는 두 실체의 조정과 조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그가 ‘조화(調和)’의 개념을 중시하고 그것을 실천하려 했다는 것은 그의 건축세계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르 꼬르뷔제의 ‘공동의 삶(communal life)’에 대한 아이디어의 원천은 ‘수도원생활(monastricism)’에 있었다. 그가 이해한 개별성과 집합성, 공과 사에 대한 이념의 기반이 거기에 있었다. 르 꼬르뷔제는 그의 책 『모듈러 Modulor』에서 “나의 연구는 복합적이고 광범위한 것인데, 이는 도시계획의 기본방안이다. 이를 위해 단위공간(cellular unit)을 결정하고 커뮤니케이션의 망(network)을 구성한다. 이러한 건축적 구성 프로세스는 내가 이미 엠마 수도원에서 15년전 경험했던 것으로, 여기서 나는 개별적 자유와 집합적 구성을 확인했다”10)고 했다.
수도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전체 건물이 크고 작은 셀(cells)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셀들은 건물의 주요 몸체에 붙어 있는데, 이것은 각 수도승을 위한 단위주택들이다. 그리고 주요 공유공간인 커다란 정원과 예배당이 중앙에 위치한다.
각 공간의 위계적 질서는 다음과 같다<Figure 2, 3>.
① 사적공간: 개인정원을 가지고 있는 L자형의 복층형 단위주택으로 공적공간인 코트(court)를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다.
② 매개공간: 주택의 배면으로는 회랑형 복도가 단위주택들을 이어주고 있다.
③ 공적공간: 한쪽으로 놓인 독립된 공유공간을 통해 공동체 활동이 이루어진다. 구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공적 공간인 코트와 예배당이 위치한다.
이러한 수도원의 명확히 분리되고 연계된 공·사의 공간구조는, 그의 집합주택에 있어서 개인공간을 명확히 확보하면서 독립된 공유공간을 두는 방법상의 원천으로 작용했다.
III. 르 꼬르뷔제의 공·사 공간 구성방식
1. 르 꼬르뷔제의 집합주택 모델
르 꼬르뷔제가 1920~30년대에 제시한 집합주택 모델은 두 가지였다. ‘삼백만 인을 위한 현대도시(Ville contemporaine pour 3 millions d'habitants)’에서 보이는 요철(凹凸)형의 ‘선형 집합주택(아 레당 à redents)’과 ‘블록형 집합주택(이메블-빌라 Immeuble-Villas)’이 그것이다11)<Figure 4>.
이메블-빌라는 ‘시트로앙(Citrohan) 주택’으로 구성된 블록형 집합주택이다.12) 독립된 시트로앙 주택이 옆으로 늘어서고 그것이 위로 쌓아져 회랑과 안마당을 통해 완결체를 이룬다. 이메블-빌라는 그 형태적 완결성에 의해 폐쇄적인 외부공간을 갖고 있다.
아-레당 역시 형태적인 차이만 존재할 뿐, 이메블-빌라의 개념과 동일하다. 주동과 외부공간의 배치방식에 의해 내부와 외부의 관계가 변화했다. 이는 블록형과 선형의 형태적 차이에 의한 것이다. 굴곡진 선형의 건물은 개방적 외부공간과 관계를 맺고 있다.
두 모델의 각 공간의 위계적 질서는 다음과 같다.
2. 이메블-빌라(Immeuble-Villas)의 공·사 공간구성
이메블-빌라는 르 꼬르뷔제의 사상을 반영한 이상적 모델이다. 이메블-빌라는 크게 두 단계로 발전했다. 첫 번째는 1922년 ‘300만 인의 현대도시’에 속하는 공동주택으로, 살롱·도톤에 전시되었고,『건축을 향하여 Vers une Architecture』를 통해 소개되었다. 총 120호의 정원이 있는 독립주택을 수직으로 쌓아올린 공동주택이다<Figure 5, 6>.

Figure 6.
Site Plan & Unit Section of Immeuble-Villas 1922
Source. Boesiger, W., Stonorov, O. (1995); Research Group of Le Corbusier Works-1, (1996). 38.
두 번째는 1925년 파리 장식예술국제전의 신정신관(Pavillon de l’Esprit Nouveau)에 전시되었다. 르 꼬르뷔제가 밝힌 바와 같이 1922년 이메블-빌라는(이후 이를 1차 이메블-빌라라고 부른다) 엠마 수도원을 선례로 하여 계획한 것이다. 1925년의 이메블-빌라는(이후 이를 2차 이메블-빌라라고 부른다) 이를 더욱 발전시킨 것이다<Figure 7, 8>.

Figure 7.
Site Plan of Immeuble-Villas 1925
Source. Boesiger, W., Stonorov, O. (1995); Research Group of Le Corbusier Works-1, (1996). 94.

Figure 8.
Outside & Inside View of Immeuble-Villas 1925
Source. Boesiger, W., Stonorov, O. (1995); Research Group of Le Corbusier Works-1, (1996). 99, 101.
르 꼬르뷔제는 그의 저서『도시계획 Urbanisme』에서 이메블-빌라를 자세히 소개했다. 이메블-빌라는 400×200 미터 크기의 건물로, 그 전면은 축구장, 테니스코트, 놀이터 등이 설치된 공원(약 4 헥타르)을 향하고 있다. 이 공원은 건물 아래의 지하도를 통해 직접 연결된다. 도시가로에 놓인 외부계단과 육교를 통해 빌라로 진입한다. 2층으로 된 차도 위에 걸쳐서 건설된 30미터의 6개 홀에서 안내원이 방문객을 맞는다. 건물 지붕 위에는 1,000미터의 경주로와 일광욕실 및 연회실이 있다. 집합주거의 1층은 식료품 공급, 레스토랑, 세탁과 같은 가정 경영을 위한 공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각 단위주택은 공중정원(jardins suspendus)이 있는 복층으로 된 독립주택이며, 모두 10층 규모로 되어있다.13)
1) 1922 이메블-빌라의 공간구성
1차 이메블-빌라를 보면, L자형 복층주택이 명확히 독립되어 있다. 이 단위주택은 편복도로 연결되어 있다. 커다란 중정은 공유공간으로써 전체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위와 같이 1차 이메블-빌라는 엠마 수도원의 회랑형 복도와 중앙정원이 직접적으로 도입되었다. 이러한 공간구조는 그의 집합주택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되었다.
르 꼬르뷔제의 ‘공·사 공간 조화 방식’은 다음과 같다.
1차 이메블-빌라의 공적공간은 중앙정원과 옥상의 커뮤니티 시설이다. 매개공간은 홀(hall)과 편복도가 있다. 집합주택에서의 매개공간은 각 공간을 연결시키는 기능을 한다. 동시에 거주자간의 일상적 교류를 지원하는 주요 시설이다. 이러한 매개공간은 2차 이메블-빌라에서 매우 다양하게 변화, 발전되었다.
1차 이메블-빌라는 ‘공적공간(도시가로)’에서부터 ‘사적공간(단위주택)’까지 5단계의 연결체계14)로 이루어져 있다<Table 2>.
2) 1925 이메블-빌라의 공간구성
2차 이메블-빌라의 공간구성방식 역시 르 꼬르뷔제의 ‘공·사 공간 조화 방식’을 따르고 있다. 매개공간의 물리적 시설(주출입구, 홀, 주계단, 공용 편복도)도 1차 이메블-빌라와 유사하다.
두 빌라의 차이점은 진입방식에 있다. 1차 이메블-빌라는 주출입구와 주계단 및 엘리베이터가 단지내부에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2차 이메블-빌라의 주출입구는 단지 외부 즉 도시가로에 설치되어 있다. 1차 이메블-빌라의 주출입구가 단지 바깥으로 이동 및 연장되고 동시에 수직으로 끌어올려져 입체적으로 변화하였다. 이 주출입구는 주변 단지들과의 연계가 가능하다. 피로티 아래와 위로는 차량이 통행하는 차도와 차고가 놓이고, 차고 위로 홀이 설치되어 있다. 입체화된 출입구는 블록형 단지의 길이를 배분하여 6개소가 설치되어있다.
이와같이 2차 이메블-빌라의 진입방식은 매우 독특하다. 수평적 도시가로(보도)와 수직적 도시가로(육교)를 설치하여, 도시에서의 활동을 세분화 시켰다. 이로 인하여 매개 공간이 다양해졌고, 보행 경로에 따라 외부와 내부의 경험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Figure 9, 10>.

Figure 9.
Section & Main Floor Plan of Immeuble Villas 1925
Source. Boesiger, W., Stonorov, O. (1995); Research Group of Le Corbusier Works-1, (1996). 93.

Figure 10.
Main Stairs Section of Immeuble Villas 1925
Source. Boesiger, W., Stonorov, O. (1995); Research Group of Le Corbusier Works-1, (1996). 93.

Figure 13.
Site Plan of Unité d'habitation
Source. Boesiger, W., Stonorov, O. (1995); Research Group of Le Corbusier Works-5, (1996). 189.

Figure 14.
Standard Floor Plan of Unité d'habitation
Source. Boesiger, W., Stonorov, O. (1995); Research Group of Le Corbusier Works-5, (1996). 203.
2차 이메블-빌라의 ‘매개공간의 세분화’는 공·사 공간 구성에 있어서 주요한 특징으로, 이후의 위니떼-다비따시옹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세분화된 매개공간으로 인해, 공·사 공간의 연결체계는 훨씬 길어졌고 공간은 더욱 깊어졌다. 단위주택에서 공용공간으로 이동할 때, 단지내부→외부→내부로 들어오는 경로를 갖는다. 길어진 연결체계는 ‘전체’를 강조하는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갖는다. 보행의 길이가 길어진 반면, 거주자간의 우연한 만남 등을 통한 커뮤니티의 활성화는 강조되었다.
2차 이메블-빌라는 ‘공적공간’에서부터 ‘사적공간’까지 8단계의 연결체계를 갖는다<Table 3>.
3. 위니떼-다비따시옹(Unité d'habitation)의 공·사 공간구성
1945년 건축된 위니떼-다비따시옹은 17층 높이 규모의 단일건물이다. 주거유형은 독신에서부터 10인 가족까지 살 수 있는 23개 유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 337가구, 1,600명을 위해 계획되었다. 건물 내에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들이 제공되었는데, 7~8층에는 상점 및 서비스 시설이 배치되었다. 그리고 옥상정원에 300 m 육상트랙·체육관·수영장·유아원·노천극장 등이 배치되었다.15) 복도 즉 내부 가로(internal streets)는 3층 마다 총 5개소 설치되었는데, 단일 층에 설치된 것까지 포함하면 모두 7개소이다. 내부가로는 2, 5, 10, 13, 16층 및 7, 8층에 위치한다. 내부가로가 3층 마다 배치될 수 있는 것은 단위주택들의 결합방식에 의해서이다. 길고 좁은 평면의 복층형 단위주택은 동·서 방향에 놓여있다. 동시에 위·아래로 맞물려 있다. 그 중간층에 내부가로가 위치한다. 위니떼-다비따시옹 역시 르 꼬르뷔제의 ‘공·사 공간 조화 방식’ 즉, 사적공간과 공유공간이 독립적으로 위치하고 복도가 그것을 결합, 연계시키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위니떼-다비따시옹을 이전 집합주택과 비교해보면, 몇 가지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중복도의 배치이다. 이메블-빌라에서의 편복도가 밀도 증가 등의 이유로 중복도로 변화했다. 또 다른 차이점은, 모든 공유공간이 단일건물 내에 수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위니떼-다비따시옹의 특징은 공·사 공간의 단계를 현저히 감소시켰다.
주동 내부에 포함된 모든 서비스 기능들은 일상적 삶의 실현 및 유지를 목표로 한 것이다.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기능적으로 분리시키고 조직화시켜 배열했다. 비로소 르 꼬르뷔제가 끊임없이 고민했던 ‘개인의 삶과 공동체적 삶의 조화’, 즉, ‘개별성과 집합성의 공존’을 실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위니떼-다비따시옹에서는 ‘공적공간’에서 ‘사적공간’까지 5단계의 연결체계를 갖는다. 사적공간에서 반사적공간으로의 이동이 이메블-빌라보다 현저히 짧은 이유는, 위니떼-다비따시옹의 특징인 모든 서비스 'CF시설의 내부화 때문이다<Table 4>.
IV. 결 론
이 연구는 인간의 삶을 지원하는 영역성, 위계성, 중간 영역, 접근성 등의 개념을 바탕으로 했다. 르 꼬르뷔제의 ‘개인과 전체의 조화’ 개념의 원천을 살피고, 그것이 그의 집합주택에 어떻게 구체화 되었는지를 보았다.
본 연구는 주요 선례인 팔랑스테르와 엠마 수도원의 공간구성이 르 꼬르뷔제의 ‘공·사 공간 조화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Table 5>.
Table 5.
Synthetic of Spatial Comparision of Le Corbusier's Housing Projects and Their Precedents
첫째, 팔랑스테르의 공간구성은 명확하다. 요철형 주동 1층 및 외부에 각종 커뮤니티시설을 독립적으로 배치했다. 단위주택은 편복도로 결합되어 있다. 편복도는 내부 정원에 맞닿아 있다. 이러한 공간구성은 르 꼬르뷔제의 집합주택에서의 그것과 유사하다. 이메블-빌라와 위니떼-다비따시옹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16) 또한 팔랑스테르의 요철형 주동은 르 꼬르뷔제의 ‘300만 인의 현대도시’나 ‘빛나는 도시’에서 보이는 요철형 선형주택과 형태적 유사성을 보인다.
둘째, 엠마 수도원의 공간구성은 그의 집합주택 작업에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다. 수도원의 단위주택은 정원이 있는 L자형의 복층주택으로, 이메블-빌라와 위니떼-다비따시옹의 단위주택과 유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17) 위니떼-다비따시옹의 단위주택은 그 규모나 구성이 축소되긴 하였지만, ‘명백한 독립체로서의 단위주택’이라는 기본 원칙은 같다. 단위주택의 결합방식이나 공유공간의 독립된 배치 방법도 마찬가지다. 르 꼬르뷔제의 ‘공·사 공간 조화 방식’의 근원이 엠마 수도원에서 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두 선례 모두에서 사적공간인 단위주택과 공적공간인 커뮤니티 시설을 독립적으로 배치했다. 다양한 연결체가 이들 공간을 연계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체계는 ‘집합 방식’에 대한 해법으로서 르 꼬르뷔제의 ‘공·사 개념’으로 발전되었다.
르 꼬르뷔제의 ‘공·사 공간 개념’은 ‘위계적이고 유기적인 조화’를 목표로 한다. 공간의 명확한 영역성을 확보하고 공적공간에서부터 사적공간까지의 위계적인 구조를 추구한다. 이를위해 ‘연결체(편복도, 내부가로)’와 ‘통합체(다양한 공용시설)’를 도입한다<Table 2, 3, 4>.
이러한 르 꼬르뷔제의 ‘공·사 공간 개념’은 다음의 ‘공·사 공간 구성방식’을 수반한다.
첫째, 명확한 사적공간의 확보이다. 르 꼬르뷔제 집합주택 이메블-빌라에서는 단위주택 내부에 공중정원이라 불리는 개별정원이 있고, 위니떼-다비따시옹에서는 그것의 축소형 로지아(loggia)가 있다. 이들 모두에서 단위주택은 복층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특성은 주택의 모태가 단위주택인 시트로앙에 있기 때문이다. 독립주택이나 다름없는 그의 단위주택은 일상적 삶을 유지하는데 있어 충분한 환경이었다. 그의 단위주택이 개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매개공간의 중요성이다. 2차 이메블-빌라는 매개공간의 수가 다양하다. 각 매개공간은 지상·지하 그리고 수직·수평 방향 모두에 위치하고 있다. 공적공간에서 사적공간으로 이르는 경로는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풍요로운 환경이다. 이러한 물리적 환경은 인간의 ‘영역성’ 및 ‘장소성’을 증대 시키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는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논의되었다.
셋째, 커뮤니티 공간의 본질적 이해이다. 이는 거주 자가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고, 타인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 환경을 의미한다. 푸리에는 인간의 ‘열망’이 실현될 때 개인의 삶이 구축될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활성화된 공동체 활동이 풍요로운 삶을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이상적 모델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그리고 르 꼬르뷔제는 개인과 전체에 대해 고민하면서 20세기의 새로운 삶의 모습을 추구했다. 그는 인간의 삶을 유지시키는데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모두 수용했다.
오늘날의 주거 계획에 있어 르 꼬르뷔제의 공·사 개념과 공간구성 방식은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거시적 측면의 ‘도시’ 개념과 미시적 측면의 ‘단위주택’ 연결방식은 계획별로 상이할 것이다. 르 꼬르뷔제의 집합주택 사례는 그 ‘방식’에 있어서, ‘위계적이고 유기적인 조화’가 어떤 구조체계를 이룰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특히 이메블-빌라(1925)는 ‘가로의 입체화’를 통해 매개공간의 이해를 새롭게 하고 있다.
이 연구를 통해 주목해야 할 점은, 주택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집합주택은 개인과 전체가 ‘공존’하는 공간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개인에 대한 면밀한 이해와 공동체를 향한 구체적이고 유연한 계획이 되어야 ‘조화의 이념’을 이룰 수 있다. 공용공간과 매개공간의 다양화 및 위계화, 홀의 적극적 사용 등 다양한 ‘조화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 연구의 한계점은 분석대상의 협소함이다. 후속연구를 통해 보완해 나가기로 한다.












